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모자 미스터리
The Roman Hat Mystery
엘러리 퀸 시리즈 최초의 작품이다. 사촌지간이던 프레더릭 다네이와 만프레드 리 두 사람은 당시 S. S. 반 다인의 성공에 '우리들도 추리소설이나 써볼까?'하고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맥클루어스 잡지사의 소설공모전에 가명이자 소설의 주인공인 '엘러리 퀸'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해 1등으로 당선하지만, 그만 잡지사가 파산하는 바람에 망했어요가 될... 뻔했으나, 다행히 스토크스 출판사가 이 작품을 출판하게 되고, 그렇게 1929년 엘러리 퀸의 첫 소설 '로마 모자 미스터리'가 세상에 나오게 된다.
소설의 제목인 로마 모자는 사건이 일어난 장소인 '로마 극장'과 사건에 핵심 단추인 '모자'를 뜻한다.
소설에서 모자 추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미국의 드레스 코드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요즘은 모자 하면 야구 모자(Cap)를 떠올릴지 모르나, 당시 미국의 신사들은 정장과 함게 실크 해트[1] 를 머리에 썼다.
그리고,
192X년 9월 24일 월요일 저녁 브로드웨이의 로마 극장. 인기리에 공연 중인 연극 <건플레이>의 2막이 끝날 무렵 좌측 LL32번 좌석에서 앉은 채로 독살된 시체가 발견된다. 시체는 몬테 필드라는 변호사로, 겉으로는 바른생활 사나이였으나 실상은 암흑가의 거대 조직 곁에서 부당거래를 일삼은 인물이었다.
필드의 시체를 조사하던 퀸 경감은 그의 자리 그 어디에도 그의 모자가 없음을 확인한다. 관객들을 몸수색하지만, 모자를 숨긴 사람은 없었다. 또한 극장을 폐쇄시킨 후 극장 안을 꼼꼼히 살펴보지만, 역시 모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엘러리가 건축 전문가에게 물었지만, 수상한 비밀통로는 없다고 듣는다. 엘러리가 말하길 이잡듯이 수색했지만 모자를 찾지 못했으므로, 모자는 분명 살인이 일어난 밤 극장 안을 빠져나갔다고 주장한다.
유력한 용의자로 변호사 벤저민 모건이 떠오른다. 그는 필드가 있던 그 연극을 관람했으며, 극장의 초대장을 받고 왔다고 했지만, 홍보 담당자는 이를 부인함으로서 수세에 몰린다. 또한 그가 몇년 전 필드와의 동업을 끊을 때 성난 목소리로 죽이겠다고 말한 것 역시 드러난다.
프랜시스 아이브스 포프 역시 용의자로 떠오른다. 그녀의 핸드백이 죽은 필드의 주머니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허나 그녀는 1막이 끝나고 만취한 남자가 접근했으며, 그때쯤 핸드백을 잃어버린 것 같은데, 그 때 그 수상한 남자가 필드였던 것 같다고 주장한다.
모건은 이후 밝히기를 필드가 자신의 약점을 잡고 협박했으며, 약점이 담긴 서류를 50000불에 살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그는 돈을 주고 필드와 연을 끊으려 했지만, 필드가 또다시 협박하는 바람에 죽이겠다고 큰소리로 외쳤다고 주장했다.
죽은 필드의 집에서는 주목할만한 것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수차례 수색 끝에 엘러리가 침대 캐노피 천장 위를 조사할 것을 제안하고 그제서야 필드의 모자 여러 개가 등장한다. 모자의 용도는 그제서야 알게 된다. 필드는 상대의 약점이 담긴 서류를 자신의 모자 안감 속에 숨겨두었던 것이다. 모자들 중 암흑가와 연계된 서류가 나오면서 부당거래 수사는 전진되고, 특히 벤저민 모건의 이름이 적힌 모자가 발견되면서 모건의 말이 사실임이 확인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수사는 난관에 부딪친다. 죽은 필드에게 사용된 약물은 테트라에틸납으로, 휘발유를 끓이는 방법으로 누구든지 만들 수 있는 독극물이었다. 또한 살인 자체를 목격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므로 대략의 용의자를 짐작했던 퀸 부자는 막다른 길에 부딪치게 된다.
