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순두부(테이스티 사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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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달콤순두부[3] .순두부 쌍둥이 중 형. 남들이 따라잡기 힘들 정도의 튀는 사고방식을 가졌다. 상냥해 보이지만 사실은 위험한 인물. 로큰롤을 좋아하고, 자주 밤을 새워 다크서클이 심각하다. 동생과는 미묘한 관계다.
2. 초기 정보
3. 스킬[4]
4. 평가
보통 밀크를 졸업한 뒤 가장 많이 쓰는 지원형 식신이다.
5. 대사
6. 배경 이야기
6.1. 1장. 형제
내겐 두 명의 형제가 있다.
한 명은 내 눈앞에 있는,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바보 같은 녀석이다. 이름은 마라롱샤라고 한다.
햇살이 쏟아지는 오후는 낮잠 자기 딱 좋은 시간이다.
지붕 아래 누워 어렴풋이 잠이 들었을 부렵, 아무리 깊이 잠든 사람이라도 놀라서 깰 정도로 진한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눈을 뜨자, 온몸이 붉게 물든 바보 녀석이 보였다.
저렇게 상처투성이가 된 걸 보니, 밖에서 또 신나는 일을 했나 보다.
깊은 상처에 이를 악물었으면서도 마라롱샤는 상남자라도 되는 양 어색하게 입가를 추켜올렷다. 그 모습에 직접 바르면 펄쩍 뛸 만큼 아프지만 몸에는 좋은 재료를 녀석이 바를 약에 듬뿍 넣었다.
마라롱샤를 데려온 라티아오에게 조제된 약을 건넸다.
예상대로 라티아오는 주저하지 않고 마라롱샤의 상처에 약을 발랐다.
그 모습을 보자, 내 단잠을 방해했던 녀석에 대한 짜증이 눈 녹듯 사라졌다.
「 으아악! 무슨 짓이야? 아파, 아프다고! 너 일부러 이러는 거지? 」
아프다며 비명을 지르는 마라롱샤를 무시한 채, 난 재빨리 몸을 돌려 손에 남아있던 약을 깨끗이 씻어냈다.
평소에 아무 말도 없던 라티아오가 웬일로 날 향해 어슬렁거리며 걸어왔다.
「 뭐야, 마음이라도 아픈거야? 」
가시 돋친 내 말에도 라티아오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오늘 너랑 똑같이 생긴 사람을 봤어. 」
그 말에 짙은 색의 연고를 씻어내느라 물에 담가둔 손가락이 멈칫했다. 계속 쏟아지는 물줄기에 손에 묻은 연고가 점점 사라졌다.
몸을 일으켜 흥미로운 표정의 라티아오를 바라봤다. 내게 저렇게 말하는 의미를 도무지 모르겠다.
그 후 라티아오로부터 마라롱샤와 나갔다가 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을 봤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마치 하나의 틀에서 찍어낸 것처럼 눈동자 색깔조차 똑같았다고 한다.
너무나도 닮은 모습에 마라롱샤가 아무 생각없이 상대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고 한다.
「 달콤순두부! 웬일로 밖에 다 나온 거야? 맨날 그 뭐냐... 락 음악 한다고 집에만 있었는데... 」
마라롱샤가 툭하고 어깨를 친 그 자가 당연히 나일 리 없다.
왜냐면 나는 상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성격도 원체 더러운 데다 내 이름을 들어도 화를 낼 만큼 나와 사이가 안 좋은 거라면...
내 귀여운, 나보다 몇 초 늦게 이 세상에 나온 내 쌍둥이 남동생이 분명하다.
6.2. 2장. 추모
어김없이 또 이날이 찾아왔다. 외진 국경 마을을 찾아오는 사람 없이 여전히 한적하다.
녹음으로 가득한 산비탈에는 이름 없는 표지가 쓸쓸히 서 있다.
묘지는 초라해 보일 정도로 평범했다. 돌멩이로 쌓아 올린 묘지 주변을 무성한 잡초가 가득 메운 탓에 적막해 보이기까지 한다.
산비탈 위에 우뚝 선 거목 그림자 아래 묘비가 서 있었다.
그리고 그 그림자 아래... 익숙하면서도 그리운 그림자가 앉아 있다.
그림자의 주인공은 성묘하러 온 게 아닌 듯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보였다.
「 후훗, 사랑하는 동생아, 정말 오랜만이다. 내가 널 그렇게 아끼는데 넌 날 만나려 하지도 않다니... 가슴이 너무 아프네... 」
작은 무덤 앞에 앉아 그늘 밖 햇빛을 바라보던 녀석이 불쾌한 듯 고개를 들더니, 방금 묘지에서 뽑은 야생화를 내게 휙 하고 던졌다.
