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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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맥주를 음용하기 위해 만든 잔.
2. 상세
생각보다 맥주잔의 역사는 오래되었는데, 맥주의 주 생산국인 독일 등 북유럽을 중심으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잔이 계속 발전되어 왔다. 초창기 오크나무를 통해 맥주잔을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고급 맥주잔의 경우 사포로 손질한 석재나 청동, 유리 등으로 만들어져 상류층, 귀족 위주로 유통되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대부분 유리로 만들어지며, 맥주의 색 감상, 거품의 형성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맥주의 맛을 음미하기 위해서는 맥주잔에 따라서 마시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시커먼 병맥주나 뭐가 들었는지 알기 힘든 캔맥주로 마시기보다, 맥주잔을 통해 마시면 빛깔이라든지 거품이라든지, 남은 술의 양이라든지 하는 부분들이 심리적으로 불러오는 만족감을 무시할 순 없는 형편이다.
맥주를 주 판매원으로 하는 호프, 고급/수제맥주집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원하는 경우 맥주한정판 구입이나 유리잔 소매업체, 등을 통해서 손쉽게 구매 가능하다. 단, 즐겨먹는 맥주 종류에 따라 따라마시는 맥주잔의 모양이 다르며 각 맥주 성격에 맞는 맥주잔을 사용한다면 더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주석으로 만든 잔에 맥주를 따라 마시면 맥주의 맛을 더 좋게 해준다.
이렇게 맥주에 따라 서로 다른 맥주잔이 있는 이유는, 맥주의 맛을 가장 신선하게 음미할 수 있는 온도/농도 등이 맥주 발효법이나 맥주를 발효하는 데 들어가는 주재료, 발효하는 데 사용하는 장비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향이나 맛보다는 목넘김을 중시하는 라거 계열에서 향이나 맛이 강하고 호탕하게 마시기보단 홀짝홀짝 마시는 편이 유리한 에일 계열에 이를수록 맥주잔에 들어가는 맥주의 양은 점점 작아지고, 좀 더 곡선을 강조(?)하는 형태라 생각하는 편이 좋다.
와인용으로 사용하는 잔에 비해 그 향이나 맛의 전달방법, 즐기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종류가 더 다채롭다는 차이점이 있다. 와인용 잔은 향을 안에 두고, 체온으로 인한 맛 변화를 최대한 저지하거나 활용하기 위해 밑단에서 중간까지 일직선에 가까운 유리막대(?)를 세우는 한편, 맥주잔은 어떤 목적으로 마시느냐에 따라 즐길 방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도 재밌다. 가령 고블릿 잔에 라거를 부어마신다든지, 플루트잔에 흑맥주를 부어본다든지 등. 그냥 물처럼 마시던 한국맥주도 튤립형 잔에 가둬보면 특유의 풍미를 발견할 수도 있다.
유명 맥주회사들은 자기네 맥주의 전용잔을 만들어 판매한다. 전용잔들은 용량, 구조 등이 전용맥주들에 특화되었기 때문에 해당 맥주를 사면 그 맥주의 전용잔에 따라 마시는게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이다. 맥주 전용잔들은 맥주매니아들의 수집 대상이 되기도 한다.
3. 종류
맥주의 종류가 여러가지기에 맥주잔 역시 각각의 맥주의 특성에 맞게 만들어졌다. 맥주 수첩이라는 책에 따르면 맥주의 종류만큼 서로 다른 맥주잔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그에 따른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그래서 맥주 회사에서는 자기네들 맥주에 가장 잘 어울리는 한정맥주잔을 제작한다.
각 맥주잔의 형태에 대해서는 잔/종류 문서 참조.
4. 여담
vat19.com에서 부츠 모양을 한 맥주잔을 판매중이다. 보통 맥주 4잔가량과 맞먹는 대형 맥주잔 자체도 개그템이지만 엽기적인 광고로도 화제가 된 아이템. 자세한 내용은 다스 비어 부츠 항목 참고.
영국은 흔히 '펍(Pub)'이라고 하는 대중적인 술집에서 축구를 보면서 맥주를 마시는 것이 보편화된 일상적인 낙 중 하나인데, 취객들끼리 서로 응원하는 팀 경기가 나오면 역시 훌리건의 나라 답게 축구를 하는 선수들보다 시청자들이 더 격하게 싸움을 벌이다가 맥주잔을 깨뜨리고 그것으로 크게 다치는 일이 너무 많아지자 맥주잔을 유리 대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법을 발의하려 했다. 그러자 '맥주는 플라스틱잔에 마시면 제 맛이 안난다'며 거센 민원에 가로막히게 되었고 결국은 백지화 됐다고. 이 해프닝으로 인해 '깨져도 형태를 유지하여 파편이 튀지 않거나, 깨지더라도 날카롭지 않고 플라스틱처럼 안전한 단면으로 깨지는 유리'를 만드는 연구가 더 활발해졌다고 한다. 역시 문명은 인류의 전쟁과 성욕과 식욕으로 발전한다는 말은 낭설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