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자몬드 시릴 벨민스터

 


[image]
델피니아 전기의 등장인물. 델피니아 왕국 굴지의 대공작가문인 벨민스터 가의 당주.
노라 발로의 약혼녀로, 집안 사이의 친분 때문인지 어렸을 때부터 알아왔기에 친한 사이다.
본래는 선대 벨민스터 공작의 후처소생인 이복남동생(스테판)이 가문을 잇고 로자몬드는 약혼자인 사보아 공작가의 후계자인 노라 발로와 결혼할 예정이었으나 그녀의 결혼을 앞두고 남동생과 남동생의 부인, 아버지[1]가 차례로 사망하자 어린 조카의 후견인으로서 성인이 되면 작위를 넘기겠다는 서약을 하고 벨민스터 여공작이 된다. 이러면서 결혼이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애시블론드인 머리를 짧게 깎았고, 여자 치고는 키도 크고 어깨도 넓다. 어릴 때부터 검술로 다져진 탄탄하고 늘씬한 팔다리에 예법만으로는 갖춰지지 않는 절도와 유연성이 돋보인다. 본인이 편해서 남장을 하는 샤미안이나 원래 남자인 리와 다르게 사명감 때문에 남장을 시작한 터라 리, 샤미안과 다른 어떤 엄숙함이나 절도 같은 것이 감돈다고 한다. 궁정 여성들 절반은 노라 발로에게, 나머지 절반은 로자몬드 시릴에게 몸이 달아있다는 평을 들을 정도다. 머리도 짧게 깎고 늘 남장을 하고 있었던 터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를 남자로 착각한 델피니아 국왕 월 그리크는 "날도 더운데 같이 수영 하러 가자"는 실언을 하기도 했다.[2][3] 다만 여자로서 여장을 하는 것에는 전혀 거부감이 없고, 실제로 드레스도 엄청 많다. 폴라 달시니의 다과회에 초청되었을 때는 멀쩡하게 여장을 하고 나타나기도 했다.
작중, 발로와의 대화에서 밝혀진 것에 따르면, 스테판이 자신을 누나가 아닌 여자로서 사모(단 마음속으로만)하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질투에 눈이 먼 아내가 누나인 로자몬드를 죽이기 위해 준비한 독이 든 술을 스테판이 모르고 마셔 사망한 것에 대해 자책하고 있다. 사실 로자몬드는 스테판이 자신을 사모하고 있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스테판의 아내가 죽기 전 이러한 사실을 모두 로자몬드에게 고백하고서 죽은 듯하다.
오로지 어린 조카의 양육과 벨민스터 가의 당주로서의 책임만을 생각하는 그녀를 보다못한 친척들이 더이상 늦기 전에 결혼할 것을 권했으나 로자몬드가 거부했다. 그러자 생각다 못해 본래의 약혼자였던 노라 발로의 가문인 사보아 일족의 연장자들에게 부탁을 하게 되고, 사보아 일족의 연장자들 역시 여러 여자들과 만나면서도 결혼에 관심이 없고 후계자도 없는 상태인 발로에게 혼담을 밀어붙이게 된다. 사실 이쪽도 마의 5년이 끼면서 혼담이 꼬인 쪽인데, 로자몬드가 처음 당주 자리에 올랐을 때는 집안의 액운이 연이어 닥치고 국내정세도 심히 불안해 친족 모두가 집안을 지킬만한 역량을 갖춘 딸이 작위를 세습한 것에 대해 안심했다. 하지만 월이 왕위를 탈환하고 국내 정세가 안정되었을 때는 발로와의 혼담은 흐지부지, 본인은 스테판 주니어의 양육과 집안을 지키는 데만 일생을 바칠 기세인데다 워낙에 당당하게 당주 노릇을 하고 있으니 사보아 공작가 정도가 아니면 누구와 혼인을 해도 상대 쪽이 부담스러울 판이다. 발로는 블루완드 경, 몬튼 경 등이 긍정적인 태도로 권유하자 의외라고 생각하면서도 싫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 인해 발로가 결혼을 하자며 들이대지만(?) 로자몬드는 완강하게 거부한다. 리는 로자몬드가 결혼을 거부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보통 결혼하면 남편을 따라 친정과 결별하는 보통사람들과 달리 로자몬드는 벨민스터 '''공작'''이기 때문에 사보아 공작부인이 됨과 동시에 벨민스터 공작 직함을 포기해야 하는게 아니기 때문. 리가 "결혼하면 벨민스터 공작위는 어떻게 되는데?"라고 묻자 발로가 "어떻게도 안됩니다. 본인이 포기하지 않는 이상 벨민스터 공작위는 그대로 유지됩니다."라고 대답했고 이에 그린디에타가 "그럼 결혼하는게 이득이잖아. 현 지위는 그대로고 거기에 사보아 공작부인 직함이 하나 더 붙는 거고 단장(노라 발로)도 남자다운 괜찮은 신랑감인데 왜 결혼을 거부하는거야?"라고 의아해할 정도. 실제로 결혼후에도 로자몬드는 평소엔 벨민스터 공작으로 벨민스터 가를 다스렸다. 벨민스터 가의 후계자인 어린 조카가 장성할때까지.
