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사나이트
1. 개요
Moissanite
보석의 일종으로서, 자연상태에서는 매우 극소량 발견되는, 탄화규소(SiC)로 이루어진 광물이다. 자연기원으로는 사실상 운석에서만 발견되는데,[1] 이 때문에 지구상에서 보석으로 쓰이는 모이사나이트는 대부분 연구실에서 결정화한 인공 모이사나이트들이다. '''카보런덤'''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운석에서만 발견된다는 점에 착안해서인지 보석 마케팅 상으론 '스타더스트'라고 불리기도 한다.
2. 역사
프랑스의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저명한 화학자 앙리 무아상(Henri Moissan)이 1892년 미국 애리조나의 운석 크래이터에서 발견된 광물 샘플들을 연구하던 도중 최초로 발견하였다. 그는 처음에는 다이아몬드로 착각했지만, 1904년 탄화규소로 이루어진 자연산 결정체임을 발견하였다. 그의 사후, 그의 명예를 기려 탄화규소로 이루어진 광물의 명칭에 그의 이름이 붙게 되었다.
인공적으로 탄화규소 결정체가 합성된 시도는 앙리 무아상의 발견이 있기 2년전에 미국의 발명가이자 화학자인 에드워드 굿리치 애치슨에 의해 독립적으로 개발되었다. 그는 본래 다이아몬드를 인공적으로 결정화하려는 방법을 연구하던 도중 우연히 발견하였으며, 처음에는 알루미늄과 탄소의 결합체로 알고 강옥(Corundum)과 비슷하다 하여 카보런덤(Carborundum)이라 명명하였다. 물론 그의 방법을 통해 합성된 탄화규소 결정체는 불투명한 금속광택으로 보석으로서의 가치는 전혀 없었다. 카보런덤은 반도체이기 때문에 반도체 소자의 재료로 쓰인다.
보석으로서의 모이사나이트는 1998년에 와서야 Charles & Colvard라는 회사에 의해 보석시장에 처음 소개되었다. Charles & Colvard는 모이사나이트를 보석용으로 인공 결정화하여 시장화하는데 처음으로 성공한 회사이며, 2018년까지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였다. 현대에는 보석용 탄화규소 결정체에는 모이사나이트란 이름을, 반도체용 탄화규소 결정체에는 카보런덤이란 이름이 널리 쓰이고 있다.
3. 성질
모이사나이트는 흔히 '다이아몬드 대체용'이나 '모조 다이아몬드'라는 식으로 알려져있으나, 그 자체로서 별개의 성분과 별개의 성질을 가진 광물이다. 물론 현재 보석시장에서 대부분 다이아몬드 대체품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관계를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는 셈이다.
모이사나이트의 경도(9.25~9.5)는 다이아몬드(10)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모스 굳기를 보여, 상대적으로 뛰어난 경도를 자랑한다.[2] 다른 다이아몬드 유사품인 큐빅지르콘(8.3), YAG(8.25), GGG(7)보다 높다. 이 때문에 고압실험에서 비싼 다이아몬드 대신 사용되기도 한다.[3]
모이사나이트의 굴절도(2.648~2.691)와 광채도가 20.4%로 다른 어떤 보석들보다 높아, 다이아몬드(각각 2.417, 17.2%)보다 더 밝게 빛난다. 그래서 같은 컷 같은 캐럿의 다이아몬드와 모이사나이트를 보여주고 다이아몬드가 무엇인것 같으냐고 일반인들에게 물은 실험에서 다이아몬드가 가장 밝게 빛날꺼라는 편견에 모이사나이트를 선택하는 확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분산도(0.104)도 높아, 다이아몬드(0.044)보다 더 뛰어난 파이어를 보여준다. 다르게 말하면 태양광에서 더 확연히 무지개 빛깔로 반짝인다는 뜻이다.
한편 인공적으로 결정화되는 광물인 특성상, 해당 모이사나이트를 만든 연구실의 기술력에 따라 보석의 투명도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점 때문에 붕어빵처럼 모두 동일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인공다이아몬드와 마찬가지로 광물이 자라나는 챔버 내에서 과정 도중에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와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비중차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모이사나이트는 3.32, 다이아몬드는 3.52로, 3.4 정도의 비중액에 두 보석을 담으면 다이아몬드는 가라앉고 모이사나이트는 뜰 것이다. 업계 종사자들도 구분이 쉽지 않아서 현미경으로 다이아몬드 마킹을 확인하던가, 정밀 굴절도 테스트 기계를 통해 구분하는 편이다.
열전도율은 서로 유사하나, 고열에서 다이아몬드는 타버려서 불투명해지고 보석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지는 반면, 모이사나이트는 정도에 따라 색상이 변화할 뿐 투명도도, 굴절도도, 분산율도, 광택도 그대로 유지된다.
2019년 현재 시장에서 모이사나이트는 1캐럿에 400달러 정도의 가치가 있다. 1캐럿 다이아몬드가 약 4천달러 정도하니 90% 정도 저렴한 셈. (요새는 고퀄리티 모이사나이트도 1캐럿에 10만원 이하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자연산 다이아몬드가 노예노동이나 지역갈등, 반군자금줄, 환경오염, 자연훼손 등 윤리적인 이유로 비판을 받기도 하고, 가격이 공급조작으로 심하게 부풀려져있다고 의심받고 있기 때문에 그 대체용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 천연 다이아몬드가 언제 어디서 어느 업체가 채굴했는지 생산 및 공급 체인을 전혀 알 수 없는 반면, 인공 다이아몬드나 모이사나이트는 투명하게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비판에서 자유로운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모이사나이트 보석은 청혼용 반지 보석으로 애용되고 있으나, 위의 이유로 점점 시장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에 더 다양한 악세사리 등을 찾아볼 수 있게 되고 있다.
4. 기타
- 당연하지만 탄화규소는 그 자체로 반도체로서, 인류가 상업화 및 대량생산한 최초의 반도체 중 하나이다. 1910년대에 만든 배에서도 발견될 정도. 유기 발광 다이오드 재료로도 쓰인다.
- 다이아몬드와 같은 공유결합 덕분에 내구도가 강해 방탄조끼 재료로도 쓰인다. 그 외에 연마재나 고급 스포츠카 브레이크 세라믹 등으로 쓰이고 있다.
- 온도에 따른 팽창도가 매우 낮아서 허셜 우주망원경 등 지구 궤도 망원경의 거울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 경우 약 3.5미터 직경의 거울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1] 몇몇 다이아몬드 광산에서도 극소량 발견된 적이 있다.[2] 즉 다이아몬드나 모이사나이트로 긁을 것이 아니라면 마모가 되지 않는단 소리.[3] 최대 52.1 기가 파스칼의 고압조건도 견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