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화단(테이스티 사가)
1. 개요
[image]
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송화단.원래의 주인은 환주 사신 중 하나이자 환주 대륙을 통일한 최초의 인물 현무였다. 호걸 현무가 신임한 이는 오직 송화단 뿐이었다. 현무는 자신이 죽은 뒤 멋대로 송화단을 자신의 묘에 속박해, 죽은 자신의 곁에 있기를 바랐다. 식신의 죽지 않는 특성 탓에, 어둠 속에서 홀로 몇백 년을 보낸 송화단의 마음은 절망으로 철저히 망가졌다. 길을 잘못 든 동충하초와 적수충차가 그를 구해주어 겨우 빛을 보게 되지만, 오랜 시간 세상과 단절되었던 탓에 그저 기계적으로 자신의 빛(동충하초)을 따를 뿐이다. 송화단은 동충하초를 마음 속 빛으로 여긴다.
2. 초기 정보
3. 스킬[2]
4. 평가
5. 대사
6. 배경 이야기
6.1. 1장. 어둠
끝이 없는 어둠.
그 외에 다른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분명 눈을 뜨고 있는데, 눈앞은 여전히 어둠 뿐이다.
그저 양 손을 움직일 때마다 들려오는 쇠사슬이 내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하지만...
난 누구지...
난... 왜 여기에 있는 걸까...
언제 여기를 떠날 수 있을까...
수많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돈다. 몸의 감각은 사라진 지 오래지만, 끊이지 않는 생각이 알려준다. 내가 아직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눈을 뜬다. 눈앞은 역시 어떤 변화도 없다.
여전히 그리도 어둡다.
내가 정말... 살아있긴 한 건가...
모든 것이 내 상상은 아닐까?
난 어디서 왔지?
그래... 생각해 보자. 내가 어디서 왔는지...
내가... 어디서 온 거지...
촤락--
이건... 내 손목의 쇠사슬 소리인가...
내가 다른 소리를 들을 수는 있을까...
아아악
목소리를 내보려 했지만, 정말 내가 소리를 낸 것인지, 상상 속에서 낸 것인지 확신할 수가 없다.
손목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양손이 마비되어 감각이 없다.
나에게... 움직일 손이 있기는 한가?
머릿속이 점점 혼란스러워지고, 급기야 나는. 나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제발 부탁이에요...
누구라도 좋으니...
제발...
제가 이 어둠을 벗어날 수 있게 해주세요...
제발...
6.2. 2장. 빛
퍽--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충격에 나는 문득 정신을 차리고 동충하초와 적수충차를 바라봤다.
적수충차는 어깨를 움츠린 채 양손을 모으고 내게... 음...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이려는 것 같았다.
「미안! 동충하초한테 던지려 했는데, 괜찮아 송화단?」
나는 땅에 떨어진 말랑한 베개를 쳐다봤다.
...정말 이게 날 다치게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괜찮아요.」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조금 전에 떠오른 의문을 구태여 따져 물을 생각은 없었다.
둘은 또다시 한바탕 시작했다. 예전에 적수충차가 이건 서로를 싸움을 다치게 하지 않는, 그저 감정을 표현하려는 것뿐인 가족 간의 흔한 다툼이라고 얘기해준 적이 있었다.
그들의 힘이 서로를 다치게 하지 않을 정도임을 확인한 뒤, 나는 오두막을 빠져나와 문턱에 앉았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미루어 보아, 저 둘은 앞으로도 한참이나 「다툼」을 할 것이다.
고개를 드니 하늘이 꽤나 어두워져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좋은 날씨다.
짙은 남색을 띠고 있는 밤하늘이었지만, 그때처럼 어둡지는 않다.
--지금 보이는 저 하늘에는 동그란 달과 별이 곳곳을 수 놓고 있었다.
나는 멍하니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적수충차는 늘 내가 종종 하늘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넣을 놓는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단 한 번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다고 느낀 적이 없다.
그 어둠 속에 있던 때에 비하면... 한없이 짧은 시간이었을 뿐이다.
「적수충차!!」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충하초는 이런 당황한 목소리를 잘 내지 않는다.
나는 반사적으로 일어나 오두막으로 뛰어 들어갔다.
동충하초가 땅에 쓰러진 적수충차를 안아 들었다. 나뭇가지가 넝쿨처럼 그녀의 종아리를 서서히 감쌌고, 그녀가 가슴을 움켜진 채 신음했다.
동충하초의 얼굴엔... 걱정으로 보이는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동충하초가 어쩔 줄 모르고 있는 사이, 나는 빠르게 약을 챙겨 적수충차의 입가에 댔다.
