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로젠베르크
1. 개요
'''ソフィア・ローゼンベルク'''
소설 악역 영애의 집사님의 타이틀 히로인이자 메인 히로인이며, 진 히로인.
로젠베르크 후작가의 딸로, 플라티나 금발에 자수정빛 눈을 가진 미소녀. 왕립 론드벨 학원 학생회의 일원이면서 시릴의 약혼자이기도 하다.[1]
2. 설명
본래 게임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의 악역 영애로서 여주인공과 대립하다 자신이 사랑하는 왕자에 의해 처형당하는 운명이었지만, 작중에서는 게임의 기억을 가지고 환생한 시릴이 그녀를 구하기로 결심하면서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외로웠던 자신의 곁에 있어 주며 언제나 자신을 믿어 주는 시릴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의 밑에서 자기 관리에 힘쓰고 다양한 것을 배우면서 미모와 지식, 상냥한 마음까지 갖춘 완벽한 소녀가 되었다.
외모는 왕국 제일 수준이라고 묘사되는데, 매일 빠지지 않고 빗은 머리는 은빛 광택이 나고, 피부미용도 매일 받음으로써 얼굴에 윤기가 난다고 한다. 본래 빼어났던 외모에 지속적인 관리가 더해져 보기만 해도 사람들을 사로잡을 정도의 미모를 갖추게 되었고, 작중에서 손꼽히는 미소녀인 아리시아는 소피아를 보고 믿지 못할 만큼 예쁘다고 생각했다.[2]
예의범절이나 기품, 귀족으로서의 몸가짐이나 소양은 동나이대의 아이들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고, 왕립 론드벨 학원의 입학 테스트에서 수학에서 1점만을 놓치고 나머지 전과목에서 만점을 받아 압도적인 수석 합격을 이룰 정도로 머리 또한 뛰어나다.[3] 시릴이 평하길 재능 자체는 그렇게 뛰어난 편이 아니고 평균보다 조금 위인 수준이지만, 무엇을 하든 한결같이 성실하게 임하고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이루어낸 성취라고. 이런 소피아와 미모와 능력 양면에서 필적할 만한 존재는 왕국 전체에서 포르 하나뿐이다.[4]
예술적 재능이 굉장히 뛰어나서 자신은 시릴에게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소피아가 바이올린에서만큼은 그를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할 정도고[5] , 연기력도 수준급이라 모르는 사람이 보면 본심이라고 생각할 수준인데 스스로 애드립을 만들어내거나 대응하는 데도 막힘이 없다.
그 밖에도 매력적인 목소리나 뛰어난 운동 신경 등 뭐 하나 뒤떨어지는 것이 없는 팔방미인이지만 스스로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거나 뭔가 굉장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편. 어릴 적부터 소피아의 바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시릴과 이루어지는 거였고, 그럴 수만 있다면 본인이 여왕이 되던 영주가 되던 평범한 여자아이가 되던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소피아가 주로 입고 다니는 붉은색의 드레스에는 가슴 쪽에 붉은 장미가 달려있고, 학원의 교복을 입을 때는 머리에 장미 장식을 단다. 로젠베르크 후작가의 상징이 진홍색의 장미이기도 하지만 본인도 장미를 굉장히 좋아하기에 알포스의 초대를 받고 왕실의 장미원에 갔을 때 형형색색의 장미들을 보고 감탄하기도 했다. 왕자를 사랑하던 게임의 소피아는 왕가의 상징인 푸른 장미를 받는데 동경을 품고 있었지만, 알포스에겐 일말의 관심도 없는 작중의 그녀는 시릴이 개인적으로 길러서 준 장미 한송이에 더 기뻐했다.
기본적인 성격이 선하고 시릴에게서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에 평소에는 화내는 법이 거의 없지만 한번 분노하면 어마어마하게 무섭다. 마력 과급증의 영향으로 감정이 격해지고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눈동자까지 붉어져서 굉장한 포스를 발산한다. 작중에서 소피아가 가장 크게 분노한 건 알포스의 추종자들이 시릴에게 무릎 꿇기를 강요했을 때로, 전례가 없을 정도로 화났음을 시릴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고.[6]
신분상 시릴과는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일 때도 소피아가 워낙 티를 내고 다녔기 때문에 소피아가 시릴을 사랑한다는걸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사실상 주,조연 전원이 알고 있다고 봐도 될 정도. 어릴 적부터 만들어진 둘의 깊은 신뢰관계는 널리 알려져 있고, 시릴 본인의 능력도 소피아에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출중한지라 소피아의 마음에 의문을 표하는 이는 없다. 오히려 성녀와 그녀의 집사님이라고 암암리에 소문도 꽤나 퍼져 있다.
3. 성격
'''시릴의 말처럼 제 행동은 위선일지도 몰라요. 그래도 자신의 손이 닿는 거리에 있는 불행으로부터 눈을 돌리는 것은 박정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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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릴에게 로이와 엠마를 구할 것을 부탁하면서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에서는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성격이 비뚤어졌기 때문에 붙임성이 없고 까칠했지만, 그럼에도 자상한 면모도 가지고 있었고 본성은 착한 사람이었다. 다만 사랑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강해서 결국 알포스에 대한 사랑에 미치며 타락해버린다.'''그런가요? 저는 좀 더 엄격하게 해달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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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양도 꽤나 고생하고 있다는 리베르트의 말에 답하며
하지만 작중에서는 시릴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으면서 소중하게 자랐고, 본래 선량했던 성격에 인격적인 성장을 더해 훌륭한 인품의 보유자가 되었다. 누구에게나 친절하면서도 곤란한 사람이나 타인의 불행을 그냥 넘어가려 하지 않으며, 신분과 미모 능력까지 모든 것을 갖췄음에도 결코 타인을 깔보지 않는다. 사람들 사이에서 '''사교계에 내려온 성녀''' 혹은 '''에페니아의 성녀'''라 불리며, 뒤에 있는 자에게서 만들어진 우상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그녀를 만나고 나면 이내 사실이었다고 납득한다.
스스로에게 굉장히 엄격해서 무엇을 하든 더 열심히 할 수 있다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결코 약한 소리 한마디를 하지 않는다. 시릴은 소피아가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아직 열심히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할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라, 어릴 적부터 휴식은 언제나 가르치는 시릴 쪽이 먼저 제안했다. 재능 자체는 평범한 수준인 소피아가 왕국 제일의 능력까지 갖추게 된 것은 포기를 말하지 않고 노력을 멈추지 않는 이 성향 덕분이다. 어릴 적부터 소피아는 시릴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고, 그를 따라잡아 옆에서 함께 걷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강한 마음이 그녀가 이토록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후작가의 딸 답게 어디서나 당당하고 기품있게 행동해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동경을 사지만, 이는 신분에 걸맞은 대응을 하기 위해 만든 가면에 가깝고 실제로는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을지 내심 불안해하고 있음에도 당당하게 보이도록 행동하는 것이다. 때문에 소피아가 제대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시릴의 앞에서 정도고, 이때는 장난스러우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귀여운 표정이나 행동들을 보여준다.