「 누가 네 사랑하는 동생이라는 거야? 아무렇지 않게 여길 오다니, 정말 대단하다. 」
여전히 거만하다 못해 안하무인인 동생의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르게 안심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내 뺨을 어루 만졌다.
이런 생각이 들다니... 내가... 늙었나?
머리를 흔들어 무서운 생각을 떨쳐내려 했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오랜만에 만난 녀석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 웃긴 왜 웃어? 내 장난감이 될 각오가 된거야? 연쇄 살인범이자 제국의 지명수배자, 달콤순두부 씨. 」
미간을 찌푸리는 간장순두부의 모습에 난 녀석이 날 향해 주먹을 휘두를 줄 알았다.
하지만 간장순두부는 비웃음이 느껴질 만큼 이내 침착한 표정을 되찾았다.
「 오늘은 너랑 결판내기에 좋은 날이 아닌 것 같아. 하지만 다음에 만나면 반드시 내 장난감으로 만들어주마. 늙은이도 네 처참한 모습을 보면 분명 기뻐하겠지... 」
그렇다. 나는 내가 「 살인자 」 였던 날을 여전히 기억한다.
제 정신이 아닌 그 사람을 아버지처럼 여기는 간장순두부라면 당연히 기억할 것이다.
그래서 이 날은 일 년 중에서 우리가 싸우지 않은 유일한 날이다.
6.3. 3장. 사죄
수도에서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마스터가 정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곁에서 본 마스터는 지극히 평범한 요리사였다.
깨끗하고 단정한 복장에 요리 경력만큼 높은 모자를 썼지만 마스터에게는 늘 쇠 냄새가 났다.
난 냄새에 무척 민감하다
인간을 많이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 알았다. 마스터의 몸에서 나는 쇠 냄새는 사실 인간의 피비린내라는 걸...
온종일 주방에서 자신의 냄비와 칼과 씨름할 줄 아는, 가끔은 멍청하게 웃는 요리사에게서 왜 피비린내가 나는 걸까?
손님들은 마스터의 요리 솜씨가 전문가급이라며 맛있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남쪽 요리에 능숙한 마스터는 북쪽의 국경 마을에서 자신의 요리가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손님을 종종 만나곤 했다.
불평을 늘어놓는 손님의 뒷모습에 마스터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지더니, 뒷짐 진 두 손이 화를 참는 듯 부르르 떨린다.
둥글둥글 순해 보이는 얼굴이 이때만은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공짜 밥을 먹으려고 레스토랑에서 음식 맛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는 손님들은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방으로 안내되곤 했다.
마스터가 개인적으로 사죄하고 싶다면서...
마스터는 "사죄"하고 나면 상냥하고 친절한 모습으로 되돌아오곤 했다.
사죄가 무엇인지 난 전혀 알지 못했다.
마스터를 내가 알던 상냥한 마스터로 돌려준다는 생각에 사죄가 좋은 것으로 생각했다.
내가 만든 미혼약을 식신에게 사용하는 것을 그가 보기 전까지는...
마스터는 내가 만든 미혼약을 내개 직접 사죄용 음식에 넣으라고 했다.
방어용으로 마스터를 위해 만들었던 미혼약은 실은 식신에게만 통하는 독약이다. 마스터의 명을 따르지 않으면 멍청한 동생이 야식으로 먹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의 명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6.4. 4장. 아버지
식신인 우리 형제는 아버지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마스터가 그런 일을 한다는 걸 알기 전, 우리가 알던 그의 모습이 아버지라는 존재가 아닐까 싶었다.
우리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고,
밤새워 놀면 빨리 자라며 소리를 지르고,
우리의 락 음악을 듣고 나서 너털웃음을 터트리거나,
늦게 돌아온 우리를 위해 뜨끈뜨끈한 야식을 준비해주는...
머리 희끗희끗한 마스터와 마지막을 함께 할거로 생각한 적도 있었다.
마스터가 죽고 나면 레스토랑을 물려 받고서 모든 것을 정리한 뒤에 우리도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이런 결말을 맞이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자상하던 마스터는 실패한 뒤 변했다.
마스터는 별 것 아닌 일에도 걸핏하면 화를 냈다. 심지어 어떨 떄는 식도를 휘두르며 주방을 엉망징창으로 만들기도 했다.
어쩌면 겉으로 보기에만 자상했던 거였는지도 모르겠다.
레스토랑에서 사라지는 손님은 점점 늘어났고, 가끔 하던 사죄도 점점 빈번해져 갔다.
그 결과, 왕국에서 실종 사건이 끊이지 않는 작은 국경 마을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레스토랑 근처에는 농부 차림을 한, 하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이 점점 더 늘어났다.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날 시간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나도 직감했다.
그날 밤, 마스터를 깨워 함께 도망치려고 했다.
우리 형제의 실력이라면 마스터를 데리고 멀리 도망칠 수 있을 것이다.
