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 이브
1. 고인류학
현대 인류의 공통적인 미토콘드리아의 조상이 되는 미토콘드리아를 보유했던 여성. 대략 15만~2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을 것으로 추정되며[1] , 아프리카 이브(African Eve)라고도 불린다.
다만 이것은 미토콘드리아 이브가 실존했다는 것은 아니고, 미토콘드리아 변이 간격을 조사하여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 미토콘드리아를 가진 여성을 개념화한 것이다. 말하자면 현대 유전학이 연구를 하다보니까 이걸 밝혀낸 것이 아니고 미토콘드리아 이브라는 개념을 미리 상정하고 연구한 것이다.
쉽게 예시를 들어 설명하자면, 나와 혈연관계가 얼마나 먼지 모르는 친척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 친척과 나의 사이에는 그 사람을 기점으로 갈라지는 공통 조상이 있었을 것을 가정할 수 있다. 그 조상을 확인하기 위해 족보를 뒤지며 위로 올라가는데, 미토콘드리아 이브는 족보 대신 유전자 분석을, 그리고 범위가 모든 인류 단위로 커졌다고 보면 된다.
그것을 밝혀내는 과정은 미토콘드리아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내 소기관으로, 진화의 과정에서 진핵세포와 결합한 미생물이라는 설이 유력한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그 미생물의 시절부터 미토콘드리아는 독자적인 DNA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보통의 DNA와 달라서 '''모계'''로부터만 이어받기 때문에[2] , 이를 통해서 과학자들은 거꾸로 모계쪽의 유전자를 거슬러 올라가기로 했다. 그렇게까지 거슬러서 올라가본 결과 모든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가지는 여성의 연도와 지리적 위치를 대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가 바로 미토콘드리아 이브.
미토콘드리아 이브를 최초로 출현한 인간(호모 사피엔스)으로 이해하면 안된다. 최초의 인간이라는 말은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진화의 현상에 비춰볼 때 말이 안 된다. 또한 미토콘드리아의 기원을 찾는 과정에서 특정 개체군을 대표하는 유전형을 사용하므로 수렴되는 미토콘드리아의 유전형을 하나의 개체의 것으로 보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즉 방법론을 통해 수렴된 유전형 또한 개체군의 대표 유전형으로 봐야된다는 것. 위키피디아 관련 링크
이름이 성경의 이브에서 유래한 데다가 '한 명에서 모든 현생 인류의 유전자가 비롯되었다'는 점 때문에 창조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를 근거로 사용하기도 하나 위와 같은 논리로 인해 이는 타당성이 빈약한 무리한 해석이다.
창조설에 대한 반박 논리로서 미토콘드리아 이브는 수많은 최초의 미트콘드리아 중 자연선택에 의해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즉 다수였을 인류의 조상중에서 한 명의 여성만이 여성 아이를 낳고 나머지 여성은 다 남자만 낳았다거나 여성을 낳았더라도 전염병 등에 의해 자연선택으로 대가 끊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바꿔말하자면 그 여성에게만 돌연변이가 발생해서 호모 사피엔스라는 현생인류가 탄생했고 돌연변이가 발생하지 않은 쪽은 멸종되었다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들 역시 미토콘드리아 이브가 한 개체의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자연선택 과정이 왜 그렇게 일어났는지에 대한 입증 없이는 억지스럽게 느껴진다.(모든 것은 우연이다?) 결국 미토콘드리아 이브 자체가 개체군의 평균 유전형이라고 반박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더 깔끔하다. 즉 미토콘드리아 이브는 하나의 특정 여성 개체의 것이 아니다. 또한 백번 양보하여 하나의 개체로 특정되더라도 이를 성경의 이브와 연결 짓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미토콘드리아 이브를 성경의 하와에 끼워맞추는 해석을 유신론적 진화론자 측 단체에서 반박했다.
남자에게 유전되는 비슷한 유전자로 '''Y 염색체 아담'''이 있다. 미토콘드리아와 마찬가지로 남자 쪽으로만 유전되는 Y염색체를 이용한 것. Y 염색체 아담은 9만 년 전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아담과 이브의 연도가 이렇게 차이나는 이유는, 연구 조사 대상이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표본이 된 여성 대상자로부터는 15만 년 전에 살았던 미토콘드리아 이브를, 그리고 남성 대상자에게서는 9만 년 전의 Y 염색체 아담을 구한 것일 뿐이다.
물론 Y 염색체 아담과 미토콘드리아 이브의 존재 시기는 생물학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둘은 만난 적도 없었으며 오히려 서로 떨어져 살았다고 추정된다.
2. SF 소설
제2회 일본호러소설 대상을 수상한 세나 히데아키의 공포 SF 소설. 제2회 일본공포소설대상 수상작품. 항목1의 학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서 그런지 국내에는 1995년12월에 도서출판 한뜻에서 <미토콘드리아 이브>라는 제목으로 출시되었으며, 1996년11월에 <제3의 인간>이라는 이름으로 재출시되었으나 일반적으로 <미토콘드리아 이브> 쪽을 정식명칭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3] 저자가 집필 당시 약학과 박사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의학적 지식이나 생물학 실험실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전문지식과 호러의 결합을 보여준 선구자적인 작품.
소설의 핵심이 되는 아이디어는 미토콘드리아가 인류와 별개의 DNA를 가지고 있다는 것, 따라서 별개의 의지를 가진 생명체라는 것이다. 이 미토콘드리아 '이브'는 주인공 토시아키의 정자를 이용해 미토콘드리아와 인간의 완전체를 수태시키지만, 완전체 내에서 토시아키의 미토콘드리아와 이브 본인이 주도권을 놓고 폭주한다[4] . 결국 토시아키가 완전체를 받아들이면서 발화해 소멸한다.
대표적인 능력으로 인체발화능력이 있는데, 이는 몸속의 미토콘드리아들을 조종해 한꺼번에 대량의 ATP를 반응시켜 반응열로 사람을 불태우는 것이다.
이 소설은 이후 게임 패러사이트 이브 시리즈의 모티브가 되었으며, 게임 1편은 소설 시점에서 벌어진 사건이 해결된 이후의 시간대를 다루고 있고, 중간부터 등장하는 일본인 과학자 '마에다'가 이 사건을 경험한 사람으로 직접 등장한다. 본편에서 완전체를 수태하게 되었던 마리코라는 소녀는 게임 주인공인 아야 브레어의 어머니이다. 이후의 내용 전개는 패러사이트 이브 문서 참고.
[1] 이는 현생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기원했다는 아프리카 기원설을 뒷받침한다.[2] 수정시 정자는 미토콘드리아가 들어있는 꼬리부분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그저 DNA 셔틀 이상의 역할이 없는데 반해 난자는 DNA뿐 아니라 세포 소기관을 모두 갖고 있어서 자손에게 전해지는 것은 난자(모계)의 미토콘드리아이다.[3] 정확히는 본 소설을 모티브로 한 게임 및 영화와 동일한 <패러사이트 이브>가 일본의 원제이다.[4] 1의 각주에서 나온것처럼 자손에게 이어지는 것은 모계 미토콘드리아이지만, 정자의 미토콘드리아가 난자에 같이 들어간 극도로 희귀한 사례로 설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