이렇게 게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그녀지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집착은 게임에서와 마찬가지, 어쩌면 더 심해서 초반에는 시릴이 다른 여성과 춤을 추기만 해도 감정이 폭주해 마력의 포화로 눈이 붉게 물들 정도였다. 작중에선 시릴이 소피아만을 생각하고 소피아도 정신적으로 더욱 성장하기 때문에 소피아의 질투는 오해로 인한 잠깐의 해프닝으로 끝나지만 시릴이 정말로 게임의 알포스처럼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준다면 타락할 수도 있다고.[7] 그러나 게임의 소피아는 사랑하는 사람 말고는 다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작중의 소피아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나 우정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4. 작중 행적
4.1.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에서는 여주인공 아리시아와 대립하는 악역 영애였다. 부모인 로젠베르크 후작과 부인이 너무 바쁘기 때문에 저택에 있는 일이 거의 없어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메이드 중 하나가 그런 상황을 이용해 어린 소피아에게 악질적인 괴롭힘을 가하기 시작한다.[9] 소피아는 다른 하인들에게 이를 알렸으나 그 메이드는 평소에 모범적이고 주변의 신뢰도 깊은 인물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소피아를 믿어주지 않았다.[10] 이때 소피아는 깊은 외로움과 더불어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성격이 비뚤어졌고, 결국 그 메이드는 괴롭힘을 멈추지 않다가 처형대에 보내지지만 다른 하인들은 이를 납득하지 못해 소피아는 저택에서 누구와도 제대로 된 관계를 쌓지 못하고 고립되어 버린다.'''왜 저를 봐주지 않는 건가요?'''[8]
이후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살다가 12살 때 제 1왕자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는데, 이때 제 2왕자 알포스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 후작에게 부탁하여 알포스와 약혼했지만,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소피아에 비해 알포스는 소피아를 그다지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리고 소피아가 16살이 되어 고등부에 입학했을 때 알포스는 학원에서 아리시아에게 반하게 되고, 이를 눈치챈 소피아는 마지막으로 위의 대사를 말하지만 알포스의 답을 듣고는 끝내 타락한다. 그 후 아리시아만 없으면 그가 다시 나를 봐줄거라는 생각에 아리시아를 괴롭히며 자신의 집사를 시켜 그녀에게 해를 끼치려 했고, 그것을 알포스가 알게 되어 결국 집사와 함께 처형당한다.[11]
아리시아가 다른 공략 대상과 사랑에 빠지는 루트에서도 알포스는 아리시아를 좋아하기 때문에 똑같이 질투에 미치게 되고, 소피아는 어떤 루트에서도 알포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며 처형을 피하지 못한다.
4.2. 악역 영애의 집사님
'''소피아: 소피아의 곁에... 있어주는 거야?'''
'''시릴: 있겠습니다. 아가씨가 즐거울 때는 물론, 아가씨가 외로울 때도, 괴로울 때도, 어떤 때라도 곁에 있겠습니다. 아가씨의 편으로서 아가씨를 쭉 지켜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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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한 시릴과 소피아의 첫 만남
4.2.1. 1장
6살 생일을 맞은 날에 바쁜 부모가 자신의 생일임에도 함께 있지 못하자 쓸쓸해하고 있다가, 자신의 전속 집사 견습이 되었다고 찾아온 시릴과 처음 만난다. 언제 어떤 때라도 자신의 곁에서 지켜주겠다는 시릴에게 그럼 생일을 같이 축하해 줄 수 있냐고 묻고는, 시릴이 선물로 진홍빛 장미를 건네자 활짝 웃으며 기뻐한다.
시릴과 신뢰를 쌓으면서 시간이 흐르고, 게임에서처럼 소피아에게 괴롭힘이 가해지기 시작한다. 메이드에게 발이 걸려 넘어지고는 울면서 시릴에게 달려가 사실을 얘기했지만 그 메이드는 아가씨가 발을 헛딛어 넘어진 거라며 오히려 소피아가 거짓말을 했다고 몰아세운다. 주위 하인들도 어린 소피아보다 평판이 좋은 그 메이드를 믿는 분위기가 돼가던 그 때, 시릴이 나서서 그녀의 말을 싸늘하게 반박한다. 메이드는 적반하장으로 소리쳤지만 시릴은 미리 그녀의 비리를 캐두고 있었고, 위병을 불러 그녀를 횡령 혐의로 체포시킨다.
일이 무사히 끝나고 소피아는 시릴의 품에 달려들고는 자신을 믿어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이때부터 소피아는 행동거지나 몸가짐, 교섭술이나 호신술, 마술 지식 등 시릴에게서 여러가지를 배우기 시작했고 힘든 내색 한번 없이 노력하며 훌륭하게 성장해 나간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나 소피아가 12살의 생일을 앞두었을 때, 그녀는 누구보다 아름답고 선량하게 성장했고 하인들 모두에게서 사랑받는 것은 물론 다른 귀족들에게까지 그녀에 대한 소문이 널리 퍼진다. 제 1왕자의 생일 파티에 참여하게 된 소피아는 에스코트 상대로 시릴을 지목하여 참가했고, 다른 귀족들과 인사를 나누다 신분을 숨긴 채 다가온 제 2왕자 알포스와 마주한다. 알포스가 춤을 신청하자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하지만 시릴은 모처럼이니 춤추는게 어떠냐고 말했고, 이에 조금 쓸쓸히 웃고는 받아들이고 시릴에게 금방 돌아올 테니 기다려달라고 부탁한다.
알포스와의 춤을 마치고 시릴이 보이지 않아서 그를 찾아다니다가, 시릴이 어떤 미소녀와 춤을 추다가 마친 것을 발견한다. 이내 굉장히 기분이 안 좋아진 상태로 시릴에게 다가가서는 왜 기다려주지 않았냐고, 왜 자신을 봐주지 않는 거냐고, 시릴은 그 댄스 상대의 아가씨가 좋은 거냐고 묻는다.
이제서야 소피아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챈 시릴이 곤란해하던 그녀를 도와주고 그 감사로 권유받은 것일 뿐 다른 뜻은 없었다고 말하자 역시 시릴은 상냥하다며 납득하지만, 수줍은 표정으로 가능하면 자신에게만 상냥하면 좋겠다고 말하고는 얼마 뒤에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저택으로 돌아간다.'''(시릴에게) 왜 저를 봐주지 않는 건가요?'''[12]
이후 한동안 왕립 론드벨 학원의 입시를 대비해 공부에 매진했고, 머지 않아 입학 시험 날이 다가온다. 시험장에 도착해서 시험 시작을 기다리던 도중 라이몬드라는 소년이 찾아와 자신을 전속 집사로 삼아달라고 요청한다. 그 과정에서 그가 시릴을 무시했고, 이에 기분이 언짢아져서는 시릴에게 자신의 집사가 세계 제일임을 그와 이 학원에 알리라고 명한다.
그동안의 노력을 증명하듯 소피아는 모든 실기 시험에서 만점을 받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시릴이 소피아를 수석으로 만들기 위해 불의의 사태를 이용해서 고의로 자신의 점수를 깎았고, 소피아는 시릴이 수석 합격하길 바랐기 때문에 삐져서는 볼을 부풀린다. 몇 주 후 입학 시험의 합격 통지서가 왔고 총점 400점의 실기 시험에서 만점, 총점 600점의 필기 시험에서 1점 감점으로 흠잡을데 없이 수석 합격하게 된다.[13]
입학이 확정되고 조금 지난 어느 날에 학원의 교복을 만들기 위해 시릴과 마차를 타고 옷가게에 간다. 그곳에서 백작가의 아들과 작은 트러블이 있었지만 훌룡하게 해결하고 치수를 재러 들어갔는데, 그곳에는 제 1왕자의 생일 파티 때 시릴과 춤을 췄던 소녀, 아리시아가 있었다. 소피아는 아리시아를 한눈에 알아봤지만 아리시아는 소피아를 알아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소피아도 굳이 밝히지 않고 아리시아와 잡담을 나눈다.[14]
교복을 무사히 받은 후 마차를 타고 저택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갑작스래 마차가 급격하게 멈춘다. 마차가 정차한 것은 어떤 아이들이 뛰어나왔기 때문이었고 시릴이 만약을 대비해 마차에서 기다려달라고 부탁하자 이에 따른다. 홀로 마차 앞쪽으로 가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시릴이 고민하고 있을 때, 소피아는 문 밖으로 몸을 조금 내밀고는 어떻게 된 거냐고 묻는다. 시릴은 아이들의 사정과 함께 이 나라의 현실을 알려주며 지금 이들을 구하는 것은 위선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소피아는 자신의 손이 닿는 거리에 있는 불행을 외면하고 싶지 않다며 그들을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시릴은 소피아의 선함과 의지를 보고는 이를 받아들였고 그 아이들, 로이와 엠마를 데리고 함께 저택으로 귀환한다.