마스터가 그런 짓을 저지르고 동생을 빌미로 날 협박하기도 했지만 내게 동생 다음으로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벌써 잠들었을 마스터가 어쩐 일인지 방을 비운 채, 주방에서 불을 환하게 켜놓은 채 요리를 하고 있었다.
예전처럼 조리대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그림자를 창문 너머로 보고 있자니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음식을 우리가 평소에 쓰는 식기에 담는다.
그러더니... 내 밥그릇과 젓가락에 마스터에게 만들어 준 무색무취의 미혼약을 발랐다.
그 순간 나는 그동안의 모든 감정이 우리 형제의 착각이였다는 걸 깨달았다.
오늘 밤 계획이 아니었다면 우리 형제가 마스터의 다음 대상이 되었거나, 마스터 대신 살인자로 낙인이 찍힐 희생양이 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다른 생물에 비해 인간은 주변에 있는 같은 인간을 더 쉽게 믿는 경향이 있다.
방으로 돌아오니 멀리서 동이 트고 있었다.
거울에 비친 다크서클은 내가 밤새 잠을 설쳤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 눈을 다시 떴을 때 모든 게 그저 악몽이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바랐는지...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난 동생을 화가 날 때까지 놀렸다가.
요리를 더욱 맛있게 만들어 준다는 소문의 조미료가 근처 마을에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슬쩍 흘렸다.
마스터가 오래전부터 갖고 싶다며 입에 달고 살았던 재료다.
역시나 멍청한 동생은 툴툴거리며 존재하지도 않는 마을로 향했다.
그럼 얼른 귀찮은 일을 처리해야겠다. 동생이 돌아오기 전에...
6.5. 5장. 달콤순두부
아주 오래전 한 왕국에 유명한 요리사가 있었다.
요리사는 모든 요리를 다 잘했지만, 자신이 태어난 남쪽 지방의 음식에 정통했다.
덕망 높던 요리사는 10년마다 열리는 요리사 대회에서 갑자기 나타난 신인 요리사에게 패하고 말았다.
이유는 단 하나, 대회의 심사위원들이 자신의 먹어보지 못한 새로운 북쪽의 음식을 더 마음에 들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쿰순두부는 안다. 어쩌면 마스터는 심사위원의 집으로 배달된 돈에 진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일로 왕국 내에서 하루아침에 놀림거리가 된 늙은 요리사는 처량한 모습으로 수도를 떠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국경의 작은 마을에 뛰어난 실력을 지닌 요리사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왕국 최북단에 있는 마을에서 그는 남쪽 지방의 요리만 만들었다.
요리사 곁에는 똑같이 생긴 쌍둥이가 늘 함께 했는데, 특이한 머리 색깔을 가진 두 사람은 소문으로 들리던 늙은 요리사를 지키는 식신과 같은 모습이였다.
까다로운 손님은 하나둘씩 사라져갔고, 왕국은 곧 국경 마을에서 일어난 일을 알게 되었다.
며칠 동안 조사하던 왕국의 병사들이 레스토랑으로 쳐들어왔을 때, 달콤순두부는 식탁에 앉아 있었다.
석양 아래서 백발과 흑발이 뒤엉킨 머리색을 지닌 청년이 병사들을 향해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마스터라고 불리던 늙은 요리사가 가만히 서 있었다.
놀란 표정의 늙은 요리사가 왕국의 병사를 알아보더니, 갑자기 식도를 집어 들고는 병사들을 향해 미친 듯이 휘둘렀다.
병사들과 몸싸움을 벌이던 마스터가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예리한 칼날에 스스로 가슴을 찔리고 말았다.
그 후, 늙은 요리사가 운영하던 레스토랑의 냉동 창고에서 여러 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달콤순두부는 자신을 친자식처럼 여기던 늙은 요리사를 죽이려고 한 「 사실 」 을 포함해서 그동안 있었던 끔찍한 진실을 모두 털어놓았다.
늙은 요리사가 병사에게 칼을 휘두른 이유를 아는 것은 달콤순두부 뿐이였다.
「 그러니까 네 말은 마스터 대신 죄를 뒤집어 쓰고 동생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연기했다는 거냐? 」
책상다리를 한 채 턱을 괸 마라롱샤가 눈썹을 한쪽으로 치켜세우며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 그렇게 인정 넘치는 녀석인 줄은 꿈에도 몰랐는걸~ 」
그 말에 마라롱샤를 위해 약을 달이던 달콤순두부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이내 차가운 미소를 띠며 약장에서 연밥을 꺼내 끓이고 있던 약에 던져 넣었다.
「 야!!! 너 이거 나 골탕 먹이려고 그러는 거지! 」
「 아니거든? 연밥을 많이 먹어야 몸의 열이 내려가. 몸에 좋은 거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