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석탕

 

'''想思蜥蝪'''[1]
1. 개요
2. 전승


1. 개요


『용재총화』에 등장하는 도마뱀 또는 구렁이로 사랑에 빠진 비구니가 죽어 그 원혼으로 발현된 요괴이다. "수일이참대"란 이름으로 알려져있지만 이는 요괴의 형태를 묘사한 단어일 뿐이며 본명이 아니다. 일설에는 한을 품은 이무기, 또는 어여쁜 여인이 토굴 속에서 둔갑한 것이라 하지만 이는 근거없는 낭설이다.
흔히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 전해지는 '''상사뱀 설화'''다. 상사병에 걸려 죽은 귀신[2]이 사랑하는 대상에 뱀이 되어 들러붙는 바람에 괴로워 하는 이야기는 용재총화의 일화를 제하고서도 다양한 이본(異本)으로 널리 퍼져있는 이야기다.
대표적 예시 중에 일본의 유명한 상사뱀 설화로 키요히메(清姫)가 있다. 사랑하는 승려에게 버림받은 여인이 용사(龍蛇-용머리에 뱀의 몸)로 변해 승려에게 불을 뿜어 죽였다고 한다.

2. 전승


홍 재상(洪宰相)이란 사람이 출세하기 전, 길을 가다 비를 만나 작은 굴에 몸을 피했다. 그곳에서 18세쯤의 비구니를 발견하고 둘은 얘기를 나누었다. 비구니는 일행 둘이 더 있었는데, 마을에 양식을 구하러 갔다고 말하였다. 얼마 간의 대화 후에 둘은 서로 마음이 통하였고, 홍재상이 굴을 떠나기 전에 어느달 어느날 만날 것을 약속하였다. 비구니는 홍재상을 기다리며 그 날을 기다렸으나, 홍재상은 비구니와의 곧 약속을 잊어버렸다. 비구니는 약속된 일이 지나도 홍재상이 나타나지 않자 병을 얻어 곧 숨을 거두었다.
이후 홍재상이 남방절도사가 됐을 무렵, 진영(鎭營)에 있을 때 이불 위로 작은 도마뱀 하나가 올라가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홍재상은 아전에게 명하여 밖에 내던져 죽이게 하였다. 다음날, 조그만한 뱀이 같은 자리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똑같이 밖에 던져 죽였다. 그러나 그 다음날에 좀 더 큰 뱀이 방에 들어오니, 재상은 지난 날 만났던 비구니의 원한(神過) 때문인 것으로 의심하였다. 홍재상은 자신의 지위를 믿고 아주 없애버리고자 뱀이 올 때마다 매번 죽이도록 명하였다.
그 뒤로 뱀은 매일같이 찾아오게 되었고 어느덧 거대한 구렁이의 모습을 하게 되었다. 홍재상은 영내에 있는 군졸들을 불러모아 칼로 막아서게 했으나 구렁이는 포위를 뚫고 방으로 들어오려 하였다. 군졸들은 앞다투어 칼로 찌르고 장작불로 지졌으나, 구렁이는 없어지지 않고 다음날 다시 나타났다. 결국 홍재상은 구렁이를 커다란 함에 가두어 밤에는 방에 두고, 낮에 변방을 순찰할 때 사람을 시켜 함을 짊어지고 앞서가게 하였다. 그러나 얼마 안가 홍재상은 쇠약해지고 얼굴빛도 파리해지더니 곧 죽고 말았다.

[1] '사랑에 빠진 도마뱀'이란 뜻으로 요괴의 본명이 아니라 전승의 묘사를 위해 임의로 지은 것으로 보여진다.[2] 이러한 종류의 귀신을 조선시대엔 여귀(厲鬼)의 범주에 포함시켜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