머지 않아 왕립 론드벨 학원의 입학식 날이 되었고, 학원의 교복을 입은 채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시릴의 앞에 나타난다. 시릴은 소피아의 아름다움에 말을 잃은 채 멍하니 보고 있었고, 그런 그에게 어떠냐고 묻는다. 시릴은 아가씨가 사람들 사이에서 성녀라고 불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냐며 칭찬했지만, 소피아는 다른 분들의 말이 아니라 시릴이 느낀 것을 들려달라고 부탁한다. 이내 시릴은 머리가 흐트러졌다며 소피아에게 가까이 다가서서는 내가 키운 아가씨가 귀엽지 않을리 없잖아? 라고 속삭였고, 이에 얼굴이 빨개지면서 미소를 지으며 기뻐한다.
학원에 도착한 후 수석 합격자로서 신입생 대표로 선정된 소피아는 무대에서 학생들에게 대표 인사를 한다. 서론으로 자신은 원래 이곳에 서야 할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며 소극적이고 한심했던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있고, 자신은 그 사람을 대신해서 신입생 대표 인사를 맡겠다고 선언하고는 본격적인 인사를 이어나간다. [15]
후작가의 딸이라는 신분에 높은 사교성과 친화력까지 가지고 있어서 같은 반의 귀족 아이들과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고, 시릴이 자신에게 찾아오자 시릴의 특출남을 알릴 겸 친구들을 다과회에 초대한다. 시릴은 홍차를 끓여서 소피아와 그녀의 친구들에게 대접했고, 모두가 그 뛰어난 맛에 감탄하자 괜찮으면 당신들의 하인에게도 시릴의 홍차 끓이는 법을 전수하겠다고 제안한다. 대신 시릴에게서 배운 기술이라는 것을 공개하라는 조건을 제시했고, 시릴은 이를 소피아가 스스로의 파벌을 만들면서 자신의 인지도까지 늘리는 멋진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다과회가 끝나고 교실로 돌아가던 도중 시릴이 자신의 진의를 묻자 제 2왕자의 주변에 선민 사상이 강한 이들이 존재하기에 이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 자신만의 세력을 만든 것이라고 답한다. 이에 시릴이 선민파와 서민파 양쪽 세력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방법도 있는데 왜 그랬는지 묻자, 중립적인 행동을 하려면 시릴과 거리를 두어야 하는데 자신은 그러고 싶지 않고, 만약 귀족으로서 시릴을 배제하지 않으면 안된다면 신들을 적으로 돌리더라도 그 운명에 저항하겠다고 말한다.
그로부터 한달이 지나 신입생 환영 파티가 개최되었고, 댄스 홀로 시릴을 불러낸 후 그와 춤추고 싶은데 입장상 말로 표현하진 못하겠어서 우물쭈물한다. 그러던 중 서민파의 리더 리베르트가 다가와 소피아에게 춤을 신청했고, 그에게 대응하려던 그 때 아리시아가 드디어 찾았다며 시릴에게 춤을 신청한다. 이에 시릴에게 그녀와 춤출 거냐고 조용히 중얼거리며 자수정빛 눈이 붉은 색으로 물들기까지 하는데, 이번에는 제 2왕자 알포스까지 나타나 소피아에게 춤을 신청하는 아수라장이 펼쳐진다.
상황이 복잡해지자 어떻게 대처할지 잠시 망설이다가 시릴을 보고는 마음을 다잡고, 리베르트 쪽과의 선약을 언급하며 알포스의 요청은 뒤로 미루려고 한다. 하지만 알포스는 노골적으로 못마땅한 티를 냈고 그의 추종자들이 옆에서 트집을 잡기 시작하자 어쩔 수 없이 그와 춤을 추러 가고 리베르트에 대한 대응은 잠시 시릴에게 맡긴다. 한 곡을 마치고 리베르트 쪽으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알포스의 추종자들 또한 소피아를 붙잡고 춤을 신청한다. 이에 대해 질책해야 할 왕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결국 하는 수 없이 그들의 요청도 받아들이며 시릴에게 고개를 끄덕여 그쪽은 맡기겠다는 뜻을 전한다.
춤이 끝나고 매우 지친 상태로 시릴에게 돌아와 어떻게 되었냐고 묻지만, 리베르트는 소피아에게 실망한 티를 내며 떠난 상태였다. 시릴에게 맡겼음에도 그렇게 된 것에 의아해하다 리베르트는 자신처럼 시릴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납득한다. 향후에 대해선 자신이 직접 움직이는 것은 너무 눈에 띄니 시릴을 통해 접촉하고, 자신의 뜻을 담은 편지를 맡기기로 한다. 리베르트에 대한 이야기를 끝내고, 본론으로 들어가자면서 시릴이 아리시아와 즐겁게 얘기했던 걸 따진다.
리베르트와 접촉하기 위해 시릴은 아리시아에게 부탁해 그녀의 파트너로서 리베르트의 다과회에 참여하기로 했는데, 아리시아와 이야기를 마치고 저택으로 돌아온 시릴을 그의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릴이 아리시아를 만나러 갔다는 사실에 질투에 빠져서 왜 자신을 봐주지 않냐며 마력을 폭주시키지만, 그가 가까이 다가와서 자신의 어깨를 잡자 얼굴을 붉히고는 시릴의 말에 따라 마력을 안정시킨다. 소피아는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물었고, 마력 과급증이라는 병이지만 지금처럼 마력을 정기적으로 방출하기만 한다면 괜찮다는 답이 돌아온다. 이어서 시릴은 자신이 언제나 아가씨만을 보고 있다며 부디 보고를 들어 달라고 말했고 그런 그에게 한 가지만 들려달라고 부탁한다. 그것은 언제나 아가씨의 곁에 있겠다는 어린 시절의 약속을 기억하냐는 것으로 시릴이 물론 계속 기억하고 있다고 답하자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의 보고를 듣는다. 시릴에게서 아리시아의 파트너로서 동행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자 다시 한번 눈동자에 빛을 잃었지만, 아가씨를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는 말에 짓궂다며 삐져버리면서도 납득한다. 이에 시릴이 어떻게 하면 용서해 주겠냐고 묻자 '''어떤 소원이든 한 가지 들어주겠다고 약속해달라고''' 말한다.
이후 한동안은 지속적으로 다른 귀족 가문의 딸들을 초대해 다과회를 열면서 파벌을 키워 나갔는데, 거기에 아리시아도 참여하게 되었고 사이 좋게 지내면서도 미묘하게 기싸움을 하곤 한다. 그동안 시릴이 리베르트에게 접촉해 소피아의 뜻을 전하기도 했고 귀족이면서도 신분에 연연하지 않는 아리시아를 끌어들인 덕분에, 처음에 선민의식을 지녔다고 오해받았던 소피아는 이제는 서민 성향이라고 소문이 나게 된다.
