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학문
학문을(學) 권하는(勸) 글(文). 문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공부를 못 시켜 안달이었으니 공부를 권하는 글이 없는 동네는 없었지만, `권학문`은 공부하라고 닦달하는 글 중에서도 특히 중국에서 지어진 일련의 시를 가리킨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남송의 유학자 주희(주자)가 남긴 한시. 한시 중에서도 명문으로 손꼽히며 오랜 세월 동안 많은 학자 또는 학생들에게 읽혔다.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물위금일불학이유래일) /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이 있다 하지 말아라.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물위금년불학이유래년) / 올해 배우지 않고, 내년이 있다 하지 말아라.
日月逝矣歲不我延(일월서의세불아연) / 날과 달은 가고, 나 역시 그러하니
嗚呼老矣是誰之愆(오호노의시수지건) / 아아! 늙었구나. 이 누구의 허물인고.
보통 후반부의 4개 연이 주로 쓰이고, 그중에서도 소년이로학난성 일촌광음불가경이 가장 대중적이다.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로학난성) / 나이를 먹기는 쉬우나 학문을 이루기는 어려우니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 / 한 순간의 짧은 시간도 가볍게 여기지 말지어다.
未覺池塘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 / 연못의 봄풀은 아직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는데,
階前梧葉已秋聲(계전오엽이추성) / 섬돌에 떨어지는 오동 잎사귀는 가을을 알린다.
송진종 또한 권학문(勸學文)을 남겼는데,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1]
富家不用買良田(부가불용매양전) / 집을 부유하게 하려고 좋은 밭을 사지 마라
書中自有千種祿(서중자유천종녹) / 책 속에 저절로 천종의 봉록이 있다.
安居不用架高堂(안거불용가고당) / 편안히 살려고 큰 집을 짓지 마라
書中自有黃金屋(서중자유황금옥) / 책 속에 저절로 화려한 집이 있다.
出門莫恨無人隨(출문막한무인수) / 문을 나설 때 따르는 자 없음을 한탄 마라
書中車馬多如簇(서중거마다여족) / 글 속에 거마가 떨기처럼 많다.
取妻莫恨無良媒(취처막한무량매) / 장가들려는데 좋은 중매 없음을 한탄 마라
書中有女顔如玉(서중유녀안여옥) / 책 속에 얼굴이 옥 같은 여자가 있다.
男兒欲逐平生志(남아욕축평생지) / 사나이 평생의 뜻 이루려면
六經勤向窓前讀(육경근향창전독) / 육경을 부지런히 창을 향해 읽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