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솔라 레메게톤)

 


1. 소개
2. 사실은...
3. 기타


1. 소개


소설 솔라 레메게톤의 등장(?)조연. 정확히는 이미 본편 시점에서 이미 고인. 헤르메스 결사체(황금여명회)의 전대 단장이었으며 에이드리언에게 있어선 소중한 사람이었다고 한다.주인공 문솔라와 같이 어긋난 아이였기에 어떤 것에도 애정이나 슬픔, 기쁨 등의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고 하며, 바사고의 키스를 별 생각 없이 받아주는 문솔라에게 에이드리언이 줄리아의 예를 들어 경고한 바에 따르면 감정을 못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악마에게 사랑받은 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녀의 시신은 에이드리언 그린힐이 보관하고 있다가 이후 에이드리언이 가미긴과 계약을 맺는 대가로 가미긴에게 넘겨주었고, 줄리아의 시체는 가미긴의 수석 언데드(주인을 따라다니는 언데드)가 되었다. 언데드로서의 모습은 죽을 때 당시 모습 그대로인데, 어둠에 먹혀 새까맣게 변한 모습으로 이목구비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라 한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대단히 아름답다고 묘사된다. 작중 묘사나 다른 인물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생전에도 대단한 미인이었다고.
20세기를 주름잡았던 대마법사로, 그 이전까지는 소실된거나 마찬가지였던 악마소환술을 실질적으로 부활시킨 인물이었으며 붉은 장미를 자신의 심볼로 사용했다. 이후 그녀의 뒤를 이어 헤르메스 단장이 된 에이드리언 그린힐 또한 그녀를 기리는 의미에선지 똑같이 붉은 장미를 자신의 상징으로 사용한다. 에이드리언 그린힐의 뒤를 이어 문솔라가 헤르메스 단장직을 맡기로 약속하게 되면서 문솔라 역시 붉은 장미를 상징으로 사용하게 되므로, 줄리아는 문솔라의 상징에도 영향을 준 셈. 그녀의 행적들에 대해서는 그녀를 알았던 사람들(주로 에이드리언 그린힐)이나 그녀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언급된다. 단장으로서 그녀의 평가는 카리스마적인 리더로 사람들에게 공포를 무기로 군림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나름대로 본인이 생각하는 도리를 지켰으며 단장으로서의 의무 또한 성실히 수행했기에 나름대로 호의적인 평가도 존재한다.


2. 사실은...