그러면서 한달 정도 지나고, 제 2왕자 알포스가 왕성의 장미원을 보여주겠다며 초청장을 보낸다. 소피아는 초대받은 장미원에서 알포스의 추종자들이 계속해서 대화에 끼어들자 매우 언짢아하면서도 사방에 피어있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장미들을 보며 감탄한다. 여러 장미들을 감상하던 소피아는 이내 장미원의 중심, 푸른 장미가 있는 온실에 도착한다. 푸른 장미는 본래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과거 에페니아의 왕이 마술사들에게 의뢰해 오직 에페니아 왕가에만 존재한다. 때문에 푸른 장미는 왕가의 상징이 되었고, 그만큼 귀중한 것인데 알포스는 이 장미를 소피아에게 주겠다며 폭탄발언을 한다. 본인은 순수한 호의였지만 이는 청혼이나 다름없는 말이었고, 이에 시릴이 급하게 끼어들어 우선 왕께 여쭈어야 하지 않냐며 알포스에게 직언을 고한다.
왕자 본인은 순순히 납득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옆의 추종자들이 상위자의 대화에 끼어들었다며 시릴을 질책하기 시작했고, 그에게 무릎을 꿇어 성의를 보이라고 명령한다. 이에 진심으로 분노한 소피아는 붉게 물든 눈과 흔들리는 머리카락으로 굉장한 포스를 뿜어내며 알포스의 추종자들에게 싸늘한 시선과 함께 폭언을 퍼붓기 시작한다. 큰 질책으로 추종자들이 이성을 잃고 소피아에게 달려들었지만, 어렵지 않게 제압하고 알포스의 호위를 시켜 그들을 압송한다.[16] 사태가 끝나자 알포스에게 충고하려면 이 타이밍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그와 대화를 나눴고, 그가 이해의 뜻을 표하며 대처하겠다고 말한 것을 듣고는 물러나 저택으로 귀환한다.
장미원에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그녀였지만 저택에 돌아와서는 저질러버렸다며 침대 위에서 뒹굴기 시작한다. 혹여나 쓸데없는 일을 한것은 아닐까 스스로를 자책하며 쓸쓸한 표정을 지었지만, 시릴이 기분 전환을 하자며 홍차와 함께 직접 키운 장미를 주자 다시 미소를 찾는다. 그리고 시릴은 로이와 엠마를 불러 행복하게 지내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줬고, 그들은 아가씨 덕분에 구할 수 있었으며 그렇게 구해진 자들이 많다고 소피아를 위로한다. 이내 시릴이 자신은 그런 아가씨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귀속말로 속삭이자 얼굴이 붉게 물들었고, 그가 자신을 부르자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다며 말을 더듬고는 눈을 감으면 되냐고 묻는다. [17]
소피아의 기대와 달리 시릴이 그녀를 부른 것은 왕성에서 전령이 왔기 때문이었는데, 그 내용은 국왕이 소피아를 왕성으로 호출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크게 당황했지만 만약에 경우엔 목숨을 바쳐서라도 아가씨를 지키겠다는 시릴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대응 방법을 고심한다. 다음날 아침 소피아는 마차를 타고 왕성에 도착했고 시릴이 준 보고서를 챙겨서 왕과 왕비를 알현하러 간다.
소피아를 직접 만난 왕과 왕비는 그녀의 행동거지와 명석함을 보고는 굉장히 마음에 들어했고, 그녀에 대한 소문들이 진실이었다고 받아들인다. 왕은 소피아를 책망할 생각은 없었지만 알포스의 추종자들의 아버지인 백작의 동향을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를 초대했던 것인데, 왕이 이에 대해 말을 꺼내자 소피아는 그에게 보고서 한장을 건낸다.
그 보고서에는 백작의 비리와 악행을 나타내는 증거들이 상당수 적혀있었으며 이를 통해 장미원에서의 일이 문제삼아지는 일은 없앨 수 있게 되었다. 왕과 왕비는 소피아의 총명함에 감탄했고, 소피아를 마음에 둔 왕비가 완곡하게 알포스와의 약혼 제의를 흘린다. 하지만 소피아는 자신에게는 옆을 걷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분명하게 거절의 뜻을 전했고 왕은 그녀의 바람을 인정하며 물러난다. 그 후에는 왕과 왕비와 여러가지 잡담을 나누다가, 친구로서 알포스를 잘 부탁한다는 당부를 받고 알현이 종료된다.
일이 무사히 끝나고, 시릴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는데 그의 옆에 알포스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란다. 알포스는 시릴에게 여러가지로 이야기를 들은 상태라 소피아에게 사과하며 떠났고 이에 시릴과 둘만 남게 된다. 시릴이 왕과 어떤 이야기를 했냐고 물어보자 자신의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할건 없다고 답해준다. 그 계획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그를 올려다보며, 시릴에게는 비밀이라고 말하고는 장난꾸러기처럼 웃는다.
4.2.2. 2장
국왕의 호출 이후 한동안 변함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트리스탄이 소피아와 시릴에게 학생회에 입부할 것을 권유한다. 소피아는 담임을 통해서도 학생회에 초빙을 받았고 본래 학생회에 들어가길 바랐던 그녀는 웃으면서 시릴과 함께 학생회장의 집무실에 도착한다.
학생회장은 입학 시험때 소피아와 시릴의 댄스 상대를 해주기도 했던 3학년의 포르라는 선배로, 붙임성 좋은 소녀였던지라 입부에 문제는 없을 거라는 생각과 달리 그녀는 시릴과 소피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에 소피아는 적어도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으면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고, 돌아온 것은 학원에 입학하고 몇달동안 소란을 피우는 아가씨도 그것을 막지 못하는 하인도 내 학생회엔 필요없다는 신랄한 말이었다.
그럼에도 미소를 잃지 않은 소피아는 그런 노골적인 도발에 넘어갈줄 아냐며 주위의 소문으로 판단하지 말고 직접 시험해봐야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결국 그녀의 끈기에 두 손을 든 포르는 아무리 도발해도 소용없겠다며 소피아와 시릴이 학생회에 걸맞는지 테스트를 실시하겠다고 결정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포르는 시릴을 따로 불러내 테스트 내용을 전달했고 소피아는 이를 듣고 저택에 돌아온 시릴을 그의 방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리시아 때와 데자뷰가 느껴지는 상황이었지만 이번에는 포르의 용건을 알고 있었기에 정말로 화가 난건 아니었고, 시릴과 단 둘이 있고 싶어서 구실을 마련했을 뿐이었다. 이를 눈치챈 시릴이 다음에 이런 장난을 치면 처벌할 거라며 장난스럽게 귓가에 속삭이자 한눈에 봐도 알만큼 얼굴이 새빨개진다.[18]
시릴의 말에 한참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헛기침을 하고는 포르가 부과한 테스트의 내용에 대해서 듣는다. 그 테스트란 현재 미묘한 상태에 있는 알포스의 입장을 확실히 하고 입지를 향상시키라는 것으로, 소피아는 자신이 계획하고 있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를 시릴이 전면에 나서서 해결할 것을 부탁한다.
직접 알포스를 교육하고 그의 진심에 대해서 소문을 내는 등 시릴은 여러가지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소피아는 다과회에 알포스를 초청하여 그의 의사를 자신의 파벌 전체에 알린다. 이후 소피아는 리베르트가 좋아하는 아리시아를 통해서 그를 초청하는데 성공했고, 그 다과회에서 알포스는 리베르트에게 그동안 자신의 미숙함을 사과하며 우호관계를 확실하게 다진다. 소피아는 시릴이 전생의 지식을 이용해 고안한 크레이프의 레시피를 알포스에게 넘겼고 그는 사과의 의미로 이를 리베르트에게 주려고 하지만 가치가 너무 크다며 이에 대한 교섭이 진행되기 시작한다.
셋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시릴은 소피아에게 허락을 받아 다른 참가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고, 교섭을 끝내고 그에게 찾아가 함께 바이올린 듀엣을 한다. 연주 도중 시릴에게 자신은 사실 신입생 환영 파티때 시릴과 함께 춤추고 싶었다며 이를 알고 있었냐고 묻는다. 차마 입으로 대답할 수 없었던 시릴은 바이올린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 표현했고 이에 화답하듯이 소피아의 바이올린도 더욱 아름답게 울린다.
