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사할
'''Zso Sahaal, Talon Master'''
발톱의 달인, 조 사할
"보아라, 강자가 어떻게 몰락하는지."
1. 개요
제8군단 나이트 로드의 1중대장인 조 사할은 소설 Lord of The Night와 나이트 로드 4부작의 1권인 Soul Hunter에 등장한다. 전자에선 주인공으로, 후자에선 잠깐 등장하는 단역이다. 조 사할은 발톱의 달인이라는 별호 외에도 대단히 거창한 명함을 하나 가졌는데, Lord of The Night에서 서술하는 바에 따르면,
'''조 사할은 콘라드 커즈가 지정한 정통 후계자다.'''
2. 코로나 녹스
소설의 내용은 Corona Nox라는 유물을 되찾기 위한 조 사할의 눈물나는 투쟁기다.
밤의 왕관이라는 뜻인 코로나 녹스는 콘라드 커즈가 쓰던 관이자 노스트라모와 나이트로드의 지배자의 상징인데, 일찍이 차구알사에서 므셴에게 커즈가 자청하여 죽을 때 밤의 유령의 목을 자른 므셴은 떨어진 커즈의 머리에서 이 왕관을 훔쳐 달아났다.
커즈의 후계자로 내정돼 그의 자리를 계승하기 위해 대기하던 사할은 한켠에서 이 상황을 다 지켜보았고 비분강개하여 곧바로 므셴을 추격해 그것을 되찾았지만 그 역시 우주공간에서 마찬가지로 왕관을 노린 엘다들의 맹습을 받게 되었다. 사할은 왕관을 품에 안고 그의 종복들을 내팽개친 채 혼자서 탈출을 시도했고, 엘다는 그의 우주선이 워프로 돌입하기 직전 그를 워프에 봉인해버렸다. 그렇게 사할은 워프 폭풍 속에서 수백년을 갇혀 잠들게 되었다.
3. 유산을 찾아서
3.1. 난파
사할이 긴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31000년대도 아닌 4만년대에 접어든 시기였다. 그는 눈보라로 뒤덮힌 Equixus라는 하이브 월드에 난파해 있는 자신의 우주선 속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코로나 녹스가 사라져 있었다. 이것은 하이브 월드를 지배하는 갱들의 소행으로, 사할은 난파한 우주선을 뒤지던 갱을 쳐죽이고 그들을 추격해 하이브 월드의 지하를 발칵 뒤집어 놓는다. 언더하이브를 휘어잡고 있던 갱단 Glacier Rat은 노련한 사할에게 그날로 끝장나고 사할은 그 두목을 심문해 상자를 그들이 가져간 것이 확실하며 “Slake" 라는 자에게 팔려갔음을 알아낸다.
이렇게 권력공백이 생긴 언더하이브에선 각종 갱들의 군웅할거가 이어지고 사할은 얼떨결에 그 지하세계에서 2위를 차지하던 데스컬트 어쌔신 Shadowkin의 군주 행세를 하게 된다. 죽음의 신으로서 황제를 모시는 데스컬트 집단인 그림자족은 말로만 듣던 아스타르테스가 나타나 일신으로 사악한 마피아 무리를 무너뜨리니 그를 황제의 사자로 여겨 받들어 모신 것이다. 이들을 이용해 사할은 고립무원인 자신의 처지를 타개하고 이 세계에서 왕관을 탐색할 기반으로 삼을 것을 획책한다.
3.2. 발각
하지만 사할의 도래를 이단심문소는 알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에퀴서스에 체재중이던 오르도 제노스 소속 이단심문관 Iquor Castus휘하에서 심문관(Interrogater)으로 봉사하던 미타 애씬(Mita Ashyn)만이 사할의 존재를 확신했다. 그녀는 정신계 사이커로써 아르카나로 점을 치다 무아지경 속에서 우주를 뒤덮을 만한 검고 불길한 그림자가 닥쳐오는걸 예지했었고, 그리고 처음에 그녀는 그것이 사할이 아닌 난파한 사할의 우주선을 예지한 것이라고 착각하였다. 하지만 사할이 하이브로 잠입한 지 며칠 되지 않은 시기, 하이브 치안국의 요청을 받아 언더하이브에 다발하는 엽기살인을 조사하러 나간 미타는 사할이 황제교 전도사 한명을 나이트 로드다운 작품으로 만들어 놓은걸 보게 되는데, 문제는 사할이 나이트 로드의 전투구호인 Ave Dominus Nox를 거기에 당당히 새겨놓았던 것이다. 게다가 하이브 외곽에 추락한 그 우주선이 헤러시 시절에 족보가 파인 배라는 걸 그녀는 이미 알았으니 반역자 마린이 이 하이브에 숨어들었단건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런 엄청난 위기상황이 돌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사인 인퀴지터는 비상식적으로 상황을 회피한 채 미타의 보고를 묵살했다. 하이브의 치안총감은 이 일이 불거질까 두려워 비협조적으로 나오며 반역자 마린이 실제로 확인된다면 하이브 전체가 이단심문의 희생양이 되리라 우려해 분노했다. 하지만 새 상사에게 영입된지 얼마 안되어 동료들에게 따당하던 미타는 이 기회를 살려 인생역전을 하겠다고 이단심문국의 명함으로 치안총감을 닦달해 중무장한 인포서들을 착출해 데리고 사할을 잡겠다며 언더하이브를 공격한다.
