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디펜스/구판/비판

 



1. 선정성
2. 단탈리안의 내면묘사


1. 선정성


작가 본인부터가 팔리기 위해 쓴 소설이라고 말한 만큼 이 작품의 선정성은 19금 조아라 노블레스에 걸맞게 선정성이 높다. 그냥 야한 게 아니라 BDSM 등 하드한 분야가 천연덕스럽게 나온다. 가벼운 분위기로 묘사되는 것에 반해 내성이 없는 사람이라면 식겁할 만한 요소가 많다는 얘기다. 거기다가 120화 부근의 연설씬으로 정점을 찍고 난 뒤에 작가가 후반부 플롯을 준비하며 시간을 끄는 쉬어가기 용도로 무의미한 떡씬을 남발한 경향이 있다.
또한 하드한 내용에 내성이 있어도 19금 씬이 별로 관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편이다. 왜냐면 작가가 19금 씬을 개가 흘레를 붙는 장면을 묘사하듯이 유머러스하게 때우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어서인데, 이런 장면을 보면 웃음이 나오지 흥분이 되지는 않는다. 때문에 애독자들이라고 할지라도 19금 씬을 성적으로 즐기지는 않고 넘기는 독자들이 많다. 더구나 작가가 한 번 섹스 씬을 쓴 캐릭터들은 이후에는 구렁이 담 넘듯이 대충 넘어가는 경우가 잦았다. 그냥 스토리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떡신에 정성을 들일 생각이 없는 듯, 이로 인해 후반부로 갈수록 19금스러운 장면은 더욱 희박해졌다.
다만 한 번은 작가가 활동하는 커뮤니티 사이트 회원들에게 떡씬을 못 쓴다고 오랜 야유를 받은 끝에 회원들로부터 직접 리퀘스트를 받아쓴 적이 있다. 그래서 그 사이트에서 19금으로 제법 유명한 회원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채택되었는데, 그게 바로 루크X데이지 슬라임 씬이었다. 문제는 이 사이트가 자칭 타칭 이상성욕갤이라 불릴 정도로 일반인의 성 관념과 괴리가 있는 곳이었기에 일반 독자들은 이게 뭐냐고 폭발, 중도하차한 독자들이 우수수 등장했다. #
결국 작중 19금 묘사는 스토리가 진행 될 수록 성욕을 유발시키기 위한 묘사가 아니라 등장인물간의 발을 묶는 족쇄로 사용되거나 암약을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전락했다. 그 내용물도 멘탈을 조각내는 듯한, 사랑과는 거리가 있는 행위들도 난무하기에 결국 하드한 내용을 못 이기고 하차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2. 단탈리안의 내면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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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일 변경된 《'''던전 디펜스'''》 연재본 표지
단탈리안은 내용이 진행될 수록 자신이 저지른 죄로 끝없이 망가져가며, 애초에 처음부터 작가가 의도한 바인 건 알 수 있지만, 독자들은 단탈리안이란 주인공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흔히 보이고 있다.
뭐가 문제냐면, 던전 디펜스는 마치 단탈리안이란 존재가 해악밖에 부르지 않았던 것처럼 묘사하는 반면에 그로 인해 생긴 긍정적인 점은 사소한 것이라도 전혀 언급하지 않는데, 이것이 작위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다.
월맹군 전쟁으로 10만명 이상을 죽인 것이 단탈리안이라면 흑색 허브를 조기에 확보시켜 그 이상의 사람을 살린 것도 단탈리안이며,[1] 성노예로서 10년간 처참히 능욕당한 원한으로 평생 세상을 저주하다 적에게 잡히기 직전에 투신자살할 라우라의 미래를 바꿨는데 단지 단탈리안에게 집착한다는 이유로 그것이 잘못인 것처럼 나오며, 평생을 쌓아올린 걸 다 버리고 용사의 노예가 되어 남에게 복수를 맡겨야 했을 이바르가 스스로 마왕과 대륙을 손아귀에서 조종할 수 있게 해줬으면서 시녀로 만들었으니 잘못이라 한다. 라피스의 경우엔 단탈리안이 아니었으면 그렇게 노력한 것도 허무하게 끝까지 말단 직원 신세나 전전하다 쿤쿠스카 상회가 망해 실업자가 될 신세였다. 원 주인공인 용사 루크도 가족과 여동생, 친했던 마을사람들이 몰살당한데다 마족을 구축한 영웅으로 추앙받긴 하지만 권력 문제 때문에 엘리자베트와 결혼도 하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난다. 덤으로 엘리자베트는 빨아먹기 좋은 다른 남자랑 결혼하게 된다는 결말. 단탈리안이 자멸을 택하기 전까지는 작중 등장인물들 중 던전 어택의 미래가 던전 디펜스의 상황보다 나았던 건 엄연히 말해서 엘리자베트 단 한명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렇다보니 단탈리안이 왜 그렇게 시종일관 땅을 긁는 건지 읽는 입장에선 이해가 안될 수밖에.(...) 단탈리안이 죽인 사람들에게야 당연하다 쳐도, 히로인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건 이해할 수 없다. 던전 어택의 세계관을 알고 있는 단탈리안으로서는 고결한 적수였던 라우라와 자신의 손으로 이뤄낸 것이 아니라고는 하나 마왕에게 복수를 성공한 이바르와 같이 '''인생의 가치'''에 집착하는 듯한 면이 있기에 후회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본인이 해결수단으로 살육을 꺼내든 그 순간 자신의 미래와 그녀들을 이용해야 하는 자신에게 질렸거나... 그리고 더 웃기는건 죄책감을 느낀다고 보기에는 히로인들을 항시 능욕하고 베드씬만 연출하는데 이런 서술에서 독자가 단탈리안이 죄책감을 받는다고 느낄 수 있을리가 없다. 만약 단탈리안이 사랑하지도 않는 히로인들에게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계속 이용하고 괴롭힌다면 이건 그냥 정신병자다.