둘이 연주를 마치자 사방에서 박수가 쏟아져 나왔고 듀엣을 지켜보던 아리시아도 찾아와 너무 멋졌다며 소피아에게 함께 연주해 줄것을 부탁한다.[19] 이어서 알포스도 그녀에게 듀엣을 부탁했고 그와의 연주까지 마치고선 연이은 연주로 땀을 많이 흘린 소피아는 시릴에게 빈객의 대접을 부탁하며 옷을 갈아입으러 잠시 자리를 비운다.
소피아와 비교해 자신들의 실력 부족을 실감한 알포스와 아리시아가 연습 겸 듀엣을 하러 가자 혼자 남은 시릴에게 누군가가 찾아온다. 그 사람은 몰래 찾아와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포르였다. 본래 어떤 성과를 내도 입부를 허가할 생각이 없었지만 시릴과 소피아의 바이올린 듀엣을 보고 마음이 달라진 포르는 테스트의 결과를 완벽하다고 인정한다. 결국 그녀는 소피아와 시릴의 학생회 입부를 허가했고, 어느새 돌아온 알포스와 아리시아도 함께하고 싶다고 요청하여 4명 모두 학생회에 입부하게 된다.
새로 들어온 학생회 맴버들이 모두 모인 첫날에, 포르가 특별히 할 일은 없으니 느긋하게 지내면 된다고 하자 그녀 이전의 학생회는 무슨 일을 했었는지 물어본다. 학생회장의 집무실 안쪽 학생회실에 이전 학생회의 활동 내용을 정리해 둔 기록이 있었지만 포르가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기 때문에 매우 더러운 상태였다. 때문에 시릴은 청소를 하고 그동안 소피아와 나머지 사람들은 활동 기록을 살펴보기로 한다. 기록에 의하면 포르 이전까지의 학생회는 문화제 때 대대로 연극을 해 왔다고 하는데 이 사실을 발견하고는 이 행사를 우리 손으로 부활시키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모두가 동의하여 학생회는 문화제 때 연극을 준비하기로 결정되었고 대본은 포르가 맡기로 한다.
며칠이 지나고 포르가 불러모아 학생회 전원이 학생회실에 모인다. 그녀는 자신의 교육 담당인 여성이 쓴 것이라며 연극의 대본을 모두에게 나눠주었는데, 그 내용은 물론 제목마저도 시릴이 전생에 플레이했고 이 세계의 무대가 된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와 완전히 똑같았다. 시릴을 제외하곤 이 사실을 아는 이가 없었기에 결국 만장일치로 게임 스토리대로의 연극을 하게 되었고, 배역을 정할 때 악역 영애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해 시릴은 물론 나머지 인원들도 놀라게 한다.[20]
이야기 끝에 결국 소피아는 악역 영애, 포르는 여주인공, 알포스는 왕자, 아리시아는 메이드, 시릴은 나레이션을 맡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전문가를 초청해 연습하겠지만 그 전까지는 시릴이 포르를 제외한 다른 인원들의 연기 지도를 하기로 한다.[21]
학원을 마치고, 연극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던 시릴을 자신의 방으로 호출한다. 방 가운데서 가슴을 움켜쥐고 시릴을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던 소피아는 이내 왜 자신을 봐주지 않냐고 묻는다. 이전에도 소피아가 이 말을 한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마치 게임의 그녀처럼 그 목소리에 깊은 슬픔과 분노가 담겨 있었기에 시릴은 짐작가는 이유도 없이 크게 당황한다. 시릴은 진심을 담아 자신은 언제나 아가씨를 보고 있다고 말했고, 이에 눈을 깜빡이고 입술이 삐죽 튀어나와서는 다르다고 말한다.
사실 소피아는 게임처럼 어둠에 빠진게 아니라 연극의 대사를 연습하고 싶었을 뿐이고, 그녀의 연기 재능이 너무 뛰어난데다가 극의 악역 영애에 공감하기 쉬워했기에 시릴이 오해했던 것이었다. 시릴이 아가씨의 연기가 너무 진정성 있게 다가와서 착각했다고 말하자 그럼 아까의 대사는 시릴의 진심이냐고 묻는다.[22] 이어서 악역 영애가 자신의 집사에게 여주인공에게 해를 가할 것을 명령하는 장면을 연기했는데,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루셰의 눈에는 악역 영애와 집사의 신분이 다른 사랑 이야기로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첫 연습이 끝나고, 시릴이 준비한 홍차를 마시면서 그와 잡담을 나눈다. 시릴이 소피아의 연기력을 칭찬하자 악역 영애 역은 너무 연기하기 쉽다면서 자신도 그녀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기면 질투에 미칠 거라고 말한다. 이에 시릴이 자신은 결코 아가씨를 질투에 미치게 하지 않을 거라고 단언하자 눈동자를 반짝이며 기대하지만, 자신은 아가씨의 전속 집사니까라는 뻔한 답이 돌아왔고 삐져서 볼을 부풀린다. 시릴은 말을 돌려서 아가씨가 왜 연극에 관심을 가졌는지 물어봤고, 얼마 전의 연주가 너무나 즐거웠기에 더욱 더 당신과 함께 무언가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럼 왜 여주인공이 아니라 악역 영애였냐는 질문이 뒤따르자 자신의 왕자님은 무대 위에 없기 때문이라고 답해준다.[23]
시릴이 상대역을 해주면서 각자 연습을 계속하며 순식간에 한달이 지나가고, 모두 연기력이 향상되고는 있었지만 알포스와 아리시아는 스스로의 배역에 공감하지 못해 조금 난항을 겪고 있었다. 때문에 시릴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포르와 상담했고 결국 학원의 연휴 기간동안 학생회 모두가 모여 합숙을 하면서 연습을 하기로 한다.
합숙 첫날의 연습에서 자신의 배역에 공감하기 어려워하는 아리시아에게 시릴은 상대방의 기분만을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후회하게 될거라고 말한다. 소피아는 그런 그에게 뭔가 말하고 싶은듯 가만히 바라봤고, 그날 저녁까지 연습을 한 후 백사장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던 시릴에게 찾아간다. 소피아가 시릴에게 아리시아의 마음을 알고 있으면서 어째서 그녀를 부추기는 말을 했는지 묻자, 시릴은 자신이 아가씨의 전속 집사이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그 의미를 이해한 듯 곤란하게 웃는다.
파도 소리를 헤치고 또 하나의 발소리가 들려왔고소피아가 고개를 돌리니 포르가 둘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포르가 둘을 찾으러 왔다고 말하자 슬슬 돌아가려고 하지만 그녀는 잠시 기다리라고 소피아를 붙잡는다. 포르는 그때는 도발하는 말을 해서 미안했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고 소피아는 개의치 않고 사과를 받아준다. 소피아는 이어서 그녀를 포르 씨가 이닌 포르 선배라고 부르고 자신도 소피아 씨가 아닌 그냥 소피아라고 불러달라고 말한다. 포르는 이에 눈물을 글썽이다가 활짝 웃으며 기뻐했고 이날부터 둘의 우정이 시작된다.
본래 파장이 맞았던 소피아와 포르는 급속도록 친해져 갔고 함께 연극의 연습을 지도해 나갔지만,[24] 마지막 날의 훈련에서 포르가 갑작스레 쓰러진다. 소피아와 다른 사람들이 걱정하자 포르의 메이드에 의해 그녀는 치료 방법이 없는 죽을 병을 앓고 있으며 앞으로 반년 정도밖에 살 수 없다는 것이 밝혀진다. 이를 들은 소피아의 눈은 깊은 슬픔으로 붉게 물들었고 이런 상황에서 연습이 제대로 될리 없으므로 결국 그 순간부로 합숙은 종료, 저택으로 귀환하게 된다.
