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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具滋凡
한국의 클래식 음악인, 지휘자. 1970년생 서울 출생이다.
(광주시향 시절의 모습을 담은 다큐 영상. 말러 2번 교향곡 '부활'의 연주를 중심으로 제작되었다.)[1]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만하임국립음대 대학원 지휘과에서 공부한 후 독일 다름슈타트 국립오페라극장 상임지휘자[2] (2002년)와 독일 하노버 국립오페라극장 수석상임지휘자[3] (2005년)를 역임하여 해외에서 활동한 후, 국내로 복귀해 2009년 광주시립교향약단 상임지휘자를 역임했다.[4]
국내 데뷔 당시,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말보로 담배와 코카콜라를 끊었다는 인터뷰를 했다. 일부에겐 이 발언으로 큰 지지를 얻었지만, 일부에겐 이라크 침공과 관계 없는 말보로와 코카콜라는 대체 왜 얘기하냐며 비아냥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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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인 2011년 3월에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단장 겸 상임지휘자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2012년 5월 8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바그너 갈라 콘서트에서는,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와 <로엔그린>, <파르지팔>, <탄호이저> 등의 명 가곡들을, 200명이 넘는 합창단과 함께 연주하여 청중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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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의 바그너 갈라 콘서트 지휘 모습)
여기까지만 보면 꽤 순조로운 경력을 기록한 듯 했지만....[5]
2012년 말, 자신의 첫사랑이기도 했던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는 슬픔을 겪었다.그러나 그것은 구자범에게 다가올 시련의 시작일 뿐이었다.
2013년 5월 경기 필하모닉에 사표를 냈다. 경기 필하모닉의 한 여성 단원이 자신의 연주 징계를 철회받기 위해 구자범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였고, 몇몇 단원들이 이 사건을 이용해 지휘자를 내쫓으려 시도했다. 구자범은 단원들의 태도에 배신감을 느껴 사표를 제출한다.[6] 이때 중부일보에서 구자범 단장이 성희롱 논란으로 사표를 제출하였다고 최초로 보도하였는데, 당시 청와대 대변인 성추문 의혹사건이 생긴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기에 엄청난 여파로 주요 일간지에 똑같은 내용으로 기사가 나간다.
이후 더 황당한 일이 이어졌는데 포털사이트에 구자범 연관 검색어로 ‘구자범 변태’ ‘구자범 성희롱’이 떴고 일부 언론에서는 마치 구자범 성희롱이 사실인양 보도되었고.
그 이후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는데, 지휘자가 요구하는 연습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단원들의 불만이 올라가 레슨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7] 원로 단원들로부터 지휘자에 대한 원성이 점점 올라가게 되었고, 이러한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었다.
모든 일이 끝난 후 해당 여성단원은 성추행이 아니었다며 신고를 취하했고 검색어 조작에 관여한 단원들에게는 벌금형이 부과되었다. 구자범은 언론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고소했지만 검찰은 이미 사건이 끝나 피고소인을 기소하지 않았다. [8]
구자범이 떠난 이후, 경기 필하모닉의 지휘자 및 예술단장은 여성 지휘자 성시연이 4년간 담당했다.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자막팀에 4개월짜리 단기 스태프로 채용되어 자막 교정일을 보았으며, 지휘자 일에서 은퇴하게 되었다. 비록 사건의 전모는 밝혀졌지만 이미 이미지가 나빠질 때로 나빠져 피아노 학원의 선생도 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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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2016년 3월 연극 <마스터 클래스>의[9] 음악감독 겸 무대 피아노 반주자로 참여했다.
2016년 5월 28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음악제에서 지휘자로 합류하여 경기필을 떠난지 3년만에 연주무대에 복귀할 것으로 기대되었는데, 지휘자가 돌연 교체되었다. 이를 두고 처음에는 "구자범이 14일의 첫 리허설 직후에 일방적으로 잠적했다"는 주최측 주장이 알려졌지만, 곧바로 구자범 측에서 "음악제의 예술감독인 류재준(작곡가)이 지휘 사퇴를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류재준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를 표했지만, 이미 음악제 자체의 신뢰마저 타격을 입은 후였다. 구자범은 지휘 복귀의 기회가 무산되었음은 물론, 또 다시 언론에 의해 일방적으로 매도당했다는 점에서 이중의 상처를 안게 되었다.[10] 얄궂게도, 다수의 공작으로 인해 몰락한 지휘자가 이번에는 단 한 사람의 독단으로 또 한번의 좌절을 맞은 것.
