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의 탈출

 

미국SF 소설
1. 소설
2. 영화
3. 드라마


1. 소설


1967년에 출간된 윌리엄 놀란과 조지 존슨의 디스토피아 소설.
배경은 2216년의 세계로, 모든 의식주가 충족되지만 그 대가로 수명이 21세로 정해져 있는 디스토피아다. 모든 사람이 출생과 동시에 손바닥에 “수명 크리스탈”이 삽입되며, 크리스탈은 7년 주기로 색이 바뀐다. 21세가 되는 날 크리스탈이 검은 색으로 변하면 “안면의 집”(Sleep Shop)에 출두해, 엄청난 쾌락을 선사하는 독가스를 마시고 안락사한다.
21세가 되어도 죽기 싫은 사람은 수수께끼의 인물인 “발라드”(Ballard)에게 알선해 “성역”(Sanctuary)이라는 곳을 찾아 도망치는데 이들을 “탈주자”(Runner)라 하며, 탈주자를 추적해 처형하는 전문 요원을 “안면 요원”(Deep Sleep Operative), 또는 “샌드맨”(모래장수, Sandman)[1]라 부른다. 샌드맨은 특별한 무술을 훈련받았을 뿐 아니라 다기능 살상무기인 “총”(gun)[2]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특히 탈주자를 자동으로 추적하는 무기인 “호머”(Homer)는 온 몸이 불타는 것 같은 고통을 줌으로써 도망자를 처형하는 공포스런 무기이다.
주인공인 로건 3은 샌드맨으로, 탈주자들이 찾아간다는 성역 자체를 파괴하기 위해 탈주자인 척 하라는 명령을 받고 21세가 되는 날 탈출을 한다. 이 명령은 일급 비밀로 다른 샌드맨들은 로건 3이 진짜 탈주자라 생각하며, 로건 3의 절친이었던 동료 샌드맨인 프랜시스가 로건을 추격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임무 수행만을 목적으로 하며 속마음을 감추는 로건 3이지만, 그의 탈주를 돕는 여성인 제시카 6과의 사이에서 애정이 싹트며 결국 로건 3도 진심으로 성역을 찾아 여행하게 된다.
성역 직전에서 로건과 제시카는 그들을 끈질기게 추적해온 프랜시스에게 붙잡히는데, 프랜시스의 정체는 탈주자들의 지도자인 발라드였으며, 그의 실제 나이는 42세였다.[3] 프랜시스는 태어날 때 이식받은 수명 크리스탈이 불량이어서 색이 빨간색(14~20세)으로 고정되어 버린 것. 프랜시스/발라드는 이처럼 탈주자를 추적하는 척 하며 성역(오래 전 화성에 건설된 콜로니)으로 대피시키고 있었으며, 세력을 모아 지구를 관리하는 컴퓨터 정부를 전복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로건과 제시카는 성역으로 향하는 로켓에 타고 지구를 떠나며 프렌시스는 또 다른 탈주자를 돕기 위해 도시로 돌아가는 것이 결말.
두 편의 속편이 집필되었으며, 제목은 1977년작인 “로건의 세계”Logan’s World) 및 1980년작인 “로건의 수색”(Logan’s Search)이다.

