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형태소
1. 개요
형태론에서 다루는 형태소의 하나로, 어느 단어의 구성에서 한 형태소가 그 경계는 분명하나 그 형태소가 결합한 다른 예를 찾을 수 없을 때, 이를 유일 형태소(唯一形態素, unique morpheme)라고 한다.
2. 상세
형태소에는 실질형태소와 형식형태소가 있는데, 형식형태소는 접사, 어미 등 문법적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조건만 맞으면 여러 어근 뒤에 붙을 수 있다. 실질형태소는 이러한 형식형태소와 결합해 단어 자체의 중심 의미를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베다'와 '베개'는 모두 '베-'라는 공통된 의미소가 있는데, 바로 이 부분이 실질형태소이다. 따라서 특정한 실질형태소를 어근으로 지니는 단어의 사례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실질형태소의 뜻을 파악하는 데 용이해진다. 그러나 일부 실질형태소는 단 하나의 용례만을 가져서 의미의 교차검증이 이루어지지 않는데, 이 형태소를 유일형태소라고 한다. '특이형태소', '크랜베리형태소'라고도 한다.
3. 사례
3.1. 한국어
- 오솔: '오솔길'을 이루는 형태소 중 하나인데, '길'은 의미가 뚜렷하지만 '오솔'은 정확히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 아름: '아름답다'의 접사 '-답다'를 제외한 어근이다. '-답-(답다)'은 '사람답다', '어른답다'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무엇으로서의 자질이 있음'을 나타내는 접미사이다. 그러나 '아름'은 '사람', '어른'과 달리 그 의미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이것이 쓰인 다른 예를 찾을 수도 없으며, 오로지 '아름다움'과 같이 파생어로서만 의미가 성립한다. 참고로, '한 아름', '두 아름' 할 때의 그 아름과는 다르다.
- 화토: '화톳불'의 '화토'로, 의미상 '모닥불'의 '모닥'처럼 '모아 놓은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이나, 정확히 어원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 악착: '악착같다'의 어근으로, 일반명사인지 고유명사인지조차 불분명하다.
- 득달: '득달같다'의 어근으로, 역시 '악착'과 같은 오리무중의 형태소이다.
- 착: '착하다'의 어근으로, '착'이 좋은 성품을 뜻하는지 무엇을 뜻하는지는 미지수이다.
- 느닷: '느닷없다' 및 '느닷없이'의 어근이다.
- 감쪽: '감쪽같다'의 어근이다. '감의 조각'을 뜻한다는 견해도 있으나, 근거는 없다.
- 안간: '안간힘'의 어근이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안간힘’은 ‘안간-힘’으로 분석되는데, '힘'은 무엇인지 알 수 있어도 '안간'은 다른 예를 찾을 수 없어 정확한 의미를 알기 어렵다. 반면,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명사 ‘안’과 명사 ‘간힘[1] ’이 결합된 합성어로 보아 ‘안-간힘’으로 분석하기에 유일 형태소가 아니다.
- 을씨년: '을사년'에서 유래했다고 보는 견해가 강한데[2] , 그렇다고 하더라도 오늘날 '을씨년'이라는 형태로 쓰이는 예는 '을씨년스럽다'만이 유일하기 때문에 유일형태소로 볼 수 있다.
3.2. 영어
- cran: 'cranberry(크랜베리)'에 있는 형태소로, 분명 'cran'과 'berry'로 나눌 수 있어 보이나, 정작 'cran'이 쓰이는 다른 예는 없어서 이것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다.
- luke: 'lukewarm(미지근한)'에 있는 형태소로, 'luke'의 뜻을 판단하기 힘들다. 'luke'는 그 기원은 있으나[3] 현대에는 전혀 다른 예를 알 수 없는 형태소이다. 의미상 그 정도가 약함을 나타낸다 할 수 있겠으나, 다른 예를 찾을 수 없어 'luke'는 'lukewarm'의 범주에서만 그나마 의미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