경기필에서의 성희롱 논란이 금방 무혐의로 드러났고, 당시 음악인[11] 들의 구명운동 및 여러 음악회의 지휘제안이 구자범에게 들어왔지만 본인의 완강한 거부가 있었을 뿐, 그가 음악계에서 완전히 매장된 것은 아니었다. 성희롱 사건은 구자범이 명백히 피해자였지만, 그가 바로 복귀하고 활동하였으면 그저 명예훼손, 혹은 무고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었다. 특히 본인이 원한다면 명예훼손 소송이나 무고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는데, 당시 지휘 일에 회의를 느꼈었는지, 본인이 음악계에 완전히 사표를 제출하겠다며 한사코 모든 제안을 거절하고 2년간 두문불출하다보니, 음악계에서 더욱 고립된 면이 있다. 게다가 빈 자리라도 크게 느껴졌다면 더욱 그를 찾았겠지만 그의 후임이었던 성시연씨가 또 워낙 음악이나 기획이나 행정을 잘 한지라, 빈 자리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정식 지휘자 복귀는 2016년 11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서울시오페라단의 맥베스(베르디 오페라)로 하게 되었다. 경기필 상임시절 같은 예술단 소속인 경기도립극단의 단장을 해서 같이 공연을 올린적도 있던 연극연출가 고선웅이 연출을 맡기도 했고, 특히 단장인 이건용 교수의 설득이 컸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좀체 오페라 지휘를 한 적이 없지만 유럽에선 오페라 지휘로 커리어를 쌓았던터라 꽤 관심이 컸고 연주 자체도 좋은 평을 얻었다.
다만, 이 공연 역시도 다른 의미에서 순탄치는 않았다. 위에 적힌 날짜와 장소, 그리고 작품명을 생각해 보자. 한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나라가 온통 엉망인 시점에, 촛불집회가 벌어지는 바로 한복판에 위치한 건물에서[12] , 주술에 의지하고 레이디 맥베스라는 비선실세(?)를 끌어들여 국정을 농단하다 망하는 내용이라고도 요약이 가능한 맥베스를 올려야했으니... 공연은 원래 2016년 연초에 결정된 것이라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었다.
그래서 프로그램북의 지휘자 노트에다 시국과 맥베스를 아주 대놓고 비교하는 수위가 엄청 센 글을 실었고, 자신이 직접 번역한 자막에도 예를 들어 "이땅이 산적들의 소굴이 되어버렸다"는 원래 가사를 "이게 나라냐! 도적들의 소굴이지"라고 의역했다. (거기에다 연출도 곳곳에 현 시국을 떠올리는 장면들을 넣었다.) 그러면서도 시민들은 저렇게 직접 행동하고 있는데 자긴 고작 노란 리본 하나 가슴에 달고 지휘나 하러 들어가는 처지를 한탄하며 공연을 준비했다고 한다.
이후 2017년 3월 객원지휘자로 군산 시향과 함께 윤이상, 쇼스타코비치의 곡들을 선보였다. 4월 27일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를 지휘할 예정이다. 늦게나마 재기의 기회가 마련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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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4월 27일,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회를 가졌고 반응은 뜨거웠다. 이날 연주된 고레츠키 교향곡 제3번 <슬픔의 노래> 3악장,[13] 랑고르의 교향곡 1번 <벼랑의 목가> 등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도 생소할 만한 작품들이라서 객석이 많이 차지는 않았지만,[14] 성공적으로 공연을 했다.. 첫 곡인 고레츠키 교향곡 제3번 중 3악장은 가수와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살짝 아쉬웠지만, 랑고르 교향곡 제1번에서는 왠만한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을 방불케하는 완성도를 선보였다. 심지어 피날레에서는 합창석에서 트럼펫 주자 3명과 트롬본 주자 4명을 등장시키며 소리를 보강했는데, 말러 교향곡 제8번 피날레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엄청난 음량을 뿜어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4월 3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제주 4.3 사태 70주기 추모를 주제로 한 연주를 지휘했다. 곡명은 베르디의 레퀴엠.