마무리 과정에서 약간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파이몬과 바르바토스의 몰락과 그로 인한 단탈리안의 붕괴까지는 개연성 상 아무런 흠도 없었다. 이 둘의 반목은 작중 초반부터 쭉 묘사되었고, 바르바토스의 캐릭터 또한 수치상의 호감도 이상의 행동을 충분히 저지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자타공인 단탈리안의 가장 큰 이해자 중 하나라는 데이지는 그 결벽증을 적나라하게 지켜보고서도 "'''내가 악당이 돼서 죽으면 다 잘 되겠지'''"라는 어설픈 계획을 해결책이라고 내놓았다가 가버리고, 라피스는 단탈리안의 상태를 잘 알고도 별다른 조치도 없이 사실상 방관하다가 진실을 알리면 단탈리안이 버티지 못할 것임을 뻔히 알고도 전해버린 뒤 단탈리안이 자멸하자 본인은 무책임하게도 단탈리안을 남기고 자살해버린다.(...) 급하게 끝을 내려고 서두른 티가 나는 마무리. 기승전은 김전일이었는데, 결은 나루타루. [2]
비너스빤스의 사이다로 내려가던 평가를 뒤집나 싶었지만, 바르바토스와의 신파극 탓에 또 도루묵.(...) 바르바토스란 캐릭터 하나로는 괜찮은데, 이거 하나 때문에 다 팽개쳐진 스토리와 히로인들을 감안하면 신파극 외엔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결말로 인해 단탈리안의 내면은 더욱 알 길이 없어졌다. 죄를 진다는 차악과 위악, 그 양면성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채, 사자들의 환영을 보며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이바르와 라우라가 단탈리안이 원한 형태는 아니었던들 그들 나름대로 느끼고 있었던 모든 행복을 굳이 최악의 형태로 빼앗고는 나락으로 처넣고 자신은 유유히 떠나버린다. 도대체 얘는 뭘 하고 싶은 건지.(...)
그러나 이를 던전 디펜스의 상황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던전 어택에서의 결말과 비교하면 약간 더 나은 상황이기는 하다. 던전 어택은 사실상 마왕과 마족들의 붕괴 엔딩이지만 던전 디펜스에선 마족이 피해를 입은 것과 거의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인류가 막대한 손실을 봤기 때문이다. 제국이라 불리던 프랑크의 내부분열 및 국력 약화, 샤르데냐의 분열 및 영토의 축소, 브르타뉴의 실패, 합스부르크 공화국의 붕괴[3] 등등… 단탈리안에 의해 대륙 전체를 먹을 정도의 위세는 마왕군에서 거의 사라졌으나 그만큼 인류가 입은 피해도 매우 크다. 아니, 애시당초 아무리 전체적인 힘의 크기가 상당하더라도 단탈리안 이전의 마왕군은 연합조차 하지 못 하던 덩치 큰 사공들의 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결말부에서도 마왕군이 아직 하나의 마왕군으로 통일되어있는 모습을 보면 그 힘은 줄었을지언정 내부의 단결력은 던전 어택에서의 마왕군과 비교를 불허한다. [4] 거기에 단탈리안도 자신이 사라지면 마왕군이라는 집합체가 분열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바르에게 자신의 대역 역할을 수행하게끔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힘의 균형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는 않은 것. 마왕군의 거점인 합스부르크 제국에 비벼볼 정도의 국력을 가진 나라는 아나톨리아 제국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더불어 던전 어택에서의 최고 사기 캐릭터인 용사들의 사망과 엘리자베트의 몰락도 그 영향이 적지 않다. 완전히 패권이 인류에게 기울었던 던전 어택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