로자몬드가 결혼을 거부했던 실제 이유는 사보아 공작가와 벨민스터 공작가가 모두 왕실과 연관이 깊은 굴지의 공작가이기 때문. 로자몬드의 할머니는 왕의 사촌 여동생이었고, 발로의 경우 아예 본인 어머니가 아에라공주다. 월 그리크에게 아들이 없는 상태에서 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면 곧장 계승서열 2위[4]가 된다. 집안이 너무 쟁쟁한 사람들이 결혼했으니, 어떻게 보아도 왕위에 욕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던 것.
서로 악우라도 되는 양 물고 뜯고 으르렁대지만 둘 다 서로 진심으로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 양가의 여름 별장이 서로 가까운 곳에 있어 아무리 못 만나도 1년에 한 번 씩은 꼭 만났으며, 로자몬드는 어릴 때도 말괄량이였다는 듯. 3살 어린 이복동생 스테판이 후계자로 들어오자 15살 때 처음으로 발로에게 보여주기 위해 여장을 했는데, 이때 발로의 감상은 '''머리라도 길렀으면 좀 더 여자처럼 보였을 텐데.'''[5] 발로는 다른 여자들한테는 그냥 여자사람 달래기 용도로도 영업용 미소(?)나 여자 꼬시는 기술을 잘 써먹지만, 어쩐지 로자몬드한테만은 안 통한다.[6]
그렇게 연애전선이 지지부진한가 했더니, 탄가와 파라스트가 동맹을 맺고 양쪽으로 쳐들어오자 서로 정반대 전선에서 목숨 내걸고 싸워야 할 판이 된다. 발로는 파라스트에 사로잡힌 국왕 월 그리크를 탈출시키기 위해 서부 전선으로, 로자몬드는 휴전협정 담보로 폴리시아 평원을 요구하는 탄가에 맞서기 위해 떠나야 했던 것. 탄가가 '아국의 동맹국인 파라스트에 월 그리크 국왕의 방면을 요청할 테니 폴리시아 평원을 내놓으라'고 나섰고 델피니아 입장에서는 폴리시아 평원을 내줄 수도, 그렇다고 월 그리크의 목숨을 놓고 협박하는 탄가의 휴전협정을 거부할 수도 없어 고육지책으로 '''벨민스터 공작가가 정부의 명을 무시하고 독단으로 탄가와 전투에 나선 것'''이라는 모양새를 만들어야 했다. 이를 위해 로자몬드 스스로도 재상 브룩스에게 최악의 경우에는 정부에서 벨민스터가를 버려달라는 요청을 하러 코랄을 찾아온다. 서로 마음이 있으면서 내일이면 서로 다른 전장으로 떠나야 할 두 사람의 처지를 눈치챈 핸드릭 백작이 두 사람을 각각 자기 집으로 초대하고, 핸드릭 백작의 집을 나선 뒤 발로가 로자몬드를 초대한다. 로자몬드의 대답은 NO. 대신 발로를 자기 저택으로 초대해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이로 인해 임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임신사실을 숨겨오다가 라티나 베스그린디에타 라덴 왕비에게 들키자, 비밀을 지켜줄 것을 강요하면서 발로가 알게되기 전에 벨민스터 영지로 도망쳐 숨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왕궁의 시녀장 카린이 그녀의 임신을 눈치채고서 아이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높은 발로에게 슬쩍 이를 알려줬고, 발로는 곧바로 벨민스터가의 저택으로 찾아가 청혼을 하지만 로자몬드는 이를 거절한다. 이에 우리들의 아이를 서자(정식으로 결혼하지 않았으므로)로 만들려는 것이냐는 발로에게 벨민스터 공작인 자신과 사보아 공작인 발로가 정식으로 결혼하고 그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국왕 월 그리크에게 정통 후계자[7]가 없는 상태인지라 단순히 사보아 공작 가의 후계자인 것이 아니라 차기 국왕이 될 수도 있으므로 국왕의 정통 후계자가 탄생하기 전까진 결혼할수 없다고 한다.