8월 24일, 예술의 전당에서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과 함께 독특한 1인 음악극 "롤라 블라우"를 공연했다. 2차대전 시기 빈 국립 오페라극장에서 활동한 유태계 성악가 롤라 블라우가 시련을 겪으며 점점 사회 현실에 눈을 돌리게 된다는 내용으로 구자범이 직접 편곡과 피아노 연주를 맡았다.
3월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음악대학 초빙지휘자로 재직하였으나 5월 말 모종의 사건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7월 세종문화회관에서 2018년에 공연한 ‘구텐 아벤트’를 다시 올렸다. 이번 공연은 팬들의 이른바 앵콜요청으로 처음 기획되었으며, 공연 홍보에 있어서도 팬들의 도움이 컸다. 음악계에는 아직도 그를 그리는 팬들이 많은 모양이다.
5.18 광주항쟁 40주년을 맞아, 오는 5월 16일 서울광장에서 말러 2번 교향곡 '부활' 연주가 예정되었지만, 코로나 사태의 지속 관계로 무관중 공연으로 대체했다. 어찌되었든 광주시향 시절에 지휘했던 바로 그 곡을, 10년만에 다시 지휘하게 된 셈.
8.31 kbs 음악프로그램 안디무지크에 출연했다. 베토벤 250주년을 맞아 베토벤 9번 합창교향곡에 대한 강의를 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였다. 구자범이 출연한 kbs 유튜브 댓글에는 ‘구자범 특집’을 만들어달라는 의견이 쇄도했다.
1. 개요
具滋凡
한국의 클래식 음악인, 지휘자. 1970년생 서울 출생이다.
2. 초기 경력: 2012년까지
(광주시향 시절의 모습을 담은 다큐 영상. 말러 2번 교향곡 '부활'의 연주를 중심으로 제작되었다.)[1]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만하임국립음대 대학원 지휘과에서 공부한 후 독일 다름슈타트 국립오페라극장 상임지휘자[2] (2002년)와 독일 하노버 국립오페라극장 수석상임지휘자[3] (2005년)를 역임하여 해외에서 활동한 후, 국내로 복귀해 2009년 광주시립교향약단 상임지휘자를 역임했다.[4]
국내 데뷔 당시,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말보로 담배와 코카콜라를 끊었다는 인터뷰를 했다. 일부에겐 이 발언으로 큰 지지를 얻었지만, 일부에겐 이라크 침공과 관계 없는 말보로와 코카콜라는 대체 왜 얘기하냐며 비아냥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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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인 2011년 3월에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단장 겸 상임지휘자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2012년 5월 8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바그너 갈라 콘서트에서는,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와 <로엔그린>, <파르지팔>, <탄호이저> 등의 명 가곡들을, 200명이 넘는 합창단과 함께 연주하여 청중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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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의 바그너 갈라 콘서트 지휘 모습)
여기까지만 보면 꽤 순조로운 경력을 기록한 듯 했지만....[5]
3. 시련의 시간들
2012년 말, 자신의 첫사랑이기도 했던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는 슬픔을 겪었다.그러나 그것은 구자범에게 다가올 시련의 시작일 뿐이었다.
3.1. 성희롱 무고 사건: 2013년
2013년 5월 경기 필하모닉에 사표를 냈다. 경기 필하모닉의 한 여성 단원이 자신의 연주 징계를 철회받기 위해 구자범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였고, 몇몇 단원들이 이 사건을 이용해 지휘자를 내쫓으려 시도했다. 구자범은 단원들의 태도에 배신감을 느껴 사표를 제출한다.[6] 이때 중부일보에서 구자범 단장이 성희롱 논란으로 사표를 제출하였다고 최초로 보도하였는데, 당시 청와대 대변인 성추문 의혹사건이 생긴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기에 엄청난 여파로 주요 일간지에 똑같은 내용으로 기사가 나간다.