초반에는 생존에 귀추가 맞춰졌고, 중반은 합스부르크 및 브류나크를 섬멸하는 지략가(물론 치팅의 영향이 있었지만)로써 활동 중 얻은 광증으로 심판자라는 해괴한 심미안으로 사람의 등급을 재단하고, 엘리자베트도 망할 위기에 처하자 잠적. 차후 세대에 대한 기대감이라곤 하나도 주지 않았다…라고는 하지만 상기된 서술을 보면 차후 세대에 대한 기대감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단탈리안도 작중에서 언급하였듯이 현재의 인류는 능력자들의 올스타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영웅들이 많이 있으나 그들은 결국 언젠가 늙어 죽고 그들의 후계자가 부모 세대만큼의 능력을 발휘하리라는 기대는 하기 힘들다. 하지만 마왕은 수명으로 인해 죽지는 않으며 그 수는 72명과 비교하여 매우 적으나 다음 세대에서의 전쟁에서도 무리 없이 참여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엘리자베트와 같은 희대의 영웅도 더는 없다. 만약 시간이 흐르고 마왕군과 인간군 양측의 기세가 무르익었을 경우 어느 쪽이 더 유리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더불어 작가의 Q&A에서 단탈리안을 연기하던 이바르가 인형 단탈리안이 마왕군내에서 정치적인 죽음에 이르게끔 만든 게 약 100여 년이 지난 뒤라고 하였으니 적어도 그때까진 마왕군이 망하진 않았다는 뜻이다. 라우라라는 희대의 군략가는 이바르에 의해 흡혈귀가 되어 이바르가 죽을 때까지 살아있었다 한다.[5] 마왕군의 미래가 그렇게 안 좋기만 한 것은 아닌 것. 애시당초 단탈리안이 개입하지 않았으면 어차피 단탈리안의 말처럼 마왕끼리 분열하여 병력을 땅에 버리다가 자멸했을 마왕군이다. 결론적으로, 단탈리안 때문에 마왕군이 망했다는 건 어폐가 있다.
소설의 진행도 단탈리안이 은거 한 후로는 철저하게 주위의 상황 묘사를 꺼린다. 이제까지의 묘사들은 뭐였냐는 듯이 단탈리안의 몰락만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 말인 즉슨 이 소설은 처음부터 단탈리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소설이었기 때문에 단탈리안이 자신을 속박하고 난 후에는 기껏 묘사할 수 있는 인간관계라고는 비너스빤스와의 대화 및 일련의 행동밖에 없었다. 이제까지 모든 내용을 관찰자적 시점으로 묘사하던 단탈리안이기에, 결말부의 붕괴되어가는 정신으로는 제대로 된 묘사는 커녕 시계열조차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5] 던전 디펜스라는 작품이 아닌 단탈리안이라는 가상의 인물과 함께 한 듯 하다는 후기들이 간간이 눈에 띈다.
[1] 흑사병이 조기에 진정된 탓에 농민이 많아져서 원래 찾아와야 했던 대흉년이 없어졌다는 언급도 있었다.[2] 다만 이 결과들은 캐릭터들의 성향을 지극히 잘 묘사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처음으로 자신을 인격으로 존중해 준 단탈리안을 위해 자신보다 단탈리안의 의지를 존중한 라피스, 이단으로 태어나 단탈리안을 자신의 운명이라 각인한 데이지. 끊임없이 마왕을 증오해왔으나 결국 마왕을 사랑하게 되어 자기자신에게 묶여버린 이바르와 자신에게 세계를 손에 쥐어준 단탈리안을 맹목적으로 바라보게 된 라우라. 바르바토스를 제외한 모든 히로인들은 눈치챈 후에는 이미 단탈리안에게 너무 깊이 의존 한 후였다.[3] 이는 결말부에서 짤막하게 언급된다.[4] 사실 중반부까지의 마왕들의 죽음은 단탈리안이 의도한 바였다. 단탈리안의 목적은 자기자신의 안녕과 세계정복이었고 이를 위해 마왕들이 줄어들기를 원했기 때문. 하지만 후반부 파이몬의 죽음으로 인한 파벌의 붕괴와 산악파, 평원파의 몰락은 근본적으로 라우라와 바르바토스의 책임이 크다.(물론 단탈리안의 말마따나 라우라를 그 지경으로 만든 본인 책임도 없지는 않지만...) 애시당초 파이몬이 죽지만 않았으면 반절 정도의 마왕군이 갑자기 우수수 죽어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5] 흡혈귀는 죽지 않는다.[5] 결국 몇년이 흘렀는지는 바르바토스의 시점에서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