마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침울한 모습으로 창 밖을 바라보고 있던 소피아는 시릴에게 후작가의 힘으로 포르를 치료할 수는 없을지 묻는다. 시릴은 더이상은 숨길 수 없겠다고 판단하여 포르가 사실 평민이 아니라 왕족임을 밝혔고, 어째서 이를 숨기고 있었는지 묻지만 이것이 아가씨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는 답을 듣고 그의 독단을 용서한다.
포르와 만나 친구가 된 것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 소피아의 한점 흐림 없는 눈을 본 시릴은 그녀가 정말 강해졌다고 말했고 소피아는 시릴이 곁에 있어 주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시릴은 이를 겸손이라고 생각했지만 소피아가 무의식적으로 그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는 것을 보고 그게 아님을 자각한다. 소피아는 금방 놓겠다고 말하면서도 시릴의 옷자락을 놓지 못하고 있었고, 시릴은 그런 그녀의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자신은 어디에도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늠름한 분위기가 깨지고 겁쟁이였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드러난 소피아는 시릴에게 정말 어디에도 가지 않을 거냐고 묻는다. 1년 뒤도 10년 뒤도,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계속 곁에 있겠다고 단언하는 시릴의 말에 안심하면서도, 이내 슬픔이 차올라 시릴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잠시 후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혹시 시릴이라면 포르를 구할 수 있을지 물어보려 했지만 말을 잇지 못하고 아무 일도 아니라며 슬픈 감정을 마음 속에 담아두는 것을 택한다.
연휴가 끝난 첫날, 포르는 결국 학원에 나오지 못했고 아리시아의 제안에 따라 학생회 모두 병문안을 가기로 한다. 허가는 받았지만 소수로 나누어 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소피아와 시릴만 먼저 포르를 만나게 되었고, 그녀는 침대 위에서 둘을 맞이한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지는 웃음을 지은 포르는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해 언젠가 슬프게 할걸 알았으면서도 당신들과 친하게 지내고 말았다고 사과했지만, 소피아는 포르에게 언젠가 슬픈 이별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를 들은 포르는 수줍게 웃고는 둘에게 자신의 병세에 대해 알려줬고, 예정대로 연극을 하고 싶다고 한다. 몸에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한 소피아에게 포르는 살아온 증거를 남기고 싶다고, 소피아와 시릴의 듀엣을 보고 자신도 누군가의 마음에 남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결국 소피아는 포르의 간절한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연극을 계속하기로 결정한다.
포르가 연습에 복귀했을 때 미소를 지어줄 수 있도록 남은 사람들끼리 훈련을 계속하던 중 리베르트에게 부탁하여 만들도록 했던 연극의 의상이 완성된다. 시릴에게 지금 입어봐도 되냐고 물어본 소피아는 아리시아와 함께 탈의실에서 연극 의상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시릴이 탈의실의 문을 노크하자 안으로 들어와서 봐 달라고 하고는, 자신과 아리시아 중에서 누가 더 어울리냐고 물어본다. 이정도 수라장은 예측했던 시릴이 두분이 다른 타입의 아름다움을 가지므로 누군가와 비교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하자 그를 멍한 얼굴로 쳐다본다.
치수를 확인하고 해산한 후, 마차에 올라타기 직전에 시릴의 옷 소매를 잡는다. 이어서 하나 말하는걸 깜빡했다며 시릴의 가슴 쪽에 이마를 갖다대고는 아까 시릴의 옷, 너무 멋졌다고 속삭인다. 이에 시릴은 소피아를 마차로 끌어올려 사람들 앞에서 아까처럼 짓궂은 질문을 하면 안된다고 말하고, 뭔가 말하려는 그녀의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댄다. 머리에서 김이 나올 듯 새빨개진 소피아에게 시릴은 내가 가장 귀엽다고 생각하는건 아가씨인게 당연하다고 속삭인다.
다음 날, 학원 점심 시간에 있던 다과회에서 어쩐 일인지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학생회실로 향하는 길에 소피아의 마음 상태를 눈치챈 시릴은 그녀를 안뜰 벤치에 앉히고 힘들 때는 숨기지 말고 자신을 기대달라며 웃는다. 포르에 대한 걱정을 담아두고 있던 소피아는 가슴이 아프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린다. 그 모습을 보다 못한 시릴이 자신이 어떻게든 해결해 보겠다고 말을 꺼내려 했지만 안된다고 그의 말을 막는다. 시릴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을 더듬으며 소피아의 마력 폭주가 시작되었고, 시릴은 그녀의 손을 잡아 강제로 마력을 흡수한다. 정신을 차린 소피아에게 시릴은 아가씨가 원한다면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 드릴테니 참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지만, 마음을 진정시킨 소피아는 어리광 부리기만 한다면 언제까지고 당신을 따라잡을 수 없을 거라며 우선은 연극의 성공을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이후 다시 학생회실로 발을 옮긴 소피아와 시릴의 눈 앞에는 어느정도 몸이 괜찮아져 돌아온 포르가 있었고, 소피아는 포르의 품으로 날아간 듯이 다가간다. 둘이 대화를 나누다가 이어서 알포스와 아리시아도 학생회실로 들어왔고 포르를 보고는 그녀의 복귀를 기뻐한다.[25] 며칠 동안은 포르와 함께 다시 연습을 진행하다가, 문화제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왕도의 유명 배우인 이자벨라를 초청한다. 학생회의 연극을 본 그녀는 그들의 연기력에 감탄하며 열정적으로 지도했고, 학생회의 실력도 더욱 늘어나며 마침내 문화제 당일이 찾아온다.
연극 전 마지막으로 소품의 확인을 하러 간 시릴은 창고에서 이자벨라를 만났고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자벨라가 떠나자 등 뒤에서 형언할 수 없는 살기를 느낀다. 가면 같은 미소를 띈 소피아는 시릴에게 다가가서는 직설적으로 시릴은 요염한 언니를 좋아하냐고 묻는다. 시릴이 매력적인 여성이라고는 생각한다고 답하자 삐진 모습으로 스스로의 몸을 내려다보며 자신도 몇 년만 지나면 클 거라고 중얼거린다. 이를 들은 시릴은 그때를 기대하겠다고 말했고 이에 얼굴이 새빨개진다.
각자 연극의 의상을 입고 준비를 마쳤지만 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임에도 포르는 나타나지 않았다. 루셰를 보내 확인을 해보라고 하긴 했어도 그녀가 다시 쓰러졌을 것이 뻔한 상황. 알포스는 연극을 중지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지만 소피아는 포르가 계속하기를 바랄 거라며 반대한다. 그러면 여주인공 역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하던 차 자신이 여주인공 역을 맡기로 하고, 전에 악역 영애 역할을 해봤을 때 공감하기 쉬워하던 아리시아에게 자신의 역을 넘겨준다. 머지 않아 루셰는 트리스탄과 함께 돌아왔고 그는 포르의 전언을 말해준다. 함께 무대에 오르지 못해 미안하지만, 당신들이라면 꼭 내 몫까지 무대를 빛낼 수 있을 거라고.
결국 소피아는 여주인공으로서 무대 위에 올라 훌륭한 연기를 펼쳐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여주인공과 왕자의 만남 장면에서 소피아는 놀란 표정을 지었는데, 무대 위로 나타난 것이 본래 정해져 있던 알포스가 아닌 시릴이었기 때문이다. 금방 마음을 진정시킨 소피아는 대본대로 연극을 이어 나가다가 헤어지는 장면에서 예정에 없었던 춤을 신청한다. 그녀가 계속 자신과 춤을 추고 싶어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시릴은 기꺼이 이를 받아들였고, 춤을 추는 도중 어째서 전하가 아니라 시릴이 이곳에 있냐고 묻는다. 시릴이 알포스와의 교환을 이야기하자 전하에게 감사해야겠다며 웃으면서 연기를 계속해 나간다.
