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계원
1. 뜻
권세를 믿고 남을 업신여기는 사람을 가리켜 이르는 말.
2. 유래
세조의 총신인 한명회는 젊은 시절. 40세까지 과거에 여러 번 응시했으나 번번이 낙방했다. 결국 음서로 관직에 들어갔으나, 조선 시대는 고려와 달리 음서로 관직에 오르면 제 아무리 명망있는 가문이더라도 말단의 자리밖에 못 오르는 데다가 차별도 심했다. 게다가 그 관직이라는 것도 이성계가 왕이 되기 전에 살았던 송도 지방에 있는 경덕궁의 정문을 지키는 문지기였다. 송도에 간 한명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하찮은 생활을 했는데, 마침 한양에서 송도로 관직을 하러온 사람들끼리 모여 '송도계'를 만들었다. 한명회 역시 가입을 희망했으나 거절은 물론이거니와 "경덕궁지기도 벼슬이냐?"라는 수모를 당했다. 그러나 그 후 계유정난이 일어나 수양대군을 왕으로 만든 공으로, 한명회는 성종 때까지 재상에 세 번 오르는 것을 비롯해 대다수의 요직을 거쳤다. 이에 송도에서 계를 했던 사람들이 한명회의 재능을 알아보지 못한 것을 크게 후회했다고 하며, 이후 "진실되고 능력있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가리켜 "송도계원(松都契員)같다"라고 일컫게 되었다.
다만, 뜻 자체는 저렇지만 실제 유래를 살펴보면 한명회는 계유정난에 참여한 반역자이자 조선시대 대표적인 간신으로 손꼽힌다. 이런 사람을 과연 '진실되고 능력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 허나 해당 선비들 역시 그에게 연줄을 만들지 못해서 후회했다는 언급으로 보아 재평가할 여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