3.3. 지도력 상실
“하이브의 귀족부터 성직자에 빈민가까지 모조리 썩은고로 이 타락을 정죄하라 황제께서 나를 파견하셨다.” 고 구라를 치던 사할은 그림자족을 전장으로 내몬다. 인포서들의 침공을 맞은 그는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그들을 요리하는데 성공하는데, 하지만 곧 함정에 빠져 사할이 이끌던 그림자족은 많은 사상자를 내고 사할 자신은 공포에 질린 미타 애씬이 발악적으로 날린 정신파 공격에 적중당해 굴욕적으로 기절하고 말았다. 이처럼 아스타르테스로서의 위엄을 완전히 상실한 사할에겐 좀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지도력의 금이 간 것도 모자라 자신을 지지하던 그림자족의 수장 치아니Chianni를 이 전투에서 잃어버리고 말았던 것인데 이는 자신이 그림자족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구도에서 그림자족을 죽음의 공포로 협박하면 그들의 반발심만 유발할 것이요, 방치한다 해도 어느 쪽이든 자신은 지배력을 잃어버리게 될 상황이었다. 왕관을 찾기 위해 사할은 자신의 수족이 될 조직이 꼭 필요했다.
허나 위기에 봉착한 사할의 앞에 구원이 나타났다. 치아니가 부상당한 몸을 끌고 황제와 사할을 찬양하며 생환한 것이다. 사할은 짐짓 황제의 자비를 찬양하는 척 하면서 하이브에 대한 그림자족의 적개심을 조장해 더욱 많은 악행을 저지른다.
3.4. 의심
분명 반역자 마린을 눈으로 목격했다는 미타를 무시하고 인퀴지터는 미타 애씬을 온갖 진기한 보물이 쌓여있는 행성총독의 수장고로 이유없이 초대한다. 상사의 이상한 억지 뒤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 그녀는 읽을 수가 없었다. 인퀴지터는 기이하게도 사이킥에 대해 철벽의 정신방어를 하고 있었고 이처럼 진의를 파악할 수 없는 상사의 지시에 수장고를 떠돌던 미타는 순간 수장고 내부에서 사할의 검은 기운을 느끼고 발작한다. 그런 그녀를 갑자기 인퀴지터는 마취시켰고 곧 미타는 그대로 혼절하게 되어 유체이탈을 경험하게 되는데, 영혼 상태로 떠돌던 그녀는 사할이 도시를 상대로 저지르는 테러 현장을 마주한다. 미타와 사할은 확실하게 서로를 인지한다. 사할은 저번의 굴욕을 토대로 카오스의 힘을 이용해 자신을 철저히 방어하고 있었고, 그때의 마녀가 자기를 주시하고 있음을 감지했다. 카오스의 힘이 자신의 능력으론 상대가 안 돼 미타 애씬은 감히 그를 범접할 수 없었다.
구사일생을 치르고 육체로 돌아온 미타의 심리 속에서 의혹이 구름처럼 일어났다. 인퀴지터는 왜 이런 수상한 짓을 하고 억지를 부리며 나를 기절시키기 까지 한 것인가?
3.5. 분노
한편 사할은 갱들을 통합해 자기의 작은 제국을 건설하고 오염수가 끓어오르는 지하늪지에 안착하여 해골과 뼈로 만든 왕좌에서 분노를 곱씹는 나날을 보낸다. 경외하는 프라이마크가 자신에게 남긴 유일하고도 온당한 유산이 웬 뜨내기들의 손을 타고 있을까 두려움에 떨던 사할은 관에 대한 비밀을 누구에게 털어놓을 수도 없었으며 그 행방을 추적할 실마리는 요원하기만 했다. 파괴욕구를 부추기는 내면의 목소리로부터 벗어나 사할이 유일하게 안식을 취할 수 있었던 길은 자신이 숭배하는 주인 콘라드 커즈의 기억이었다. 그 기억 속에서 콘라드 커즈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 “보아라, 어떻게 강자가 몰락하는지.” 콘라드 커즈와 함께한 기억만이 사할을 자괴감과 분노로부터 벗어나게 했다. 주인을 떠올릴 때마다 사할은 그의 몸을 감싸 오르는 온기를 느낄 정도였다.
벌레같은 갱들 속에서 그가 속내를 약간이라도 터놓는 대상은 사할 자신의 열렬한 숭배자인 그림자족의 지도자 치아니밖에 없게 되었는데, 황제에게 배반당한 위대한 프라이마크 콘라드 커즈의 이야기를 들려주자 울음을 터뜨리는 자기의 종복을 보고 사할의 심리 안에는 기묘한 생각이 싹튼다. 이렇게 시간은 지나가고 사람들을 잡아다 코른에게 바치는 해골을 벌어들이며 소일하던 사할은 어느 날 아스트로패스 한 명을 손에 넣는다. 사할은 주특기인 고문으로 그 아스트로패스의 정신을 붕괴시켜 황금옥좌와의 접속을 끊어놓고는 악마의 먹이가 되어가는 아스트로파스의 단말마로 자신의 귀환을 선포하며 전 우주의 나이트 로드들을 소집시킨다.
