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무량
1. 개요
풍종호의 무협소설 『광혼록(狂魂錄)』에 나오는 형산파(衡山派)의 고수로, 검은 옷을 즐겨 입어 '''흑의수재(黑衣秀才)'''라 일컬어진다. 실상은 '''형산철구(衡山鐵口)'''라 더 잘 불린다. 고집불통의 천둥벌거숭이 같은 다섯 사부인 형산오귀(衡山五鬼) 밑에서 무예를 배웠기 때문인지 성격이 괄괄하며, 입을 매우 잘 놀려 붙은 별명이다. 그 주둥이로 산을 빻는다고 알려질 정도라 어느 누구도 그와는 옳은 이치를 따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심지어 오귀도 말로는 어쩌지 못해 거의 내놓다시피 한다."혹시 저와 겨루어 지시면 우리의 부탁을 들어주신다거나 하는, 뭐 그런 생각을 품으신 건 아니시겠죠?"
"기꺼이 그런 생각을 품겠소!"
"그러시다면, 지실 경우에는 그 약속을 문서로 남겨주시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겠군요?"
"어려울 턱이 있나! 그럴 자신도 없으면서 무슨 명분으로 싸움을 하려고 하겠소? 조공자, 고선생이 그렇게 이랬다 저랬다 할 얌체일 턱이 없소이다. 지면 진 거고 이기면 이긴 것! 문서를 혈서(血書)로 써달래도 군말 없으실거요!"
- 『광혼록』의 조수인, 고덕명, 가무량의 대화 중에서 발췌.
2. 행적
가무량은 5년 전 맹룡회(猛龍會) 소속인 비철담(飛鐵膽) 좌릉의 기습적인 비무에 패하는 일이 있었다. 그로 인해 자신의 명성에 먹칠함은 물론 사문에서는 다섯 사부에게 금투령을 받는다. 그리고 온갖 잔소리와 함께 5년간의 폐관도 해야 했다. 끝마치고 나와서는 입문한 지 몇 년 안 된 사제인 왕백의 부탁으로 소주(蘇州)에서 그의 백부가 운영하는 청홍루(靑鴻樓)의 일에 나서게 되는데, 이때 맹룡회의 고수들 때문에 골치를 썩일[1] 뻔했다가 갑작스러운 조수인의 개입으로 편안히 귀견방(鬼犬幫)과의 일을 마무리 짓는다. 덤으로 좌릉에게 맺혀있던 것도 패배했다는 인증서를 대신 작성해주면서 속 시원하게 푼다.
가무량은 5년이나 폐관하게 한 사부들에게 그대로 되갚아 주기 위해 범상치 않은 실력과 천하제일을 증명하려 비무 여행을 하겠다는 조수인을 꼬드겨 형산으로 데리고 간다. 결국, 그는 계획한대로 조수인에게 패한 다섯 사부를 집법령으로 3년간 폐관하게 한다. 형산오귀는 조수인 이전에 비취검객(飛鷲劍客) 능사엄의 제자에게 패배하며 대영웅대회(大英雄大會)에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한 상황이었다. 그러므로 가무량이 형산파를 대표하여 영웅대회에 참석하고자 계속하여 조수인 일행과 같이 여행한다. 그 와중에 그는 조수인의 인증서 모으기 취미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구를 놀려 도와준다. 아예 장사(長沙)에서는 지역의 유명 고수를 모아주기까지 한다.
파란의 영웅대회가 끝난 뒤에 가무량은 혈선교(血仙敎)와의 최종 결전에도 참여한다. 처음에는 금권자(金權子)가 조수인과 주수문을 노리는 것에 놀라 오귀수(五鬼手)로 공격한다. 하지만 금선고(金仙蠱)에 강화된 신체에는 전혀 소용이 없었고, 정신이 나간 상태에도 조수인이 간단히 금권자의 공격을 막아 내자 그는 빠른 상황 판단으로 잽싸게 싸움에서 물러난다.
후일담에서 개방(丐幇)의 방주가 된 비천신개(飛天神丐) 종무득이 제자에게 조수인과 겪었던 이야기를 해주면서 가무량을 형산파의 두목이라고 부르므로, 그가 형산파의 차기 장문인이 됐음을 알 수 있다.
3. 무공
- 오귀수(五鬼手): 달리 오귀절명수(五鬼絶命手)라고도 불리는 기예로, 형산오귀로부터 전수한 것을 가무량이 정립하여 새로이 창안한다. 매우 강력한 위력을 지녀 가무량은 초창기에 염왕시(閻王侍)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작금에는 형산파의 상승절기(上乘絶技)로 인정을 받고 있다. 절반이 장법(掌法)이고, 반의반은 권법(拳法), 나머지는 금나(擒拏)로 이루어져 있다.
[1] 처음에는 그저 작은 일인 줄 알고 마음 편히 소주에 온다. 그는 귀찮은 성문의 호패 검사를 피해 야밤에 몰래 청홍루에 왔다가 귀견방까지 염탐을 한다. 그런데 악연이 있는 좌릉과 같은 맹룡회의 고수가 있는 것을 보고 놀라 그제야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래서 왕백에게 속은 것 같아 돌아가면 축용봉(祝融峯)에 내던져 버리겠다고 이를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