실은 에이드리언 그린힐의 어머니.[1] 그녀의 정식 이름은 줄리아 그린힐이다. 생전의 모습은 굽슬대는 금발에 흰 피부, 푸른 눈, 큰 키의 대단한 미인. 에이드리언의 외모는 거의 이 사람을 성별 반전해 놓은 것처럼 꼭 닮았다.
본래 고아 출신으로, 슬럼가에 버려져 있던 갓난아기였지만 그 미모를 본 마약 중간업자가 얼굴이 예쁘니 어디라도 쓸 데가 있을 거라 생각해서 주워다 길렀다. 줄리아란 이름도 그녀를 주웠던 시기가 온갖 것들이 죄다 썩어가는 더운 날씨의 칠월(July)이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부모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 대충 아무 성이나 갖다 붙여 줄리아 밀턴으로 불렸던 모양. 줄리아가 아홉 살이 되던 해 제대로 등록이 되지 않은 인간들을 대상으로 마술 실험 재료로 삼던 당시의 악마숭배집단 중 하나가 악마에게 바칠 인신공양제사(제노사이드)의 제물로 삼기 위해 줄리아가 살던 지역을 노리게 되는 바람에 그 구역의 어린아이들과 여자들이 대다수 끌려가서 갇히게 된다. 물론 그 중에는 줄리아도 있었다.
그러나 인신공양제사 도중에 어긋난 아이의 특성대로 줄리아의 그릇에 제의에 들어가던 마력이 대부분 고여버리는 바람에 마술 자체의 주도권이 줄리아에게 넘어왔다. 줄리아는 정말로 타고난 마술사였던 탓에 불완전했던 소환식이 그녀에게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발휘되고 말았고, 줄리아는 첫 악마를 소환하게 된다. 의도치는 않았지만 마술의식의 주체자이자 악마 소환자가 된 그녀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죽었으며, 이후 피웅덩이에 앉아있던 그녀를 그 제노사이드 현장을 조사하러 온 헤르메스 단의 마술사들이 발견하고, 그 중 아버지 대부터 그린힐 가에 충성하던 수하이자 헤르메스단 원탁 중 한 사람이던 피터 모벨이 그녀를 헤르메스 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던 가문인 그린힐 가에 데려갔고, 그 마술적 재능을 인정받아 그녀는 그린힐 가의 가주 브랜든 그린힐 백작의 양녀가 되어 이때부터 '줄리아 그린힐'이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다. 브랜든 그린힐은 그녀를 법적으로 양녀로 맞아들이긴 했으나 가족다운 애정을 주거나 돌보지는 않았고, 줄리아는 거의 피터 모벨의 손에서 자라게 된다. 피터 모벨은 그나마 온정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마치 감정이 없는 것처럼 구는 어린 소녀에게 이질감과 거리감을 느꼈고 결국 줄리아에게 제대로 애정을 쏟지는 못했다. 그러나 어쨌든 피터 모벨은 줄리아의 최측근으로 충성을 다했으며 후일 줄리아가 낳은 아버지 없는 아이인 에이드리언 그린힐까지도 책임지게 된다. 본편 시점에서 저택의 늙은 관리자로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피터 모벨.
이처럼 물질적으로는 풍족하나 애정을 받지는 못하는 환경 속에서 그녀는여러 하급 악마들과 계약을 맺고 깨는 걸 반복하며 숙련을 쌓는다. 그러던 중 줄리아는 전투 중 함께 싸우던 피터 모벨의 마술회로가 고장나 피터 모벨이 더 이상 마술사가 아니게 됨으로써 전력이 줄어들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존의 줄리아와 계약했던 악마가 죽은 위급상황에서 다급하게 대악마로 이름 붙여진 자들 중 한 명을 소환하는 데 성공하는데, 그가 바로 피의 남작이다.
피의 남작은 72악마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바로 다음가는 등위를 지닌 대악마였고, 피의 남작을 소환하면서 줄리아는 운 좋게 브랜든 그린힐에게 입양된 재능있는 소녀 정도의 불안정한 위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권위를 확립했고, 헤르메스 단장이 되었다. 자신의 저택을 따로 마련해 양아버지 브랜든 그린힐에게서 독립해 나왔으며, 그녀의 측근인 피터 모벨 또한 그녀를 따라 저택으로 옮겼다.
피의 남작은 감정이 박리된 듯한 어긋난 아이를 흥미로워했고, 줄리아의 감정을 끌어내 보려고 여러 방면으로 집적대고 밀려나길 반복하다가, 이윽고 정말로 사랑에 빠져 버린다. 문제는 피의 남작이 정말로 악마라는 호칭에 걸맞게 변태적이고 가학적인 인물이었고 그의 '사랑'의 방식 또한 그러했다는 점이다. 어긋난 아이답게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도 못했고 애정을 받아본 경험이 없어 감정에 대해 무지했던 줄리아는 딱 계약자의 바람을 충족시켜 주기 위한 수단이자 거래 수단으로서 그의 애정공세를 받아들인다. 이 애정공세에는 육체관계나 연인처럼 구는 것 또한 포함되어 있었고, 줄리아는 성행위나 애정표현에도 긍정적인 가치건 부정적인 가치건 별다른 가치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무심히 그것을 받아주었다. 또한 피의 남작은 인간형으로 변할 수 있는 대부분의 악마들이 그러하듯 상당히 매력적인 외모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주변에서 보기엔 완벽한 연인처럼 보였다. 결국 줄리아 그린힐은 15세(한국 나이 17세)의 어린 나이에 피의 남작의 아이를 임신하게 된다. 이 뱃속의 아이가 바로 에이드리언.