엘러리는 여행을 떠나고 퀸 경감은 심증만 있는 범인을 잡지 못해 고민하지만, 여행 간 엘러리가 보낸 편지를 보고 약간의 함정수사를 시작한다. 그는 필드의 비서 마이클스를 불러 일종의 협박 편지를 용의자에게 보내게 한다. 협박 편지의 장소와 시간에 실제로 용의자가 등장하고 또다시 테트라에틸납을 이용하여 살인을 하려던 찰나 잠복하던 경찰이 그를 붙잡고 사건이 종결된다.
로마 극장에서 몬테 필드를 죽이고 그의 모자를 가지고 간 사람은 배우 스티븐 배리였다.
엘러리의 추론 과정은 다음과 같다.
필드의 집과 법률사무에서 발견된 필적감정서 등을 볼 때 필드는 협박 내용의 진짜 서류 대신 가짜 서류를 직접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범행 동기는 벤저민 모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필드의 협박 때문일 것이고, 진짜 서류가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멀쩡한 모자가 사라진 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모자로 인해 범인의 신원이 드러나거나, 둘째는 모자 안에 범인이 필요한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용의주도한 범인이 매우 비상식적으로 모자를 들고갈 이유가 없다. 실제로 필드는 모자 안감 안에 협박 서류를 숨겨놓았고, 그 모자 안쪽의 가죽 밴드에 협박할 인물의 이름을 적어놓았다. 이는 벤저민 모건의 이름이 적힌 필드의 모자가 발견됨에 따라 증명된다.
그렇다면 모자는 어떻게 사라진 것인가? 당시 극장 안은 일종의 밀실 상태였고 모자를 가진 여성, 혹은 모자를 2개 가진 남성은 몸수색에서 없었으므로, 범인은 몸수색 당시 본인의 모자를 극장에 두고 필드의 모자를 제것인 양 쓰고 나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극장 안에 모자를 두어도 의심받지 않는 극장 관계자가 용의자로 떠오른다.
극장 안에서 수상한 실크모자는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범인의 모자는 상식적으로 당연히 극장에 있는 그런 종류의 모자여야 한다. 극장 안에는 분장실이 있고, 배우들이 쓰는 의상에 포함된 모자라면 가능하다. 따라서 모자가 어울리는 정장, 혹은 외출복 차림의 극장 관계자, 특히 남자. 분장실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범인이다. 지배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모자가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었다. 지배인 루이스 팬저는 대단한 소두였기 때문에 필드의 모자를 쓰면 금방 들통이 난다.(실제로 팬저는 중산모를 쓰고 나갔기 때문에 제외된다.) 배우들 중 실크 모자가 어울리는 차림을 한 사람은 프랜시스 아이브스 포프의 약혼자 스티븐 배리밖에 없었다.
실제로 퀸 부자가 연극 <건풀레이>를 관람했을 때 연극의 2막 당시 스티븐 배리의 역은 무대 바깥에 있는 시간이 있음이 밝혀졌다. 분장실을 돌아 무대 뒤로 살금살금 들어오면 당시 관객석 맨 뒷좌석에 있는 필드와 만날 시간이 됐던 것이다.
스티븐 배리가 필드를 죽인 동기는 필드의 협박 때문이었다. 명문가 아이브스 포프의 딸과 결혼하려던 그를 필드는 흑인 혼혈이라는 약점을 잡고 협박했고, 돈 씀씀이가 헤펐던 배리는 모건과 달리 살인을 계획했던 것이다. 필드를 극장으로 부른 이유는 관객이 범인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한 트릭이었다. 벤저민 모건의 초대장 역시 배리의 술수였다. 모건과 필드가 싸웠다는 것을 들은 배리가 함정을 파기 위해 그에게 가짜 초대장을 보낸 것이다.
