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사랑
1. 개요
아파시 -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VNV판, 1995년 특별판에 수록된 에피소드. VNV판에서는 이와시타 아케미가 다섯번째로 이야기하면서 들을 수 있다. 특별편 에서는 후쿠자와의 이야기를 듣지 않은 상태에서 첫번째 질문은 아무거나 고르고 두번째 질문에 '있습니다' , 이후의 질문에 '두 명의 오해'나 '기분이 식었을 때'를 고르면 들을 수 있다. 이와시타와 2학년 때부터 같은 반이었으나 지금은 정신병원에 있는 그녀의 친구 혼다의 사랑이야기이다.
이와시타는 이야기하기 전에 '인간은 누구든 부지불식간에 수많은 상대를 배신하고 또 상대에게 배신당한다' 라고 말하며 그렇게 배신하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직은 사카가미가 이와시타를 배신한 적은 없기 때문에 그를 미워할 이유가 없지만 앞으로 그녀를 배신하면 죽이겠다는 언급을 한다. 또한 아직 누구에게도 배신당한 적이 없으며 배신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사카가미의 땀을 닦아주면서 자신을 배신하지 않기 위해 땀을 흘리지 말라는 말을 마치고 사람을 배신하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한다.
이와시타가 2학년일 무렵부터 봐 온 사이가 좋은 커플이 있었다. 이름은 사토 나오유키와 혼다 사치코. 두 사람은 서로 의식은 하고 있었다. 계기는 혼다로부터 시작되어, 2학년 2학기의 어느날 두 명 분의 도서 위원을 정하게 되자 혼다가 사토를 따라 입후보하게 되었고 다른 학생들은 눈치채지 못하지만 그것을 이와시타는 주시하게 된다.
두 사람 모두 평범한 고교생이었고, 특별히 잘 생긴 것도 아니지만 특별히 못 생긴 것도 아니었다.[1] 그리고 아무의 눈에도 띄지 않던 두 사람의 관계는 진전되어 점점 친밀해져갔고, 이쯤되자 모두들 눈치채어 소문이 나기 시작한다. 이와시타는 이 두 사람이 계속 행복하게 진전되기를 빈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연애는 주위로부터 방해나 돌풍을 받지 않고 조용하게 따뜻하게 지켜봐져 두 사람은 전형적인 커플의 견본처럼 행복한 때를 보내게 된다. 그렇게 사이가 좋은 채로 세월이 흘러 3학년이 된다. 3학년이 되어서도 이와시타는 그 커플과 같은 반이 되어 진급한다. 여기서 이와시타는, 인간은 자신이 먹고 있는 과실 이외에 더 맛있어보이는 것이 보이면 그것을 먹게 된다고 말하면서 그것이 전형적인 연애의 비극이라고 언급한다. 그리고 커플의 앞에 그런 맛있어 보이는 과실이 나타난다.
오이카와 유키는 다른 사람의 것을 가지고 싶어하는 타입의 인간이었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말처럼, 남이 맛있게 먹고있는 것을 보면 꼭 자신이 그것을 가로채고 싶어하는 여자였다. 남의 소중한 것을 가로채고 싶어하는 습성이 있는 그녀의 눈에 이 평범한 커플이 들어온 것으로 비극은 시작된다. 오이카와는 혼다와 행복하게 지내는 사토를 가로채고 싶어진다. 사토와 혼다는 둘 다 처음으로 하는 연애였으나, 오이카와는 남자를 다루는데 매우 능한 여자였고 인기도 많은 편이었다. 그리고 오이카와는 누가 봐도 눈치챌 정도로 행동을 벌이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숙제가 있을 경우, 혼다가 옆에 뻔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토에게 고의적인 스킨쉽을 하며 물어온다. 물론 사토는 공부를 못 하기 때문에 누구라도 공부가 목적이 아닌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러나 사토는 오이카와의 행동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얼굴을 붉히며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고, 혼다도 따로 화를 내거나 하지 않았다. 오이카와는 계속 해서 사토를 밀어붙이지만 사토는 우유부단하게 대응할 뿐이고, 생각보다 빨리 넘어오지 않는 사토에게 오이카와는 화가 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동시에 더 탐내기 시작한다.