이후 더 황당한 일이 이어졌는데 포털사이트에 구자범 연관 검색어로 ‘구자범 변태’ ‘구자범 성희롱’이 떴고 일부 언론에서는 마치 구자범 성희롱이 사실인양 보도되었고.
그 이후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는데, 지휘자가 요구하는 연습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단원들의 불만이 올라가 레슨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7] 원로 단원들로부터 지휘자에 대한 원성이 점점 올라가게 되었고, 이러한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이었다.
모든 일이 끝난 후 해당 여성단원은 성추행이 아니었다며 신고를 취하했고 검색어 조작에 관여한 단원들에게는 벌금형이 부과되었다. 구자범은 언론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고소했지만 검찰은 이미 사건이 끝나 피고소인을 기소하지 않았다. [8]
구자범이 떠난 이후, 경기 필하모닉의 지휘자 및 예술단장은 여성 지휘자 성시연이 4년간 담당했다.
3.2. 수난의 연속: 2014~2016년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자막팀에 4개월짜리 단기 스태프로 채용되어 자막 교정일을 보았으며, 지휘자 일에서 은퇴하게 되었다. 비록 사건의 전모는 밝혀졌지만 이미 이미지가 나빠질 때로 나빠져 피아노 학원의 선생도 할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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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2016년 3월 연극 <마스터 클래스>의[9] 음악감독 겸 무대 피아노 반주자로 참여했다.
2016년 5월 28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음악제에서 지휘자로 합류하여 경기필을 떠난지 3년만에 연주무대에 복귀할 것으로 기대되었는데, 지휘자가 돌연 교체되었다. 이를 두고 처음에는 "구자범이 14일의 첫 리허설 직후에 일방적으로 잠적했다"는 주최측 주장이 알려졌지만, 곧바로 구자범 측에서 "음악제의 예술감독인 류재준(작곡가)이 지휘 사퇴를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류재준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를 표했지만, 이미 음악제 자체의 신뢰마저 타격을 입은 후였다. 구자범은 지휘 복귀의 기회가 무산되었음은 물론, 또 다시 언론에 의해 일방적으로 매도당했다는 점에서 이중의 상처를 안게 되었다.[10] 얄궂게도, 다수의 공작으로 인해 몰락한 지휘자가 이번에는 단 한 사람의 독단으로 또 한번의 좌절을 맞은 것.
3.3. 왜 복귀가 늦어졌나?
경기필에서의 성희롱 논란이 금방 무혐의로 드러났고, 당시 음악인[11] 들의 구명운동 및 여러 음악회의 지휘제안이 구자범에게 들어왔지만 본인의 완강한 거부가 있었을 뿐, 그가 음악계에서 완전히 매장된 것은 아니었다. 성희롱 사건은 구자범이 명백히 피해자였지만, 그가 바로 복귀하고 활동하였으면 그저 명예훼손, 혹은 무고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었다. 특히 본인이 원한다면 명예훼손 소송이나 무고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는데, 당시 지휘 일에 회의를 느꼈었는지, 본인이 음악계에 완전히 사표를 제출하겠다며 한사코 모든 제안을 거절하고 2년간 두문불출하다보니, 음악계에서 더욱 고립된 면이 있다. 게다가 빈 자리라도 크게 느껴졌다면 더욱 그를 찾았겠지만 그의 후임이었던 성시연씨가 또 워낙 음악이나 기획이나 행정을 잘 한지라, 빈 자리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4. 근황: 재기를 향하여
4.1. 2016년 말
결국 정식 지휘자 복귀는 2016년 11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 서울시오페라단의 맥베스(베르디 오페라)로 하게 되었다. 경기필 상임시절 같은 예술단 소속인 경기도립극단의 단장을 해서 같이 공연을 올린적도 있던 연극연출가 고선웅이 연출을 맡기도 했고, 특히 단장인 이건용 교수의 설득이 컸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좀체 오페라 지휘를 한 적이 없지만 유럽에선 오페라 지휘로 커리어를 쌓았던터라 꽤 관심이 컸고 연주 자체도 좋은 평을 얻었다.
