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예자
1. 개요
건예자(乾麑子)는 중국 설화에 나오는 요괴의 일종이다. 강시의 일종으로 갱도 함몰로 묻힌 광부들이나 혹은 산채로 묻힌 사람이 죽어서 만들어진다. 시체가 땅 속에 묻이게 되면 흙과 쇠의 기운이 시체에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그렇게 시체가 뭉그러짐도 썩지도 않고 십수년 내지는 수백년이 지나면 흙과 쇠의 기로 새로운 생명을 얻어 살아나게 되고 땅 속 깊은 동굴에서 살아가게 된다. 형태는 털이 많은 사람과 같이 생겼으며 털 색은 검다. 크기는 일반적인 사람보다 더 크다. 땅 속에서 살아서 그런지 땅을 매우 잘 팔 수 있고 강시나 좀비와 달리 일종의 정령이 깃든 형태이기에 자신의 의지 또한 가지고 있다.
2. 성격과 행동
땅 속 깊은 곳에서 발견되는데 대개 광부들한테 목격된다. 광부가 땅 속에서 일을 하다 보면 한 쪽 벽이 무너지거나 굴에서 간혹 건예자가 튀어나오는데, 땅 속의 험한 생활을 하던 건예자는 산 사람을 보면 기뻐서 어쩔 줄 몰라한다. 그리고 담배를 권하는데 담배를 다 태우고 나면 건예자는 그 사람을 끈질기게 쫒아다니면서 밖으로 내보내달라고 조른다. 만약에 건예자와 마주친 자가 그 요청을 거절하거나 무시하면 건예자는 크게 분노하여 그 사람을 죽을때까지 휘감아 조른다. 혹 건예자의 수가 많으면 그 사람을 땅 속으로 끌고 내려가버린다고 한다. 그렇게 된 자는 건예자들과 똑같은 말로를 맡게된다고.
이렇게 보면 건예자와 마주치는 것은 광부에게 큰 불행으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사실 건예자와 만나는건 엄청난 행운이다. 그 이유는 즉슨, 오랫동안 땅 속에서 살아오고 땅의 기운을 빌어 생명을 얻은 건예자는 땅의 구조에 통달하여 어디에 어떤 광맥이 있는지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광맥에 대해 건예자에게 물으면 건예자는 매우 친절하게 광맥이 위치하는 곳까지 안내해준다. 그곳을 파헤치면 반드시 원하는 광물을 얻을 수 있다.
여담으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쓴 '상상동물 이야기'에 나오는 동물 하늘사슴도 건예자와 비슷한 면이 많다.
3. 퇴치법
위와 같이 사람에게 우호적이고 이로운 점도 많은 귀신이나 땅 속에서 살아서 빠져나가고자 한다면 반드시 건예자를 처리해야하는데 방법은 이렇다. 건예자를 밖으로 내보내 준다고 하고서 자신이 먼저 갱도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바구니를 아래로 내려서 건예자를 끌어올리다가 떨어뜨리면 건예자는 다시 죽게된다.
여기저 주의할 점은 절대로 건예자를 햇빛에 닿게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땅의 기를 빌어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외부의 기운은 치명적이다. 외부의 기운에 닿은 건예자는 순식간에 의복과 몸이 썩어 뭉그러져 악취를 풍기는 물만 남는데 이 액체의 악취를 맡은 이는 병을 얻어 오래 살지 못한다.
혹 건예자와 마주쳤을 때 사람이 많고 건예자가 혼자라면 건예자를 붙잡아서 꽁꽁 묶은 후에 흙벽에 묻어버린 후 그곳에서 다시는 나오지 못하도록 등불을 밝혀두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