전체적으로 대본보다 여주인공이 조금 더 적극적이 되었지만 연극은 막힘없이 진행되었고, 마침내 악역 영애를 단죄하는 장면이 다가온다. 악역 영애에게 여주인공이 속죄의 기회를 주지만 타락한 악역 영애는 저주의 말을 내뱉고 처형당하는 예정된 장면. 대본과 다르게 소피아는 자신은 그를 사랑한다고 도발하는 말을 했고, 아리시아도 그에 맞받아쳐 자신도 그를 사랑한다고 답한다.[26] 자신은 그것을 알면서도 당신으로부터 왕자를 빼앗았다고 말한 소피아는 시릴에게 그녀를 살려달라고 부탁한다.[27] 무릎을 꿇고 있는 아리시아는 소피아를 쳐다보며 자신은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이에 소피아는 웃으면서 포기할 필요 없다고, 자신은 지지 않을 거라고 답해준다.
아리시아를 비추는 스포트라이트가 사라지며 무대 위에 남은 것은 소피아와 시릴 둘 뿐.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마지막 장면이 시작되고, 소피아는 객석에 들리지 않을 작은 목소리로 휘둘리는 그녀들의 마음을 생각해서 자중해 달라며 자신의 본심을 전한다. 이어서 저는 그런 당신을 사랑한다고 선언했고, 시릴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며 연극이 종료되어야 했지만 어째서인지 조명은 꺼지지 않았다. 시릴이 고개를 돌리니 웃고 있는 트리스탄의 모습이 있었다. 소피아는 마지막에 조명을 끄지 말아달라고 트리스탄에게 미리 말해두었던 것이다. 이를 눈치챈 시릴이 나쁜 아이에게는 처벌이 필요하다며 소피아의 턱을 잡고는 천천히 얼굴을 댔고, 그 순간 조명이 꺼지며 연극이 마무리된다.[28]
연극을 무사히 마치고 소피아와 시릴은 왕성에 있는 포르에게로 찾아간다. 포르는 안색이 좋진 않았지만 다행히 심각한 수준까지는 아니었고 소피아는 그녀에게 연극의 성과를 전한다. 이야기를 들은 포르가 어딘가 쓸쓸하게 웃자 소피아는 그녀에게 종이 한장을 건넨다. 소피아가 건낸 종이에는 문화제의 우수한 그룹을 선발하는 심사에서 학생회의 연극이 선택되었다는 것과 대표자의 이름이 포르시니아라고 적혀 있었다. 자신은 무대에 오르지 않았는데 어째서냐고 물은 포르에게 소피아는 포르 선배는 누가 뭐래도 우리 학생회의 대표고, 그 무대는 분명 당신과 함께 만든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포르는 눈물을 터트렸지만 이내 활짝 웃고는 최후에 멋진 추억을 선물해줘서 고맙다고 말한다. 자신은 제대로 당신들의 마음에 남을 수 있었으니 이젠 무섭지 않다고, 이 마음을 안고 자신은 끝까지 웃으면서 갈 수 있다고 말하며 차츰 쓰러지는 간격이 짧아지고 있어 더 이상 연극같이 체력을 소모하는 일은 할 수 없다고 전한다.
소피아는 포르의 말을 듣고는 그런 말은 하지 말라며 눈물을 흘리고 아이처럼 떼를 쓴다. 흐느끼던 소피아는 이내 어린 시절처럼 시릴에게 매달려 온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잊지 않아 구해달라는 말을 잇지 못한 그녀였지만, 시릴은 어릴 적 아가씨가 애원했을 때 자신이 아가씨를 믿었던 것처럼 이번에는 자신을 믿으라고 말한다. 그 말의 뜻을 깨닫고는 시릴을 믿고 제멋대로인 부탁을 해도 괜찮냐고 물었고, 시릴은 물론이라고 답한다. 소피아는 예전에 시릴이 어떤 소원이든 한 가지 이루워주기로 했던 그 권리를 사용하겠다며, 시릴에게 포르를 구하라고 명령한다. 시릴은 아가씨의 분부대로 포르시니아 전하를 구해 보이겠다며 단언했고 이를 보고 안도의 눈물을 흘린다.
이를 지켜보던 포르는 시릴의 특별함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말로 안심시키면 나중에 더 슬프게 할거라는 걸 모르는 거냐며 화를 냈지만, 머지않아 트리스탄이 포르의 방으로 들어온다. 그는 시릴이라면 틀림없이 포르를 구할 수 있을 거라며 잠시 할 이야기가 있다고 시릴을 데리고 나갔고, 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소피아는 시릴이라면 괜찮다며 포르를 안심시키고 있었다.[29]'''그럼 그 권리를 사용하겠습니다. 로젠베르크 후작가의 딸, 소피아가 시릴에게 명령합니다. 저의 친구인 포르시니아 전하를 구하세요!'''
이야기를 마치고 돌아온 시릴에게 포르를 구할 수 있겠냐고 물어본 소피아는 물론이라는 답을 듣고 얼굴이 활짝 핀다. 트리스탄의 말에 따라 포르가 자신의 병이 마력 과급증임을 밝히자 소피아는 자신도 같은 병이라고 놀란다. 포르가 이를 걱정하자 시릴은 포르에게 소피아는 괜찮다는 것을 설명, 소피아에게는 포르가 마력 과급증만 아니라 마술 저항이 높은 것을 설명한다. 시릴의 설명을 듣고 타인이 마력을 뽑기 어려우면 스스로 방출하면 되지 않냐고 의문을 표하지만, 그 기술은 자신과 아가씨밖에 모른다는 말을 듣고 홍차와 같다며 쉽게 납득한다.
마력 방출 기술은 어릴 적에 시릴에게서 배워두었기 때문에 소피아도 알고 있었고, 시릴은 그 기술을 소피아가 포르에게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그 이유를 묻자 소피아의 아버지인 그레이브에게서 너무 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답이 돌아왔고, 이를 들은 소피아의 마력이 순식간에 폭주하기 시작한다. 당황한 시릴이 강하게 그녀를 부르자 번쩍 정신을 차리고 마력을 방출시켰고 이를 본 포르와 트리스탄은 탄성을 터트린다. 잠시 허둥댔다며 사과한 소피아는 자신이 포르에게 기술을 가르치겠다고 결정한다. 시릴의 기술은 당장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라 현재의 마력 포화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시릴은 포르의 손을 잡아 직접 마력을 뽑아내어 그녀의 상태를 안정시켰고, 시릴과 소피아는 또 학원에서 보자고 말하며 저택으로 귀환한다.
소피아가 그레이브로부터 너무 튀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시릴의 답에 분노했던 이유는 그녀가 아버지와 약속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약속이란 시릴이 공적을 세워 귀족 작위를 얻게 한다면 그와의 혼인을 허락해 준다는 것이었고, 소피아는 그레이브가 이를 어겼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문화제로부터 며칠이 지난 후 소피아는 그레이브에게 면회를 요청하여 이에 대해 직접 따진다.
아버지와의 면회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기분이 좋아진 소피아는 콧노래를 부르며 복도를 걷다가 시릴과 마주한다. 시릴에게 협상은 잘 끝났다고 말하고, 국왕의 가족이 모이는 파티에 초대받았다며 시릴은 자신의 파트너로서 참석하라고 전한다. 이어서 시릴에게 자신이 여왕이 되는 것과 영주가 되는 것, 평벙한 여자아이가 되는 것중 뭐가 좋겠냐고 물어보고는 그가 어떤 길이든 따라가겠다고 답하자 당신이라면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아가씨는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 물어보는 시릴의 질문에 짓궂은 시릴에게는 비밀이라며 순진한 소녀처럼 미소짓는다.