3.6. 파문
이 순간 행성의 모든 사이커가 그 현실이 찢어지는 소리를 듣고는 혼절했고, 당연히 미타 애씬 역시 사할이 송출한 그 방송의 청취자 가운데 하나였다. 그녀는 사할을 꼭 잡고야 말겠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국가기관에서 양성된 미타 애씬은 본래 다른 상사를 모시고 있었다. 헌데 그 인퀴지터는 죽었고 그 라인은 해체되어 버렸다. 이렇게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있던 미타는 다시 다른 인퀴지터에게 뒤늦게 영입되어 줄을 바꿔타게 된 것이었다. 이단심문소 고위 직원인데도 대놓고 마녀라며 차별받고 살기도 지겨운데 조직내의 추잡한 경쟁과 텃세 속에서 인퀴지터의 이상한 행동과 심한 억지, 무시등등까지 겹치자 그녀는 인생이 더더욱 고달파졌다. 이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소망으로 그녀는 혼자서라도 사할을 잡겠다는 일념하에 인퀴지터의 근신명령을 무시하고 하극상을 저지르다 그녀의 권한으로는 할 수 없는 독단수사마저 감행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되자 인퀴지터는 그녀의 충성심을 시험하겠다며 유일하게 그녀가 같은 돌연변이로써 마음을 터놓던 오그린 보디가드를 죽인다. 그걸 보고 미타가 폭주하자 그녀를 파면시킨다. 졸지에 미타 애씬은 레니게이드 사이커가 되고 만 것이다.
하지만 미타는 책임의식과 황제에 대한 사명의식, 그리고 집념으로 사할에 대한 추적을 계속한다. 더더욱 가열차진 사할의 사보타주에 의해 흉흉한 소문과 공포에 젖어들던 하이브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던져두었던 미끼를 사할이 물었음을 확인한다. 맥락인즉 카오스에 의해 보호받는 사할에게 직접 접근하는 대신에, 사할과 내통하는 정보딜러를 감시하여 간접적으로 사할을 노리는 계산이었다. 결국 사할이 Slake를 찾기 위해 그 정보딜러와 접촉하는 때를 노려 미타는 사할이 계획하는 바를 알아내는데 성공하였다.
3.7. 대결
사할에게 잡힌 Slake는 고통스럽지 않은 죽음을 대가로 자신은 중간책이며, 그 함을 제3자의 의뢰를 받아 구입했다 실토했다. 사할은 아직도 머나먼 왕관과의 간격에 분을 삭이며 그 제3자와 약속한 접선지로 병력을 끌고 이동했다. 그곳에서 사할은 치안총감과 손잡은 미타 애씬이 지휘하는 수천여명의 경찰병력과 직면하게 된다. 20배가 넘는 수적 열세에 사할이 이끌던 부하들은 순식간에 피와 육편이 되었고, 사할은 넓은 천장 아래 갇힌 독수리가 되어 우왕좌왕 하다가 자신의 코르부스 아머에 집중되는 화력과 포획망 속에서 수치스러운 혼돈에 빠져든다.
점프팩을 동원한 회피도 한계에 달해 바닥으로 추락하는 그에게 주마등이 스쳐 지나간다. 하지만 그 주마등 속에서 콘라드 커즈가 스쳐지나갔고 기억 속 커즈의 목소리가 그에게 힘을 북돋았다. 동시에 계속 그를 괴롭히던 내면의 속삭임이 그에게 극도의 분노를 야기했다. 위기 속에서 왕관을 되찾아야 겠다는 일념만이 남은 그는 Death to the False Emperor! Ave Dominus Nox!! 를 외치면서 진정한 공포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었고, 어지러운 마음을 진정시킨 사할이 펼치는 공포전술에 이제 사냥당하는 쪽은 경찰이 되었다. 이제 사할을 붙잡기보다 더 이상 사상자를 내지 않기 위해 미타 애씬은 사할을 어떻게든 자신들이 만든 덫에서 빠져나갈 수 있게끔 유도해야 했다. 이처럼 사할 개인에게 완전히 압도당했던 미타는 사할이 자신을 죽일 수 있음에도 그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좌절해야만 했고. 사할은 탈출로가 확보되자 목표물이었던 접선자만을 납치하여 하이브 밖으로 도망쳐 버렸다.
