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동의보감

 


1. 개요
2. 줄거리
2.1. 상권
2.1.1. 산음으로
2.1.2. 유의태 밑에서 7년


1. 개요


드라마 작가 이은성(1937~1989)이 집필한 허준과 생애와 동의보감의 집필 과정을 다룬 소설. 드라마 집념, 허준(드라마), 구암 허준의 원작이다 . 다만 집념의 극본을 바탕으로 장기간에 걸친 소설화가 진행된 것이므로 집념의 원작으로 보기는 조금 애매하다.
현재 허준 관련된 거의 대부분의 썰과 에피소드의 원천격이 된 작품으로 웬만한 아동용 위인전조차도 이 소설의 내용을 표절하거나 조금 각색해서 쓰는 경우가 허다하다. 원래 춘하추동 총 4편 구성의 소설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작가 이은성이 갑작스러운 심장질환[1]으로 사망하여 3권에 해당하는 추편에서 집필이 중단되었다.
현재는 별로 유명하지 않지만 발간 당시에는 상당한 판매고를 올려 스테디셀러를 언급할 때 자주 거론되는 책이다.

2. 줄거리




2.1. 상권



2.1.1. 산음으로


용천 사또 허륜의 서자 허준은 사또의 자식이라는 위광에 힘입어 사대부의 복식을 하고 용천에서 거들먹거리고 있으나 신분의 한계 때문에 입신양명은 언감생심이고 동헌의 이방조차 할 수 없는 자신의 현실에 좌절하여 용천의 왈패들과 어울리며 술에 취하고 주색잡기에 여념없는 퇴폐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정적들의 공격으로 귀양을 간 전 종친부 부령의 딸 이다희와 우연찮게 만나게 된다. 시약청의 조제로 입직했다가 명종의 승하로 귀양을 가게 된 아버지를 따라 유배지까지 따라갔던 다희는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자 적소를 이탈하여 과거 아버지를 고쳐준 적이 있는 의원 유의태를 찾아 용천까지 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유의태는 원래 영남 산음 사람으로 중국산 약재를 구하기 위해 잠시 의주에 들렀을 뿐, 진작에 의주를 떠난지 오래라 다희는 다시 아버지를 모시고 적소로 돌아가다가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어 용천에 발이 묶이게 된 것이다.
한편 아버지로부터 양민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을 알아주겠다는 말을 듣게 된 허준은, 우연찮게 알게 만난 미녀 다희에게 관심을 보이고 수하인 양태를 데리고 다희가 숨어있는 도공촌에 들르게 된다. 양태는 천한 신분의 분풀이를 하기 위해 다희 부녀를 취조하고 덮치라고 종용하지만 허준은 거부하고 발길을 돌리려 한다. 이때 다희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쓰러지면서 다희는 허준에게 도움을 청하였고 양태가 급히 의원을 데려와 치료하려 하지만 이미 숨을 거둔 후였다. 허준은 장례를 도와주고, 허륜으로부터 다희의 옛 정혼자가 다희 부녀를 찾아다니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다희와 결혼식을 올린 후 아버지로부터 산음 현감에게 보내는 서찰과 정착할 집을 살 돈을 받고 배를 타고 한양으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길잡이로 따라나선 장번사령이 돈을 모두 가지고 달아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장번사령을 잡기 위해 길을 나선 허준과 다희 부부 앞에 다희의 옛 정혼자인 김상기가 나타난다. 반색하며 나타난 김상기는 다희에게 아버지의 죄목이 곧 풀릴 것이라 알려준다. 잠시 기뻐한 다희는 김상기에게 당신들이 파혼을 고한 후 아버지는 죽어갔고 자신도 죽었다고 싸늘하게 고한 후 허준과 함께 산음으로 떠난다.
산음으로 내려간 허준은 기대를 품고 산음 관아를 찾아가지만 허륜의 친구라는 정 현감은 이미 노모를 모시기 위해 몇달 전에 사직했다는 말을 듣고 좌절한다. 하지만 험상궂게 생겼으되 마음씨가 좋은 산음 공방 구일서의 도움으로 그의 집에 방을 얻어 산음에 정착하게 된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배탈로 쓰러진 어머니를 치료하기 위해 허준은 유의태의 의원을 방문한다. 거기서 귀신같이 환자가 앞으로 살지 죽을지, 고칠 수 있다면 병이 어떠며 치료법이 어떤지를 살펴내는 유의태를 보고 허준은 저도 모르게 배멀미로 배가 꼬인 것 뿐이니 뜨거운 물로 발이나 씻으면 그만이라는 유의태에게 배를 탄 적이 없다고 대든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후 구일서에게 유의태 밑에서 의술을 배우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유의태의 의원에 찾아간 허준에게 들어온지 오래된 자칭제자 장쇠, 영달, 꺽새 등은 감히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것이라면서 먹물 티가 나는 허준을 무차별 구타한다. 이에 허준은 용천에서 배운 택견으로 이들을 제압하지만 뒤에서 병부잡이 임오근이 장작개비로 머리를 후려쳐 기절한다. 하지만 유도지는 허준이 의원에 들어오는 걸 허락하고 허준은 의술에 입문하게 된다.