이에 순순히 물러나는 듯 했던 발로는 작전을 바꿔 나중에 사촌형인 국왕 월 그리크에게 도움을 청하고, 결국 월 그리크가 나서서 정식으로 결혼, 사보아 공작부인이 된다. 이 때문에 현재의 로자몬드의 지위는 사보아 공작부인이자 벨민스터 여공작.
저 때 임신한 아이는 쌍둥이 남매인데, 청혼을 받아들일 때부터 출산 후 혼례를 올리기로 합의했다. 정작 아이를 낳고 보니 두 아이가 번듯한 공작가 자식으로 인정받는 게 아니고 사생아 처지라는 점에 마음이 쓰여 결혼식은 9월에나 하자는 발로의 말에 놀란다.[8] 친애하는 종제의 결혼식에 예법상 자신이 참석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월 그리크가 궁리 끝에 탄가, 파라스트와의 '''국교회복기념식전'''이라는 이름으로 거창한 궁중 연회를 베풀어 두 사람의 피로연을 대신해준다.
태어난 아들은 사보아 공작가의 후계자이기 때문에 사보아 가에서 자라지만 딸은 벨민스터 가(어머니인 로자몬드가 벨민스터 공작이기 때문에 사보아 공작부인 직함(?)은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에서 키우고 있다.
성격적으로는 약간 고지식하고 딱딱한 편. 평소엔 멀쩡한 귀족가 아가씨지만 전장에서는 여기사, 리와 어울릴 때는 리의 4차원적(...) 세계관을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이는 샤미안과는 약간 다르다. 리가 아무리 나시아스와 발로의 우정을 예로 들어 '''침대에서 사이좋게 지내고 싶지는 않다'''고 설명해도 리가 월 그리크와 잠자리를 하지 않는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거의 끝까지 리의 본성이 남자라는 걸 잘 받아들이지 못한 듯. 발로와 비교해도 훨씬 고지식하다. 결벽에 가까운 원칙주의자라고 보는 편이 맞을 듯. 그런 연장선인지 약자에 대한 배려는 상당한 편이다.
그녀는 오랫동안 베링저 가문의 마지막 직계 후손이자 정통계승자인 조던 베링저를 찾고 있었다. 벨민스터 가문이 관리하고 있는 폴리시아 평원은 원래 베링저 가문의 영지라서 그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그 외에 조던이 자신의 고종사촌인 것도 찾으려 한 이유 중 하나였던 듯하다. 우연히 이 조던 베링저라는 걸 확신하고서 그의 권리를 찾아주고 폴리시아 평원을 돌려주려 했지만 질은 자신이 조던 베링저임을 완강히 부인했다. 결혼 직후 열린 식전에서 질과 만난 로자몬드는 질이 끝까지 부인하자 질의 어머니[9]의 유품 격인 반지만을 '그냥 주고 싶다'고 둘러대며 돌려주고 포기하고 돌아선다. 질은 이 반지로 즉석에서 애비에게 청혼했다. 한편 이 문제로 중간에 끼어 고생 중이었던 월 그리크는 마침 이븐샤미안이 결혼하자 둘의 결혼선물로서 도라 장군에게 영주권을 줘버렸고, 결과적으로 로자몬드의 목적은 달성한 셈[10]이 됐다.
귀부인으로서의 기품이나 예의범절등 뿐 아니라 어릴 때부터 승마와 무예를 연마한 여걸로 포로가 된 국왕 월 그리크와의 교환조건으로 탄가에게 선대 국왕의 명으로 벨민스터가가 관리중인 폴리시아 평원(곡창지대)을 할양하라는 요구를 거절하고 벨민스터가의 사병들을 소집[11]하여 탄가군과 맞서 싸워 월 그리크가 구출될 때까지 폴리시아 평원을 지켜내었으며 이후 탄가와의 마지막 전쟁때도 벨민스터 군을 이끌고 참전(보나리스 전투에는 참전하지 못했지만..)했다.
