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방

 


費長房
생몰년도 미상
삼국시대의 인물.
여남 사람으로 박물지에서는 조조가 초대한 방사 중의 한 명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시연이라는 벼슬을 지내다가 시장에서 약을 파는 호공을 보고 보통 사람이 아닌 것을 알게 되어 그가 앉아있던 자리를 청소하거나 먹을 것을 공급하면서도 어떠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 호공이 어느날 저녁이 되어 사람이 없을 때 오도록 하자 그의 말대로 했는데, 호공이 병 속으로 뛰어들어가자 호공이 가르쳐 준 것에 따라 함께 뛰어들어 병 속으로 들어갔다.
그 병 속에는 누각, 관대, 대문 안에 세운 중문, 복도와 시중드는 자들이 있었으며, 호공에게서 천상의 직무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인간 세상에 귀양왔다는 것을 들었다. 호공이 누대 위에서 술을 마시기를 청했는데, 꿀벌 크기만한 술독은 아래에 있어 사람들을 시켜 가져오려고 했지만 옮길 수 없어 호공에게 이 사실을 얘기해 술독을 가져오게 되었다.
술독이 비지 않아 호공과 함께 다음날 아침까지 마셨으며, 호공이 같이 떠나기를 권하자 친척들이나 알거나 깨닫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해 호공이 구해준 푸른 대나무 지팡이를 받았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호공이 알려준 것에 따라 병이 났다는 핑계를 대어 자신이 누워있던 자리에 지팡이를 두었는데, 집안 사람들이 비장방이 죽었다고 여겨 장례를 치루자 비장방은 호공을 따라나서게 되었다.
호공이 자신을 여러 호랑이 무리 속에 남기자 호랑이들이 비장방을 물고자 덤볐지만 겁내지 않았으며, 다음날에는 석실에 가두자 그 머리 위에는 크기가 몇 길이나 되는 큰 돌이 띠풀로 엮은 새끼줄에 묶여 매달려 있어 여러 뱀들이 그 끈을 물어 끊어질 판이었지만 비장방은 태연자약했다. 호공이 가르칠 만하다면서 칭찬해 변소에서 밥을 먹도록 했는데, 변소의 악취가 아주 심하면서 그 속에는 한 촌 길이의 벌레가 있어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호공이 탄식하면서 비장방은 신선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인간 세상을 주관하는 자로 삼아 수백 세를 살게 해주겠다는 얘기를 하자 부적 한 권을 받아 다시 돌아가게 되었는데, 그 부적에는 이를 지니고 있으면 여러 귀신들을 부릴 수 있거나 사자(使子)라 칭하면 병을 치료하고 재앙을 소멸시킬 수 있다고 적혀있었다.
집에 가는 방법이 없음을 걱정했다가 호공에서 대나무 지팡이를 받아 그것을 타면 집에 갈 수 있다고 하자 인사를 하고 떠났으며, 집에 도착하자 집안 사람들이 귀신이라 여기자 가족들에게 겪은 일을 모두 얘기하자 관을 열었더니 오직 지팡이 하나만 있어 사람들이 그의 말을 믿게 되었다. 자신이 타고 온 지팡이를 갈피호에 던졌더니 청룡이었으며, 비장방이 하루 동안 집을 떠난 것을 계산해보니 이미 일 년의 시간이 흘렀다고 한다.
부적으로 귀신을 부르고 병을 고치는 일을 시작해 낫지 않는 자가 없었으며, 매번 사람들과 함께 앉아 말을 나누면 눈을 감고 나무랐는데, 사람들이 이유를 묻자 귀신이 법을 어기는 것을 보고 내가 화를 내고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여남군에 항상 요괴의 귀신이 출몰해 그 귀신은 한 해에 몇 차례 나타났는데, 그 귀신이 나타날 때면 길을 인도하는 귀신과 뒤에 따르는 자가 있어 위엄하고 엄숙한 모습으로 태수가 군 청사에 들어가는 모습처럼 다녀 북을 울리면서 군 내외를 한 바퀴 돌다가 사라졌다고 한다.
백성들이 이를 큰 근심으로 여겼으며, 어느날 비장방이 부군을 찾아갈 때 그 귀신의 무리들이 부의 문 앞에 있다가 비장방이 있는 것을 알고 도망치려 하자 무서운 소리를 질러 그들을 잡아 앞으로 나오도록 했다. 귀신들이 자신의 잘못을 용서해달라고 빌자 죽어야 할 늙은 귀신들이 관부에 와서 당돌하게 굴었다면서 꾸짖었다.
그 귀신들을 사람의 모습으로 바뀌도록 명령해 찰부(札府)를 써서 붙여 갈피군에게 압송하도록 했는데, 그 귀신들이 갈피호 근처에 이르자 그 목이 찰부를 감더니 귀신들이 죽었다. 동해군(東海郡)에 가뭄이 3년 동안 계속 되자 동해군에 이르렀을 때 백성들이 비를 내려달라는 것을 보고 동해군(東海君)이 죄를 지어 지난날에 잡아다가 갈피호 근처에 묶어두어 풀어주겠다고 했는데, 동해군을 풀어주어 비를 만들도록 하자 동해군에 큰 비가 내렸다.
어떤 사람과 함께 길을 가다가 누런 두건과 가족 외투를 한 서생이 안장없이 말을 타다가 내려서 머리를 조아리자 급히 다른 말로 갈아타고 되돌아가면 용서해주겠다고 했는데, 같이 가던 사람이 이상히 여겨 물어보자 그 서생은 살쾡이로 토지신의 말을 훔쳐타고 나왔다고 얘기했다. 일찍이 어떤 손님과 자리를 같이 해 시장에 가서 해파리를 사오게 하자 눈 깜짝 할 사이에 해파리를 사오거나 하루 만에 천리 밖의 서로 다른 먼 곳에서 몇 사람이 동시에 비장방을 봤다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1. 관련 사료


  • 박물지
  • 선불기담
  • 신선전
  • 태평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