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송 사건
1. 개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리지널 시기인 2005년에 한국 헬스크림 서버[1] 에서 일어났던 사건으로, 서버 하나를 통째로 뒤흔들었을 정도로 여파가 컸다. 실제로 오리지널 때부터 게임을 오랫동안 해 온 플레이어나 사건에 관심이 많은 플레이어는 헬스크림 서버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기도 한다.
2005년 당시 헬스크림 서버는 호드: 얼라이언스 비율이 맞지 않는 서버 넷을 합친 다음 달라란 서버 호드를 이전시켜서 만들어졌었다. 그러나 여전히 인구 비율은 1:4 정도였기에[2] , 호드 플레이어들은 매우 필사적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인구가 적다 하더라도 거대 길드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었으니, warsong(이하 워송)이 그것이었다.
한편 오리시절 당시 악령숲에서는 채찍뿌리 줄기와 어둠용의 숨결이라는 아이템을 채집할 수 있었는데, 생김새가 유사하다는 이유로 무, 메론, 또는 야채라고 불렸다. 회복 물약과 쿨타임을 공유하지 않으면서도 생명력과 마나를 회복할 수 있어 같은 상황에서는 이 아이템의 유무에 따라 생사가 결정되었을 정도였기 때문에 레이드고 전장이고 필수처럼 여겨졌고, 따라서 당시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무와 메론을 채취하기 위해 악령숲을 헤매고 다녔다. 하지만 약소 세력인 호드는 얼라이언스 플레이어들을 따라다니며 주워먹는 방법 정도가 전부였으며, 워송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2. 사건 발생 경위
사건 발생 당일도 워송 길드는 얼라이언스 플레이어들을 따라다니며 레이드에 사용할 무와 메론을 채집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평소에 쌓인 것이 많았는지 워송에 속한 한 마법사가 얼라이언스 플레이어를 먼저 공격했는데, 마침 같은 길드에 속한 다른 플레이어들도 있으니 싸움이 나도 자신의 편을 들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워송의 한 전사는 오히려 마법사를 말리고 나섰고, 그런 처사를 이해할 수 없었던 마법사는 그를 무시하고 얼라이언스를 공격했다. 그런데 얼라이언스의 한 사제가 이 마법사를 정신지배[3] 했고, 워송의 전사가 마법사를 때려 죽이고 말았다. 즉 아이템에 정신이 팔린 나머지 진영도 같고 길드도 같았던 캐릭터를 베어버린 것.
얼라이언스와 호드 사이의 관계가 결코 좋지 않았던 당시의 게임 분위기상 이 사건은 엄청난 충격을 일으켰다. 상술했듯이 당시 호드 플레이어는 얼라이언스 플레이어에 비해 그 수가 현저히 적어 일종의 연대 의식 같은 것이 있었는데[4] , 호드 캐릭터가 다른 호드 캐릭터를 쓰러뜨렸다는 것도 충격이지만 그렇기 위해 얼라이언스 캐릭터와 협력해 죽였다는 것은 대단한 반향을 불러왔다. 이 사건은 인벤, 플레이포럼, 와우메카 등 거대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왔고, 헬스크림 서버와 워송 길드는 대다수 플레이어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3. 종결
워송 길드는 야채 따위에 목숨 건 '야채송' 이라고 불리며 맹렬한 비난을 받게 되었다. 이후 사건의 주범이었던 전사 플레이어가 각 게시판에 사과문을 썼지만, '정신지배 걸린 걸 두 대만 때렸습니다.' 라거나 '정신 차리라고 때렸습니다.' 라는 등 도저히 사과라고 보기 힘든 글이어서 호드 플레이어들에게 무시당했다. 거기다가 이 플레이어가 원래 얼라이언스 측이다가 호드로 옮겨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헬스크림 서버의 호드 플레이어들은 워송 길드를 얼라이언스도 호드도 아닌 제 3 세력 취급하기도 했다.
이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인벤에서는 비슷한 사건을 제보하는 서버별 사건사고 게시판을 신설했고,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 이후로 헬스크림 서버는 호드 플레이어가 더 많아지면서 이 사건은 옛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