그래서 사토가 우유부단하게 굴면 굴수록 프라이드를 포기해서라도 필사적으로 달라붙어 점점 혼다와의 사이에 끼어 앉는데에 성공한다. 그러나 혼다는 오이카와가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사토에게 어젯 밤의 통화 내역에 대해 말하거나 해도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 쯤 되면 다른 여자에게 구애받아도 제대로 된 대처를 못 하는 남자와 다른 여자에게 구애받아도 화를 내지 않는 여자는 서로가 사랑받고 있는지 의심하게 되기 마련. 오이카와의 이런 필사적인 노력은 차차 성과를 거두어 사토와 혼다는 점차 멀어지게 되지만 사토는 혼다에게 미련이 남아 오이카와가 없을 때에는 혼다에게 접근하곤 한다. 그리고 완전히 넘어오지 않는 사토에게 오이카와는 대놓고 사토에게 좋아하고 있다며 태도를 확실하게 하라고 조른다.
이와시타는 이 대목에서 역시 그 두 사람이 반년간 한 사랑은 고작 연애짓이었을 뿐이라며 사람을 사랑할 수만 있다면 누구라도 좋았다고 매도한다. 그것은 적어도 사토만큼은 확실했고, 누구라도 자신을 리드해줄 여자였으면 아무래도 좋았다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곧 혼다에게 헤어지자고 말한다. 그러나 혼다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와시타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혼다를 버린 사토였지만 그도 곧 오이카와에게 버림받는다. 애초에 오이카와는 남자친구가 많았고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사토가 마음에 찰 리가 없었다. 남이 맛있게 먹고있었기에 맛있어보였을 뿐 실제로 손에 쥐고나니 먹을 마음이 사라졌던 것이다. 이제는 초반과 달리 반대로 오이카와에게 매달리는 사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완벽하게 버려진 사토는 이제 재기불능으로 보였으나, 생각을 알 수 없는 혼다는 다시 그를 거둔다. 이에 오이카와는 다시 질투심에 불타올라 자신이 잠깐 바빴던 것으로 바람을 피운다고 사토를 몰아세우며 전보다 더 심하게 방해를 놓곤했다. 그러나 사토도 전의 일로 아예 깨닫게 된 것이 없지는 않았고, 오이카와에게 자신을 좋아하는 것은 혼다라고 말한다. 그러자 울면서 교실을 뛰쳐나가는 오이카와. 슬퍼서 운 것이 아니라 분해서 우는 그녀를 뒤따라 두 사람도 교실을 나가버린다.
다음 날, 오이카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해진다. 그리고 더 이상 두 사람의 사이에 방해를 놓지 않았다. 철저히 두 사람을 무시하자 평범한 커플은 좋은 결과로 끝났다고 안도한다. 그러나 2주 후, 오이카와는 이와시타에게 접근한다. 상담받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이와시타는 차가운 태도로 대하지만 오이카와는 아랑곳없이 상담이라는 것을 털어놓는다. 즉 자신이 지금 사토의 아이를 가졌다고 하소연을 하는 것. 이와시타는 그 상담을 무시했다. 애초에 오이카와는 남자친구가 너무 많기 때문에 누구의 아이일지도 모르는 것에, 정말 임신을 했을 가능성도 거의 없는 것. 그러나 오이카와는 이와시타 한 사람에게만 말한 것이 아니라 교실 내의 여학생들에게 모두 말한 듯 하여, 곧 오이카와가 히로인이 되고 사토는 극악인이 되는 상황이 연출된다. 여학생들이 모두 사토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욕을 퍼붓는 가운데에서도 혼다는 침묵을 지킨다. 이와시타 역시 침묵을 지킨다. 그녀는 이지메에는 끼어들지 않고 방관하는 주의이기 때문이었으나, 혼다는 왜 아무 말이 없는지 알 수 없었다.
그 날 밤, 사토는 목을 매고 자살했다. 유서에는 오이카와에 대한 이야기는 적혀있지 않고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는 말만 남겨져있었다. 겁에 질린 오이카와는 자신은 희생자라고 울며 주장하고, 여학생들은 모두 입을 다문다. 애초에 그들 하나하나가 소문에 편승한 공범들이었고 양심의 가책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토가 죽은 날, 교실 내의 여학생들은 모두 울었지만 단 두 사람은 울지 않았다. 혼다와 이와시타였다. 그리고 그 일은 공석을 하나 만든 것으로 끝나고 조용히 잊혀져갔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후 이와시타는 누구때문에 일이 이렇게 되었을지를 묻는데..