평상시의 그녀와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다. 비린내가 난다거나 냄새가 이상하다는 둥 온갖 핑계를 대며 약 먹기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이 평소보다 더 창백했다.
활발하고 기운차던 그녀가 두 눈을 감고 힘없이 침대에 누워있다. 그 모습이 몹시도... 괴로워 보였다.
6.3. 3장. 술
동충하초는 술을 자주 마시지 않는다.
술을 마시게 되면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불시에 습격하는 적을 상대하기도, 언제 나빠질지 모르는 병세에 대응하기도 어려워진다.
하지만 적수충차의 상태가 악화되어도, 그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때보다 나빠질 리는 없었으니까.
그럴 때마다 동충하초는 술로 슬픔을 잊으려 했다. 물론 그럼에도 그는 취기가 살짝 오를 정도까지만 마셨다.
그는 생긴 것과 다르게 술이 들어가기만 하면 호탕해지곤 했다.
동충하초는 주량이 센 편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술로 스스로를 달래곤 했다.
두세 잔 넘겼을까, 동충하초는 취기로 볼이 불그스름하게 달아올라 평소보다 건강해 보였다.
동충하초는 잔을 들어 내 뺨에 댔고, 나는 그 차가운 감촉에 고개를 돌렸다.
「너도 한 잔 하겠어?」
그러나 내가 미처 그의 물음에 대답하기도 전에, 그는 잔을 거두고는 자조적으로 웃었다.
「아참, 넌 나랑 절대 같이 안 마시지.」
투명한 술이 동충하초의 목을 타고 넘어갔다. 잔을 내려놓은 그는 팔을 뒤로 짚고 안개에 뒤덮인 달을 바라봤다.
「내 고향의 달이 가장 둥글다더라. 그런데 난, 왜 벌써 그때의 달이 기억나지 않는 걸까...」
술만 들어가면 말이 많아지는 동충하초는 늘 적수충차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말을 시작했다.
이야기 속의 적수충차는 지금과는 달리 상냥하고 귀여우며, 조금은 소심하기까지 한 소녀였다.
내가 굳이 그에게 과거를 묻지 않아서인지, 그는 늘 내 옆에서 이런 이야기를 읊조리곤 했다.
잠시 중얼거리던 그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는 대답을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했을 뿐.
동충하초는 적수충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했고, 소위 신성교라 불리는 자들 때문이라도 결코 약점을 내비치지 않았다.
하지만 짧게 몇 마디 나누는 시간에도 나는... 그의 눈동자 속에서 적수충차가 얘기했던 상냥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동충하초는 나와 적수충차의 사이가 좋은 줄 알고 있었는데...
사실 나와 적수충차의 사이는 그의 생각보다 훨씬 좋지 않았다.
「송화단... 그거 알아? 우리 오빠... 예전에는 엄--청 상냥했어.」
「상상이 되냐 말이야! 머리가 엄청 엄청 길어서... 땅에 닿을 정도였어. 땋아 올리지 않으면 자기 머리에 걸려 넘어지기 십상이었지. 얼마나 웃겼는지...」
「오빠는 늘 배시시 웃곤 했어. 요즘 짓는 그 미소랑은 다른 웃음 말이야... 그러니까, 겨울에 햇볕을 쬐는 것 같은 따스함이 있었달까? 좀 바보 같을 때도 있긴 했지만... 헤헤, 너는 본 적 없지?」
「하지만 나 때문에... 이제 더는 그렇게 웃지 않아...」
「내 잘못은 아니다 뭐. 전부 그 나쁜 놈들 탓이지! 그래도... 이제 내 걱정은 안 했으면 좋겠어.」
「내가 말썽을 피우고 약을 먹지 않으려 하면... 그러면... 오빠의 약이 더는 내게 소용이 없다는 걸... 모르지 않을까?」
「앗, 이거 비밀이야... 그치만 너도 솔직히 내가 동충하초를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내가... 빨리 죽었으면 좋겠지?」
「흥, 나쁜 놈. 절대 네 뜻대로 내가 해주나 봐라. 오빠는 네가 이렇게 속이 시커먼 놈인 줄 상상도 못할 거야, 히히.」
나는 적수충차의 웃음기 도는 눈을 바라보며 손끝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그 작은 행동에, 이 세심한 소녀는 나의 속내를 간파해냈다.