3.8. 각성
많은 상념을 안고 사할은 자기의 영역으로 되돌아갔다. 너무 많은 인명손실이 있었는데, 그는 이런 상황을 맞이할 때마다 전에 없던 기묘한 감정이 들었다. 비천한 벌레고 도구인 멍청이들이었지만 사할은 전투가 어렵다 싶으면 항상 이들을 버리고 자신이 먼저 피했다, 그럴 때면 항상 입맛이 씁쓸했고 그는 자신이 받는 이런 느낌을 정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웠다. 동정심, 걱정, 그런것은 전혀 아니었다. 어쩌면 책임감이었을 수도 있었다. 아니면 단순한 지배욕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고 그는 생각했지만 아무튼 그가 느낀 것은 자신은 전과는 달라졌단 사실과, 이제 곧 왕관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었다. 노스트라모의 인간말종들을 돌보며 콘라드 커즈가 가졌던 감정을 그는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가 하이브에서 이룩한 모든 것은 한줌의 재로 무너져 바렸다. 이미 경찰의 대군이 사할과 사할의 조직을 빈집털이해 싹 쓸어버렸던 것이다. 자신의 제국이 무너져가는 광경을 본 사할은 파괴욕구를 끓어오르게 하는 내면의 속삭임 속에서 찢어지는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무아지경 상태에 빠져들었다. 후계자를 지정하던 그 자리에서 주인이 항시 자신에게 들려주었던 그 말을 기억속의 주인은 사할에게 다시 들려주었다. 그리고 볼터의 총성이 들렸다.
그 순간 넋이 돌아온 사할은 깨달았다, 지금껏 내면의 목소리로 간주했던 그것은 카오스 신의 속삭임이었다. 자신은 공포의 공포에 의한 공포를 위한 지배 속에서 나태하게 안주했던 것이고 카오스에 의해 타락했던 것이었다. 존경하는 주인은 죽은 황제를 가리키며 군단과 사할에게 강자가 어떻게 쓰러지는지 보라며 경고했었는데, 자신은 프라이마크의 그런 가르침을 어느새 잊어버렸던 것이었다. 자신이 느꼈던 모든 감정은 카오스로의 타락이었다. 사할은 예나 지금에나 자신이 커즈의 후계자가 되리란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주인의 그 진의는 이제야 깨달았다고 할 수 있었다. 사할이 생각하기에 밤의 유령은 사할만은 카오스에 타락하지 않으리라고 믿고 사할을 후임으로 선정한 것이었다.
사할을 깨운 볼터 사격음은 치아니가 낸 것이었다. 그녀는 넋나가 있던 사할을 죽이려 하던 접선대상을 사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왕관으로의 실마리 역시 같이 끊겨버리지는 않았는데, 접선대상의 의복에 그려진 문장은 행성총독 가문의 문장이었다. 왕관은 지금 행성총독의 손 안에 있었던 것이다.
3.9. 음모
그리고 행성 총독의 수장고 안에서 미타는 음모의 아귀가 맞아떨어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방의 정중앙에 열리지 않는 상자 하나가 안치돼 있었고 거긴 날개달린 해골이 박혀 있었다. 이전에 인퀴지터와 이곳을 방문했을 때 '''“그 아가씨가 자물쇠를 푸는데 우릴 도와줄 친군가?”''' 하던 총독의 언사가 이제는 이해되었다. 더불어 자신이 뒤쫒던 나이트 로드가 그렇게 갈구하던 코로나 녹스가 무엇인지도, 하이브가 뒤집어지는 와중에 인퀴지터가 총독궁에서 두문불출한 이유도, 인퀴지터의 모든 억지와 비상식적 행동이 지금 여기서 톱니바퀴처럼 연결됐다.
인퀴지터는 일부러 나이트 로드가 날뛰도록 방치한 것이고, 그가 이곳까지 살아서 도달해 닫힌 상자를 열어주길 바랬으며, 그리고 그는 여기서 기다렸다가 나이트 로드를 죽이고 밤의 왕관을 제 것으로 만들려는 구상을 하고 있었다. 인퀴지터가 수장고에 미타를 초대한 것은 사이코 메트러인 그녀를 통해 그 상자가 자신이 찾는 그 물건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으며 그 의도대로 미타는 거기서 사할의 기운을 읽고 발작한 것이었다. 아니, 사건의 최초 단계에 인퀴지터가 미타 애씬을 사할의 난파선에 데리고 가서 굳이 그 배의 이름을 확인시킨 것도 다 사할을 낚기 위해 그녀를 미끼로 만들기 위함이었으니 미타 애씬은 처음부터 철저히 이용당한 것이었다. 이제 사실을 알았으니 복종하라는 인퀴지터의 요구를 분노에 불타던 미타 애씬은 자신은 이미 파면되었다며 거부했지만, 인퀴지터의 강력한 정신 방어는 이미 힘을 소진해 너덜너덜해진 정신계 사이커였던 그녀를 한없이 무력한 존재로 전락시켰다.
최후의 유언처럼 코로나 녹스로 무엇을 하려느냐는 그녀의 질문에, 인퀴지터는 의문은 무덤에서나 즐기라며 총을 겨눈다. 그러나 그 순간 미타에게 예지가 찾아왔다. 강철 독수리가 하이브 지하에서 정상까지 치솟아 오르는 환상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전투정 한 대가 수장고의 외벽을 꿰뚫었고 사할이 그 자리에 도래하였다.
