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1. 대한민국 경찰 계급 警正
2. 도박의 하나 경정(竸艇)
3.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대부
진나라 혜공 대의 대부이다.
역사에서 경정은 거의 꼴통 수준으로 고집이 센 신하로 묘사된다. 이오(=진혜공)이 군주가 된 후 진(秦)나라의 침략을 받자 진혜공은 어찌 대처할 것인지 의견을 구했는데, 경정은 "군주께서 진(秦)의 신뢰를 잃어 적을 끌어들였으니 저희더러 뭘 어쩌란 말입니까"라는 패기로운 한마디를 던졌다. 당연히 진혜공은 노발대발했으나 사안이 급한 만큼 일단은 넘어갔다.
어찌됐든 진(秦)과의 전투에 임한 진혜공은 복관으로 하여금 점을 치도록 하였는데 경정이 진혜공의 차우(車右, 수레를 끄는 직책)를 맡는 것이 길(吉)하다는 괘가 나왔다. 그러나 진혜공은 경정은 건방진 자라며 점괘를 따르지 않았다. 또한 평소 자신이 아끼던 정나라산 말을 타고 임전하려 했으나 경정은 이에 대해 "타지산 말은 이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으니 국산 말을 타는 게 좋지 않겠느냐"라며 또다시 입바른 소리를 했지만 진혜공은 이미 경정을 고깝게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쌩깐다.
그러고 진혜공은 진(秦)과의 일대 전투에 나서는데 그것이 역사에 남을 한원대전이었다. 예상가능하듯이 진(晉)은 참패했고, 진혜공 본인조차 포로로 잡힌다. 이뿐이면 별 문제가 안 됐을지도 모르지만, 사실 진혜공의 수레가 수렁에 빠졌을 때 마침 그 근처에 있던 경정이 진혜공을 구할 기회가 있었다. 진혜공은 다급한 목소리로 경정을 불렀지만, 경정은 '''"너님은 점괘도 무시하고, 내 충언도 무시하더니 이제 와서 무슨 낯짝으로 내게 도와달라 함? 너님이 곤경에 빠진 게 운명이니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가 없음."'''이라는 말을 남기고 진혜공을 외면했다.
하여튼 이런 곡절을 거쳐 포로로 잡힌 진혜공은 진(晉)-진(秦) 접경지대의 성 5개를 바치겠다는 입에 발린 약속을 하고 탈출하여 귀국했고, 경정은 또 경정답게 꼬장꼬장하게 진혜공의 귀국 환영식에 나갔다가 진혜공에 의해 바로 사형에 처해진다. 진혜공의 "그대는 군주의 명을 어겼는데 무슨 낯짝으로 이 자리에 나왔느냐"란 물음에 "군주의 명을 어긴 만큼 그 군주로 하여금 나를 벌할 기회를 주는 것이 신하된 도리이다."라는 대답이 걸작.
여러모로 원칙주의의 극단을 보여주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