2. 오이카와 유키(거짓의 사랑)
VNV판에서는 선택지 없이 곧바로 이 루트로 들어온다.
이와시타 또한 이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몇 주 후, 이와시타는 혼자 교실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방과 후의 교실에서 하루 있었던 일을 상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더 이상 사토의 책상에는 꽃도 놓이지 않고, 경찰이나 취재진도 오지 않는다. 한 사람의 변덕으로 죽은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진실을 알면 모두 놀랄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도중에 누군가 이와시타의 어깨를 건드린다. 혼다였다. 그녀가 말을 걸자 혼자의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이와시타는 혼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을 수 없어 경계한다. 그리고 혼다가 이와시타 씨는 언제나 우리 지켜보고 있었지, 라고 말하자 그녀는 속으로 몹시 놀란다. 둔한 여자라고 생각되던 혼다는 이와시타의 주시를 전부 알고 있었던 것. 혼다에게 흥미가 생긴 이와시타는 작년의 도서위원 입후보 때부터 보고 있었다고 시인한다. 그러자 혼다는 말을 이어나간다. 이와시타는 그들 커플을 보고만 있었을 뿐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모든 여자아이들이 사토를 괴롭힐 때 그녀는 괴롭히지 않았다, 여자아이들이 모두 사토의 죽음에 책임을 지게 될까 무서워서 울었으나 그녀는 울지 않았다, 라고 하며 이와시타에게 감사한다.
이와시타는 단지 귀찮았을 뿐인데도 그녀에게 감사를 하는 혼다에게 호감을 가진다. 그리고 혼다가 평소에는 둔하고 바보같아 보이지만 굉장한 관찰력을 가지고 있고 머리가 좋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와시타는 혼다가 자신과 같이 문제가 일어나도 방치하는 것이 같으며 단지 자신은 운명을 만들어나가지만 혼다는 운명에 순응하는 인간이 다른 점이라고 알게 된다. 혼다가 재밌어진 이와시타는 어째서 그렇게 머리가 좋은데 바보 행세를 하냐고 묻자 혼다는 자신은 원래 바보이기 때문에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것 뿐이라며, 이와시타에게 지금부터 일어날 일을 보아달라고 한다. 도와달라고 하지도 않고 아무런 폐도 끼치지 않을테니 단지 보기만 해달라고 하는 혼다의 부탁에 이와시타는 응하고, 혼다는 이와시타를 이과실에 데려간다.
이과실 안의 커다란 책상에는 오이카와가 죽은 듯이 누워있었다. 클로로포름때문에 기절해 있는 오이카와. 그리고 혼다는 이와시타를 이과실에 데려온 목적을 밝힌다. 혼다의 집은 산부인과를 하고 있었다. 혼다는 임신한 오이카와에게 제왕절개를 시켜줄 생각이었던 것. 물론 그건 거짓말일 확률이 높지만 혼다는 정말로 그렇게 믿고있었다. 이와시타는 혼다가 오이카와를 죽이려고 하는건지 아니면 정말 임신한 걸로 생각해서 제왕절개를 하려고 하는건지 상관없이 약속 그대로 보고만 있고, 혼다는 수술 준비를 해나간다. 혼다는 오이카와의 옷을 벗겨 가지런히 개놓는다. 그리고 혼다는 오이카와의 하복부에 붉은 매직을 그어 횡선을 긋고 그 라인에 따라 메스로 긋기 시작한다. 그 때 갑자기 눈을 뜬 오이카와가 자신에게 일어난 상황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비명을 지른다. 오이카와가 깨어나자 혼다는 메스를 잠시 내려놓고 오이카와를 안심시키려 한다. 오이카와가 괴로웠을 것이라며, 자신이 책임을 지고 모두 해결해줄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진정이 될리도 없고 갑작스러운 사태에 오이카와는 비명을 있는데로 지른다. 그러자 오이카와의 속옷을 입에 구겨넣고 테이프로 막아버리는 혼다. 열심히 나오지않는 소리를 질러대는 오이카와의 배를 어루만지면서 혼다는 자신은 산부인과의 딸이기 때문에 처리를 해줄테니 걱정말라고 하며 오이카와가 사토의 아이를 임신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이와시타는 여전히 보기만 하고 있는 가운데 혼다는 선반에 든 유리병을 꺼내든다. 개구리가 들어있는 포르말린 병이다. 혼다가 포르말린을 손으로 퍼서 배에 바를 쯤 되자 오이카와는 엉망진창으로 울고 있었다. 