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테이스티 사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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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티 사가의 등장 식신. 모티브는 우동.쾌활하고 장난기 있는 성격인 데다가, 무신경해서 분위기에 맞지 않게 함부로 말하는 경우가 잦다. 미움을 사고도 눈치를 못 채 주변 사람들을 어이없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때론 그런 어리벙벙한 모습이 사랑스럽다.
2. 초기 정보
3. 스킬[2]
4. 평가
5. 대사
6. 배경 이야기
6.1. 1장. 불안감
난 우동, 단풍관에서 일을 하며 지낸다.
여기서 일한 지도 제법 오래되었지만, 이곳의 손님은 내가 마을에 있을 때 만났던 손님보다도 적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단골이 많다.
물론 이는 단풍관의 위치와 연관이 있다.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 얽힌 무시무시한 전설 때문에 왕래하는 상인이 아니면, 이곳에 발걸음할 일도 없다.
「어서 오세요! 짐은 제게 주세요, 이 정도는 거뜬하답니다!」
난 언제나 가장 먼저 현관으로 달려가 손님을 맞이했다. 항상 늦게 오는 덴푸라의 도움 없이도 거뜬히 손님의 짐을 나를 수 있다. 이번에 온 손님은 내게 이곳을 소개해준 상인이었다.
「우동은 여전히 활기차구나, 언제나 힘이 넘치는걸!」
「모두 손님 덕이죠! 정말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답니다~ 금방이라도 망할 것처럼 썰렁해 보이긴 하지만요.」
「콜록.」
순간, 분위기가 싸해졌다. 매실 오차즈케는 옆에서 말 없이 기침만 했고, 스시는 고개를 아예 돌려버렸다. 미소시루는 상관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스키야키만이 웃으며 천천히 부채를 살랑거렸다.
「우동은 단풍관이 망하길 바라나 보지?」
「물론 아니죠! 얼마나 힘들게 여기에 살림을 꾸렸는데요!」
「그럼 어서 손님을 방으로 모셔다드리렴. 짐을 그렇게 잔뜩 들고도 힘들지 않나 봐?」
「네, 알겠습니다! 이쪽이에요. 손님~」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오늘 밤엔 따듯한 온천을 즐기면서 먼지와 불운을 전부 씻어버리세요!」
난 손님을 모시고 복도를 지나 배정된 방으로 안내했다. 방문을 열 때, 손님은 생각지 못한 질문을 했다.
「우동은 여전하구나. 동료들과의 관계도 여전하니?」
「어... 음, 네! 그래도 모두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그리고 좋아진 부분도 많고요!」
「그래? 그럼 다행이구나. 네 마스터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걱정 마세요, 전 따돌림 같은 거 당하지 않을 거니까요! 그럼 얘긴 여기까지 하고, 우선 푹 쉬세요. 비치된 물건 외에 또 필요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그래. 그리고 잊지 말렴, 너랑 친구 하고 싶은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 슬퍼할 거 없다고.」
「네, 알아요~ 안녕히 주무세요!」
난 방문을 닫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제법 오래된 일이지만, 마스터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여전히 괴롭다. 그렇다고 손님 앞에서 슬퍼하는 모습을 보일 순 없지!
겁 많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마스터는 동료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했고,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 후 한 친절한 손님 덕분에 단풍관에 취직할 수 있었다. 갈 곳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정말 친구가 생길까?
나는 조금 전 다른 사람들이 어색하다는 듯이 내게 말했던 일을 다시 생각해냈다. 갑자기 어깨에 힘이 푹 빠진다.
아직 다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낸 적은 없지만, 그래도 그런 일들이... 되풀이되진 않겠지.
6.2. 2장. 낫토
어느 날, 가게에 낫토라는 승려복 차림의 식신이 왔다.
낫토는 승려복을 입고 있지만, 승려는 아니다. 그는 매일같이 복도 구석에 앉아 책자에 무언가를 끄적였다.
낫토는 다른 사람에게 거의 말 거는 일이 없었다. 어쩌다 대화하게 되면, 부끄러운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쨌든, 낫토는 나와 정반대로 내향적인 식신이라는 것이다.
낫토가 처음 단풍관에 왔을 때, 난 혹시 먹지 않는 음식이 있냐고 물었다. 그때 그는 자긴 승려가 아니라고 밝혔다.
「승려가 아닌데도 승려복을 입은 건, 다른 사람들에게 고달픈 시련을 참고 견디며 검소한 생활을 한다는 느낌을 줘서 시주를 받으려고 그런 건가요?」
낫토의 안색이 변하자, 난 말실수했다는 걸 깨달았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동시에 같은 말을 하다니... 서로 한참을 말없이 바라보다가 낫토가 입을 열었다.
