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운탁월(테이스티 사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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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오운탁월[2] .마음속에 원한이 가득해 보이는 여성으로, 마스터 외에는 그 누구에게나 위험한 기운을 내뿜는다. 겉모습은 어려 보이지만 실제 나이는 어쩌면...
2. 초기 정보
3. 스킬[3]
4. 평가
5. 대사
6. 배경 이야기
6.1. 1장. 새로운 삶
해가 벌써 중천에 떠 있을 시간이었지만, 하늘은 회색 구름으로 덮여 어두컴컴했다. 곧이어 세워진 지 얼마 안 된 비석에 얇은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대가 죽는 모습을 본 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이 불행한 운명은 나 때문일까?
「저 여자가 그 식신이야?」
「맞아... 저 식신을 소환한 후부터 운이 나빠졌지. 마치 저주처럼...」
「그 사람은 왜 죽었는데?」
「저 여자가 밖에서 위험한 일을 당할까 봐 폭우를 뚫고 찾으러 나갔다더군. 원래부터 몸이 약했었는데, 그 일로 폐결핵에 걸리는 바람에 얼마 못 버티고 죽었다더군.」
「세상에, 진짜 식신 맞아? 설마 낙신은 아니겠지? 아니면 귀신이라던가...」
「쉿, 그러다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너도 죽고 싶어?」
마스터가 죽을 때마다 저런 말을 들었다. 마귀, 또는 마녀라고 불리면서 누군가의 적이 되곤 했다.
뭐, 상관없다. 이미 습관 되었으니까. 게다가 우린 또 헤어졌지만, 다시 만날 거기도 하니까.
손에 들고 잇던 달의 알이 가볍게 떨리더니, 묘비에서 가느다란 영력을 실처럼 뽑아냈다.
「...부활했구나. 이번엔 힐레나인가.」
전과 같았다. 내가 사랑했던 그대는 더 이상 이 비석 아래에 잠들어 있지 않다. 곧 다시 태어난 그대와... 만나게 될 것이다.
6.2. 2장. 수호
...벌써 몇 번째 삶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우리가 계약한 그 날부터, 그대는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
그대가 깨닫게 해준 감정,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게 해준 끊임없는 동력의 원천... 사랑.
사랑은 우리에게 있어 언제나 짧았고, 시작함과 동시에 이별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웠다. 다시 그대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다.
복잡한 힐레나의 거리를 지나다가, 친구들과 함께 놀고 있는 그대를 봤다.
지난 죽음 이후 6. 7년 만이다. 그때, 그대는 아직 어린아이였고 천진난만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난 몇 번째 그대와 닮았는지 생각했다.
날 지키기 위해 낙신에게 잡아먹힌 용감한 그대와 닮았을까.
아니면 죽어가면서도 날 걱정하던 상냥한 그대와 닮았을까.
......
하지만 어떤 기억이든 그대의 마지막 순간만 떠오른다. 그걸 깨닫는 순간, 또 마음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누나, 혹시 날 보고 있는 거예요?」
「...전 상관 마시길.」
「앗, 네...」
여전히 친구와 놀고 있었지만, 가끔 날 곁눈질로 쳐다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단 한 번도 끊긴 적 없는 감정의 연결 고리는, 바로 내가 그대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인 그 감정일 것이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계약을 맺기 전까지 곁에 머물며 그대를 지킬 것이다.
그러니까 어서 자라렴.
6.3. 3장. 응어리
다시 소환되었을 때, 그대는 이미 어른이었다. 날 처음 본 순간 그대가 보인 반응은 우리의 첫 만남을 떠오르게 했다.
「이번엔... 조금 더 오래갈 수 있겠지?」
「응? 뭐가 오래간다는 거야?」
「...아무것도.」
웃는 얼굴로 그대와 말하고 싶었지만, 마음은 가라앉아있었다.
「앞으로 같이 잘 해보자고! 아, 그러고 보니 왠지 익숙한 기분이 드네. 분명 처음 만나는 건데 말이지.」
「...그런가요?」
이번엔 예전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까?
「음... 역시 내 착각이었나 봐, 미안해.」
「괜찮습니다... 익숙해졌으니까요.」
「그런데 너 눈이 참 예쁘다... 모든 걸 꿰뚫어 볼 것만 같아.」
미래를 알고 있으니,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그대는 곧 무수한 무덤 중 한 곳을 차지하게 될 거고, 이런 운명을 난 바꿀 수 없겠지.
「크흠, 말이 길어지네. 앞으로 날 좀 도와줘. 모르는 게 있으면 다른 식신한테 물어보면 돼, 금방 적응할 거야.」
그렇기에 난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소중히 해야 한다.
그렇게 평화로운 세월이 흘러갔다. 하지만 난 언젠가 다가올 그 날을 기다리며, 점점 더 초조해졌다.
6.4. 4장. 반복
비가 온다.
난 정원에 앉아 지붕을 타고 흘러내린 빗방울이 계단 옆 청석에 떨어지는 걸 지켜봤다. 이런 모습을 보니 불현듯 그때의 비석이 떠올랐다...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잘 되지 않았다.
「벌써 반나절째 여기 있던 거 같은데, 비 내리는 거 좋아해?」
「아뇨.」
「그래? 어.. 그럼 뭐 좋아하는 거 있어?」
「......!」
과거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그래, 그대는 항상 이 질문을 했지... 그리고 이 질문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수많은 기억 중 작은 하나에 불과했지만, 똑똑히 기억한다. 처음 이 질문을 했을 때 부끄러워하던 그대의 모습을...
시간이 지나도 이 점은 한 번도 변한적이 없다.
당신을 좋아한다고...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었지만, 또 그대가 죽게 될까 봐 두려웠다.
「너에 대해 좀 더 알고 싶거든. 원래 좀 과묵한 편이긴 하지만, 널 보면 왠지 내가 먼저 말해주길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뭐, 내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결국 시작됐군요.」
「응?」
「마지막을 향해 가는 시작이...」
영원히 오지 않았으면 했던 그 순간이 시작된 것이다.
「시작이라... 모든 일엔 시작이 있어. 그리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게 당연하지.」
「그런 마지막 따위... 영원히 오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결국 끝은 와. 하지만 네가 걱정하는 방식 대로 끝나지 않을지도 모르잖아?」
「그럼 어떻게...」
「미래가 있는 한 아름다운 결말도 존재하기 마련이지. 지금 우린 아름다운 결말을 기대하며, 아름다운 출발을 하면 돼. 어둠 속의 한 줄기 빛처럼 말이지.」
「빛...」
「맞아, 지금 우리처럼 말이야!」
그래. 그대는 항상 낙관적이었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미안, 쓸데없이 아는 척 해버렸네.」
아니, 그렇지 않다. 난 그대가 하는 모든 말을 마음에 새기고 싶다. 그대 곁에 있으면 빛을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으면 좋으련만...
「휴, 벌써 나가볼 시간이네. 그 저기... 하고 싶은 말만 해서 미안해. 그렇지만 오운탁월, 내가 돌아오면 대답해줄래?」
「대답이요?」
더 이상의 설명은 없었다. 비 오는 날씨인데도 마스터는 태양처럼 맑게 웃으며 길을 나섰다.
......
그리고,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똑같은 결말이다.
행복은 아마 영원히 내 곁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희망을 품는 순간, 죽음이 그를 찾아갔다.
눈물은 쓸데 없다.
슬픔엔 이미 무더졌다.
첫 번째, 열 번째, 백 번째, 그리고 천 번째... 벌써 몇 번째 삶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대가 말한 행복한 결말은, 어둠 속의 빛은... 대체 언제쯤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