다만, 이 공연 역시도 다른 의미에서 순탄치는 않았다. 위에 적힌 날짜와 장소, 그리고 작품명을 생각해 보자. 한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나라가 온통 엉망인 시점에, 촛불집회가 벌어지는 바로 한복판에 위치한 건물에서[12] , 주술에 의지하고 레이디 맥베스라는 비선실세(?)를 끌어들여 국정을 농단하다 망하는 내용이라고도 요약이 가능한 맥베스를 올려야했으니... 공연은 원래 2016년 연초에 결정된 것이라 우연도 이런 우연이 없었다.
그래서 프로그램북의 지휘자 노트에다 시국과 맥베스를 아주 대놓고 비교하는 수위가 엄청 센 글을 실었고, 자신이 직접 번역한 자막에도 예를 들어 "이땅이 산적들의 소굴이 되어버렸다"는 원래 가사를 "이게 나라냐! 도적들의 소굴이지"라고 의역했다. (거기에다 연출도 곳곳에 현 시국을 떠올리는 장면들을 넣었다.) 그러면서도 시민들은 저렇게 직접 행동하고 있는데 자긴 고작 노란 리본 하나 가슴에 달고 지휘나 하러 들어가는 처지를 한탄하며 공연을 준비했다고 한다.
4.2. 2017년
이후 2017년 3월 객원지휘자로 군산 시향과 함께 윤이상, 쇼스타코비치의 곡들을 선보였다. 4월 27일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정기연주회를 지휘할 예정이다. 늦게나마 재기의 기회가 마련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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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4월 27일,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회를 가졌고 반응은 뜨거웠다. 이날 연주된 고레츠키 교향곡 제3번 <슬픔의 노래> 3악장,[13] 랑고르의 교향곡 1번 <벼랑의 목가> 등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게도 생소할 만한 작품들이라서 객석이 많이 차지는 않았지만,[14] 성공적으로 공연을 했다.. 첫 곡인 고레츠키 교향곡 제3번 중 3악장은 가수와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살짝 아쉬웠지만, 랑고르 교향곡 제1번에서는 왠만한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을 방불케하는 완성도를 선보였다. 심지어 피날레에서는 합창석에서 트럼펫 주자 3명과 트롬본 주자 4명을 등장시키며 소리를 보강했는데, 말러 교향곡 제8번 피날레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엄청난 음량을 뿜어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4.3. 2018년
4월 3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제주 4.3 사태 70주기 추모를 주제로 한 연주를 지휘했다. 곡명은 베르디의 레퀴엠.
8월 24일, 예술의 전당에서 메조 소프라노 김선정과 함께 독특한 1인 음악극 "롤라 블라우"를 공연했다. 2차대전 시기 빈 국립 오페라극장에서 활동한 유태계 성악가 롤라 블라우가 시련을 겪으며 점점 사회 현실에 눈을 돌리게 된다는 내용으로 구자범이 직접 편곡과 피아노 연주를 맡았다.
4.4. 2019년
3월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음악대학 초빙지휘자로 재직하였으나 5월 말 모종의 사건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7월 세종문화회관에서 2018년에 공연한 ‘구텐 아벤트’를 다시 올렸다. 이번 공연은 팬들의 이른바 앵콜요청으로 처음 기획되었으며, 공연 홍보에 있어서도 팬들의 도움이 컸다. 음악계에는 아직도 그를 그리는 팬들이 많은 모양이다.
4.5. 2020년
5.18 광주항쟁 40주년을 맞아, 오는 5월 16일 서울광장에서 말러 2번 교향곡 '부활' 연주가 예정되었지만, 코로나 사태의 지속 관계로 무관중 공연으로 대체했다. 어찌되었든 광주시향 시절에 지휘했던 바로 그 곡을, 10년만에 다시 지휘하게 된 셈.
8.31 kbs 음악프로그램 안디무지크에 출연했다. 베토벤 250주년을 맞아 베토벤 9번 합창교향곡에 대한 강의를 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였다. 구자범이 출연한 kbs 유튜브 댓글에는 ‘구자범 특집’을 만들어달라는 의견이 쇄도했다.
