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존
1. 개요
장발과 단발 사이의 과도기를 일컫는 단어.
2. 설명
여성이 앞머리를 길러서 없앨 때와 단발을 길러서 장발로 만들 때 거치는 단계이다. 앞머리의 경우 앞머리가 눈 밑이나 콧등을 가리고, 머리를 기를 때는 어깨에 닿을 즈음이다. 애매한 머리 길이가 마치 거지와도 같아서 거지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거지존의 남자 버전으로는 더벅머리가 있다.
단발도 장발도 아닌 어중간한 길이에 이렇다할 스타일을 만들기가 힘들고, 머리 기장의 문제상 목을 짧아보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높은 카라의 셔츠나 터틀넥, 목 시보리가 탄탄한 상의 등은 피해야 한다. 목과 쇄골을 시원히 드러내 목 길이를 늘릴수록 자연스러운 스타일. 반대로 목이 긴 사람이라면 오히려 거지존을 유지하는 것이 미관상 좋아보일 수 있다. 거지존이 오히려 어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 목이 긴 유형들이다.
장발 도전자들의 다수는 거지존 기간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머리를 자르면서 실패한다. 그리고 후회하며 다시 머리를 기르는데 또 거지존을 마주하고 끊임없는 고뇌를 한다. 주로 외출이 줄어드는 겨울방학에 머리를 많이 기르며 외출이 불가피한 경우 앞머리의 경우는 자연스럽게 가르거나 핀으로 꽂는다. 단발의 경우 고데기를 사용하거나 묶는다. 하지만 두 형상 모두 애매하거나 난해한 모습이고 스타일링이 계속 망가져서 당사자는 계속 불쾌하게 된다. 이 고비를 마주할 즈음에 단발의 유혹을 느끼기 시작하는데, 가능하면 모자를 쓰거나 아예 집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유혹을 떨칠 수 있다.
거지존 기간에는 '앞머리'나 '단발'과 같은 키워드를 검색하지 말고 휴대폰에도 관련 사진을 저장하지 말 것이 권장된다. 그리고 과거 단발 시절의 사진 감상도 지양하는 것이 좋다. 거지존에 진입한 여성은 SNS 배경사진을 단발 시절의 사진으로 등록하는데, 이는 머리를 자르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지인들의 동의를 얻으려는 전략이다. 반대로 주변 지인들이 해주는 조언도 매우 주의해야 한다. 자르면 나을 것 같다고 말하는데 막상 자르고 난 후에는 그냥 기르는 게 더 좋다고 말을 바꾸는 지인이 존재한다. 잘랐는데 마음에 안 들어서 처음부터 다시 머리를 기르느라 거지존을 마주하는 일도 쉽지 않다. 온갖 단발, 뱅헤어의 유혹을 떨치는데 성공하면 비로소 원하는 장발, 여신앞머리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막상 기른 머리가 원래 헤어스타일보다 더 안 어울려서 원래 하던 헤어 스타일로 돌아가는 일도 생긴다.
기본적으로 장발-단발을 오갈 수 있는 여성들의 머리에 쓰는 말이지만, 사실 장발이 아닌 남성에게도 상황에 따라 거지존이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모종의 이유로 반삭을 하고 일반적인 머리로 되돌아가려 할 때, 중간에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길이인 시기가 존재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여성보다 머리 기르는 기간이 압도적으로 짧고, 다시 반삭의 유혹이 찾아올 염려는 없으므로(...) 그냥 기다리거나 조금 다듬기만 하면 된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