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난사태

 

김용의 무협소설 녹정기벽혈검에 등장하는 인물. 녹정기에서는 위소보의 스승들 중 한 명으로 철검문 출신이다. 신행백변이라는 신출귀몰한 경공에 능하고 특히 검법이 뛰어나다. 무공이 강하기로 이름난 반야당 수좌 징관을 압도할 정도로 강력한 무공을 자랑하며 위소보가 보의로 막지 않았다면 하머터면 강희제를 일검에 절명시킬 뻔 했다.
원래 명나라 최후의 황제 숭정제 딸 장평공주로 '아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어린 시절 점괘에서 궁궐 내에 계속 키우면 화를 입는다 하여 속가에서 자라도록 배려한 덕분에 공주의 신분으로 무공을 익히게 되었다. 나중에 벽혈검의 주인공 원승지를 만나 그에게 애정을 갖고 오매불망 그리워하여 그림을 그리기도 하지만 결국 하청청을 마음에 두고 있는 원승지와 맺어지지는 못한다.
명나라가 이자성의 난으로 멸망할 때, 숭정제에게 불쌍하다는 이유로 칼을 맞아 한 팔이 잘린 외팔이가 되고,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승려가 된다. 철검문의 목상도인에게 도움을 받아 그 제자가 되고, 이후 아가 등을 제자로 거느린 철검문 장문인이 되며 위소보에게는 신행백변의 경공을 가르치기도 한다.
녹정기에서는 어느 정도 복수를 마음에 두고 있으며 청나라 황제의 목숨을 노리기도 하고, 위소보와 함께 하면서 태후로 가장한 가짜를 제압하기도 하며, 제자인 아가를 통해 치밀한 복수극을 노리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청을 몰아내는 것이 무상한 일임을 알고 있기도 하다. 출가를 했음에도 원승지에 대한 사모의 정을 잊지 못해 가끔씩 탄식하는 장면이 나온다.
구난사태는 청나라 때 민간에 유행하던 '독비구난' 전설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보인다. 장평공주가 부친인 숭정제에게 한 팔이 잃은 채로 망국의 깊은 원한을 품고 강력한 무공고수가 되어 제자들과 함께 청황실에 복수한다는 내용의 연극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