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젠

 


1. 개요


아룬드 연대기 첫 작품 세월의 돌에 등장하는 보석. 미르보 겐즈가 처음 파비안 크리스차넨을 만났을 때 시킨 심부름 값으로 준 물건이다. 하지만 이 때는 보석의 이름도 알 수 없었고, 단지 미르보의 '페어리의 생명이다'는 혼잣말로만 그 정체를 암시할 수 있었다.
파비안은 미르보에게서 이 보석을 받은 이후 이름도 모르고 단지 아룬드나얀과 함께 지니고 다닐 뿐이었다. 하지만 이베카 시에서 유리카 오베르뉴와 만나고 이 보석이 '''한 생명을 결정화시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다시 켈라드리안에서 페어리 여왕 에졸린의 초대에 응한 뒤에는 이 보석을 엔젠이라 부른다는 사실과 함께 엔젠이 된 것이 페어리 여왕의 딸 라우렐란이라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다. 즉, 파비안은 페어리의 공주를 모시고 다닌 셈이 된다(...)

2. 상세


본래는 결계의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기술이다.
작중에서 무언가를 가두어두기 위해서는 봉인이나 결계를 사용해야 하는데, 봉인은 마법적인 능력으로 따로 익혀야 할 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가두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에 대응하는 대가물도 함께 봉인해 넣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1]
반면 결계는 엘프들 가운데 일부가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며, 마법을 쓸 줄 모르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결계는 엘프와 로아에 정도를 제외하면 외부에서 탐지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결계는 혼은 영구적으로 가둘 수 있을지언정 육체가 시간에 깎이는 것은 막을 수 없고, 따라서 작중 에제키엘이 그랬듯 몇백 년의 세월을 건너뛰어야 하는 대상을 상대로는 사용할 수 없다.
엔젠은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로, 대상의 생명을 단단한 보석으로 결정화하기 때문에 외부 요인에 의해 손상될 일이 적다.
다만, 엔젠이 된다고 해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묘사된다[2].
본래는 엘프들 뿐만 아니라 페어리들의 여왕도 묶거나 푸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지만 어느 시점부터 페어리쪽에서는 완전히 실전되고 말았다.

3. 작중에서


작중 등장한 엔젠은 총 셋. 파비안이 지닌 라우렐란의 것(파란색), 에졸린이 손에 넣어 보관중이던 또다른 페어리의 것(분홍색), 그리고 스포일러의 것(녹색). 그 외에도 정황상 미르보의 주머니에 다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중 몇 개나 엔젠이 확실한지는 알 수 없다.
제작 가능한 사람으로는 미르보 겐즈미칼리스 마르나치야 나왔다. 단, 미칼리스는 맺을 줄만 알지 풀 줄은 모른다고 한다. 작가의 블로그 문답에 따르면, '''에제키엘''' 조차 풀 줄 모른다고 한다[3].
미르보 겐즈는 페어리들을 닥치는대로 엔젠으로 만들고 다니는 듯하다. 파비안 크리스차넨은 미르보가 만든 페어리의 공주 라우렐란의 엔젠을 가지고 있다.

세월의 돌 마지막에 이르러 유리카를 살리기 위해서 엔젠으로 만들어 버린다. 정확히는 아룬드나얀이 파괴되며 에제키엘의 약속의 보석도 파괴되고, 그에 따라 생명력이 완전히 소실될 상황에서 죽음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인 것. 애초에 엔젠 자체가 봉인과 함께 세월을 뛰어넘는 종류의 기술이니 어느 정도 호환이 되는 모양이지만, 안타깝게도 미칼리스조차 '''푸는 방법은 모른다'''.
에필로그를 보면 파비안라우렐란유리카의 엔젠을 풀 방법을 찾기 위해 미르보 겐즈를 찾아다니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작가가 제시한 결말에 따르면 엔젠을 푸는것에 성공할 수도 있는 듯 보인다.

'어떤 사람의 마음속에서 둘은 몇 년 만에 장애를 뚫고 다시 만날 수도 있고, 행복하게 함께 여행하다가 나이가 좀 더 들면 결혼을 할지도 모른다. 결혼식은 국왕 폐하가 성대하게 치러 줄 테고, 둘 사이에서는 예쁜 아이들이 태어나서 웃으며 뛰놀 수도 있으며, 그렇게 자란 아이들 중에 첫 번째로 태어난 영리한 소년은 나르디와 잔-이슬로즈 사이에서 태어난 개구쟁이 막내딸과 사랑에 빠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또 둘째로 태어난 사려 깊은 딸은 스트라엘과 블랑디네가 낳은 괴짜 소녀와 생사를 함께하는 친구가 될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열린 결말이다 보니 작가의 결말은 하나의 예시일 뿐이다. 자세한건 4부까지 나와야 알 수 있을듯.
희망적인 관측으로는 미칼리스의 '묶는 자가 있으면 푸는 자도 있다'는 언급, 유리카의 꿈속에서 먼 훗날 다시 유리벽에서 풀려났다는 묘사, 에졸린의 예감[4], 그리고 마지막 챕터에서 파비안이 미르보의 행적을 따라잡는데 성공한 점[5]이 있다.

[1] 대신 봉인은 종족의 구분 없이 누구나 익히기만 하면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자체로 대상의 보호를 위해 별개의 요소를 필요치 않는다.[2] 유리카의 경우 (꿈이긴 했지만) 유리벽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듯 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것이 일종의 예지라면 의식은 그대로 남은 채 긴 시간 갇혀있는 셈.[3] 사실 엔젠과 결계는 엘프들의 기술이었기 때문에 에제키엘이 사용할 줄 모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미칼리스는 마법사가 아님에도 결계와 엔젠을 사용하는데, 이쪽은 타고났다는 듯한 언급이 있다. 태생적으로 타고난게 아니면 익히기 어려운 종류의 기술이거나, 어쩌면 미르보에게 옅게나마 엘프의 혈통이 있을지도?[4] 에졸린 역시 예언의 능력은 타고났다고 하며, 그 에졸린은 라우렐란이 파비안과 있을 때 풀려날 가능성이 높다고 느꼈다.[5] 해당 아룬드는 '''오랜 노력이 결실을 맺음을 의미하는 황금 아룬드'''에 배치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