아이브스 포프의 핸드백이 나온 것은 우연이었다. 친구들의 연극을 보기 위해 로마 극장에 온 프랜시스 아이브스 포프를 알아본 필드가 현재 협박하는 배리와의 연관성도 있고해서 술에 취한 채로 그녀에게 접근했던 것이다. 이후 대화할 건수를 잡기 위해 그녀가 실수로 잃어버린 핸드백을 가진 것으로 사료된다.
1. 작품개요
엘러리 퀸 시리즈 최초의 작품이다. 사촌지간이던 프레더릭 다네이와 만프레드 리 두 사람은 당시 S. S. 반 다인의 성공에 '우리들도 추리소설이나 써볼까?'하고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맥클루어스 잡지사의 소설공모전에 가명이자 소설의 주인공인 '엘러리 퀸'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해 1등으로 당선하지만, 그만 잡지사가 파산하는 바람에 망했어요가 될... 뻔했으나, 다행히 스토크스 출판사가 이 작품을 출판하게 되고, 그렇게 1929년 엘러리 퀸의 첫 소설 '로마 모자 미스터리'가 세상에 나오게 된다.
소설의 제목인 로마 모자는 사건이 일어난 장소인 '로마 극장'과 사건에 핵심 단추인 '모자'를 뜻한다.
소설에서 모자 추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미국의 드레스 코드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요즘은 모자 하면 야구 모자(Cap)를 떠올릴지 모르나, 당시 미국의 신사들은 정장과 함게 실크 해트[1] 를 머리에 썼다.
2. 등장인물
2.1. 희생자
- 몬테 필드 : 이번 사건의 희생자. 직업은 변호사이지만, 뒤가 구린 인물.
2.2. 관객들
- 윌리엄 푸색 : 사건의 최초 목격자. 좌측 맨 뒤자리에서 연극을 보고 있었다.
- 프랜시스 아이브스 포프 : 아이브스 포프 가(家)의 영애. 사교계에 막 등장했다. 간단히 패리스 힐튼을 생각하면 된다. 물론 행실은 바른 아가씨.
- 존 카차넬리 : 절도 사건의 용의자였던 남자. '목사 조니'라고 불린다.
- 벤저민 모건 : 희생자와 동업했던 변호사.
- 슈투트가르트 박사 : 시체를 처음 검사한 의사. 연극을 보던 중이었다.
2.3. 로마 극장 배우 및 관계자
- 제임스 필 : 연극 <건플레이>의 주인공. 프랜시스 아이브스 포프와 친분이 있다.
- 스티븐 배리 : 연극 <건플레이>의 배우. 프랜시스 아이브스 포프의 약혼자이다.
- 이브 엘리스 : 프랭클린 아이브스 포프의 친구.
- 힐다 오렌지 : 연극 <건플레이>에 출연하는 저명한 여배우.
- 루실 호턴 : 연극 <건플레이>에서 '거리의 여자'역을 맡은 배우.
- 루이스 팬저 : 사건이 일어난 브로드웨이 로마 극장의 지배인.
- 해리 닐슨 : 로마 극장 홍보 담당자.
- 매지 오코넬 : 극장 안내원들중 한 명.
- 제스 린치 : 연극의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오렌지에이드를 파는 소년.
- 필립스 부인 : 무대 의상 담당인 중년 여성.
2.4. 피살자 쪽 사람들
- 찰스 마이클스 : 몬테 필드의 하인.
- 안젤라 루소 : 몬테 필드의 애인.
- 오스카 르윈 : 몬테 필드의 법률 사무소의 사무장.
2.5. 아이프스 포프 가(家)
- 프랭크린 아이브스 포프 : 프랜시스 아이브스 포프의 아버지. 부유하다.
- 아이브스 포프 부인 : 프랜시스 아이브스 포프의 어머니.