소독액 대신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오이카와는 사토의 아이를 낳는 것을 싫어할 것이므로 혼다 자신이 사토 군의 아이를 대신 가지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배에 메스를 밀어넣고, 오이카와는 단단히 묶어놓은 줄이 전부 끊길 정도로 요동을 친다. 혼다는 붉은 선을 따라 메스를 그을 수 없게 되고 피가 분출하기 시작한다. 혼다가 그것을 막으려고 하지만 탈지면도 준비하지 않아 역부족이다. 이와시타는 도와주고 싶어지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과 싸우며 참아낸다. 생각대로 되지 않자 폭발한 혼다는 메스를 내던지고 상처에 양 손을 넣어 상하로 찢어낸다. 그리고 배 속을 뒤져내어 장을 꺼내드는 혼다. 그러나 장이 꺼내져도 계속 아우성치는 오이카와에게 혼다는 이성을 잃고 얌전히 좀 하라고 소리를 치며 포르말린 병을 얼굴에 붓는다. 병에 들어있던 개구리의 내장에 터져 오이카와의 얼굴에 뒤범벅이 되고, 포르말린의 기운이 들은건지 아니면 숨진건지 오이카와가 조용해진다. 그리고 혼다는 목적이었던 것을 찾아냈다. 그녀는 임신따윈 하지 않은 오이카와의 자궁을 소중하다는듯이 껴안는다. 원래 자신의 것이 되었을 사토의 아이라며 자신이 소중히 기르겠다고 하는 혼다. 그 자리에서 자궁을 한 입에 삼켜넘긴다. 물론 씹을 경우 아이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한 입이다. 그리고 기뻐서 눈물을 흘린다. 이와시타는 그 장면이 매우 아름다웠기 때문에 자신도 울 것 같았다고 회고한다.
진정이 된 혼다는 개어놓았던 옷과 입 안에 쑤셔넣었던 속옷을 오이카와에게 다시 제대로 갈아입혀준다. 이미 죽은 오이카와는 얌전해져 있지만 혼다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다. 장을 다시 차근차근 집어넣기 시작하지만 이미 복구는 불가능하고 혼다는 그저 위치를 잡아 적당히 넣고 있었다. 서툰 바느질 솜씨로 배를 꼬매고 옷을 입혀놓고 보니 혼다는 그제서야 포르말린 병 속에 있던 개구리가 사라진 것을 눈치챈다. 이와시타는 그 개구리가 급한 도중에 오이카와의 뱃속에 같이 넣어서 봉합된 것을 눈치채지만, 그것을 알려줬다간 혼다가 다시 전부 풀어서 개구리를 꺼내고 재봉합하는 작업이 시작될 것 같아 말하지 않는다. 혼다는 오이카와가 자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녀에게 미안한 듯이 자궁이 없어져서 아이를 나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녀에게도 조금은 책임이 있다고 어색하게 말한다. 그리고 수술이 끝나, 혼다는 이와시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혼다의 세라복은 피로 범벅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집에 가는 도중에 체포되었다. 아직은 학교 내에 사람들이 남아있던 상황이었고, 수술 도중 아무도 들어오지 않은 것은 기적적이었다.
연행된 혼다와 함께 이와시타도 같이 데려가졌으나 혼다는 이와시타에게 어떠한 폐도 끼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와시타는 혼다에게 위협을 당해 강제로 관람하게 된 것이 된다. 이와시타가 입다물고 있었던 것은 정신적인 쇼크 처리가 되는 것으로 일은 마무리 되고, 혼다는 정신병원에 갔다. 그러나 혼다는 자신이 정신이 이상해서 병원에 온 것이 아니라 임신을 해서 몸조리를 하기 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시타가 혼다에게 문안을 갔을 때, 혼다는 정말 행복한 듯이 아이가 태어나면 어떤 이름을 붙이고 어떻게 기를 것인지에 대해 말했다고 한다. 그 뒤로도 이와시타는 한 달에 한 번 혼다의 문안을 간다. 혼다는 이제 이와시타의 친구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끝나고 이와시타는 사카가미가 땀을 흘리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자신을 배신한 것이라고 야유한다. 그리고 이와시타는 자신이 아직까지 배신당하지 않은 이유는 배신했던 사람들을 전부 죽어버리면 배신했던 일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을 한다. 즉 자신을 배신하면 전부 죽는다는 협박을 하는 것. 그것이 고의건 우연이건 그 배신에 대해 이와시타에게 '나를 배신했다' 라는 말을 듣게 된 사카가미는 어떻게 될까?