피의 남작은 대부분의 악마들이 흔히 그렇듯 인간과의 사이에 생긴 혼혈을 경멸했고, 줄리아가 임신을 이유로 자신과의 육체관계마저 거절하자 그 변태적이고 쾌락주의적인 성격대로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것을 새로운 유희로 삼기로 한다. 그는 우선 줄리아에게 뱃속의 아이를 인질로 삼아 계약관계를 끊을 것을 요구한다. 이때 아이를 포기했더라면 간단했겠지만 줄리아는 모종의 이유로 그러지 않았고, 피의 남작은 계약관계를 끊어 마음껏 해칠 수 있게 된[2] 줄리아에게 10년간 어둠에 물들어 영혼이 썩어들어가고, 마침내 악마가 되는 저주를 건다. 줄리아의 시신이 새까맣게 물든 건 이 저주에 잠식되었기 때문. 어긋난 아이라 모정을 느끼기도 어렵고 합리적인 이유에서도 아직 뱃속에 있는 태아보단 줄리아 본인이 사회에 있어 더욱 이용가치가 있는 존재임이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줄리아가 왜 에이드리언을 살렸는지에 대해선 에이드리언 본인도 의문을 품고 있다. 그 이유는 소설의 중요 스포일러이므로 소설 참조.
피의 남작이 저주를 건 후 떠나고, 줄리아는 그 후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지에 대한 추측과 (그녀의 아이가 피의 남작의 자식임을 추측해내고는) 악마의 아이를 낳을 거냐고 따지는 사람들(대표적으로 양아버지인 브랜든 그린힐)을 피해 그린힐 저택에 결계를 치고 출산일까지 칩거했고 마침내 에이드리언을 낳았다. 해산 직후 출산으로 쇠약해져 있던 줄리아의 결계를 뚫고 양아버지 브랜든 그린힐이 쳐들어오지만, 마치 아기천사 같은 외모의 갓난아기를 보고 말문이 막힌다. 결국 브랜든 그린힐은 줄리아의 아들마저 그린힐 가문에 받아들이기로 했고, 아이의 이름은 에이드리언 그린힐이 된다.
이후 몸조리가 끝나자 줄리아는 에이드리언을 품에 안은 채로 그리스의 연구소로 가 옛 동료인 마르체토 아나피와 합류해 피의 남작의 저주를 풀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결국 저주를 풀지는 못했다. 이 시기에 엘레시우스 교단의 여사제들과도 교류하여 어린 에이드리언은 엘레시우스 여사제들 사이에서 자랐다. 줄리아는 에이드리언에게 각종 마술을 직접 지도했고 저주를 풀지 못한다면 자신이 죽고 나서 홀로 남겨질 게 뻔한 에이드리언을 위해 최대한 많은 것을 안배해 놓으려 했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감정적으로 부족했던데다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는 줄리아가 아들이자 제자에게 제대로 애정을 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애정어린 모자지간은 아니었고, 심지어 어머니와 아들로 서로를 부른 적도 없어서 에이드리언은 늘 그녀를 '줄리아'라고 불렀다. 어긋난 아이에 대해 알지 못했기에 에이드리언은 그녀가 자신을 의무감과 책임감 때문에 억지로 키우고 있다고 여겼고 제대로 사랑받지는 못했지만 어린 에이드리언에게 있어 스승이자 생물학적 어머니인 그녀는 세상 전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이윽고 줄리아가 저주를 받은 지 십 년이 지나 거의 저주에 잠식되었을 무렵, 피의 남작이 찾아와 그녀의 심장을 뽑아 삼켰고, 그로 인해 사망했다. 이때 그녀의 나이 스물여섯, 에이드리언의 나이 아홉 살 때였다.
마술사에게 있어 심장이나 자궁(여성의 경우) 등의 장기는 마술적인 것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악마에게 있어 강력한 마술사의 심장, 더구나 악마화가 진행된 마술사의 심장이란 마력이 가득한 질 좋은 제물이나 마찬가지였고, 피의 남작의 변태적인 사고방식으로 보자면 사랑하는 여자의 심장을 먹는 행위란 그녀의 죽음마저 소유하는 극진한 '사랑'의 행위였기 때문. 악마화가 거의 진행되어 심장이 뽑히고도 얼마간 생존해 있었던 줄리아는 우연히 그 장면을 지켜보게 된 에이드리언에게 기어가 그게 언젠가는 에이드리언의 목숨을 구할 테니, 자신의 시체를 가지라고 말한다. 자신처럼 강력한 마력이 깃든 마술사의 시신은 여러 모로 유용하므로, 그것이 제대로 사랑해주지 못한 자식이자 제자에게 남기는 마지막 선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 에이드리언은 차마 어떻게 그럴 수 있겠냐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녀의 말대로 시신을 보관했고 이후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에서 피의 남작을 소환하고 살해해 피의 남작의 심장을 그녀의 뻥 뚫린 가슴 위에 얹어준다. 악마화되었기 때문인지 그녀의 시신은 십 년이 지나서도 썩지 않았다. 이후 그녀의 시신이 가미긴이 탐낼 만한 제물이었기 때문에 에이드리언과 가미긴이 계약을 맺을 수 있었음을 상기해 보면, 결과적으로는 그녀의 판단이 옳았던 셈.
그녀가 죽은 후로도 그녀의 행동방식과 삶, 죽음은 에이드리언의 삶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

3. 기타


집사이자 그녀를 가장 오랫동안 받들어 온 피터 모벨의 말에 따르면, 문솔라처럼 단 것을 좋아했던 모양이다.
[1] 이 사실이 밝혀졌을 때 줄리아가 에이드리언의 옛 연인이거나 짝사랑 상대일 거라 생각했던 독자들이 단체로 멘붕했다.[2] 계약을 해서 어떤 인간을 '지키겠다'고 약속의 말을 읊는 순간부터 악마는 자신의 계약자를 해칠 수 없다. 계약자가 자연사 외에 사고나 공격을 받는 등 다른 이유로 죽는다면 악마는 이지를 잃고 미쳐버린다. 인간보다 힘이나 능력에 있어 비교우위에 있는 악마에게서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계약의 패널티. 피의 남작이 굳이 줄리아에게 계약을 끊길 요구한 것도 이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