- 스탠포드 아이브스 포프 : 프랜시스 아이브스 포프의 오빠.
2.6. 형사들 및 기타 사람들
- 도일 : 사건을 제일 먼저 접한 형사.
- 토머스 벨리 : 도일의 상사인 형사. 경사이다.
- 헤스, 피고트, 프린트, 존슨, 헤그스트롬, 리터 : 기타 형사들.
- 새뮤얼 프라우티 : 부검시관.
- 헨리 샘슨 : 뉴욕시 지방 검사.
- 티모시 크로닌, 아서 스토츠 : 법률가. 희생자인 몬테 필드의 암거래를 조사했다.
- 새디어스 존스 박사 : 뉴욕 시의 독극물 전문가. 몬테 필드 사건의 자문을 맡았다.
- 에드먼드 크루 : 뉴욕 경찰청 형사과의 건축 전문가. 로마 극장을 조사하였다.
- 주나 : 퀸 부자네 도우미.
그리고,
- 리처드 퀸
- 엘러리 퀸
3. 줄거리
192X년 9월 24일 월요일 저녁 브로드웨이의 로마 극장. 인기리에 공연 중인 연극 <건플레이>의 2막이 끝날 무렵 좌측 LL32번 좌석에서 앉은 채로 독살된 시체가 발견된다. 시체는 몬테 필드라는 변호사로, 겉으로는 바른생활 사나이였으나 실상은 암흑가의 거대 조직 곁에서 부당거래를 일삼은 인물이었다.
필드의 시체를 조사하던 퀸 경감은 그의 자리 그 어디에도 그의 모자가 없음을 확인한다. 관객들을 몸수색하지만, 모자를 숨긴 사람은 없었다. 또한 극장을 폐쇄시킨 후 극장 안을 꼼꼼히 살펴보지만, 역시 모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엘러리가 건축 전문가에게 물었지만, 수상한 비밀통로는 없다고 듣는다. 엘러리가 말하길 이잡듯이 수색했지만 모자를 찾지 못했으므로, 모자는 분명 살인이 일어난 밤 극장 안을 빠져나갔다고 주장한다.
유력한 용의자로 변호사 벤저민 모건이 떠오른다. 그는 필드가 있던 그 연극을 관람했으며, 극장의 초대장을 받고 왔다고 했지만, 홍보 담당자는 이를 부인함으로서 수세에 몰린다. 또한 그가 몇년 전 필드와의 동업을 끊을 때 성난 목소리로 죽이겠다고 말한 것 역시 드러난다.
프랜시스 아이브스 포프 역시 용의자로 떠오른다. 그녀의 핸드백이 죽은 필드의 주머니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허나 그녀는 1막이 끝나고 만취한 남자가 접근했으며, 그때쯤 핸드백을 잃어버린 것 같은데, 그 때 그 수상한 남자가 필드였던 것 같다고 주장한다.
모건은 이후 밝히기를 필드가 자신의 약점을 잡고 협박했으며, 약점이 담긴 서류를 50000불에 살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그는 돈을 주고 필드와 연을 끊으려 했지만, 필드가 또다시 협박하는 바람에 죽이겠다고 큰소리로 외쳤다고 주장했다.
죽은 필드의 집에서는 주목할만한 것이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수차례 수색 끝에 엘러리가 침대 캐노피 천장 위를 조사할 것을 제안하고 그제서야 필드의 모자 여러 개가 등장한다. 모자의 용도는 그제서야 알게 된다. 필드는 상대의 약점이 담긴 서류를 자신의 모자 안감 속에 숨겨두었던 것이다. 모자들 중 암흑가와 연계된 서류가 나오면서 부당거래 수사는 전진되고, 특히 벤저민 모건의 이름이 적힌 모자가 발견되면서 모건의 말이 사실임이 확인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수사는 난관에 부딪친다. 죽은 필드에게 사용된 약물은 테트라에틸납으로, 휘발유를 끓이는 방법으로 누구든지 만들 수 있는 독극물이었다. 또한 살인 자체를 목격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므로 대략의 용의자를 짐작했던 퀸 부자는 막다른 길에 부딪치게 된다.
