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모피
1. 겉 뜻
여우에게 가죽을 달라고 하다.
2. 속 뜻
도모하는 일이 상대방의 절실한 이익에 해가 될 때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
3. 출전
≪부자(符子)≫
4. 유래
노나라 군주가 공자를 법관에 앉히려고 당시 실권을 잡고 있던 세 대신에게 동의를 구했다. 세 대신은 공자가 법관이 되면 자기들이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데 방해가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거부했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아래의 이야기를 꾸며서 노나라 군주를 풍자했다.
옛날에 어떤 주나라 사람이 값비싼 여우 털가죽을 갖고 싶어했다. 그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 붉은 여우를 만나 윤이 흐르는 털가죽을 자세히 살펴본 다음 여우에게 말했다. "여우야. 네 털가죽으로 옷을 만들었으면 좋겠는데 나에게 털가죽을 주지 않겠느냐?"
여우는 혼비백산하며 순식간에 종적을 감춰 버렸다.
한번은 이 사람이 고기를 마련하여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려고 산등성이로 달려가 풀을 뜯어먹고 있는 산양들 가운데 아주 탐스러운 산양을 발견했다. 그는 살찐 산양에 눈독을 들이며 말했다. "산양아. 네 고기로 조상에게 제사를 지냈으면 좋겠다. 네 고기를 주지 않으려느냐?"
산양은 놀라서 큰소리로 메에 하고 울면서 깊은 산속으로 도망쳐 버렸다. 순식간에 산등성이에 있던 다른 양들도 모조리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