사슬 복합체
1. 개요
Chain Complex
위상 공간을 대수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만든 카테고리의 일종이다. 아벨군(혹은 모듈이나 벡터공간도 된다)의 열이 어떤 사상를 통해 연결되어있는 모양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호몰로지를 계산할 수 있다.
2. 정의
$$\left(A,d\right)$$가 사슬 복합체라는 것은 아벨 군 $$\cdots,A_{-1},A_{0},A_{1},A_{2},\cdots$$과 준동형사상(homomorphism) $$d_k:A_{k}\to A_{k-1}$$가 존재하여, $$d_k \circ d_{k+1}=0$$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d$$를 경계 사상(boundary map)이라고 부른다. 편의상 준동형사상들의 아래첨자를 생략하기도 한다. 반대로 $$d$$의 화살표 방향을 바꾸어 index를 커지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듀얼인 공사슬 복합체(cochain complex)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다.
3. 사슬 사상
두 사슬 복합체 사이의 사상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를 사슬 사상이라고 부른다. 정확히는, 사슬 사상은 각 사슬 복합체 사이의 준동형사상이면서 경계 사상과 가환이도록 하는 사상을 일컫는다. 즉, 어떤 두 사슬 사상 $$\left(C,d\right)$$과 $$\left(D,d'\right)$$에 대해서, $$f$$가 사슬 사상이라는 것은 $$f_k:C_k\to D_k$$인 준동형사상들이 존재하여, $$f_{k-1}\circ d_{k}=d'_{k}\circ f_{k}$$임을 의미한다.
그림으로 생각한다면, 각 복합체는 하나의 직선으로 그려지고, 둘 사이의 사상은 이를 연결하는 사다리의 모습으로 그릴 수 있다.
4. 호몰로지
$$d_k \circ d_{k+1}=0$$이라는 좋은 성질 때문에, $$d$$의 핵(kernel)은 언제나 $$d$$의 상을 포함한다. 즉, 핵을 상으로 나눈 몫 대상(quotient object)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까, $$k$$번째 호몰로지 $$H_k$$는 $$\text{Ker} d_{k+1}/\text{Im} d_k$$로 정의된다. 호몰로지가 중요한 이유는 대략 두 가지라고 볼 수 있는데, 첫째로 호몰로지가 다르다는 것이 사슬 복합체가 다르다는 것의 의미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두 공간이 cell complex인 경우, 공간 사이의 함수가 모든 호몰로지에서 동형사상이 되면 그 함수는 호모토피 등가가 되기 때문. (호몰로지 버전의 Whitehead theorem)
호몰로지는 좀더 일반적으로, 위상공간 범주에서 군 범주로 가는 함자가 되는데, 이때 정의역 범주를 CW-complex와 같은 호모토피류를 가지는 공간으로 제한시키면 특정 조건들이 호몰로지 함자를 특징짓는다.
그리고 이를 좀더 일반화 해서 '일반화된 호몰로지'를 정의할 수 있고 이는 현대 대수위상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사슬복합체에서 dual을 취하면 화살표의 방향이 바뀌게 되고 여기서 호몰로지를 구하면 이를 '''코호몰로지'''라고 한다.
코호몰로지는 호몰로지와 다르게 (가)군 구조 뿐 아니라 환의 구조까지 가지게 돼서 공간을 좀더 세분하게 분류할 수 있다.
또한 코호몰로지는 함자로 기술되고, 호몰로지와 같이 정의역범주를 적절히 제한하게 되면 특정 조건이 코호몰로지 함자를 특징짓는다.
더 나아가 호몰로지와 다르게 표현가능함자가 되는데 (Brown의 Representability정리) 이때 이 표현들을 모아두면 오메가 스펙트라가 나온다.
5. 어디다가 써먹는가?