2. 영화


1976년작 영화로 마이클 앤더슨이 감독했다. 위 작품을 원작으로 하지만 내용은 거의 전혀 무관하다.
주인공의 이름이 로건이며(로건 3이 아닌 로건 5), 제시카와 프랜시스라는 캐릭터가 나오고, 수명이 정해진 디스토피아가 배경이라는 점만 따온 정도.
배우들의 실제 나이를 감안해 제한 수명이 21세가 아니라 30세로 변경되었으며, 독가스로 안락사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회전목마”(캐로셀)라는 무대에서 즐겁게 둥둥 떠다니다가 레이저로 순식간에 소멸된다. 회전목마는 매우 화려한 의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즐겁게 지켜보며, 참가자들(...) 역시 그 날의 주인공들로 기꺼이 참가한다. 회전목마에서 소멸됨으로써 전성기가 지난 육체를 버리고 새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믿고 있기 때문. 영화판의 사람들은 회전목마에서 소멸되지 않으면 환생할 수 없다고 믿고 있으며, 회전목마가 아닌 곳에서 죽으면 다시 태어나지 않아 인구가 점점 줄어든다고 알고 있다. 때문에 회전목마를 거부하는 것은 인류에 대한 죄로 취급된다.
소설과 달리 영화는 거대한 돔으로 둘러싸인 도시가 배경이며, 돔 거주자들은 돔 밖의 세상은 오염과 맹독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라 믿고 있다. 실제로는 돔 외부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미국이며, 황량하긴 해도 그럭저럭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다. 도시를 지배하는 컴퓨터가 거짓말을 하는 것.
영화판의 로건 5 역시 성역을 찾아내라는 컴퓨터의 지령을 받고 도망자 흉내를 내지만, 소설의 로건 3과 달리 아직 제한수명이 되지 않았는데 도망자 흉내를 낼 수 있도록 컴퓨터가 손바닥의 “생명의 꽃”(영화판의 수명 크리스탈)을 검게 바꿔버렸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로건과 제시카를 추적하는 프랜시스는 도망자의 지도자인 발라드가 아니며 진짜 샌드맨이다. 발라드 대신에 원작에는 없는 “노인”이란 캐릭터를 집어넣었다.[4] 노인은 도시 밖의 폐허에서 수많은 고양이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어릴 때부터 혼자 살아 몸은 늙었지만 성격은 어린애같은 사람이다. 영화에는 도망자들이 찾아갈 수 있는 성역 따위는 없으며,[5] 그냥 돔 바깥 세상이 성역에 해당한다.
로건과 제시카는 노인과 함께 도시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컴퓨터의 거짓을 알리지만 사람들은 무관심으로 대응하고, 결국 샌드맨에게 붙잡힌 로건이 컴퓨터에게 성역 따위는 없으며 바깥 세상은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라 보고하자, 오로지 성역 말살을 위해 프로그래밍된 컴퓨터는 오류를 일으키며 정지되어 버리고, 컴퓨터의 고장으로 돔이 개방되자 돔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하며 돔 밖으로 나와 노인을 만나게 된다. 처음으로 늙은 인간이란 것을 보게 된 돔 사람들이 경이로운 듯이 노인의 얼굴을 만지고 노인이 간지러워 웃으며, 앞으로는 전과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임을 암시하는 것으로 결말이 난다.
국내에서도 KBS 토요명화로 방영된 적이 있으며, “노인”의 목소리를 황원 성우가 더빙했는데 아주 맛깔진 연기를 보여주었다.

3. 드라마


1977년에 만들어진 드라마로 역시 위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한국에 MBC를 통해 방영되었다. 한국 방영명은 도망자 로건이다.
드라마 역시 원작 소설과는 딴판이며, 위의 영화와도 꽤 다르다. 배우들도 전부 다르며 노인 대신 안드로이드 “렘”이 등장한다. 렘은 오래 전에 만들어진 인간형 안드로이드로, 도시 밖에서 살며(?) 옛날 인간들에게 부여받은 임무인 로봇 수리를 묵묵히 계속해오다가 오랫만에 인간들을 만나자 반가워하며 이들의 여행에 동참한다.
영화와 달리 로건과 제시카(그리고 렘)는 “솔라크래프트”라는 호버크래프트 덕에 편안히 여행하며, 이들을 추적하는 샌드맨들 역시 전용 차량이 있다.
로건 드라마는 겨우 14회 방영 후 캔슬되었으나 솔라크래프트 등이 컬트적인 인기가 있었으며 오늘날에도 컨벤션 등에서 TV판 로건이나 제시카의 코스프레를 하는 이들이 있다.

[1] 동화에 나오는 인물로 아이들의 눈에 부드러운 모래를 흘려넣어 졸리게 만든다는 사람.[2] 극중에선 그냥 총이라고 부르지만, 작중 묘사를 보면 절대 우리가 생각하는 총은 아니며 차라리 소형 로켓 발사기 같은 물건인 듯.[3] 우리가 미장원에서 헤어스타일 바꾸는 정도로 손쉽게 성형수술을 받을 수 있는 세계라, 얼굴을 수십 번 성형하여 신분과 실제 나이를 속이고 있었다.[4] 노인 역이 대배우 피터 유스티노프 경이다...[5] 로건과 제시카 전에 탈출했던 도망자들은 모두 고장난 식량(...) 생산 로봇이 잡아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