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삭군

 

度朔君
1. 개요
2. 상세
3. 해석


1. 개요


중국 괴담집인 수신기에 등장하는 신령. 원소를 상징하는 신으로 여겨진다.

2. 상세


도삭군[1]은 원소가 하북을 다스릴 때 강림해서 백성들에게 복을 주었는데, 조조가 원담을 칠때 장합을 보내 도삭군의 사당을 때려부수게 하자 구름과 안개를 불러 장합의 수만 무리가 길을 잃고 헤매게 했으나 조조의 기세가 강해 피해야겠다는 말을 남긴 채 한동안 행방이 묘연해진다. 이후 다시 강림했으며 이때 말하길 3년 동안을 오랑캐의 땅에서 떠돌았다고 한다. 조조는 도삭군의 사당을 다시 세워주며 기거하게 한다.
이후 조조는 사냥을 나갔다가 사슴을 닮은 털이 하얗고 매끈하며 아주 귀엽게 생긴 요괴를 잡고 이를 얼굴에 문질러 보면서 아주 좋아했으나 이 요괴의 이름을 알지 못했는데, 밤중에 북쪽 누각에서 막내아이가 돌아오지 않는다며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자 도삭군의 아들임을 알아채고 드디어 도삭군이 노쇠해졌다고 기뻐한다.
그대로 수백 마리의 사냥개를 풀어 포위하자 커다란 괴물이 스스로 누각에서 뛰어내렸고 개들이 떨어진 괴물을 물어 죽이자 그 이후로 도삭군은 사라졌다고 한다.

3. 해석


자세히 살펴보면 역사의 패자라 할 수 있는 원소 진영의 시점에서 원소 사후 하북의 정치상황을 풍자했다고 볼 수 있는 요소가 많다.
  • 원담을 치자 조조의 기가 강하다며 도삭군이 도망가다: 조조는 업성 점령 이후 원담을 제거하면서 기주를 완전히 평정했고 이 직후로 투항이 줄이어 표면적으론 원담을 죽인 시점에서 이미 하북 4주를 모두 장악했다.
  • 장합이 도삭군의 사당을 때려부수다: 조조 측에서야 장합이 일등공신이지만 원소 입장에선 관도 역전패의 결정적인 원흉이었으니 사당을 때려부수는 등 조조의 앞잡이 노릇을 하다 원소를 상징하는 신인 도삭군한테 굴욕당하는 찌질한 역으로 나오는 것도 설명이 가능하다. 한편 장합 입장에서도 남겨진 일족이 그리 좋은 꼴을 봤을 가능성은 낮고, 항장으로서의 입지가 있기 때문에 조조의 하북 평정 과정에서 무자비한 모습을 보였을 가능성도 있다.
  • 도삭군이 3년동안 오랑캐 땅을 떠돌다: 원상이 만리장성 이북의 요서오환으로 망명한 것은 205년 1월의 일이며 살해당한 시기는 207년 11월 무렵으로 거의 3년에 가깝다.
  • 조조가 도삭군의 사당을 다시 세우다: 조조가 원소의 묘에서 제사지내며 통곡하는 쇼맨쉽을 벌이고 세금을 감면하고 사면령을 내리는 등 인기정책을 펼친 것에 대한 은유.
  • 조조가 사냥에 나서 아름다운 요괴를 잡다: 사냥은 조조의 오환 원정에 대한 은유이며 요괴를 잡은 것은 원상의 죽음을 뜻함. 요괴의 아름다움에 대한 서술은 원상의 미모가 당대에 매우 유명했음을 의미.
  • 도삭군이 막내아들의 죽음을 통곡하다: 원상의 죽음으로 원소 잔존세력의 구심점이 사라졌음을 의미함.
  • 조조가 개를 풀어 도삭군을 죽이다: 더 이상 눈치볼 필요가 없게 된 조조가 거리낌없이 행동하게 되는 것을 의미. [2]
의외로 섬뜩할 정도로 들어맞기 때문에 당대 현실을 풍자한 블랙코미디로 보는 견해도 있다. 도삭군 전설은 조비가 살아있던 시절에 이미 널리 퍼진 이야기였을 것이다. 도삭군 전설이 수신기보다 먼저 기록에 남은 것은 괴담모음집인 열이전인데, 열이전의 대표 '''편집자가 조비'''이기 때문. 그야말로 충공깽.. 어쩌면 의외로 재미있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조조가 도삭군의 막내아들을 잡은 부분에선 "전체적으론 새끼 사슴을 닮고, 다리가 길고, 털은 부드럽고, 새하얗고, 심히 예쁘고 사랑스럽다(...)"며 그 아름다움에 대해 쓸데없이 자세히 언급하는데 이로 봐선 원상의 미모가 당시 매우 유명하긴 했던 것 같다.
어쩌면 여기서 원상의 외모를 추측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1] 도삭군이라는 명칭에서 도삭(度朔)은 중국의 고대 전설에서 나오는 동해 가운데 있다는 산이다.[2] 반대파의 대표격이던 공융을 숙청한 것은 원상 사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며, 이전,장패 등 조조파 호족들이 자신들의 빈객 수천가구를 자발적으로 업으로 이주시킨 사건(당연히 조조가 업을 근거지로 삼아 콜로니화 하는 상황에서 조조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다.)이 있고, 주령전에 의하면 원주민인 기존의 하북 백성들이 병호, 민둔 등으로 편입되어 강제로 이주당한 정황도 있는데 이들은 평생동안 노예에 준하는 신분으로 격하된 것이며 이게 자식에게도 세습된다. 이런 학정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자세히 알수는 없지만 기주 점령 직후 한동안 인기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원상 사후 불만세력의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심해졌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