3.10. 결전
사할은 상자의 봉인을 풀었고 왕관은 드디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왔다. 그는 행복했다. 오직 이것 뿐이었다. 그리고 다가온 인퀴지터를 맞아 전투를 벌인다, 그렇다고 인퀴지터가 직접 나선 것은 아니었는데, 특별히 강한 전투용 서비터 6대를 맞아 싸워 사할은 핀치에 몰린다. 왕관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지키느라 한 팔을 쓰지 못한 탓으로 멜타에 적중당한 그는 심한 부상을 입었다. 다시금 위기에 몰린 사할은 혼란에 빠졌다. 카오스의 타락을 극복한 그였기에 방어막이 없어진 지금 미타 애씬은 사할을 유리를 들여다보듯 관찰할 수 있었고, 만년동안의 고립감과 외로움, 커즈의 유산에 대한 갈망, 콘라드 커즈에 대한 사랑등의 칠정이 몰아치는 그의 심리에서 그녀는 인정하기 힘든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 와중에 사할은 왕관을 지키면서 싸워야 하는 한 이길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걸 누군가에겐 맡겨야 했는데, 주위엔 아무도 없었을뿐더러 사할은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 왕관을 감히 다른 누구의 손에 넘기겠는가. 그 때 불과 파괴가 난무하는 현장에 치아니가 나타났다, 주인을 걱정하여 포화를 뚫고 온 것이다. 어쩌면 치아니라면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할은 누구의 손에도 넘어가게 하지 말라며 부득이하게 왕관을 맡기는데....
다음 목격한 광경에 사할은 자신도 모르게 턱과 다리가 풀리고 무릎이 땅에 닿았다. 치아니는 그것을 곧장 인퀴지터에게 갖다 바쳤다. 그녀는 배반자였다, 아니, 가짜였다. 폴리모핀 능력을 가진 인퀴지터의 부하였다. 진짜 치아니는 첫날 인포서와의 그 전투에서 이미 사망했던 것이다. 사할은 그동안 거짓말과 감언이설, 그리고 인퀴지터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었다. 미타 애씬은 이 순간 사할에게 자신을 완전히 일치시켰다. 그리고 그 자리에 웹웨이가 열리고 엘다들이 강림했다. 인퀴지터는 사할을 속여넘겨 받은 그 관을 인퀴지터는 엘다의 파시어에게 진상하려 자세를 취했다. 그렇다. 인퀴지터는 엘다의 마인드 컨트롤을 받고 있던 수하였던 것으로, 인퀴지터조자 엘다에게 조종당하는 인형이었으며 미타 애씬의 정신능력이 듣지 않았던 데에는 엘다의 음모에 있었다. 만년 전부터 사태의 원흉은 엘다였고, 미타는 아마 모든 일을 꿰뚫고 있던 인퀴지터 옆에는 엘다의 예지가 함께하고 있었으리라 추측한다. 사할은 자신 머리를 강타하는 파시어의 스태프에 기절했고, 그 순간 미타 애씬도 같이 졸도하고 말았다.
3.11. 해방
미타 애씬은 처음에 자신이 깨어나 발로 딛고 선 장소가 데몬 월드인 줄로만 알았으나 그 황폐한 풍경은 사할의 심상이었다. 그녀는 쓰러진 사할의 정신 속에 같이 들어와 있었는데 그것은 사할이 쓰러질 때 그녀가 사할의 머릿속을 읽고 있었던 탓으로, 때문에 사할이 기절할 때 미타도 함께 기절한 것이었다. 사할은 자기의 정신 속에서 엘다들이 만든 사슬에 속박돼 있었고 애씬은 무방비인 그를 죽일지 살릴지 양자 택일의 선택지를 본의아니게 결정하게 되었다. 그녀는 고민한다. 모든 진실을 알았으므로 그는 사할을 죽일 필요도 적대할 필요도 없었고 더군다나 자신은 이제 이단심문소에 적을 두고 있지도 않았다. 여기서 그녀가 사할에게 대적할 이유로는 오직 개인적인 앙심과 황제에 대한 충성심만 남아 있었다.
