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의 우정

 


아파시 -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1995년 특별판에 수록된 에피소드. 아라이 쇼지를 첫번째나 두번째 이야기꾼으로 고르고 왜 나루가미 학원에 왔냐고 물었을 때 '역사가 있으니까요'라고 대답할 경우 들을 수 있다. 혹은 다섯번째나 여섯번째 이야기꾼으로 고르고 이후 '친구를 만들고 싶어서요'를 고르고 그 다음에 '어드바이스가 있나요'라고 대답해도 들을 수 있다.
아라이는 일본의 근대사는 말 그대로 전쟁의 역사라며 전쟁 이야기에는 거리낌이 없냐고 묻는다. 여기서 '실은 조금...'을 고르면 저주의 사람 모양의 인형 이야기가 나오므로 '괜찮다'를 고른다.
아라이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심각한 병력 부족에 시달리던 군부는 징병유예를 하고 있던 학생을 학도병이라는 명목 하에 징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등교육기관의 학생, 지금으로 따지면 고등학생까지 징병이 되는 상황에서 그 당시의 나루카미 학원도 전쟁과는 무관하지 않았다. 여학생은 군수공장에 일하러 가고 남학생은 병사로서 훈련을 받아 그 일부는 실제로 전장에 서게 되었다. 아라이는 나루카미 졸업생 중 미카미 야스유키, 타네다 사부로라는 남학생이 징병 검사를 거쳐 학도병으로 해군에 배속되었다는 기록이 있다며, 그들과 관계된 이야기를 시작한다.
미카미는 재학징집연기임시특례에 의해 반 년 앞당겨서 나루카미 학원을 졸업한 해군예비생도였다. 그리고 같은 나루카미 학원 출신인 타네다와 함께 전투기 조종사를 목표로 훈련소에서 훈련을 거듭하였다. 그렇게 바쁜 일상을 보내던 중 미카미는 소등 전 잠깐의 휴식 시간 때 옆에 있던 타네다로부터 지금 있는 훈련소는 사실 특공대원을 양성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조례 때문에 나란히 선 미카미와 예비생도들 앞에서 상관이 특공대원 지원자 모집에 대해 알렸다. 예비생도들은 동요했고, 미카미와 타네다도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발만을 쳐다보았다. 아라이는 그들과 같은 입장이었다면 어떤 생각을 할지 묻는데...
1. 도망친다고 생각한다 혹은 모른다(전쟁 중의 우정)
2. 무섭다고 생각한다
2.1. 악령(복도의 유령)
2.2. 타네다의 영혼(회한)


1. 도망친다고 생각한다 혹은 모른다(전쟁 중의 우정)


그날 밤, 소등 전에 미카미는 타네다를 인적이 없는 복도로 불러내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특공대에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다음 날, 조례에서 특공대에 지원하는 사람들의 이름이 불려졌는데, 그 안에는 미카미의 이름은 없었고, 그 대신 타네다의 이름만 들어 있었다. 미카미가 이 사실을 타네다에게 따지자, 타네다는 미카미가 외동아들인 반면 자신은 3형제의 막내이고 거기다 미카미에게는 결혼이 약속된 신부가 있다는 것을 이유로 자신이 특공대에 가는 편이 낫다며 미카미를 설득했다. 그렇게 타네다가 출정하기 전에 타네다는 미카미와 특별휴가를 얻어서 그리운 나루카미 학원을 방문했다. 타네다는 교정 한 켠에 있는 녹나무에는 '약속의 녹나무'라고 불린다며, 이 녹나무의 줄기에 이름을 새겨놓으면 전장에 나가도 살아서 돌아온다는 전설이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전설대로 서로의 이름을 줄기에 새겼고, 일이 끝나자 타네다는 어머니의 유품이 든 부적 주머니를 주고 꼭 돌아오겠다고 미카미에게 약속했다.
그렇게 타네다는 전장에 갔고, 미카미 또한 다른 전장에 배속되어 유탄에 맞아 시력을 잃은 상태로 전쟁이 끝났다. 그리고 약속대로 고향에 내려가 신부와 결혼하여 아이와 손녀까지 보면서 행복한 인생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올해 나루카미 학원에 입학한 손녀가 미는 휠체어를 타고 미카미는 타네다와 약속을 나눈 녹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다. 손녀의 도움을 받아 이전에 새겼던 자신의 이름을 만지던 미카미에게 타네다의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타네다가 있었고, 두 사람은 오랜만의 재회를 만끽하였다. 미카미가 그를 포옹하려고 하는 순간 타네다의 몸은 녹나무의 줄기로 바뀌었고 미카미는 정신을 차렸다. 그 일이 있은 후 미카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만족한 듯한 미소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아라이는 이야기에서 나온 녹나무가 지금도 나루카미 학원의 부지에 있다며 시간이 나면 방문해 보라는 말을 끝으로 이야기를 마친다.

2. 무섭다고 생각한다


다음 날, 조례 때 특공대에 지원한 사람들이 불려졌는데, 그 안에는 타네다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다. 미카미는 타네다가 아무 말 없이 지원한 것에 대해 서운해 했지만, 타네다는 미카미에게 이야기를 꺼냈다면 오히려 결의가 무뎌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타네다는 전투기도 아닌데 무거운 폭탄만 실어서 속도를 내는 것조차 불가능한 연습기에 탔다가 적함의 포격을 받아서 사망했다.
그런데 수년 사이에 구교사에서 전신에서 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홀딱 젖은 일본군 병사가 나온다고 한다. 아라이는 이 이야기를 어떤 선배로부터 듣고 이 유령이 타네다라는 것을 확신했다고 한다. 그 선배의 이야기에서는 어떤 학생이 친구 몇 명과 담력 시험을 하기 위해 여름 방학에 구교사에 숨어 들었을 때 눈앞에 너덜너덜해진 카키 색의 군복을 두르고 일본도를 지팡이처럼 지탱해서 겨우 서 있는 해골을 목격했으며, 그 영혼은 땅 속 깊은 곳에서 울려퍼지는 듯한 목소리로 "일본은 졌는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아라이는 구교사에 나타난 영혼의 정체가 무엇인지 묻는데...

2.1. 악령(복도의 유령)


유령을 목격한 사람들 중 한 명이 큰 목소리로 졌다고 말을 하자 영혼의 움직임은 멈췄다. 그래도 전후에 부흥을 이뤄서 평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을 이어가자 영혼은 사라졌고 그들은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아라이는 한여름 밤에 구교사에 숨어 들어가면 그 영혼을 만날 수 있다며 구교사가 올해 철거되면 타네다의 영혼은 어디로 갈지 의문스럽다는 말을 끝으로 이야기를 마친다.

2.2. 타네다의 영혼(회한)


유령을 목격하자 담력 시험을 온 학생들은 모두 도망쳤지만, 다음 날 아침에 구교사 앞에서 수 명의 학생들이 익사체로 발견되었다며 아라이는 이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