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옥멸진신공
1. 개요
풍종호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의 묵연동(默然洞)에 남겨진 사가(四家)의 절기 중에서 속가(俗家) 1위 무공이다. 절대천마(絶代天魔)가 천호(天豪)이던 시절 창랑금아(蒼狼金牙)를 통해 얻은 옥형천기신공(玉衡天機神功)의 오단(五段)에 만족할 수 없어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육단(六段)에 해당하는 신공을 창안하니, '''단옥멸진신공(斷玉滅塵神功)'''이다.
옥형천기신공의 육단은 먼저 오단을 쳐부수는 과정에서 시작한다. 이를 단옥(斷玉)의 과정이라 하며, 기초가 되는 것이 단옥구식(斷玉九式)이다. 풍객(瘋客) 치우(痴愚)는 이 단옥구식을 파천(破天)의 절학(絶學)이라 지목하였고, 구식은 곧 구법(九法)이라 단언한다. 그래서 단옥구식 옆에 자잘하게 일일이 파천구법(破天九法)이라는 항목을 두고 해설을 붙여놓기까지 한다. 이러한 파천구법 뒤에는 멸진삼식(滅塵三式)이 있다. 옥형천기신공을 완전히 격파하고 파괴하는 과정이 단옥구식이라면, 그 뒤를 이어 독자적인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이 멸진삼식이다. 즉, 이 멸진삼식이 옥형천기신공의 육단이다.
본래의 파천구법과 멸진삼식은 쉽게 익힐 수가 없는 강력하며 광대한 절학이다. 하지만 풍현은 이혼전겁(移魂轉劫)으로 절대천마의 혼과 동화되었기에 자신이 이 무공을 익혔음을 인식하자 바로 펼칠 수 있게 된다.[1] 그가 묵연동에 시험 삼아 발휘한 결과 여의천환영(如意天幻影)의 상형(翔衡)을 선물로 얻는다.
2. 초식
2.1. 파천구법(破天九法)
관련하여 논한 것을 모조리 먼저 익힌 다음, 파해하는 과정을 거쳐 도달하는 것이 파천구법이다.
- 검식(劍式) - 파천검법: 정교한 검법만을 논하는 것이 아닌, 도검(刀劍)은 물론 부월(斧鉞)과 단봉(短棒) 부류까지 모조리 섭렵하여 익히고 파해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파헤쳐 놓았다.
- 창식(槍式) - 파천창법: 길게 모양 잡은 것이라면, 날이 달렸든 말았든, 달린 날이 도끼 모양이든 뱀 모양이든 상관없이 일제히 싸잡아 익히고 파해하는 과정을 늘어놓았다.
- 탄식(彈式) - 파천탄법: 얼마나 크든 작든 상관없이 손가락으로 퉁기든 줄에 걸어 던지든, 노(弩)인지 궁(弓)인지조차 관계없이 몸에서 일단 떼어내어 적에게 투척하는 부류는 모조리 망라하여 논하고 있다. 심지어 바위를 던지는 법과 바위를 받아내는 법에 대해서까지 말하고 있다.
- 권식(拳式) - 파천권법: 권에서 장(掌), 지(指)를 망라하여 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논하면서 파해하고 있다.
- 보식(步式) - 파천보법: 신법(身法)과 체술(體術)의 형태를 망라한 것이다.
- 간식(看式) - 파천간법: 천지의 기세와 상황을 논하고, 섣불리 자신의 기량만 믿어 주변의 지형지물의 특성을 파악 못 한 채 적이 이용하는 것을 알지 못하여 당하지 않도록, 동시에 자신이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먼저 주변을 파악하고 살피는 요결을 논의한다. 특히나 상대가 희세의 신병이기(神兵異器)를 지녔을 때, 어떻게 이를 파악하며 대처하고 격파해나가는가도 논하고 있다.
- 영식(影式) - 파천영법: 진법(陣法), 환술(幻術), 요술(妖術) 따위와 함정, 기관건축에 대한 돌파에 대해 아주 깊이 논하면서 파해하는 과정이다. 사람의 마음이 낳은 그림자가 형태를 갖춘 것이라면, 모조리 파천영법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 심식(心式) - 파천심법: 연기(練氣)와 운기(運氣), 기합(氣合)에 대한 초보적인 부분에서 시작하여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신공절기(神功絶技)까지 논한다. 그리고 앞선 칠식칠법처럼 애써 익힌 신력(神力)을 격파해 나가는 방법뿐만이 아니라 일순간에 그 공력을 봉쇄할 수도 있는 방법까지 파헤치고 있다. 그리하여 파천심법을 얻으면 남은 단옥멸진신공의 십일식(十一式)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한 힘, 기본심법이 된다.
- 전식(戰式) - 파천전법: 앞에서 배우고 익힌 모든 것이 제대로 싸울 줄 모른다면 무용지물(無用之物)이라는 주장과 더불어 적과 싸우는 법을 구체적으로 논하고 있다. 전투의 시작과 끝에 대한 논의는 물론, 적을 죽이는 목적으로 싸울 것인지, 적을 상처 입히고 굴복시키는 목적에서 싸울 것인지, 적과 단지 대치상태를 유지할 뿐인지, 적으로부터 어떤 형태로 도주할 것인지를 모조리 논한다는 점에서 이 파천전법은 통상의 병법과는 아주 다른 방식의 전투법이다.
2.2. 멸진삼식(滅塵三式)
파천구법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모범이다.
- 천식(天式): 상황의 선제권을 장악하고 활용하는 방법이다.
- 지식(地式): 적이 주변 상황을 먼저 장악할 때, 이를 뒤집어엎는 방법이다.
- 생사식(生死式): 어떤 방식으로든 생사의 간극에 놓이게 될 때의 대처방법이다.
2.3. 천괴호뢰(天魁豪雷)
금아에 기록되지 않은 초식이다. 전개하면 뇌성이 은은히 울리며, 잿빛의 번개 그물이 뻗어나간다. 꼭 하늘로부터 땅으로 쏟아져 내리는 갈라진 벼락의 형상 그대로이다.
[1] 풍현은 절대천마가 미리 말해 주지 않아 자신을 놀린 것으로 생각하여 분노한다. 그러나 절대천마의 말 그대로 풍현은 자신이 얻은 것들을 귀찮게 여겨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있으며, 그나마 본 것 중에서도 이해하지 못한 것은 그냥 넘겨버리는 만큼 급한 성격이긴 하다. 사실 복수를 할 수 있는 정도의 힘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라 이리 조급해하면서 귀찮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