이 점을 눈치 챈 사할이 뭣 때문에 너를 차별하고 버린 제국에 충성하려 하느냐는 무척 진부한 멘트를 치자 미타 애씬은 자신이 충성을 바치는 대상은 제국이 아니라 황제이며 제국이 나를 싫어해도 황제께선 나를 사랑하신다고 반박한다, 동시에 먼저 황제의 빛을 져버린 배반자가 할 소리가 아니라 사할에게 일침하는데, 그 말을 들은 사할은 극도로 분노한다. 사할은 미타가 제국으로부터 듣지 못하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사할 자신의 주장에 의하면 커즈로부터 직접 들은 말이었다. 나이트 로드를 먼저 저버린건 황제였고 밤의 유령과 8군단의 모든 잔혹행각은 황제의 비밀인가 하에 행해진 것이었는데, 그것을 군말없이 행했는데도 황제는 테라법원에서 콘라드 커즈를 모욕했고 8군단을 내버렸으며 결국 '''"헤러시가 시작되기 전에 커즈를 암살하려고 시도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듣자 가치관 붕괴가 일어난 미타 애씬은 혼란에 빠졌으며 결국 사할의 환희 속에서 내려진 그녀의 결정은 조 사할을 처치하는 것이 아니라 사할을 속박하는 엘다의 사슬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그 순간 현실로 해방된 사할의 복수극이 시작된다. 수없는 슈리켄이 파고들었지만 원흉인 엘다 파시어는 사할의 클로가 스치자 찰나지간에 토막나 버렸다. 사할은 멜타를 맞았던 자신의 왼팔 신경을 슈리켄이 완전히 끊어놓는 것을 느꼈지만 개의치 않았다, 엘다들은 파시어를 잃은 즉시 웹웨이로 후퇴했고, 이제 사할의 손발톱은 인퀴지터와 그의 서비터를 향하게 되었다. 하지만 인퀴지터를 가로막은건 사할이 아니라 미타였다. 미타 애씬은 왕관을 감싸쥐고 자신에게 돌격해오는 인퀴지터에게 전례없이 강한 염동파를 날려 그를 쓰러뜨린다. 이 때 그녀는 깨닫는다, 자신이 제국에서 배워오고 있었던건 거짓이었다고, 사이커의 힘은 황제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황제를 버리자 능력은 더 강력해졌다. 제국과 황제에게 자신은 속았고, 자신의 힘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었다. 네 명의 서비터들 가운데서 싸우는 사할을 보고 미타 애씬은 진작에 사할과 만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였다.
그 때, 사할은 그들이 도착했다 외치며 희열에 차 환희하였고 미타 애씬은 지옥이 강림해 정신을 파고드는걸 느끼고 비명을 지른다. 사할이 소집한 나이트 로드가 눈보라 몰아치는 하늘을 가득 메우며 이제야 도착한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의 앞에는 한명의 데몬 프린스가 서 있었다.
그는 8군단 4중대장, 크리그 아세르부스였다.
3.12. 진실
희망 속에서 찾아온 희열은 절망이 됐다. 그동안 두려워 피해왔지만 사실 사할은 예상하고 있었다, 아니 얼음 속에서 깨어난 순간부터 깨닫고 있었다. 모든 고립감과 초조함의 근원은 그것이었다, 모든게 만년 전과는 같을 수 없으리라는 사실, 그리고 나이트 로드의 지도자라는 자리는 이미 유명무실하다는 사실이. 8군단은 최악으로 뒤틀려 있었다, 무질서한 폭우처럼 쏟아지는 지금의 랩터는 그때의 랩터가 아니었고, 유죄와 무죄를 판별하지 않고 죽음의 공포만 자리에 남기는 8군단은 이미 만년 전의 군단이 아니었다. 완전히 타락해버린 군단을 보고 사할은 자신에게 남겨졌었고 자기가 지키지 못한 커즈의 유지를 절감했다. "어떻게 강자가 몰락하는가." 타락한 나이트 로드가 자행하는 것은 공포에 의한 지배가 아니라 공포를 위한 지배였다. 콘라드 커즈의 유지는 죽었고 이미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의 엄습에 무릎꿇은 조 사할의 옆에서 만년 사이 승천한 동료 아세르부스는 행성 전체에서 끓어오르는 공포를 즐기며 이런 현실에 비탄하는 사할에게 대답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자신 역시 프라이마크의 후계자라는 것인즉, 자신이 내린 나름대로의 판단에 따르면 콘라드 커즈는 선과 악의 양면성으로 이분돼 있었고, 선은 먼저 사할을 선택했으나 그 뒤 자신은 악에 의해 선택받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커즈의 악한 인격은 선한 인격보다 더 강력했으며 이 이분성으로 안하여 황제에게 모든 악행을 인가받았다는 커즈의 말처럼 프라이마크 스스로도 때때로 자신을 속여왔다는 것. 사할은 분노하는데 그는 존엄한 커즈를 판단한다는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던 것이다. 자신의 말을 부정하는 사할에게 아세르부스는 웃으면서 다시 대답한다. 검은 연기와 붉은 열기에 불타는 아세르부스의 라이트닝 클로같은 손톱은 이미 죽어버린 사할의 왼어깨를 파고들고 있었다. 아세르부스는 사할에게 므셴과 엘다가 왕관을 노리리라는 사실이 커즈의 예지능력을 피해갈 수 있었으리라고 너는 여겼느냐고 지적한다. 왕관은 분명 나에게 남겨진 유산이라 부르짖는 사할을 보고 왕관은 너에게 상속되었되 너는 계승자라기 보다는 므셴이나 엘다같은 침탈자로부터 왕관을 지킬 보관자로서 선택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물론 '''이제 왕관은 나에게 더 어울릴 것 같으니 내놓으라'''는 말도 덧붙인다.
