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의 악마
1. 개요
명탐정 코난의 에피소드. 만화책 57권에 실려있고,TVA 488화로 1시간 스페셜로 국내에서는 8기 51~52화로 방영되었다.
2. 줄거리
한물 간 록밴드라는 평가를 받는 산즈노3의 보컬인 사탄 오니즈카가 소속사 사장과 전화로 말다툼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소속사 사장은 산즈노3의 고별 콘서트만큼은 성대하게 치뤄주기로 약속했으나 수익이 안 나온다는 이유로 갑자기 태세전환을 하여 이를 취소해버린다. 이죽거리던 사장은 그나마 아직 인지도가 있는 사탄은 예능 쪽으로 돌려서 수익을 뽑아먹겠다며 내일 잡힌 예능 프로그램을 잘 소화하라고 지시하며 전화를 끊어버리고 분노한 사탄이 그에게 살의를 품었다는 것을 암시하며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오키노 요코의 초대로 방송국에 가게 된 소년 탐정단은 톱스타 연예인들을 보고 놀라던 중 때마침 방송국에 등장한 사탄 오니즈카를 마주치게 되지만, 사타니즘 컨셉의 괴기스런 화장을 한 사탄을 본 소년 탐정단은 귀신, 도깨비라면서 경악을 한다. 사실 산즈노 3는 몇년 전 전성기를 누리다 이제는 다소 인기가 시들해진 록밴드였기 때문에 어린이들인 소년 탐정단이 그를 연예인이라고 못 알아본 것이다. 이에 사탄은 나도 이제 저연령층 인지도 좀 올려야 겠다고 말하고 퇴장한 다음 대기실에 가서 각기 다른 음식점에서 여러가지 요리를 시켜달라고 매니저에게 주문을 한 뒤, 메이크업 용 거울을 사오라고 시키고 자신은 낮잠을 자겠다고 한다. 그리고 이때, 소속사 사장이 PD와의 미팅을 위해 방송국에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제 사장과 계약 건으로 다투어서 사과를 하러 찾아가야 하니 그의 위치를 알려달라고도 부탁했다..
한편 자신의 누나가 산즈노3의 광팬임을 기억해낸 미츠히코는 그제야 사탄이 누군지를 깨닫게 된다. 결국 직접 대기실에 찾아가서 그의 싸인을 받기로 결심한 소년 탐정단은 연예인들의 대기실을 찾아다닌다. 복잡한 방송국을 헤매는 와중에, 코난은 손에 철가방조차 듣지 않고 어디론가 뛰어가는 배달원 한 사람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얼마 동안 찾아다녀 도달한 사탄의 대기실 앞에서 긴장한 소년 탐정단을 때마침 심부름에서 돌아온 매니저가 막아세우지만, 사탄이 먼저 문을 열고 사탄 컨셉으로 겁을 주면서 소년 탐정단을 응대한다. 사탄의 대기실에 들어가는 것을 허가받은 소년 탐정단은 그의 취미가 뜻밖에도 종이학 접기라는 것을 알게 되고 사탄은 매니저가 사온 사타니즘 컨셉의 메이크업용 거울을 보고 좋아한다. 그때 스태프 한 사람이 부리나케 대기실로 들이닥치고 사탄과 매니저에게 소속사 사장이 누군가에게 피습당해 숨졌음을 통보한다.
경찰이 출동하고 조사가 시작되면서 평소 사장에게 불만이 많았던 사탄이 용의선상에 오른다. 사탄은 범행 시각에 혼자 낮잠을 자고 있었다 진술했기에 알리바이는 없지만 그가 범인이 될 수 없다는 강력한 정황증거가 존재하기에 수사에 난항을 겪게 된다. 우선 사탄은 누구라도 기겁을 할 정도로 엄청나게 눈에 띄는 분장을 하고 있으므로 그가 그 상태로 방송국을 누비고 다녔다면 당연히 눈에 띄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가 범인이라면, 분장을 지우고 대기실을 나서서 범행을 저지른 다음 제자리로 복귀하여 다시 화장을 해야만 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는데 바로 사탄의 대기실에 거울이 없다는 점이다. 사탄 분장 자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분장이 아니지만 눈화장 같은 부분은 섬세하고 손이 많이 가기에 거울 없이 분장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거울의 존재 유무에 수사의 초점이 맞추어지게 되지만, 사탄의 방에서는 거울이나 모습을 비춰볼 만한 물건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사탄은 사건 현장으로 달려갈 때도 거울이나 기타 물건들을 버리지 않았으며 다녀간 배달부들 모두 사건 전에 방문했기에 거울을 타인에게 넘겨서 증거 인멸을 했을 가능성도 없다. 사탄의 방에서 발견된 것은 콩트에 쓸 중국집 배달복 코스튬과 종이접기용 색종이, 그리고 삼각자 뿐이다. 만약 사탄이 분장을 지우고 사장을 살해한 다음 대기실로 복귀하여 다시 화장을 하고 자리를 떠난 적이 없는 것마냥 연기를 하는 중이라면, 그는 어디서 분장에 쓸 거울을 구한 것일까?
