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 오차즈케(테이스티 사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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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오차즈케.웃는 모습을 보면 성격 좋고 상냥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짓궂은 성격이라, 싱글벙글 웃으며 장난을 꾸민다.
2. 초기 정보
3. 스킬[2]
4. 평가
5. 대사
6. 배경 이야기
6.1. 1장. 눈물
난 눈물이 싫다.
주변 사람이 늘 진심 어린 미소를 짓고 있길 바란다.
하지만 내가 생각한 대로 되는 법은 거의 없었다.
마스터는 재산을 자기 생명처럼 여기는 사람이다.
돈은 그 무엇보다도 가치있는 것이라고 그는 늘 말했다.
그래서 내가 소환되었을 때, 매우 기뻐했다.
식신이 거의 없던 그때, 낙신을 쓰러트릴 수 있는 식신을 거느리면 엄청난 재물을 벌어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세계로 소환됐을 때, 마스터는 내게 무척 자상했다.
편안한 침대와 햇살 좋은 널찍한 방까지 줬으니 말이다.
마스터는 초조한 듯 손가락을 비비며 부족한 건 없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때만 해도 난 마스터가 정말로 날 아끼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전투에 능한 식신이 아닌 걸 알게 된 후,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변했다.
축축한 방엔 언제나 벌레 한두 마리가 기어다녔다.
낡아빠진 침대 매트, 차갑게 식은 음식, 그리고 멸시에 가득 찬 눈빛...
「됐어, 아무리 약한 식신이라도 작은 낙신 정도는 쓰러뜨릴 수 있겠지.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하잖아! 낙신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도 없어!」
그래서 난 현상금을 타기 위해 매일 같이 흉포한 낙신과 싸워야 했다. 몸에 난 상처가 회복되기도 전에 다음 낙신을 찾아 다른 곳으로 향하곤 했다.
낙신을 쓰러뜨리고 마스터가 그토록 바라던 현상금이 손에 들어온 후에야, 난 어둡고 축축한 방으로 돌아가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침대에 몸을 누일 때마다 한 가지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치곤 했다.
여기가 정말 내가 속한 곳일까?
이 집엔 나와 마스터 말고도 마스터의 하녀 한 명이 살고 있었다.
그녀는 약한 편이라 허드렛일밖에 할 수 없었다. 더구나 행동이 굼뜨고 손재주도 없어 마스터에겐 나랑 마찬가지로 쓸모없는 존재였다.
하녀는 겁쟁이였는데, 낙신과의 전투로 인해 생긴 내 몸의 상처를 보고 놀라 울기 일쑤였다.
언제나 눈물을 뚝뚝 흘리며, 깨끗한 물로 내 상처를 닦고 치료해줬다.
「나도 안 우는데, 네가 왜 울고 그래?」
난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어색하게 웃었다.
「콧물이 나한테 묻었잖아. 이제 그만 울어, 응?」
「앗! 미안해... 아앗...」
흘리지 않은 콧물을 닦기 위해 허겁지겁 손을 놀리는 그녀를 보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웃는 순간, 상처에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 나도 모르게 상처 부위를 움켜쥐곤 신음했다.
이때만은 아무리 눈치없는 그녀라도, 뺨을 잔뜩 부풀린 채 입을 삐죽거리며 눈물로 닦았다.
「매실 오차즈케! 또 나 놀리는 거지?!」
「알았어, 그만 할게. 우는 것보다는 활짝 웃는 모습이 더 좋아서 그랬지. 네가 그렇게 울면 상처도 금세 낫지 않으니까, 아얏--!」
「괘, 괜찮아? 이제 그만 웃어, 상처가 또 벌어지면 어떡해! 어서 누워, 붕대를 감아줄 테니까.」
말을 마친 그녀가 급하게 붕대를 찾으러 가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정말 바보라니까...
6.2. 2장. 매실
「매실 오차즈케! 이름이 왜 그런 거야?」
「...음... 글쎄, 나도 모르겠는걸. 소환된 직후에 그 이름이 떠올랐어. 그러고 보니 네 이름은 뭐야? 같이 지낸 지 제법 됐는데, 아직 이름도 모르네.」
「난 이름이 없어. 다들 "이봐", "너", "거기", "쓰레기"라고 부르거든... 저기 매실 오차즈케! 내 이름 좀 지어주라!」
「으음... 나 이름 같은 거 잘 못 짓는데...」
「그럼 매실이라고 할래!」
「응?」
「이렇게 되면 네가 나한테 이름을 준 사람이 되는 거지! 매실 오차즈케, 안녕? 난 매실이야! 헤헷... 마음에 쏙 들어.」
「정말 매실로 하려고?」
「응! 쓰레기보다 훨씬 더 듣기 좋잖아!」
「마음에 들었나 보네.」
「응. 매실 오차즈케가 내 첫 번째 친구기도 하니까! 이렇게 말해놓으니까 내가 꼭 네 동생 같다, 그치!」
「동생이라... 동생들은 원래 이렇게 다 멍청한 거야? 언니들 속상하게.」
「그게 무슨 소리야!」
「농담이야.」
난 매실의 다리를 베고 누웠다. 이름 하나 때문에 싱글벙글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나한테도 네가 첫 번째 친구야, 매실...