아세르부스에게 왼팔이 잘린 사할을 구조한건 악마의 영압에 오공분혈하던 미타 애씬이 갈긴 멜타의 불줄기였다. 인퀴지터로부터 왕관을 회수해왔던 미타 애씬에게 아세르부스와 사할이 동시에 날아들었고, 왕관을 향한 두 나이트 로드의 쟁탈전은 사할의 승리로 끝났다. 마녀는 사할의 품 안에 있었고, 왕관은 마녀가 가지고 있었다. 그 둘 이외에 지금 사할에겐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미타 애씬이 비명을 질렀다, 크리그 아세르부스가 그녀의 팔을 낚아챈 것이다, 뜯겨져 나간 팔으로부터 해방된 왕관이 얼음 속에서 불타는 도시 속으로 영광스러운 광채를 내비치며 떨어져 내렸다. 어깨부터 잘려나간 팔에서 피분수를 뿜으며 미타 애씬은 비명을 질렀고 자신의 남은 한쪽 어깨에 그녀를 안은 발톱의 달인도 밤의 주인을 경배하라 외치면서 밤의 유령의 유산을 쫒아 심연 속으로 먹이를 노리는 독수리처럼 추락하듯 날아올랐다.
4. 기타
4.1. 코로나 녹스
조 사할은 나이트 로드의 퍼스트 캡틴이다. 본래 나이트 로드의 1중대장은 제이고 세바타리온이었으나 그가 실종된 이후 사할이 후임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한다. 일단 소설은 오픈엔딩으로 끝이 난다. 책 속에서 철저하게 맥거핀 역할로만 남아있는 코로나 녹스는 거의 몰타의 매 급인데, 이 코로나 녹스는 콘라드 커즈가 노스트라모의 핵을 갈아 만들었고 재질은 아다만티움이며 밋밋한 외관의 한 가운데는 어둡고도 맑은 빛이 비치는 보석이 박혀있으며 카오스 신들의 목소리로부터 콘라드 커즈를 보호해 주었다고 한다.
군단 계승권의 회복과 크리그 아세르부스를 향한 복수를 맹세하며 왕관을 잡으려 사할이 뛰어내리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이 왕관을 사할이 수복했는지는 명확치 않으나 이렇게 끝장나버린 행성에서 사할과 미타가 살아남아 함께 우주를 향해 떠났다고 책은 암시하고 있다.
4.2. 조 사할
사할 개인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여러가지 재밌는 점을 찾을 수가 있는데, 일단 그는 무장으로 코르부스 아머를 입었고 랩터 병과의 소속답게 점프팩을 장비했다, 볼터 피스톨도 쓰고 있지만 주 무기는 양손과 양발의 손발가락 끝에 달린 네자루의 라이트닝 클로이다. 사할이 전투를 하는 것을 보면 과연 나이트 로드는 필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점프팩에 큰 의존도를 보인다. 그가 사용하는 공포전술은 조명을 제거하고 아머에 달린 복스 스피커의 음량을 최대로 설정한 채 찢어지는 비명을 질러 상대의 오감을 제거하고, 동시에 온 사방을 이동하며 희생자들을 공격해 그들이 포위되었다는 착각과 공포속으로 사냥감을 몰아넣어 결국엔 자기들끼리 서로 살겠다고 죽고 죽이는 혼돈을 연출시키는 방법으로 그려지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사할이 코른에게 제사를 지낸 부분과 헬멧에 달린 "대화용 스피커" 까지 무기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인데, 책의 표현엔 최대음량으로 올린 스피커에 가장 크게 지를 수 있는 고함을 지르면 그 음량은 유리로 된 돔을 무너뜨리고 하늘을 나는 새들은 떨어지고 인간들은 피가 끓어올라 칠공분혈하고 죽는 것으로 설정돼 있으며, 사할은 제물을 바칠때 마다 제깍제깍 힘을 주는 카오스 신들을 마다하지도 않았지만 어째서 그 신들 가운데 "공포의 신"은 없는지 불편해 했다.(..)
다만 사할 자신은 프라이마크의 후계자로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감을 지울 수 없다. 아니, 책만 보면 왜 콘라드 커즈가 이런 부족한 친구를 1중대장에 앉혔고 후계자로까지 모든 캡틴들 앞에서 지정했는지 쬐끔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지력, 무력 전방면에서 타 군단의 2인자급 네임드와 비교해 딸린다. 변명이야 여러가지가 있을 수가 있겠지만 엘다에게, 경찰에게, 30살도 못넘긴 새파란 사이커에게, 인퀴지터에게 계속 속아 넘어가기만 했다. 절절한 집념과 우월한 마린의 이미지에 비해 추태를 보이는 빈도도 높다, 전투가 어떻게 끝나든간 처음엔 의기양양하게 양민학살을 하다가 그 양민들에게 반격당하면 쳐맞고 당황해 도망치기만 책에서 세 번이다. 그리고 사할이 이렇게 상대하는 적은 모두 인간이나 서비터다. 아스타르테스가 아니다.(...) 이 자리에 칸 더 비트레이어, 아르겔 탈, 루시우스 디 이터널, 등등의 프라이마크에게 신임받는 반역파 가신들을 데려다 놓으면 이들은 굳이 공포라는 것을 쓸 필요도 없지 않았을까? 아마 이들은 인간들 수천을 상대로 진삼국무쌍을 찍었겠지만 이 책에서 조 사할은 꽤나 '''"현실적인"''' 인물로 그려지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대단히 열등해 보인다. 또한 애초에 왕관1위, 자신의 안위가 2위이니 부하를 소모품 취급하는건 당연하지만, 전투만 시작되면 부하들이 항상 아무것도 못하고 떼죽음을 당하니 지휘관으로써의 역량까지 좀 의심간다.