[1] 원곡의 독일어 합창 가사가 우리말로 번역되어 불리고 있는데, 해당 연주가 5.18 광주 민주항쟁 추모 음악회에서 사용된 것을 반영해서였다.[2] 음악감독, 수석상임 지휘자 아래 제 3 지휘자의 포지션.[3] 음악 감독(Generalmusikdirektor) 바로 밑의 직책으로 연간 여섯 편 정도의 오페라를 공연한다.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 부지휘자 개념과 달리 오페라 극장에서 GMD 밑의 카펠마이스터들의 공연횟수는 GMD와 크게 다르지 않다.[4] 광주시향을 맡을 시기에 국내에서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인기리에 방영된 직후였는데, 마침 드라마 속 주인공인 강마에(김명민 분)처럼 베토벤을 연상시키는 사자머리 장발이기도 해서 '광주의 강마에', 혹은 '구마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5] 바스티유 오페라 감독을 맡았던 정명훈 이후 유럽의 오페라 극장에서 상임 직을 맡은 한국 지휘자의 수는 매우 적다. 최희준(작센주립극장), 지중배(트리에 극장, 울름 극장), 김은선(테아트로 레알 마드리드)(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정명훈 이후 객원으로서는 가장 화려한 경력.), 한주헌(프라이베르크 극장)이 있다. 상당히 뛰어난 경력의 소유자지만, 정명훈이나 오자와처럼 20대에 메이저 극장에 데뷔한 정도는 아니며, 대부분의 세계적 지휘자 처럼 젊은 시절 메이저 오케스트라에서 부지휘자/객원으로 활동한 것은 아니다. 요약하면 압도적이지는 않아도 상당히 괜찮은 경력. 이젠 사라졌지만 구자범 국내 데뷔시 학력을 어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학력이 괜찮긴 하지만 학력 좋은 세계적인 지휘자가 워낙 많아 유럽에서 어필하긴 힘들었다.- 간추리기만 해도 법학박사 칼 뵘, 수학과 철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첼리비다케, 취리히 연방공대의 클라이버, 전문의이자 박사학위만 3개인 시노폴리, 빈 공과대학의 카라얀, 의학박사 헤레베헤, 케임브리지 희랍어과의 가디너, 하버드 철학과의 번스타인, 모스크바 대학 생물학과의 므라빈스키 -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음악을 하는데 있어서 학력이나 학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6] 참고로 언론 보도가 나간 뒤에 사표를 낸 것이 아니라 사표를 냈기 때문에 언론에서 보도한 것이다. '잘못을 했으니까 사표를 내지 않았겠냐'는 생각으로 보인다.[7] 사실 시립교향악단은 공무원신분이므로 과외를 하는것 자체가 불법이지만, 퇴근 이후 악기 전공학생에게 레슨하는것은 오랜 관행으로 용납되었다고 한다. 1시간당 10만원정도 였다고 함[8] 구자범은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며 정말 답답해 울었다”면서 “그들을 용서하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미워하진 않습니다. 진심 어린 사과만 있다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9] 20세기의 전설적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인 칼라스 역은 배우 윤석화가 맡는다.[10] 이에 대해 구자범은 언론들이 초기에 '잠적' 운운하며 구자범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류재준 등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보도한 것에 대해, "왜 내게는 사실 확인을 하지 않은 것인가?"라며 섭섭한 마음을 토로했다.[11] 여성 음악인, 음악학자들이 다수 있었으며, 성희롱논란이 사실이었다면 불가능했을 지지자그룹이 있었다[12] 특히나 토요일 공연은 촛불시위 중 추위를 피해 잠시 쉬러 들어온 시민들로 로비가 가득한 상황에서 벌어졌다. 워낙 교통이 안좋아서 관객은 적었고.[13] 2차대전 당시 가스실로 끌려가는 아들을 지켜보는 유태인 어머니의 탄식을 담은 내용이다. 이를 두고 일부 청중들이나 평론가들은 당시 막 인양된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메시지로 해석하기도 했고, 마침 구자범 본인도 노랑 리본을 달고 연주에 임하여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했다.[14] 랑고르 교향곡은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의 초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