2.1.2. 유의태 밑에서 7년


허준은 약초꾼으로 첫 산행에 나서지만 도라지 몇뿌리 외에 아무런 소득이 없었고 그를 망신시키려는 꺽새의 음모로 가짜 약초만 가득 가지고 하산하게 되어 유도지 앞에서 망신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유의태는 변명하려는 고참 제자들에게 네놈들 수법은 이미 알고 있다고 묵살한 후 허준이 캐온 도라지의 상태를 칭찬하면서 그를 약재 창고의 책임자로 임명한다. 분개한 제자들이 항의하자 유의태는 의원은 33가지 물을 알아야 하는데 너희들이 아는 물은 몇가지나 되느냐고 간만에 제자들에게 물의 가짓수를 가르쳐주면서 의술 강의를 하게 되고 허준은 그 모습에 감동받아 의술에 대한 심지를 굳히게 된다. 그리고 아들 도지에게 8의론을 가르쳐주면서 유도지를 큰 의원으로 거듭나게 하려는 유의태의 따스함 모습을 엿보고 "저마다 의원이노라 행세할지라도 이 세상이 진실로 기다리고 바라는 의원은 오로지 한 부류 심의 뿐"이라는 그의 철학에 감동을 받게 된다.
약재창고를 꿰어 찬 허준을 왕따시키는 제자들의 성난 눈깔 속에서 허준은 계속 의술에 정진하고, 유의태 친구라는 괴승 삼적거사를 만나게 된다. 유도지는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거 시험을 치러 갔다가 낙방 후 술 취한 폐인으로 전락한다. 허준은 이 소동 와중에 유도지의 방에서 걸레질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병부를 베끼다가 유의태에게 들킨다. 유의태는 허준이 자신의 방을 몰래 드나드는 것이 아니냐고 매섭게 추궁하지만 허준이 유도지의 방을 청소하다가 줏은 것이라고 변명하자 의심을 거둔다. 허준은 자신의 뛰어난 필체 덕분에 부산포나 임오근을 몰아내고 자신이 병사 마루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유의태는 허준의 글솜씨를 오만방자한 붓재주라고 비웃으면서 서툰 언문이라도 약이름 또박또박 쓰면 그게 약방문이라고 야멸차게 대꾸한 후 "증과 험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인걸 모르고 입으로 외고 머리로 기억만하여 의원양 들어? 가증한 것들."이라고 면박 주고 나가버린다. 하지만 유도지가 허준의 글솜씨를 눈여겨보게 되면서 이후 허준과 유도지가 친구가 되는 부수적인 효과를 낳는다.[2][3]
이 무렵 구일서가 세도가댁 무덤을 파헤친 백정 변돌석이라는게 밝혀지면서 나로도로 달아나게 되고, 허준은 그의 도주를 도우면서 인체 해부까지 서슴지 않던 부술의 달인인 안광익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다. 구일서가 떠난 후 6년 동안 허준은 허겸, 허숙영 남매를 슬하에 두고 유의태 밑에서 지낸다. 어머니는 떡장수를, 아내는 삯바늘질을 하면서 힘겹게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었고 병사에도 변화가 있어 장쇠, 부산포가 떠나고 상화와 병문, 병덕 형제가 새로 들어온다. 임오근과 도지의 알력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역시나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허준은 둘 사이에 끼어 난감한 처지다. 그러던 중 부산포가 허준에게 아들 낳게 해주는 사업을 같이 하자고 찾아오면서 허준은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부산포의 말에 크게 고민하지만, 그 날 밤 겨드랑이에서 악취가 나는 액취를 부끄러워한 처녀가 목을 맨 것을 부모가 발견해서 들춰업고 찾아오면서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허준은 처녀를 살려냄은 물론이고 액취를 고치는 법도 가르쳐주었는데, 이것이 소문이 나면서 환자들이 허준의 집을 드나들게 된다. 이에 유의태의 부인 오씨가 허준이 자신의 집을 배반했다면서 번 돈을 모두 내놓고 쫓아내라고 난동을 부리지만 유의태는 허준의 처방전을 보더니 그간 노심초사한 흔적이 보인다며 오히려 칭찬해준다.
이날 유의태의 집에 안광익과 궁녀 정씨가 찾아오면서 허준은 문제의 안광익과 드디어 대면하게 되며, 그의 입으로부터 유의태가 과거 어의 양예수와 구침지희의 대결을 펼쳤다는 것을 듣게 된다.
[1] 작가의 말 대신 실린 편집자의 말에서는 심장이 터졌다는 표현을 썼다.[2] 유도지는 허준의 글솜씨를 보고 처음에는 석공이 쓸줄도 모르는 글을 새기는 것처럼 흉내내는 정도로 생각했으나, 허준이 자신도 어려워서 손놓은 어려운 의서를 몰래 가져다 읽는 걸 보고 그의 학식이 높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정식으로 교제를 청하게 된다.[3] 여기에 유도지가 취재 응시썰을 풀면서, 허준을 가리키면서 첫번째 시험이 약재 서른 댓가지를 불러주는대로 한자로 써야 하는 것이니 이 사람 정도는 글을 배워야 한다고 하여 허준이 여기에 자신감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