오픈엔딩인 결말 덕분에 조 사할이 향후 어떻게 되었는가 궁금해 하는 독자가 많았으나 나이트 로드 4부작에서는 조 사할을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다. 그가 관을 얻었는지, 그 후에 어찌 되었는지 아예 가르쳐주지 않는데, 나이트로드 4부작과 호루스 헤러시 소설 시리즈에서 워드 베어러, 월드 이터 주인공 소설을 주로 전담하는 작가 아론 뎀스키 보우덴은 왜 조 사할을 다루지 않느냐는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길 "조 사할은 내가 만든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다룰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고 밝혔다. 헌데 이 책의 작가인 사이먼 스퍼리어는 2000년부터 몇 편의 단편과 앤솔로지 작업에 참여했고 2005년 이 소설을 마지막으로 워해머 관련 소설을 쓴 적이 없다. 아마 앞으로의 조 사할의 등장 여부는 점치기 힘들듯 하다.
4.3. 미타 애씬
조 사할이 이토록 허접한 반면에 미타 애씬은 참으로 고무적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싸이컨데 그 위력 자체도 충분히 강하거니와 그 능력의 완숙도는 거의 완벽하기까지 하고 20대의 여자 사이커 하나가 혼자서 활동하면서 사할을 완벽히 함정에 잡아넣기까지 하니 그 재능이 비범하기 짝이없다. 만약 제국에서 양성하는 모든 사이커가 이렇다면 제국의 앞날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싶을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엘다의 도구가 돼서 그가 벌인 기이한 행적을 의심해 인퀴지터 이쿼르 카스터스의 흔적을 쫒아 이단심문청은 나이트 로드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조사를 실시한다. 그 때, 사할과 미타가 타고 지나가는 인퀴지션 코드를 가진 우주선이 조사단에게 포착당했던 일이 있었다. 조사단의 보고에 따르면 조사단의 아스트로파스가 우주선에 남녀 한쌍이 타고 있음을 감지하자 미타 애씬은 그 아스트로파스를 피를 토하고 죽게 만들어 버린다. 선택의 여지도 없었겠지만 이로서 그녀가 제국으로 돌아갈 확률은 없고 완전히 레니게이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카오스에 투신하진 않았지만 책의 마지막에서 그녀는 제국을 버린 것도 모자라 사할과 교감하다가 황제를 등지게 되었으며, 크리그 아세르부스에게서 팔을 뜯겨 외팔이 된 그녀가 마찬가지로 한 팔을 잃은 사할과 함께 우주로 떠났다는 암시는 둘의 동반자 관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4.4. 콘라드 커즈
사할의 회상으로만 등장하는 콘라드 커즈는 책에 의하면 차구알사에 거대한 왕궁을 지었는데 이 왕궁이 참으로 기괴하다. 살아있는 인간들을 연결해서 만든 고통과 비명의 전당으로 회랑의 천장도 바닥도 벽도 기둥도 모든 건자재가 살아있는 인간으로 구성되었으며 이들이 내지르는 비명이 가득한 전당 끝에는 높은 단이 있어 그 단 위에 흑요석과 은으로 된 옥좌를 두어 까마귀 깃털로 짠 망토만 두르고 콘라드 커즈는 거기 나체로 앉아 유언을 남겼다. 이 책에서 콘라드 커즈는 호루스가 죽고 황제가 쓰러진 헤러시가 거의 끝난 시점에 죽었으며, 나이트 로드는 다른 군단이 모두 후퇴할 때 커즈의 유언을 듣기 위하여 모두 차구알사에 집결한 것으로 그려진다.
4.5. 나이트 로드의 분열
후계자로 내정된 조 사할이 커즈가 죽자마자 사라지고 왕관도 실종되자 나이트 로드는 남은 커즈의 유산을 차지해 그의 계승권을 얻으려는 캡틴들의 합종연횡 끝에 산산조각이 났다고 책은 설명하고 있다. 이런 8군단이 이 책에선 다시 한번 뭉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바로 크리그 아세르부스와 사할의 싸움이었던 것처럼 묘사하고 있는데. 에퀴서스에서 사할을 함정에 빠뜨려 왕관을 노리던 엘다들은 이얀덴 크래프트 월드의 엘다들이었고 이얀덴은 나이트 로드 간부급들이 모두 모아들인 대함대를 상대로 결전을 벌일 것처럼 대치하고 있었다고 제국 조사관들은 설명한다. 하지만 결전은 무산되었고, 모처럼 모였던 나이트 로드의 함대는 모두 해산하였다.
책에서 엘다가 왕관을 노린 목적과 경위는 드러나지 않으나, 이런 언급은 그것을 추즉할 수 있는 근거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