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현 6인 살해사건

 



2018년 11월 26일,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1. 끔찍하게 발견된 시신들
2. 왜 일어났는가?
3. 남은 의혹


1. 끔찍하게 발견된 시신들


2018년 11월 26일 10시 30분경, 일본 미야자키현 다카치호 마을을 관할하는 경찰서에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마을에 거주하는 자신의 부모님이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고 경찰은 이 신고를 받고 30여분쯤 뒤인 11시경에 신고자의 부모님이 거주하는 집을 향했다. 경찰이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연락이 되지를 않았고 이상한 점을 느낀 경찰관은 담을 넘어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집안 마당에서 한 여성이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이어 경찰관들이 집안으로 들어가 보자 성인 남성 3명, 성인 여성 1명, 초등학생 여자아이 1명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되었다.
시신으로 발견된 이들은 72세의 이호시 야스오 씨와 66세의 이호시 씨의 부인 미호코, 같이 거주하던 이호시 씨의 41세의 며느리 미키코, 21세의 이호시 씨의 손자 타쿠미와 7세의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 유이, 그리고 옆 마을에 살던 야스오 씨 차남 마사히로의 친구 44세 마츠오카 씨로 드러났다.
미호코는 마당에서 발견되었고 야스오 씨와 손자 타쿠미는 침실에서 발견되었으며 며느리 미키코와 손녀 유이는 욕실에서 발견되었다. 그리고 차남의 친구 마츠오카 씨는 다른 침실과 욕실 사이의 방에서 발견되었다. 처음에 경찰은 이 마츠오카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었지만, 관내에서 실종신고가 들어온 남성이 있어 대조해보니 마츠오카로 확인되었다. 실종신고를 한 사람은 마츠오카의 아버지였는데 전날 친구인 마사히로 부부가 부부싸움을 해서 이것을 말리기 위해 마사히로의 집으로 간다고 하여 그런 줄로만 알고 있다가 마츠오카가 다음날 아침에 출근을 해야 되는데도 돌아오지 않아 이상하게 여기고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상황이었다.
경찰은 사라진 차남 마사히로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야스오 씨의 집에서 약 2.5KM 떨어진 국도 근처 마트의 주차장에서 마사히로의 차량을 발견했고, 이어 근처를 집중 수색한 끝에 국도변 다리 밑에서 차남 마사히로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이 마트 주차장의 CCTV를 분석한 결과 마사히로는 직접 마트 주차장에 차를 댄 후에 근처 국도변 다리로 가서 그대로 투신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걸로 보였다.
경찰의 추가적인 조사 결과 경찰에 신고가 들어오기 전, 야스오 씨의 집을 먼저 방문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손녀 유이양이 다니던 초등학교의 교감선생으로, 유이가 월요일인데도 학교에 나오지 않고 연락을 해도 집에서 아무도 받지를 않자 이상하게 여긴 교감선생이 직접 9시경에 야스오 씨의 집을 방문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벨을 눌러도 사람들이 나오지 않았고 문이 잠겨있어서 교감선생은 집안을 들여다볼 생각은 하지 않고 그대로 학교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로 미루어볼 때 야스오 씨 일가와 마츠오카는 최소한 마츠오카가 야스오 씨 집으로 향한 25일 밤에서 26일 아침 사이에 전부 살해된 걸로 추정되었으며 경찰은 마츠오카 아버지의 진술과 차남 마사히로의 자살 등으로 마사히로가 격해진 부부싸움 끝에 일가족은 물론 친구까지 살해하고 끝내 자신도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지 않나라고 판단했다.

2. 왜 일어났는가?