3. 용의자
사타니즘 콘셉트로 유명한 밴드 산즈노3가 사건 발생 시점에서는 한물 간 그룹으로 여겨지는[1] 지라 혼자 각종 방송,예능에 출연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사타니즘 컨셉에 반해 취미가 종이학 접기인데다 소년 탐정단에게도 성실하게 팬서비스를 하는 등 팬을 아끼고 사랑하는 의외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 수전노인 소속사 사장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4. 범인
범인은 에피소드 초반부터 암시되었던 데로 사탄이 맞았다. 분장에 사용한 거울은 삼각자였다. 삼각자 뒷면에 검은 색종이를 발라서 임시 거울처럼 이용했던 것이다. 또한 코난이 사탄의 대기실을 찾아 헤매던 중 목격한 중국집 배달부의 정체 역시 사탄이었다.
동기는 소속사 사장과의 돈 문제로 인한 갈등과 자살 사주에 대한 복수였다. 3년전 순회공연을 하다 목을 다쳐 입원했을때 자신을 진짜 악마라 믿으며 종이학과 편지를 보내온 소녀팬이 있었다고 한다. 사탄은 그 팬의 편지를 읽고 즐거워했지만 어느날 그 소녀팬이 편지가 끊기게 된다. 처음에는 그 소녀가 편지 쓰는 게 피곤해져서 그랬겠지 싶었지만, 그러다 사장으로부터 진상을 알게되는데, 사장이 화제몰이를 이유로 사탄이 입원으로 부재한 동안 사이트에 '악마가 부활하려면 제물이 필요하다 나는 피를 원한다'며 사탄이 쓴것처럼 팬들을 향해 자살을 종용하는 편지를 작성한 것이다. 아직 어린 소녀팬은 이를 보고 기꺼이 제 피를 바치겠다며 자살을 하였고, 부활 공연 이후로 자살자가 계속 늘어나 버렸다. 뒤늦게 소녀의 집을 찾아간 사탄은 소녀팬의 비보를 듣고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즉 사장은 돈 때문에 인간의 목숨을 장난치듯 가지고 놀며 사탄의 팬들을 막 대하고 죽음으로 몰아간 데다, 인기 없다는 이유로 공연을 취소해버리고, 계약을 믿고 단물빨듯 이들을 갈궈온, 그야말로 '''진짜 악마였던 것이다'''. 이러한 사장의 만행 때문에 복수를 행한것. 사장의 인성이 얼마나 악마같았는지에 대해 보여주는 그야말로 처절한 동기중에 하나이다.
5. 기타
- 이런 사건이 왜 언론을 타거나 경찰 조사를 받지 않았는가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소속사 사장은 부활 공연의 화제성을 위해 이런 편지를 작성했다고 하는데 정작 사건 자체는 일반인들에게 인지도가 전혀 없다. 어느 연예인의 팬카페에 그런 섬뜩한 글이 올라오거나 같은 연예인의 팬덤에서 여러명이 집단 자살하는 현상이 발생한다면 당연히 언론에서 화제가 될 법도 한데 말이다.
이는 산즈노3의 팬덤 특성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탄은 평소에도 '자신의 취미가 종이학이라는 게 들통나면 이미지 메이킹이 안되니까 말하지 말라, 말하면 저주 받는다'고 자기 팬들한테도 입 단속을 시켰고 팬들도 이에 충실히 따랐다고 한다. 사장이 사탄의 이름을 빌려 사용했다면 당연히 사탄의 이런 버릇을 따라해서 팬들한테도 주변에게 자살하는 이유에 대해선 알리지 말라는 식으로 입단속을 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사실 화제성을 노렸다고는 해도 사장이 저지른 짓은 엄연히 자살 사주죄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게 세간에 알려졌다면 경찰 조사를 받았을 것이다. 물론 그가 사탄의 신원을 도용했으므로 사탄이 대신 조사를 받고 에진작에 진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니 오히려 언론에는 최대한 새어나가지 않게 하면서 코어 팬덤의 충성도만 결집시키고 공연 티켓만 많이 팔 수 있도록 손을 쓰려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정확히 먹혀들어서 당사자인 사탄조차도 얼마 전 술자리에서 직접 듣기 전까진 그 공연이 왜 그리 흥행한 건지 이유를 알지 못했고 자기 팬덤 중에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이러니 경찰이나 자살한 팬들의 주변인들이 자살한 사람들의 공통분모가 사탄의 팬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1] 그래도 코어 팬덤의 충성도는 대단한 듯 하며 미츠히코의 누나도 열성팬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