즐거운 시간은 늘 빨리 흘러가는 법이다. 낡아빠진 문이 갑자기 벌컥하고 열렸다.
마스터였다. 그는 부하들과 함께 문 앞에 서서 차가운 시선으로 매실의 품에 있는 날 쳐다봤다.
「역시끼리끼리 노는군그래. 그럼 갈 준비해. 교외에 낙신이 나타났어. 현상금도 제법 많다고 하더군, 머뭇거리다간 빼앗기고 말 거야.」
매실은 갑자기 번쩍 일어났다.
겁이 많았던 그녀는 마스터가 데려온 부하들을 보며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기 시작했다. 하지만, 양팔을 펼쳐 나와 그들의 사이를 막아섰다.
「매실 오차즈케가 많이 다쳤어요, 지금은 갈 수 없다고요.」
난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비틀거리며 매실의 옆에 서서 가녀린 어깨를 두드렸다.
「괜찮아, 나 갈게.」
믿을 수 없다는 매실의 시선을 뒤로하고, 난 마스터를 따라 방을 나섰다.
매실이 있던 뜰을 벗어나자 난 고개를 들어 마스터를 바라봤다.
「약속은 꼭 지켜주세요.」
「그딴 쓰레기를 이렇게까지 아끼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뭐, 걱정 마. 네가 녀석의 몫까지 벌어들인다면 그 녀석을 난처하진 않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난 나와 체급부터 다른 거대한 낙신 앞에 서자, 날 향해 사정없이 촉수가 날아왔다.
얼마 남지 않은 영력을 짜내자, 아직 아물지 못한 상처가 벌어지더니 급기야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낙신이 휘두른 거대한 촉수에 날 향해 날아드는 게 보였다. 몸이 붕 뜨더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당장 의식을 잃을 것만 같았다.
「큰일이야, 낙신이 폭주했어! 어서 도망쳐!」
바닥에 쓰러진 채 내게서 점점 멀어지는 일행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갑자기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매실... 네가 여긴... 왜...」
겁쟁이 매실은 내가 걱정된 나머지 몰래 우리의 뒤를 밟은 것이었다. 덜덜 떨리는 다리로 날 향해 달려왔다.
가녀린 몸으로 날 끌어안더니, 날 낙신에게서 조금이라도 떼어놓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이런 속도로는 낙신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아악 !!」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낙신, 그리고 눈물 범벅인 매실의 얼굴이었다.
바보야, 웃는 모습이 좋다고 했잖아.
6.3. 3장. 도망
정신을 차렸을 때, 매실은 퀭한 눈을 한 채 내가 누워있는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난 조용히 한 장 뿐인 담요를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평소엔 누가 업혀가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자는 매실이 오늘은 선장을 자고 있었던 것 같다.
「매실 오차즈케! 너 일어났구나, 정신이 들었구나! 흑흑... 정말 다행이야, 네가 못 일어나면 어쩌나 하고 얼마나 걱정했는지... 네가 쓰러질 때, 온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바람에... 얼마나 놀랐다고...」
매실의 재잘대는 목소리에 좀처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의식을 되찾긴 했지만, 여전히 떠오르지 않는 기억이있다.
심연의 어둠이 주변을 맴돌며 날 집어삼키고 있었다.
몸 전체가 늪에 빠진 것처럼 무거웠다.
이대로 가라앉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디선가 재잘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마치 어둠 속의 한 줄기 빛처럼 나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구원의 손길을 잡은 것처럼, 난 늪에서 밝은 세상으로 걸어나왔다.
난 훌쩍이며 쫑알대는 매실의 떨리는 어깨를 힘껏 끌어안았다.
「앗! 저, 갑자기 왜 그래? 혹시 아직도 아픈 데가 있는 거야?」
「매실, 우리 여길 떠나자...」
「으, 으응?! 가,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잡히기라도 하면 맞아 죽을 거야, 게다가... 어디로 가야하지...?」
「어디든 상관없어, 내가 지켜줄게. 혹시 무서운 거야?」
「아니! 함께 할 수만 있다면 하나도 무섭지 않아!」
예전엔 매실이 있는 곳이 바로 내가 속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눈물 범벅이 된 매실의 얼굴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여긴 매실이 있을 곳이 아니었다.
내가 있을 곳은 더더욱 아니다.
그때, 우린 문 뒤쪽에 있던 검은 그림자가 사라졌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놈들이 도망쳤다!」
「어서 쫓아!!」
난 매실과 함께 저택을 탈출했다. 하지만 교외에 도착했을 때, 추적자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보는 매실의 모습에 난 주먹을 꽉 쥐고 아랫입술을 깨 물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분명... 모든 게 순조롭게 풀렸을 텐데...
