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함축
1. 개요
19세기 중반 영국의 수학자 조지 부울(George Boole)에 의한, 정언명제에 대한 재해석.
이것에 의해 삼단논법의 고전적 해석[1] 과 현대적 해석이 갈리고, 이전까지 타당했던 몇몇 형식들이 타당하지 않게 되며, 대당관계의 일부 도 성립하지 않게 된다.
2. 내용
부울의 현대적 해석에서는, 이전까지의 정언삼단논법의 형식적 해석 기준에 '존재여부'라는 기준을 추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전에는 A명제, 즉 '모든 p는 q이다'라는 명제에 의해 p의 존재가 보장된다는 가정을 인정했다. 이는 우리 일상 언어의 직관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서, '모든 자동차는 바퀴가 있다.'라는 명제를 보자. 여기서 자동차를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자동차라는 집합에 속하는 원소가 하나라도 존재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전제로 한다는 것이 바로 존재함축이다.
하지만 부울에 의하면, A명제와 E명제는 주사(주어)와 빈사(술어)의 존재, 즉 존재함축을 보장하지 못하고, O명제는 주사의 존재를, I명제는 주사와 빈사의 존재를 함축한다. 따라서 현대논리학은 집합의 원소의 존재가 분명히 언급되지 않은 개념에 대해 존재를 가정하는 것을 오류로 보며, 이를 존재가정의 오류라고 한다.
한마디로, 만약 주어집합에 속하는 원소가 하나라도 있는 것이 명확한 상황에서는 고전논리학과 현대논리학에서의 A명제와 E명제는 그 차이가 없다. 하지만 주어집합에 속하는 원소가 있는 지 없는지 명백하지 않을 때, 고전논리학과 현대논리학은 그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3. 결과
3.1. 존재함축의 오류
정언삼단논법의 형식적 오류가 하나 늘었다. 전제에서 존재함축이 일어나지 않았던 개념이 결론에서 부당하게 존재함축이 이뤄지는, 존재함축의 오류가 바로 그것이다.
이것으로 고전논리학에서 타당했던 24가지 정언삼단논법 중 9가지(추가 예정)가 이 오류에 해당하여 부당한 것이 되었고, 그 결과 현대적 해석에 따른 타당한 정언삼단논법의 형식은 15가지가 되었다. 해당 형식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조
3.2. 대당관계
모순대당을 제외한 모든 대당이 부당한 것으로 된다.
3.2.1. 대소대당
위에서 설명했듯이 전칭명제는 존재함축을 갖지 않고 특칭명제는 존재함축을 가진다. 따라서 전칭명제의 참은 특칭명제의 참을 보장할 수 없다. 전칭명제는 참이나 특칭명제는 거짓인 경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든 도깨비는 주정뱅이다.'와 '어떤 도깨비는 주정뱅이다.'를 살펴보자. 전자인 전칭명제는 '만일 도깨비가 존재한다면, 도깨비는 주정뱅이다.'라고 주장할 뿐, 도깨비가 실재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조건문은 전건이 거짓일 경우, 위의 예시에서는 도깨비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참이다. 반면 도깨비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주장하는 특칭명제는 거짓이 된다. 부울의 해석을 따를 경우, 이처럼 전칭명제는 특칭명제를 함축할 수 없다.
3.2.2. 반대대당
반대대당, 그러니까 두 명제가 동시에 참일 수는 없지만 거짓일 수는 있는 관계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주장하는 전칭명제는 A명제이건 E명제이건 둘 다 참이 된다.
3.2.3. 소반대대당
동시에 참일 수 있지만 거짓일 수 없는 관계인 소반대대당도 사라진다. 주어가 지시하는 집합이 공집합이라면, I와 O는 동시에 거짓이다.
[1]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부울 이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