이후 국왕으로부터 초대받은 파티에 시릴과 함께 참석한 소피아는 우선 왕과 왕비를 만나 인사를 하고, 회장을 돌아다니면서 다른 참가자들과도 인사를 나눈다. 그러던 중 드레스를 입은 포르가 웃는 얼굴로 둘에게 다가온다. 미소지은 포르는 자신은 포기했던 것들을 다시 쫓아갈 수 있게 되었다며 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그녀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지고, 잠시 바람을 쐬러 테라스에 들어선다. 시릴과 함께 노을이 지는 성 아래를 바라보던 소피아는 느닷없이 고맙다고 중얼거린다. 아직 분명히 감사의 말을 전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는 소피아에게 시릴은 아가씨의 소원을 들어주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런 시릴에게 소피아는 혹시 자신이 자신의 사랑을 이루어 달라고 부탁했다면 들어 주었느냐고 묻는다. 마치 시간이 멈추고 이 세계에 자신과 소피아 둘만이 있는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 시릴은, 아가씨는 그 답을 알고 싶냐며 조용히 되묻는다. 이에 소피아는 조용히 고개를 가로젓고는 그 답은 언젠가 스스로 확인할 테니 각오하라면서 웃는다.
4.2.3. 3장
5. 대인 관계
5.1. 시릴
'''...저에게는 옆을 걷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저를 언제나 지켜봐 주는 그 사람은, 그럼에도 저의 아득한 앞을 걷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그의 등을 따라잡고 싶어서 필사적입니다.'''
'''저는 그 소망을 이룰 것입니다. 설령―― 신들을 적으로 돌리게 된다 하더라도.'''
'''소피아가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 어렸을 때부터 한결같이 시릴 한 사람만을 바라봤고, 스승으로서 존경의 대상인 동시에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다. 시릴의 작은 행동 말 한 마디에 얼굴이 붉어지고 행동이 어색해지며, 타인의 평가는 괜찮으니 시릴이 느낀 것을 들려달라고 말하는 등 평소에도 사랑하는 티를 팍팍 낸다. 소피아에게 있어 시릴은 인생의 목표라 해도 과언이 아닌지라 소피아가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은 것은 시릴과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고, 여러가지로 일을 만든 것도 시릴과 정당하게 혼인하기 위해 그가 공을 세우게 해서 귀족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30] 소피아가 시릴을 생각할 때 짓는 수줍은 표정은 실로 아름다워서 그것이 알포스를 생각하며 지은 표정이라고 착각한 테오도어는 바로 약혼을 추진하려 했고 엠마는 달콤한 공기마저 느낄 정도였다....애초에 당신이 나쁜 거에요? 부주의하게 다른 여성들을 그런 기분이 들게 만들고. 휘둘리는 그녀들의 기분을 생각해서 조금은 자중해 주세요.
'''――저는, 그런 당신을 사랑합니다.'''
시릴 쪽은 소피아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분명하지만 제 1왕자의 생일 파티때 소피아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에는 이성으로서의 감정은 아니었는데, 그동안은 소피아가 너무 어리기도 했고 훗날 알포스에게 사랑에 빠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그녀가 아름답고 사랑스럽다고는 생각하고 있으나, 그동안 파멸플래그 제거에 집중하기도 했고 후작가의 딸인 소피아와 한낱 집사인 자신의 신분차이 때문에 이성으로서 좋아한다는 감정은 회피하려고 했다. 그럼에도 소피아가 귀여운 행동을 하면 얼굴을 붉히거나 그녀가 교복을 입은 것을 보고 넋을 놓는 등 확실히 의식하고 있었고 소피아의 약혼자 후보가 되면서 명백하게 연인 관계가 된다.
결론적으로 소피아는 시릴과 함께하기 위해선 신들까지 적으로 돌릴 수 있다고 말하고 시릴은 소피아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걸 각오를 하는 메가데레 관계. 소피아에게 얀데레 느낌이 있긴 하지만 시릴을 너무나도 사랑해서 그를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질투가 강한 것뿐이고 시릴에게 해가 될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5.2. 아리시아 린드벨
연적인 동시에 소중한 친구. 만난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는 아리시아가 시릴에게 대놓고 구애하는 식의 말을 하고, 소피아가 이를 듣고 질투하는 식의 상황이 자주 벌어졌다. 하지만 아리시아가 시릴과 더욱 함께 있고 싶어 소피아의 다괴회에 참여하고 학생회에 입부하기를 선택하면서 소피아와 접점이 많이 생기게 되었고, 본래 선한 인물인 둘은 자연스래 가까워지게 된다. 소피아와 아리시아 모두 시릴을 좋아하고 서로가 시릴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둘이 함께 하게 되자 입장 상 대놓고 말하진 않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곤 했다.'''아리시아: 저는 포기하지 않을 거에요.'''
'''소피아: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저는 절대 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언제든지 받아주겠습니다.'''[31]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둘은 연적 관계임에도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게 되는데, 아리시아는 소피아와 해롤드의 정략 결혼을 이루는 것이 자신의 사랑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소피아를 도우려고 했고, 소피아는 시릴과 약혼한 후에 아리시아와의 우정도 깨고 싶지 않다며 고뇌한다.
원작 게임 <빛과 어둠의 에스프레시보>처럼 소피아와 아리시아가 한 사람을 두고 대립한다는 상황은 같지만 입장은 완전히 반대로, 게임에서 왕자는 아리시아를 사랑했고 소피아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지만 작중의 시릴은 소피아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아리시아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려 한다. 또 서로를 미워했던 게임에서와 달리 작중에선 서로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
5.3. 포르시니아 에페니아
소피아의 가장 친한 친구. 처음에는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아는 포르가 친해진 사람이 슬퍼할 것이 싫어서 다가오는 소피아를 고의로 밀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시릴과 소피아의 바이올린 듀엣를 듣고는 자신도 다른 사람의 마음에 남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고, 결국 시릴과 소피아의 학생회 입부를 허가한다. 이후 포르가 자신이 한 행동을 고개 숙여 사과하고 소피아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서로를 딱딱한 호칭에서 친근하게 부르자고 제안했고, 이때부터 둘의 관계가 깊어지기 시작한다.'''그게 어쨌다는 건가요! 언젠가 슬픈 이별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포르 선배와 관계된 것을 후회 따윈 하지 않습니다!'''
둘은 서로 동등한 외모와 능력, 상냥하면서도 어느정도 장난기 있는 성격 등 본래부터 파장이 맞았기 때문에 급속도록 친해진다. 소피아는 포르가 그저 평민이라고 알고 있음에도 상관하지 않고 그녀를 대했고, 이는 포르가 사실은 공주였음을 알게 된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이후 포르의 여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생각하며 종일 우울해하거나, 그녀가 어느정도 몸이 괜찮아져 학교로 돌아오자 넋을 잃은 표정을 하면서 포르의 곁으로 달려가는 등 소피아가 포르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드러난다. 작중 소피아가 눈물을 흘린 것은 거의 다 포르에 관해서였고, 후작가의 딸로서 언제나 감정을 조절하고 함부로 표현하지 않도록 배운 소피아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시릴을 제외하면 포르 뿐이다.
머지않아 죽을 운명이었던 포르가 시릴의 마술로 인해 목숨을 구하면서, 둘은 계속 소중한 친구 관계로 남을 수 있었다. 다만 절친한 관계인 것과 별개로 혹시 모를 연적으로서의 경계는 확실하게 하는 편.[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