「매실, 내가 놈들을 유인할 테니 어서 도망가.」
「싫어. 그건 싫어!」
「내 말 잘 들어. 먼저 도망가, 최대한 빨리. 내가 너보다 속도가 빠르니까, 약속한 곳에 가서 기다리고 있어!」
「하,하지만... 안돼, 너만 두고...」
「어서!」
드디어 매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우릴 추격하던 병사의 모습이 보이자, 난 매실이 간 쪽과 정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직 상처가 낫지 않은 탓에 금방 놈들에게 포위되고 말았다. 난 매실이 도망간 쪽을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우와악 --!! 낙신이다! 녀석이 낙신을 데리고 왔어!!!」
날 겹겹이 포위하고 있던 병사들이 괴성을 지르더니, 곧이어 익숙한 모습과 함께 그녀를 따라온 두려운 존재가 나타났다.
「매실 오차즈케! 내가 구해줄게!」
매실의 뒤를 쫓아오는 낙신을 보고 입꼬리에 경련이 일어났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그 말을 내뱉고 말았다.
넌 대체 날 구하겠다는 거야, 아니면 죽이겠다는 거야 멍청한 동생 같으니...
그래도 위험을 무릅쓰고 날 구하러 온 건... 정말 고마워...
주변을 둘러보던 낙신이 더욱 먹음직스러운 사냥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 역시 식신으로서 놈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병사들은 낙신을 보자마자 도망가거나 중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낙신의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은 검은 눈빛이 천천히 내 쪽을 향했다.
난 매실을 내 뒤에 숨겼다. 겁에 질린 매실이 내 옷자락을 꼭 움켜 잡았다.
이번에 이겨야만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래야 "집"이라 불리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6.4. 4장. 단풍관
눈을 떴을 때, 익숙한 너덜거리고 축축한 곰팡이가 가득 핀 참 침대보가 아닌, 부드럽고 편안하고 따뜻한 햇볕 냄새가 나는 침대가 느껴졌다.
화려한 기모노를 입은 남자가 침대 옆에 서 있었다. 남자는 부채를 접었다 폈다하며 멍한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침대 위에서 몸을 일으키자, 남자는 정신을 차린 듯 내가 묻기도 전에 먼저 입을 뗐다.
「난 스키야키야. 너희를 주워 온 장본인이지.」
「우릴... 주웠다고요?」
「맞아. 내가 제때 도착해서 망정이지, 큰일날 뻔 했어. 그래도 저 녀석 때문에 한시름 덜었지 워야. 여기까지 널 업고 온 데다가 한시도 네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단 말이지.」
「...매실은 어딨죠?」
남자가 대답하기도 전에, 문이 열리더니 말끔한 옷으로 갈아입은 매실이 밝은 표정으로 내 품에 달려들었다.
「매실 오차즈케... 으아아앙... 드디어 깨어났구나... 난 네가... 네가...」
「그만 울어. 자, 일어났잖아... 그런데 이 옷은 어디서 난 거야...?」
「어, 그게...」
매실이 한참을 우물쭈물하자 옆에 서 있던 남자가 한숨을 내쉬며 한 발자국 다가왔다.
「내가 말하도록 하지. 내가 너희를 구했고, 또 치료한 거야. 그리고 우리 단풍관에서 제일 좋은 방을 쓰게 해주었지. 그러니까, 보답하는 셈 치고 여기서 종업원 일을 좀 해줬으면 하는데, 지나친 부탁은 아니지?」
「너, 너희라면... 저랑 매실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맞아. 매실은 벌써 동의했어. 말 나온 김에 너도 며칠만 더 쉬고 일을 시작하면 좋겠는걸.」
난 얼굴이 시뻘게진 매실 쪽으로 시선을 옮기고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의 손을 잡아 내 쪽으로 끌었다.
「뭐가 또 걱정인데?」
「그, 그게... 네가 싫어할까 봐...」
「너랑 같이 있을 수 있다면 뭐든 상관없어. 사장님! 저한테도 매실이랑 같은 옷 좀 주시겠어요?」
「좋아~ 하지만 날 사장님이라고 부르지 마. 스키야키면 충분해.」
「알겠습니다. 사장님.」
「이런!」
「풋...」
이렇게 우린 단풍관의 일원이 되었다.
단풍관은 단풍나무가 가득한 숲에 자리하고 있다.
매년 가을이 되면 붉게 물든 단풍나무 덕분에 눈앞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붉은 숲 한가운데 지어진 작은 온천 여관에는 다양한 손님이 머물곤 한다.
나와 매실은 단풍관의 첫 종업원이다. 매실이 빠릿빠릿하지 못하긴 하지만, 특유의 순진하고 귀여운 모습이 손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나 역시 내가 잘하는 일을 찾았다.
낙신을 상대하는 것보다 난 경영에 능숙한 것 같다.
여관 청소는 물론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는 데도 능숙했다. 손님들이 진심으로 즐거워할 수 있도록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
이렇게 해서 내게 단풍관은 일터에서 점점 집으로 변했다.
단풍관을 찾는 손님이 점점 늘어나면서 매실의 얼굴에도 언제나 환한 웃음꽃이 피었고, 나 역시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마냥 즐거웠다.
이곳이 바로 우리가 속한 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