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력 증후군
1. 개요
강남 소재의 부동산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25세 청년 노시보를 주인공으로, 두번째 달을 시작으로 점차로 증식해나가는 달의 개수에 따라 혼란스러워진 사회 상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늘어난 달의 개수, 거기에 따라 일상을 벗어나 기행을 벌이는 사람들, 비현실적인 상황 같으면서도 또 공감의 문턱에 다다르는 기이한 느낌을 주는 소설로, 출간 당시 평론가들에게 '새롭다'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작중 나오는 무중력은 현실의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의 욕망을 가리키는 것이라는 평을 하는 사람이 많다.
2. 줄거리
몇 차례의 이직 끝에 강남 소재의 부동산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 노시보는 지극히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이슈에 눈을 두면서, 가슴 한켠에 일발 장전된 사직서를 넣고 다닌다. 현실에 대한 목마름이 크지만 실행하지는 못하는 나날이 계속 되는 중, 달이 두 개로 늘어났다는 뉴스와 동시에 사람들은 '무중력'에 있는 사람인 것 마냥 기이한 행동을 벌이기 시작한다. 오랜 고시생 생활을 하던 형은 일찌감치 고시를 포기하고 요리사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렁각시처럼 집을 오가며 요리를 하질 않나, 평범한 주부였던 어머니는 집을 나갔다 돌아오더니 갑자기 무중력 미용실이라는 기괴한 가게를 차리지를 않나, 여타의 사람들 역시 '무중력자 모임'이라는 것을 만들어 지구를 탈출하기 위해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등의 기행을 펼친다.
3. 평가
《무중력증후군》을 읽다가 몇 번인가 큰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첫 장을 펼치자마자 재기 발랄한 표현, 신선한 문체, 빠른 보폭의 사건 전개, 엉뚱하고 대담한 상상력이 그 경쾌한 날개 위에 독자를 태우고 날기 시작한다. 작가는 자신의 등 뒤는 신경도 쓰지 않는 장난꾸러기처럼 독자를 즐겁게 하고 웃게 하고 또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군중의 소외감을 은유와 농담과 알레고리로 표현하며 소외의 무거움은 가볍게, 상처의 잔혹함은 경쾌하게 그려 나간다. 가벼움과 무거움을 이처럼 날렵하게 비벼내면서 동시에 공감을 얻어내는 작가의 솜씨는 신예답게 기발하고 패기만만하다. 작가가 앞으로도 작품 속 주인공처럼 ‘무중력’에 휘둘리지 않고 대지에 발을 붙이고 서서 사람살이를 깊고 넓게 다루는 멋진 작품을 써 나가길 기대한다. -황석영/도정일/김인숙 (심사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