5.1. 대수위상
사실 이렇게 정의만 봐서는 이딴 걸 왜 정의하는지 이해가 잘 안 갈 수 있는데, 이들은 위상 공간이라는 복잡한 것들을 대수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밑에 예를 보면 알겠지만, 위상 공간에서 사슬 복합체로 가는 함자를 잘 잡으면 위상 공간을 분류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특이 호몰로지를 쓰면 구는 $$R, 0, R$$이 나오는데 도넛은 $$R, R^2, R$$이 나온다. 이것만 가지고 이 둘이 같은 호모토피 클래스에 있지 않다는 결론이 바로 나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함자를 잘 찾는 것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6. 예
6.1. 단체 사슬 복합체
위상 공간을 삼각형이나 사면체 등의 단체(simplex)로 나눈 뒤, 그것이 만들어내는 대수적 구조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정확히 정의하자면, 먼저 $$n$$-단체는 $$R^m \left(m>n\right)$$ 공간에서 $$n+1$$개의 아핀 독립(그러니까 어떤 3개의 벡터도 일직선 위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인 벡터들을 꼭짓점으로 가지는 어떤 도형을 일컫는다. 꼭짓점이 $$a_0 , a_1 , \cdots, a_n$$으로 되어있다면 이를 $$\left(a_0 , a_1 , \cdots, a_n\right)$$라고 나타낸다. 그 중에서도, 특이 $$n$$-단체($$\triangle ^n$$)라 함은 $$R^n$$ 공간에서 $$\left(1,0,\cdots,0\right),\left(0,1,0,\cdots,0\right),\cdots,\left(0,0,\cdots,0,1\right)$$을 연결하여 만들어지는 도형을 말한다. 즉, $$e_i=\left(0,0,\cdots,0,1,0,\cdots,0\right)$$($$i$$번째만 1인 단위벡터)라고 정의하면, $$\triangle ^n=\left\{c_1 e_1+\cdots+c_n e_n, \forall k,c_k>0, \sum_k c_k \leq 1\right\}$$이다.
이제 이런 모든 특이 $$n$$-단체에서 어떤 위상공간 $$T$$로 가는 모든 연속함수를 생각한 뒤, 그 함수들로 자유 아벨 군(free abelian group)을 생성하자. 그러면 이것이 특이 $$n$$-사슬 $$C_k$$가 된다. 이제 경계 사상 $$\partial_k : C_k \to C_{k-1}$$을 만들어주면 되는데, 이는 $$n$$-단체의 원소를 하나 제거하여 만든 $$n-1$$-단체의 교차합(alternating sum)으로 정의된다. 즉, $$\partial_k c_k\left(a_0, a_1,\cdots, a_n\right)=\sum_i \left(-1\right)^i c_k\left(a_0,\cdots,\hat{a_i},\cdots,a_n\right)$$으로 정의된다. (hat 기호는 이 원소를 제외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자명(?)하게 $$\partial_k \circ \partial_{k+1}=0$$가 0인데, 그러므로 호몰로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다. 이를 특이 호몰로지라고 한다.
특이 호몰로지를 찾는 것은 쉽게 말해서 서로 다른 Bordism 클래스에 있으면서 닫혀있는 도형이 몇개인가를 세는 문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구 $$S^n \left(n>2\right)$$의 경우, 이 구 위에서 그려진 임의의 원을 점으로 줄일 수 있으므로 1번째 호몰로지가 0이 된다. 또한 0번째 호몰로지의 차원은 경로 연결 성분(path-connected component)의 갯수와 같다는 사실이 알려져있다.
[image] [1]
$$n$$번째 특이 호몰로지의 차원 수를 베티 수(betti number)이라고 하며, 이 베티 수의 교차합을 오일러 지표(Euler characteristic)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그 오일러의 다면체 정리에 나오는 $$\chi=v-e+f$$와 같다.
6.2. 드람 복합체(de Rham complex)
미분다양체(smooth manifold) 위에서 다른 방법으로 실벡터 혹은 복소벡터공간 위의 공사슬 복합체를 만들 수 있는데, 미분형식(differential form)을 이용한다. 여기서는 그 구체적인 정의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그러나 코호몰로지가 결과적으로 실수 계수 특이 코호몰로지와 똑같이 나오기 때문에(드람 정리---다시 말해, de Rham cohomology는 underlying manifold의 topological invariant이다), 다양체의 미분 구조를 분류하는데는 도움을 주지 않는다.
7. 여담
2018년 5월 21일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호몰로지'가 올라왔다.
[1]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Simply_connected_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