외전 큰 독수리의 맹세편에서는 남편 발로가 밖(?)에서 낳아온 14세의 서자에게도 호쾌하게 "나를 어머니라 부르라"고 받아들여준다.[12] 물론 직전엔 "언젠가 이런 날이 올줄은 알았지만 '''14살'''이라니..."하면서 남편의 멱살을 잡기는 했다. 발로는 그녀의 반응에 나름 다행이라 생각했는지 "유리-로자몬드가 낳은 사보아 가의 정통 후계자-는 어디있지? 형이 생겼으니 좋아할거야."라고...
[1] 아들에게 당주자리를 물려주고 은퇴했다가 아들의 급사로 인해 다시 복귀했다.[2] 시대상황이 시대상황이니 수영복따위는 당연히 없다. 즉 졸지에 알몸을 보여달라고 한 꼴이된것[3] 그린디에타는 그렇다쳐도 이븐까지도 남장모습의 로자몬드를 처음 보고도 남장한 여자임을 알아차려서 월은 더더욱 좌절한다.[4] 아이 아버지인 노라 발로가 계승권에서 앞서기야 하겠지만, 본인이 전혀 관심이 없는데다 발로는 마의 5년에도 끝내 왕위를 거부하는데 성공(?) 했으니까.... 실질적으로는 1위다. 정말 월 그리크가 자식 없이 죽으면 꼼짝없이 왕관에 아들을 헌납해야 한다.[5] 발로는 그날 저녁에 나름대로 예뻤다며 우물쭈물 사과한다.[6] 더 정확하게는 '여자'를 대할 때와 '로자몬드'를 대할 때가 좀 다르다. 꼬시려고 작업 건다는 식으로 말은 하지만 태도는 어쩐지 여자 꼬시려는 남자와 거리가 멀다. 오히려 로자몬드의 아픈 구석을 찔러대는 쪽.[7] 왕비 그린다는 아이를 낳을 생각도, 낳을 수도 없다. 고로 국왕의 아이는 후궁인 폴라만이 낳을 수 있는데 이 경우는 서자 확정. ...하지만 월은 자신도 서자니 서자가 이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었고, 외전 마지막을 보면 어차피 폴라와 월의 아이가 왕위 계승자로 확정된 듯하다. 사실 저때 로자몬드가 아이를 공인된 존재로 하지 않은것은 당장 '''서자조차도 없는'''왕가의 상황때문이었다.[8] 로자몬드는 6월 쯤에나 식을 올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발로가 반대했다. 우선 당장은 로자몬드 본인의 산후조리가 다 끝나지 않았고, 산후조리가 끝나고 나면 6월, 여름인데 통상적으로 대귀족가에서는 여름에 집안 행사를 열지 않는다. 멀리서 올 사람들이 말을 타면 일사병, 마차를 타면 이동한증막(...)에 시달려야 하는 계절이기 때문. 식을 올리는 장소도 수도 코랄이 될 텐데 로자몬드는 자기 영지에서 몸을 풀었으므로 아이들도 한여름 여행을 감수해야 한다는 소리가 된다. 그러니 차라리 기다렸다가 날이 선선해지는 9월에 하는 것이 낫단 얘기.[9] 로자몬드에게는 고모다.[10] 도라 장군에게 자식이라고는 샤미안 하나뿐이라 자연히 샤미안이 영주권을 갖게 되는데, 샤미안의 남편이 될 이븐은 질의 아들이다. 즉, 결국은 샤미안과 이븐의 아이가 폴리시아 평원의 영주권을 계승할 건데 이븐의 아이는 조던 베링저=질의 손자이기 때문.[11] 국왕이 포로가 되어 델피니아 국가차원에선 개입할수 없었다. 오히려 폴리시아 평원으로 진군하는 탄가군을 그대로 보내주어야만 했다. 물론 국왕이 구출된후엔 벨민스터 사병과 전투중인 탄가군을 델피니아 군이 공격하여 패퇴시킨다.[12] 그런데 상황을 보면 아무래도 선대 사보아공작 공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