「저… 오해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전...」
「사과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말을 잘못한 건데요 뭐! 혹시 먹고 싶은 거 있으세요? 얼른 준비해드릴게요!」
「어... 쇼진 요리[3]
면 돼요.」「아,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준비해드릴게요!」
급한 마음에 헐레벌떡 뛰어가던 나는 모퉁이에서 미끄러지며 넘어졌다.
「괘, 괜찮아요?」
늘 부끄러워하는 것 같던 낫토는 붓을 내려놓고 날 부축했다.
「아야야... 전... 멀쩡해요! 이래 봬도 꽤 튼튼하거든요!」
혹시 까진 덴 없는지 확인한 뒤, 나는 가슴을 팡팡 치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아직도 걱정하는 듯한 그의 모습을 보고 난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이 녀석도 여태 혼자서 여행해왔다면, 아마 무척 외로울 거다.
그 뒤 나는 다른 손님보다 낫토를 각별히 신경 썼다.
내게 바로 사과한 사람도 처음인 데다가, 그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저녁 휴식 시간에 나무 대야를 들고 복도를 지나던 중, 기둥에 기댄 채로 생각에 잠겨있는 그를 봤다. 내가 그의 어깨를 '탁' 치자, 깜짝 놀라며 어깨를 움츠렸다.
「왜 아직도 여기 계세요?」
「그게... 생각 중이었어요.」
「생각 중이었다고요? 그럼, 여기 말고 온천에서 몸을 풀며 생각하는 건 어때요? 저희 단풍관의 특색인데, 아직 한 번도 안 가보셨죠! 시간대는 입구에 쓰여있는 안내문을 참고하시면 돼요. 참, 우리 온천은 남녀 혼탕이랍니다. 숙녀분들이 씻고 있을 때 몰래 들어가시면 안 돼요~」
「......」
「응? 가면은 왜 쓰셨어요? 혹시 부끄러운 거예요?」
「......」
「역시 부끄러운 거구나! 그럴 필요 없어요. 승려도 아닌데, 이성이랑 얘기하면 안 될 거 뭐 있나요~」
조금씩 움츠러드는 그의 어깨를 보며 난 기둥을 부여잡고 웃었다.
낫토와 얘기할 땐 마음이 참 편하구나...
여관의 다른 사람들이랑도 이렇게 즐겁게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6.3. 3장. 이야기
나와 낫토는 날이 갈수록 사이가 가까워졌다.
착각이 아니다!
왜냐하면 낫토가 실제로 점점 거리를 좁혀오기 때문이다!
처음엔 늘 혼자 구석에서 뭔가를 끄적였지만, 지금은 날 졸졸 따라다닌다.
내가 뒷마당에서 빨래할 때도, 정원에서 손님을 맞이할 때도 낫토는 늘 내 근처에 있다. 생각날 때마다 주변을 둘러보면, 어김없이 낫토를 볼 수 있다.
뭐하냐고 물어봤더니, 이야기를 기록하는 중이라고 했다.
자기가 단풍관에 온 이유는 바로 이야기를 기록하기 위해서라면서 말이다.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이 산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만 해도 셀수없을 정도다. 단풍관을 오가는 상인들도 자신이 겪은 일들을 풀어놓는다.
나도 이런 이야기들을 듣는 걸 좋아하니까,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실망이다. 나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니...
그때까지는 이야기를 수집하기 위해서인데 낫토가 왜 내 곁을 따라다니는지 알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말해버렸는지, 아니면 내 생각을 읽은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럴 때마다 그는 가면을 쓰고 작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나도 네 곁에 많이 있고 싶어... 넌 정말 좋은 사람이니까.」
...아직 그 누구도 내 곁에 있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내 말을 어떻게 받아칠 줄 몰랐기에 자연스레 나랑 교류하는 것을 꺼렸다.
감동한 나는 순간 낫토의 머리를 안아버렸다. 그러나 까칠한 목제 가면 때문에 다시 그의 어깨를 안았다.
「우와, 넌 어떻게 그렇게 착할 수가 있니... 너 그냥 손님 하지 말고 우리 친구나 되자!」
「조... 좋아!」
그렇게, 나는 내가 무엇을 말하든 개의치 않는 친구를 사귀게 됐다.
낫토는 말실수 때문에 내게 화를 내지도 않고 다른 사람처럼 나를 피하지도 않았다. 내가 말실수를 할 때마다, 표현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낫토는 내게 먼저 사과한 후, 다시 그렇게 말하면 안 좋다고 알려줬다.