「진짜였구나... 하지만 모른 척해즐게」
「...」
「오빠가 믿기로 한 사람이라면, 내게 어떤 악의를 품고 있다고 해도 상관없어.」
「...왜죠?」
「와! 네 대답 처음 들어봐!」
「...」
「...있잖아, 송화단. 그 이상한 곳을 빠져나온 그 날부터, 오빠는 스스로를 완전히 버리면서 그 누구도 않는 믿지 않게 되었어. 근데 나한테도 하지 않는 얘기를 너에겐 하잖아. 그러니까 네가 오빠의 믿음을 저버리면, 나 정말 지옥 끝이라도 쫓아가서 영원히 빛이라곤 볼 수 없게 해줄 자신 있으니까 각오해두라고.」
6.4. 4장. 낯선 검
그 지하 궁전에서 막 빠져나왔을 때, 나는 명령에만 따를 줄 아는 기계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동충하초도 모르는 새에 조금씩 회복되어, 식신이자 독립적인 객체로서의... 감정을 되찾게 된 것일까?
나도 내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깊은 어둠 속에서 느꼈던 모든 것을 파괴하고 싶었던 그 감정은, 결코 생겨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어쩌면 어둠 제대로 속에서 발견한 그 빛이 나를 달래주었고,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던 내가 본능적으로 작고 약한 그 청년을 따르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하 궁전을 떠나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목소리를 되찾았다.
머릿속의 안개가 걷히자, 내 앞에 나타난 것은 다채로운 빛깔의 세상이었다.
그리고 그 빛은 모든 세상 속 가장 빛나는 존재였다. 하지만 언젠가 이 빛도 어둠에 가려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파괴의 충동이 다시금 들끓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또 다른 의식이 내 두 손을 조종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 충동을 조절하는 것은 언제나 힘겨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 빛의 곁에는, 항상 그에게 회색빛을 묻히려 하는 희뿌연 빛이 있었다...
똑같은 빛이긴 하지만... 그렇지만... 조금 거슬려...
만약 그가 약속을 깬다면, 내 세상의 빛은 다시 사라지겠지. 나는 늘상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그렇게 되면 내 세상은 다시 헤어나올 수 없는 어둠에 갇히겠지?
그렇다면 그가 그 사람처럼 날 배신하기 전에 내가 먼저 배신하는 것이 낫지 않나?
달빛 아래, 그가 자신의 침대에서 곤히 자고 있다.
손톱에 유퍼스나무 독을 묻혔다. 식신이라 해도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난 천천히 그의 곁으로 다가갔고, 그는 여전히 알아채지 못한 채 자고 있었다.
갑자기 나지막한 목소리가 방에서 울려 퍼졌다.
「주인을 잃은 무기에게 존재 가치가 남아 있을까? 아니면, 다시 그 끝없는 어둠으로 돌아가고 싶어진 거야?」
내 손이 그의 목 근처에 엄췄다. 내가 떠날 때까지도 그는 눈을 뜨지 않았다.
그의 말이 맞았다. 내 존재는 주인님의 무기가 되기 위함이었지.
만약 그가 우리의 약속을 깨지 않는다면, 나도 그의 날카로운 검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믿어 보자.
6.5. 5장. 송화단
「수제비, 인삼 녀석은?」
「인삼 님은 아직 수련 중이십니다.」
소년이 코끝을 긁적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 의기소침한 겁니까?」
「휴... 이번에도 못 찾았어...」
「...그건... 그저 야사에 불과합니다. 진실을 판단하기 어렵지요. 그리 신경 쓰지 마세요.」
소년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제비의 위로를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표정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하지만 활발한 소년은 금방 기운을 차렸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래도 진전이 있어!! 룽시 베이컨의 등불이 역사 속 한 부분을 비췄는데, 현무제가 정말 존재했더라고!」
「네?!」
「인삼이 전에 알려준 정보야! 우리가 그 시대 영주의 묘를 발견했는데, 거기에 현무를 황제로 따르며 사용했던 검이 있었어!」
「바로 가서 인삼 님을 모셔오겠습니다!」
멀어지는 수제비를 보며, 잡곡밥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순간 음침하고 조그마한 식신 하나가 그의 등 위를 덮쳤다.
「잡 밥!!!」
「으악!!!!!!」
「으히히히!」
「...너구나, 취두부. 깜짝이야.」
「왜, 또 그 현무의 묘를 찾고 있어?」
「그래.」
「흐음... 그 묘에 값비싼 물건이 엄청나게 많기라도 해? 왜 그렇게 집착하는 거야?」
「...난 누굴 찾고 싶을 뿐이야. 기록상에만 등장하는 자를.」
「뭐?」
아주 먼 옛날, 환주가 환주라 불리기도 전.
사람들은 질서가 없고 혼란하여, 서로 싸우고 죽이며 토지를 갈취했다.
바로 가져야 그때, 위대한 왕이 나타났다. 그는 왕이 가져야 할 덕목을 모두 갖춘 자였다. 다만... 그는 왕이 가질법한 흠 또한 모두 가지고 있었다.