3. 혼다 사치코 혹은 사토 나오유키(둘만의 세계)
이하는 특별판 추가시나리오로 VNV판은 선택 없이 오이카와를 골랐을 때의 내용으로 진행된다. 이 시나리오로 이야기를 마치면 붕대의 여자 이야기를 출현시키기 위한 광기포인트가 1 증가한다.
사토가 죽은 지 몇 주가 지난 후 이와시타는 방과 후의 교실에서 멍하니 있었다. 이와시타는 혼자만 남은 교실에서 오늘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곤 했으며, 그날도 역시 그랬었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이와시타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 사람은 바로 혼다였다. 혼다는 항상 방과 후에 혼자 남아 있다며 말을 건넸고, 이와시타는 혼다에게 흥미가 생기지 않아서 다시 정면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혼다가 이와시타도 읽을 수 없을 정도의 무표정한 얼굴로 다시 이와시타를 건드렸다. 그녀는 이와시타가 줄곧 자신들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와시타는 얼빠진 혼다에게 지금까지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제야 혼다에게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이와시타가 작년에 도서위원에 입후보하기 전부터 보고 있었다고 말하자 혼다는 사토와 함께 있을 때의 미소를 지었다. 혼다는 이때까지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에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사토는 지금 자기와 함께 있다며 따라오면 알 거라고 말했다. 이와시타는 한 번 쯤은 믿어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혼다를 따라가기로 했고, 두 사람은 함께 학교를 나섰다.
돌아가는 도중에 혼다는 자신에게도 사토의 아이가 생겼다는 것을 밝히며 앞으로 소중하게 키울 거라고 다짐했다. 잠시 후 혼다는 이와시타를 몇 년 동안 사용되지 않은 낡은 집으로 데려갔다. 혼다는 이곳이 예전에 가족이 살던 집이고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다며 주머니에서 꺼낸 열쇠로 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혼다는 "우리들의 새 집에 어서와."라는 말을 했고, 이와시타는 "들"이라는 단어에 위화감을 느꼈다. 현관에 들어오자마자 이와시타는 무언가가 썩는 악취에 코를 감싸 쥐었다. 혼다가 준 슬리퍼를 갈아 신고 안쪽 방으로 들어간 이와시타는 그곳에서 천장에 철사로 매달린, 전신에서 벗겨진 인간의 가죽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사토의 가죽이었다. 혼다는 철사에서 사토를 벗겨 가슴에 끌어안았다. 고별식 때 반의 친구들이 사토의 집에 갔을 때 혼다는 혼자서 사토에게 돌아와 관 속에 있는 사토를 여기에 데려왔다고 말했다. 뱃속에 있는 아이도 아빠가 있는 편이 외롭지 않을 거라는 혼다는 말을 하는 도중에도 사토의 몸을 쓰다듬었다. 사토의 피부를 옷처럼 입어보며 학교에서도 본 적이 없는 혼다의 웃는 모습에 이와시타도 미소로 받아냈다. 이와시타는 혼다가 사토의 가죽에 있는 구더기를 찾아 짓밟는 것까지를 보고 묵묵히 그곳을 떠났다.
이와시타는 혼다가 지금도 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사카가미가 이와시타의 반에 와도 그녀에게 배어있는 악취만으로 누가 혼다인지 알 수 있다는 말을 끝으로 이야기를 마친다.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사카가미는 혼다도 이상하지만 진짜 이상한 건 이런 이야기를 눈썹 하나도 움직이지 않은 채 태연히 이야기하는 이와시타 쪽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품으며, 차라리 이 여자에게 달라붙은 가죽을 벗겨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