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과 탈
1. 개요
한국의 전래동화로 옛 사람들이 장승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단 사실을 알려준다.
2. 줄거리
옛날부터 우리네 조상들은 장승을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모시며 그를 경외하고 아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장승에게 떡이나 술을 바치면서 자신들의 안위를 간절하게 빌고 해를 막아달라고 빌었다. 그리고 장승을 건드리면 큰 해를 입는다고 하는데 어느 날, 한 막돼먹은 나그네가 어느 마을로 가던 중 길이 진창인 걸 보고 화를 내다 우연히 근처에 있는 장승을 보고 장승을 냅다 뽑아서 진창에 박은 뒤 장승을 밟고 길을 건넜다. 물론 일으켜 세우지 않은 것은 덤.
이에 봉변을 당한 장승은 속이 상해 속만 끓이던 중이었다. 다행히 잠시 후에 한 마음 착한 선비가 길을 가다가 장승이 진창에 처 박힌 걸 보고 깜짝 놀라 측은지심을 느끼고 서둘러 진창으로 가서 자신의 옷이 더러워지는 것은 상관하지 않고 장승을 일으켜 세운 뒤 제자리에 놓고 받침까지 세워주고 길을 떠났다.
장승은 자신을 도와준 마음씨 착한 선비에게 고마워하면서 처음에 자신을 건드린 막된 나그네에게 몹시 화가 나서 분통을 이기지 못하고 대방에게 호소하고자 장승들의 본부가 있는 과천 흑석동으로 달려갔다.
흑석동의 장승 본부, 본부의 문지기 장승이 그 장승이 오는 걸 보고 깜짝 놀라 물어봤다. 횡액을 당한 그 장승이 사정을 얘기하며 대방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다고 얘기하자 대방 장승은 흔쾌히 그 장승이 하소연하기를 허락했다.
그 장승이 대방 앞에 큰 소리로 섦게 울면서 자신이 당한 자초지종을 모두 밝히고 그 못된 놈에게 큰 탈을 내려달라 청하자 대방 장승 역시 장승들의 권위에 도전한 그 막된 나그네에게 속이 끓고 화가 났지만 도저히 당할 놈이 아니라고 판단이 되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큰 탈을 보낸답시고 그놈이 말을 들을 놈이 아닌 것이라고 얘기한 대방은 대신 그 장승을 도와준 착한 선비에게 액땜이라도 시킬 겸 못된 놈 대신 탈을 보내줄터이니 그 선비에게 젯밥이라도 얻어먹고 기분을 풀라 하며 달래주었다. 장승은 속이 상했지만 결국 대방의 명을 따르기로 했다.
결국 못된 나그네는 무사했으며 장승을 도와준 착한 선비는 오히려 크게 횡액을 입고 극도의 통증을 느끼다 안되겠다 싶어서 서둘러 젯밥을 마련해서 자신이 도와준 장승에게 빌고 빌어서야 겨우 탈을 벗어날 수 있었다. 어찌되었든 간에 장승은 그 고마운 선비에게 몹시 미안해서 대방에게 간절히 부탁해 선비 가족과 선비에게 큰 복을 내려달라고 청하였고 대방은 착한 선비에게 액땜 다음으로 큰 복을 내려주었다. 이후 선비 가족은 하는 일마다 잘 되어 장승들을 더욱 지극 정성으로 모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