로마 극장에서 몬테 필드를 죽이고 그의 모자를 가지고 간 사람은 배우 스티븐 배리였다.
엘러리의 추론 과정은 다음과 같다.
필드의 집과 법률사무에서 발견된 필적감정서 등을 볼 때 필드는 협박 내용의 진짜 서류 대신 가짜 서류를 직접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범행 동기는 벤저민 모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필드의 협박 때문일 것이고, 진짜 서류가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멀쩡한 모자가 사라진 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모자로 인해 범인의 신원이 드러나거나, 둘째는 모자 안에 범인이 필요한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용의주도한 범인이 매우 비상식적으로 모자를 들고갈 이유가 없다. 실제로 필드는 모자 안감 안에 협박 서류를 숨겨놓았고, 그 모자 안쪽의 가죽 밴드에 협박할 인물의 이름을 적어놓았다. 이는 벤저민 모건의 이름이 적힌 필드의 모자가 발견됨에 따라 증명된다.
그렇다면 모자는 어떻게 사라진 것인가? 당시 극장 안은 일종의 밀실 상태였고 모자를 가진 여성, 혹은 모자를 2개 가진 남성은 몸수색에서 없었으므로, 범인은 몸수색 당시 본인의 모자를 극장에 두고 필드의 모자를 제것인 양 쓰고 나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극장 안에 모자를 두어도 의심받지 않는 극장 관계자가 용의자로 떠오른다.
극장 안에서 수상한 실크모자는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범인의 모자는 상식적으로 당연히 극장에 있는 그런 종류의 모자여야 한다. 극장 안에는 분장실이 있고, 배우들이 쓰는 의상에 포함된 모자라면 가능하다. 따라서 모자가 어울리는 정장, 혹은 외출복 차림의 극장 관계자, 특히 남자. 분장실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범인이다. 지배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모자가 어울리지 않는 복장이었다. 지배인 루이스 팬저는 대단한 소두였기 때문에 필드의 모자를 쓰면 금방 들통이 난다.(실제로 팬저는 중산모를 쓰고 나갔기 때문에 제외된다.) 배우들 중 실크 모자가 어울리는 차림을 한 사람은 프랜시스 아이브스 포프의 약혼자 스티븐 배리밖에 없었다.
실제로 퀸 부자가 연극 <건풀레이>를 관람했을 때 연극의 2막 당시 스티븐 배리의 역은 무대 바깥에 있는 시간이 있음이 밝혀졌다. 분장실을 돌아 무대 뒤로 살금살금 들어오면 당시 관객석 맨 뒷좌석에 있는 필드와 만날 시간이 됐던 것이다.
스티븐 배리가 필드를 죽인 동기는 필드의 협박 때문이었다. 명문가 아이브스 포프의 딸과 결혼하려던 그를 필드는 흑인 혼혈이라는 약점을 잡고 협박했고, 돈 씀씀이가 헤펐던 배리는 모건과 달리 살인을 계획했던 것이다. 필드를 극장으로 부른 이유는 관객이 범인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한 트릭이었다. 벤저민 모건의 초대장 역시 배리의 술수였다. 모건과 필드가 싸웠다는 것을 들은 배리가 함정을 파기 위해 그에게 가짜 초대장을 보낸 것이다.
아이브스 포프의 핸드백이 나온 것은 우연이었다. 친구들의 연극을 보기 위해 로마 극장에 온 프랜시스 아이브스 포프를 알아본 필드가 현재 협박하는 배리와의 연관성도 있고해서 술에 취한 채로 그녀에게 접근했던 것이다. 이후 대화할 건수를 잡기 위해 그녀가 실수로 잃어버린 핸드백을 가진 것으로 사료된다.
[1] 세로로 길고 통이 큰 모자로, 마술사들이 비둘기를 꺼내는 그 모자이다.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