야스오 씨가 살던 다카치호 마을은 한적하고 평화로운 교외 마을로 마을 주민들도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마을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야스오 씨와 부인 미호코는 금슬이 좋았고 손주와 고기잡이 축제에도 나오기도 했었다고 한다. 또한 차남 마사히로의 회사 동료들도 사건을 듣고 충격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는데, 마사히로가 평소에 예의 바르고 성실한 사람이었다고 증언했다.
살인사건이 상당히 갑작스럽게 일어났다. 마사히로와 미키코 부부는 딸 유이와 함께 마사히로의 회사에서 보내주는 사원여행을 24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사원여행에 동행한 마사히로의 동료들도 두 부부와 딸 사이에 아무런 싸움이나 다툼이 없었고 오히려 가족들이 모두 즐거운 분위기였으며 미키코와 유이도 다음에 또 오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갑자기 돌변해서 25일 저녁에 마사히로의 친구인 마츠오카가 마사히로와 미키코 사이에 부부싸움이 일어나서 말리러 다녀오겠다고 집을 나섰고 이후 이런 참변이 일어났던 것이다.
다만 사건 이후 마사히로와 미키코 부부와 가까웠던 지인들 사이에서는 부부에 대한 다른 증언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원래 미키코는 한번 결혼했었다가 이혼한 전력이 있었고 마사히로를 만나 죽기 10년 전에 재혼을 했다고 한다. 재혼하는 과정에서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인 타쿠미를 데려왔고 마사히로와 미키코 사이에서는 7살의 유이가 태어났었던 것. 하지만 두 사람은 결혼생활 내내 갈등에 시달렸다고 한다. 마사히로는 미키코가 전 남편과 연락하고 만나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을 늘 가졌고 이 때문에 두 부부는 싸우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두 부부가 싸움이 나면 마사히로와 미키코의 친구들이 연락을 받고 와서 말리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것. 마츠오카 또한 두 부부의 싸움을 자주 말리던 친구 중의 한 명이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마사히로가 젊은 여자와 불륜을 저질렀단 의혹이 일었고 부부 사이의 갈등은 더 심각해졌다고 한다. 경찰의 조사 결과 마사히로가 정신과에서 피해망상 증세를 상담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마사히로는 미키코가 전남편에게 떠나버리지 않을까란 일종의 피해망상 증세까지 있었단 이야기다.
경찰은 수색 끝에 흉기를 찾아냈다. 그것은 상당히 큰 마체테 두 자루로 하나는 안방에 꽂혀져 있었고 다른 하나는 외부에서 발견되었다. 이것은 밀리터리 샵에서 구매가 가능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 마체테들에서 마사히로의 지문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마사히로가 범인인 것은 더 명확해졌다. 다만 이 마체테를 누가 구입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황상 마사히로가 구매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본 경찰의 판단이다.

3. 남은 의혹


그렇다 하더라도 의혹은 남는다. 우선은 부부간에 싸움이 벌어졌다면 일차적으로 마사히로에게는 살해의 대상이자 가장 큰 분노를 유발하는 존재는 부인 미키코다. 또한 흉기가 마체테이기 때문에 미키코를 마체테로 잔인하게 살해했을 것 같지만 오히려 미키코는 마체테가 아니라 교살, 즉 목이 졸려 사망했다. 물론 극도의 분노로 눈이 뒤집힌 마사히로가 부인을 교살했을 것으로 추정은 된다. 그런데 문제는 왜 부인뿐만 아니라 나머지 가족은 물론 자신의 친구까지 살해했는가란 점이다. 더욱이 마사히로는 딸 유이를 매우 귀여워했는데 그런 소중한 딸까지 죽일 정도였나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단 한 명이서 무려 6명을 살해할 수 있는가란 의문도 제기되기에 일각에선 공범이 있지 않느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마사히로가 마트로 차를 끌고 나올 때 혼자서 끌고 나왔고 마사히로가 사용한 흉기인 마체테들에서도 마사히로의 지문만이 나왔기 때문에 마사히로의 단독범행일 가능성이 더 유력해 보인다.
문제는 마체테의 존재와 결부되어 이 살인이 우발적인지, 계획적인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우발적이라고 한다면 부인 미키코와의 다툼이 격해져 미키코를 교살한 뒤 그 분노가 폭발해서 남은 가족들과 자신의 친구까지 살해한 걸로 보이지만 문제는 마체테다. 마체테를 두 자루나 구입했고 그 구입한 사람이 마사히로 본인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굳이 어떤 다른 목적에 쓰려고 한 거나 혹은 취미로 구매했다 쳐도 두 자루나 구입한 건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그래서 사전에 이미 살인을 계획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의문이 제기되지만 또한 계획적 살인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한 부분이 친구인 마츠오카는 왜 살해했는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다. 게다가 자살을 선택했다는 것은 우발적인 분노 폭발 살인의 양상 같아 보이기도 하는 부분이다.
과연 마사히로는 왜 일가족은 물론 선의로 도우러 온 친구까지 살해하는 극단적인 범행을 저질렀던 걸까? 우발적인 분노 폭발로 인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사전에 미리 계획된 살인이었을까. 사건의 당사자들이 모두 죽어버린 탓에 진상을 규명하려는 일본 경찰의 수사는 난항에 봉착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