그는 강대하고, 과감하고, 견고했다.
동시에 그는 흉포하고, 독단적이고, 악랄했다.
그는 타고난 왕이었기에 하늘이 그에게 두 사자를 내려주었다. 하나는 빛이요, 하나는 어둠이었다.
왕은 높이 섰고, 그 누구도 믿지 못했다. 자신을 위해 공허에서 탄생한 빛마저도.
마찬가지로 공허에서 탄생했으나, 과묵했던 어둠만이 그가 믿는 유일한 존재였다.
그는 수많은 사람을 희생하여 환주를 보호하는 거대 마법진을 만들었으며, 자신이 그 중심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타인을 믿지 않았기에, 그의 진짜 왕릉의 위치를 아는 이는 없다고 한다.
그는 하늘로부터 내려온 사자는 불로불사의 존재이므로, 자신이 부활하면 가장 날카로운 검이자 친구를 얻기 위해 유일하게 믿었던 이를 속여 능에 가두었다고 한다.
「현무제는 정말 대단해... 그에 대한 평가는 모두 다르지만, 아무도 그의 공로를 부인하지 못하지. 만약 그가 없었다면, 환주가 마주한 것이 낙신만이 아니었을 거야.」
취두부가 잡곡밥의 찌푸려진 미간을 보며 물었다.
「그럼 미간은 왜 찌푸리고 있어?」
잡곡밥이 쓸쓸한 얼굴로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마 너는 하늘을 볼 수 없는 곳에 갇힌 이의 절망을 이해하지 못하겠지. 내 추측이 맞다면... 하늘의 사자란 그가 소환한 식신을 말하는 걸 거야...」
「뭐라고? 그럼, 그 식신은...!」
「그래.. 혼자 왕릉에서 자신의 주군을 바라보며 천년이 넘는 시간을 외로웠겠지... 아무리 깊은 감정이라도 수천 년이 흐르면 망가지기 마련이야.」
「......너무 불쌍해!!!」
「맞아... 정말 불쌍하지... 그러니, 현무의 왕릉에 보물이 있든 없든 그를 구해낼 거야! 식신의 결말이 이런 것일 수는 없어!」
환주 변방의 어느 마을. 작은 오두막의 지붕이 노을빛으로 물들었고, 그 안에서 두 젊은이가 떠들고 있다.
젊은 호위병이 밖에 앉아 꼼짝 않고 하늘을 바라본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넋이 나간 듯 하다.
그도 한때는, 젊지만 비범한 기개를 지닌 남자를 충성을 다해 섬겼었다.
그는 남자의 원대한 계획을 동경했다.
그리고 자신이 영원히 남자를 따를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결국 영원한 것은 없었다.
미소를 띤 남자가 관에 눕게 된 그날, 그는 동료가 만들어낸 쇠사슬에 속박당했다.
거대한 마법진이 그의 힘을 빼앗았고, 그는 어두운 그곳을 떠날 수 없게 되었다.
--왜 저를 믿지 않았습니까.
--당신이 가장 신뢰하는 자가, 저라고 하셨으면서...
--왜 저를 믿지 않았습니까. 왜 저를 속였습니까. 당신이 원하는 것은 다 따랐는데...
제가 그렇게 못 미더운 존재였습니까?
--어째섭니까...
--어째서 절 이곳에 가두시고 아무 대답조차 없으신 겁니까...
--왜..... 저를 버리셨습니까...
호위병이 옆에 앉은 청년을 바라보다가, 청년의 손에 들린 술잔을 가져와 들이켰다.
「...동충하초, 당신은 약속을 지킬 건가요?」
「응? 너 오늘 무슨 일 있어?」
등 뒤에 숨긴 손톱이 슬며시 드러났다. 이미 취기가 오른 청년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약속하십시오. 절대 저를 버리지 않겠다고요.」
「하. 적수충차가 너더러 바보라던데, 정말이었네.」
「...」
「약속했잖아. 네가 날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면, 난 영원히 널 버리지 않을 거라고. 내가 이렇게 좋은 칼을 왜 버리겠어? 이 바보야.」
「네, 주인님.」
7. 코스튬
8. 기타
- 모티브가 된 음식인 송화단(松花蛋)은 표면에 솔잎 모양 무늬가 생긴 고급 피단을 말한다. 어떤 해외 유저는 오랫동안 왕릉에 갇혀있었던 송화단의 과거를 두고 피단을 만드는 법과 연결해 그럼 갇히기 전에는 평범한 알이었냐고(...) 드립을 쳤다.
- 오랫동안 어두운 곳에 갇혀있었기 때문에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 대신 후각이 좋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