다른 사람들에게 같은 말을 할 경우, 그들은 항상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낫토 덕분에 나는 무엇 때문에 다른 사람과 멀어졌는지 알게 되었다.
낫토는 단풍관의 동료들이 날 피했던 이유는 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나의 말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내가 신경을 쓰지 못할 때 항상 날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게 바로 그 증거이다.
한번은 물통을 들고 계단을 내려가고 있을 때 스시가 바닥을 방금 닦았으니 미끄럽다고 내게 알려주었다. 스시는 그런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고 일러줬다.
낫토의 말을 듣고 과거에 있던 일들을 생각해 보니, 확실히 일리가 있는 것 같다.
단풍관의 동료들과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해선 말하는 방식에 신경 써야 한다. 나는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바꿔야 했었다.
낫토 같은 친구가 곁에 있기에, 나는 마스터의 일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이런 점 역시 낫토가 소중한 친구인 이유 중에 하나다.
6.4. 4장. 책자
낫토와 함께 지내며 그가 매우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걸 알게 되었다.
즐거운 표정을 자주 짓진 않지만, 부끄럽거나 기쁠 때는 가면을 쓴다.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겉으로 표현하진 않아도, 느낄 수 있다.
난 낫토가 알려주지 않아도 자신의 언행에 주의하기 시작했다.
내가 낫토를 소중히 여겨서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모두와 같이 있을 때 심한 말로 그들에게 상처를 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물론 가끔은 부주의하게 실수하지만, 해서는 안 되는 말과 행동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더는 다른 사람의 약점을 잡고 계속 웃지 않았다.
여관이 썰렁한 것 같다는 말이 나왔을 때도, 곧 망할 것 같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다같이 정원에 모여 수박을 먹을 때도, 덴푸라가 수박을 너무 못 잘라서 먹기 힘들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낫토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책자를 보여주지 않아도, 예전처럼 계속 보여달라고 조르지 않았다.
내가 분위기를 안 좋게 만들어 곤혹스럽게 화제를 바꾸는 일도 나도 모르는 사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낫토 역시 대화에 가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내가 말실수를 할 땐, 낫토가 바로 고쳐줘서 분위기가 나빠지는 일도 줄었다.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나는 인제야 단풍관에 녹아들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별은 어쩔 수 없는 법,
비록 여관에서 손님을 떠나보내는 것을 당연한 일이지만, 낫토와의 이별은 매우 괴로웠다.
낫토가 떠나기 전날, 그는 내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러 왔다. 그는 새로운 이야기를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날 것이라고 알려줬다.
이어서, 그는 내게 책자를 건내주며 자신이 단풍관에서 보고 들은 일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시, 싫어! 네가 항상 소중하게 여기고, 내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했던 물건이잖아? 왜 지금 나한테 주는 건데!」
이제 곧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나는 흐느껴 울었다. 심지어 억울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떠날 준비를 해서야 내게 말하다니, 내 곁에 있고 싶다고, 내 친구가 되줄 것이라고 했는데, 나는 그가 간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나는 그가 소중하게 여기는 물건을 가지고 싶지 않다. 단지 그가 이곳에 남아있길 바랄 뿐인데!
하지만 나는 그렇게 말할 수 없었다. 친구이기에,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이건 낫토가 내게 가르쳐준 것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눈물을 더욱 참을 수 없게 됐다.
낫토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나를 보고 다소 당황한 것 같지만, 여전히 부드러운 눈빛으로 내게 책자를 건녔다.
「왜냐면 이건 우동을 위해서 기록한 거니까. 그래서 완성하기 전까진 절대로 네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
낫토는 나보다 많이 어려 보였기에 나는 항상 낫토를 동생처럼 대했다. 그러나 지금, 오히려 낫토가 날 위로해주고 있었다.
「이 책자를 꼭 받아줘. 여기에 적힌 이야기는 네가 봐야 의미가 있는 거니까.」
그렇게, 나는 책자를 받았다.
그러나 토라진 나는 그 책자를 한 번도 펼쳐 본 적이 없다. 나는 이 산에 대한 이야기 따위는 알고 싶지 않았다.
산은 내게 친구를 줬지만, 결국엔 친구가 떠나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방을 청소하던 중 어디에 뒀는지도 까먹었던 그 책자가 떨어졌다. 책자에는 모두가 날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그들이 정말로 내게 하고 싶었던 말들이 적혀 있었다.
알고 보니 모두 내가 했던 모든 일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제야 나는 낫토가 말한 「의미」가 무엇인지 이해했다.
--내 주위에 있는 모두가 사실 친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