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즈키 레이

 

라면요리왕의 등장인물.
작품 중반에 다이유 상사 영업 1과에 주임으로 부임한 커리어우먼. 요츠야 과장과 마찬가지로 오사카 지점에서 전근왔다. 요츠야 과장과 오사카 지점에서 같이 근무하면서 서로 안면을 텄던 듯. 전근오자마자 라면 테마파크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하지만 '''정작 라면은 잘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테마파크를 기획한 것은 스스로의 시장 조사 능력과 비즈니스 능력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 실제로 라면에 대해 빠삭한 후지모토를 라면 업체를 섭외하는 이벤트에서 발라버리거나(!) 라면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근처에 있는 특정 테마의 라면집 리스트를 줄줄이 거론할 수 있을 정도로 비즈니스 면에 있어서는 탁월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 중후반에는 기획 진행이 태만하다고 요츠야에게 조인트를 까이기도 하지만, 결국 라면 테마파크를 연대별로 나누어 기획하는 '라면 타임터널' 기획을 완성하는 등 '''업무능력'''만큼은 후지모토가 끝까지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강력하다.
라면과 관련된 비즈니스 차원의 지식은 삽시간에 섭렵했고 미각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지만, 라면 매니아가 아닌지라 깊이 있는 영역의 맛 구분 같은 능력은 쇼코보다도 떨어지고 라면 만드는 능력이나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는 능력 같은 것은 끝까지 제로에 가까웠다는 약점이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상사 업무에 젬병이지만 라면 관련 개발 능력이 출중한 후지모토를 직속 부하로 두면서 절묘하게 해결된 편이다.
비즈니스우먼이자 사회인으로서의 약점은 '''성격이 개차반'''이라는 점. 일반적으로는 깍듯이 예의를 지키는 편이지만 사소한 시비일지라도 일단 발끈하고 나면 직설적인 말을 마구 던져댄다. 후지모토와의 첫 만남부터가 길가에서 줄 서기 문제로 시비가 붙어 싸움박질을 한 것인데, 아무리 봐도 하즈키가 먼저 사태를 부풀리지 않았다면 적당히 한두 마디 주고받고 해결되었을 상황이었다(...). 거래처에서 선물받은 고급 와인을 아무 컵에나 따라서 벌컥벌컥 마시다가 부하 직원들이 놀려대자 발끈해서 대놓고 병나발을 부는 등, 성격적으로 끓는점이 무척 낮은 괄괄한 인물. 덕분에 라면에만 빠삭한 후지모토는 숨쉬듯이 까이고 매도당하고 가끔 얻어맞기까지 한다. 상사인 요츠야가 후지모토에게 싫은 소리 한번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굴려먹는 수완을 지닌 것과는 대조적.
단순히 유능하고 성격이 나쁜 것뿐 아니라 가끔 이 두 특성이 마이너스 시너지(...)를 일으키기도 한다. 치바 슈지와 얽히는 에피소드에서는 먼저 싫은 소리를 들었다지만 비즈니스를 제안하는 입장에서 대뜸 빈정거리면서 받아친다든지, 적당히 아무 레시피나 구해다 줄 테니 세컨드 브랜드 창립을 하라고 권하다가 '''라멘 장인의 마음을 모르는 당신과 할 얘기는 없다'''라며 면전에서 까이고 협상을 결렬당한다든지.... '요식업'에는 밝지만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즈니스에 손해를 보는 케이스인 셈. 치바 슈지와는 이 일로 앙숙이 되어서 치바가 결국 넥스트 브랜드를 런칭하자 '내 말대로 해놓고 고맙다는 인사도 없냐'고 뒷담을 까고 치바가 입점한 테마파크가 망하자 좋아하는 뒤끝을 보인다. 애초에 비즈니스적으로 유명 라멘 장인인 치바와 친해지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해서 접근했었으면서도 기분이 상하자 화해의 가능성을 먼저 닫아 버린 것(...). 이 점에서 치고받은 상대와도 계약에 따라 다시 일을 하는 세리자와에게는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인간적으로, 비즈니스우먼적으로 약점이 많은 캐릭터지만 유능한 부분은 확실히 유능하다는 점에서 후지모토 코헤이와 업무상 좋은 시너지를 이루었다. 물론 성격이 탈이라 첫대면에 쌈박질을 한 것은 둘째치고 초반에는 끊임없이 후지모토를 다른 업무로 돌리려고 시도하는데, 비즈니스에 능숙한 하즈키의 입장에서 볼 때 후지모토는 비즈니스맨으로서의 레벨이 낮은데다 능숙한 분야인 라면은 또 매니아의 함정에 빠져 비즈니스적으로 바라보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작품이 전개되면서 후지모토가 뛰어난 능력을 몇 차례 드러내자 그를 인정하게 된다. '''당신은 유능한 건지 무능한 건지 모르겠다'''는 냉정한 평가와 함께(...). 작품 후반부에는 계장으로 승진하고, 후지모토가 퇴사하기 직전까지 함께 라면 테마파크 업무를 담당했다.
여담이지만 학창 시절 가라테 전국 우승 타이틀을 따낼 정도로 가라테 실력이 있다. 후지모토는 일을 어리버리하게 처리했다가 엉덩이를 걷어차이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된다. 외모가 쏙 빼닮은 동생 안즈는 같은 대회에서 4강을 차지했다고. 안즈는 폭력을 습관적으로 행사하지만 하즈키는 사회적 지위(...)가 있어서인지 상대적으로 자제하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직속 부하인 후지모토는 그런 거 없고 사정없이 걷어차이긴 했지만, 해당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물리적인 폭력은 잘 가하지 않는다.
종합적으로 보면 후지모토를 다그치면서 회사 일에 충실하게 만드는 까탈스러운 상사 포지션. 비슷한 역할의 츠지이 계장에 비교하면 여러모로 능력이 상위호환에 가깝지만, 대신 후지모토나 업무 관련자들에게 어그로를 끄는 능력도 훨씬 뛰어난 편이다.[1] 어쨌든 무능력한 상사 타입은 절대 아니고, 비즈니스 면에서도 아직 설익은 후지모토와 쇼코가 본받을 점이 많기 때문에 두 사람과의 팀워크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 그렇다고 성격이 잘 맞는 건 '''절대''' 아니고, 후지모토 역시 하즈키를 평상시에는 그리 존중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하즈키는 상사 업무의 먼치킨이지만 후지모토는 라멘 말고는 일을 대충대충 하는 불량사원이기 때문에 존경심이 발동할 기회가 적은 것(...). 여기에 하즈키가 후지모토를 인정사정 없이 갈구며 부려대는 시너지까지 더해지니 사이가 좋을래야 좋을 수가 없다. 다행히(?) 작중 후반으로 갈수록 하즈키의 업무가 라멘 타임터널로 집중되면서 둘의 능력이 조화가 이루어지는 편이다.
참고로 후지모토와 쇼코의 퇴사를 앞둔 시점에서 쇼코를 놀린답시고 등 뒤에서 껴안고 가슴을 주무르는 성희롱을 시전하기도 했다. 쇼코가 화를 내자 '''너무 그러지 마, 그만두면 다시는 못 할 텐데''' 같은 파렴치한 변명을 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능력 좋은 개저씨''' 스타일의 여상사라고 정리할 수 있다.

[1] 츠치이가 후지모토를 독한 말로 갈구긴 하지만 하츠키만큼 공격력이 뛰어나지 않은데다(...)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쓸데없이 비굴하긴 하지만 어쨌든 예의만큼은 철저히 준수하는 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