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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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선 따기 전 '''러프 스케치''' (우) 선 따기 후 '''펜 선화''' (© Waseda University)
1. 개요
2. 상세
3. 전망


1. 개요


그림 그리는 이들이 흔히 사용하는 용어로, 보통 대략의 밑그림을 완성한 뒤 채색 작업의 용이함이나 가시성을 위해 그림에서 필요한 중요한 선 부분들을 진한 색의(검은색일 경우 먹선이라고도 부른다) 선으로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원하는 선만을 따서 강조한다는 점에서 선 따기라는 말이 생긴 듯. 유의어로 펜 터치가 있다.[1]

2. 상세


그림을 자주 그려보지 않은 사람은 완성된 그림만을 자주 접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깨끗한 선으로 시작하여 마무리까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그림들은 지저분한 대략의 바탕에서부터 시작하여 원하는 선만을 따내는 선따기 과정이 거의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더 쉽게 말하면 연필 스케치 위에 펜으로 대고 그리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연필만으로 그린 그림, 테두리를 강조하지 않는 채색 그림 등등은 굳이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경우도 많다.[2] 또한 그림체나 그린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도 선따기 과정이 있고 없고가 갈리는데[3], 가독성이 중요한 만화 그림체일 경우에는 대부분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작업으로 간주된다. 간혹 바탕 그림 없이 그대로 최종결과물을 그려버리는 굇수들도 있기는 하다.
여담으로, 디지털 작업이 일반화된 현 시점에서는 지저분한 밑바탕에서 선을 따내는 작업은 그저 귀찮아도 마지못해 해야 하는 작업, 실수해도 실행취소하고 다시 그으면 되는 귀찮은 과정 정도로 여겨지기 쉬우나[4], 아날로그 방식의 종이에 연필 밑그림으로 시작해서 잉크로 선을 따내는 과정은 어려우면서도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고역스런 일이다. 선을 따다 실수 한 번으로 그림이 그대로 날아가니.. 작은 실수라면 수정액으로 수정할 수 있긴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껏이다. 오죽하면 선따기하다 그림 안그리는 사람이 있을까.
과장 좀 섞어서, 예전 출판만화 만화가나 그 휘하의 문하생들은 선따기를 할 때 원하는 선만을 미려하게 뽑아내기 위해 하루에도 종이 수십장을 펜으로 직선, 곡선 그리는 연습만으로 없앴다고도 할 정도이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지..
여하튼 취미로든 그림 그리는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재미 없는 작업이긴 하다. 밑그림은 형태를 잡아가는 재미가 있고, 채색은 완성해 나가는 맛이 있는데, 선 따기는 그저 지겨워도 참고 해야 하는 중노동처럼 느껴질 때가 많으므로. 게다가 채색 바로 전 단계(...)이기에 미치는 후폭풍도 장난이 아니다. 어디서 하나 살짝 빈틈이 생겼다 하면, 페인트 툴을 썼을 때 '''그림을 포함해서 배경 전체가 그 색으로만 도배되는 지옥'''을 볼 수 있다. 정말 미세한 틈에도 색은 새어나가므로 매우 주의 요망(...)[5]
초보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어려운 작업 중 하나. 일단 초보들에게 있어선 직선을 정확하게 딱 긋는 것도, 곡선을 균일하게 그리는 것[6]도 매우 어렵다. 게다가 복잡한 모양의 선을 실수 없이 한 번에 그려내야 선이 예쁘게 따진다.[7] 그래서 연습을 오질나게 해야하는데, 이 단계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건너뛰는 사람도 있는가 반면 죽어라 해도 안 되는 사람도 있다.[8]
특히 디지털 작업의 경우 (위에서도 언급되었지만) 팬을 긋는 느낌부터가 우리에게 익숙한 종이 위에 팬긋기/연필긋기보다 더 이질적이기에 종이에선 잘 그려지던 모양의 선도 생각보다 잘 안 그려져서 적응할 때까지 애를 먹거나, 툴[9]의 도움을 구하기 일쑤(...) 어중간한 '그냥 그림 잘 그리고 싶다' 는 초보들의 정신으로 도전하면 선따기에 적응하기도 전에 질리고 지쳐서 나가떨어질수도 있다.[10]

3. 전망


자동선화화 기술의 발달로 구태여 수작업으로 선을 딸 필요가 없어질 전망이다. 어도비 등 여러 개발사에 의해 기술이 개발 및 발전되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서 2016년에는 와세다 대학이 인공신경망 기술을 이용한 높은 수준의 자동선화화 기술을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 테스트 당연한 얘기지만 알고리즘으로 동작하는 것이기에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한땀한땀 펜으로 터치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당장은 이 프로그램도 가격 때문에 금방 쓰이진 않을 가능성이 높고, 보편화되어도 웹툰 정도에나 쓰일 것이지, 제대로 된 펜선 강약 묘사가 중요한 일러스트레이션 등은 여전히 직접 펜선을 따는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연구진의 후속 인터뷰에 따르면 기술의 전망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선 따기가 개인화 및 최적화되어 일러스트레이터 본인의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의 화풍을 그대로 학습시켜 모델별로 파는 것이다.# 이미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는 과거 미술 거장의 화풍을 학습시켜 마치 그 거장이 그린 듯한 그림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하고 있으니 먼 날의 얘기가 아니다. 마이크로스프트의 '넥스트 렘브란트'처럼 지시에 따라 인공지능이 무에서 유를 만드는 프로젝트# 말고도 사진을 거장의 화풍으로 변환할 뿐인 도구는 프리즈마(Prisma) 등이 나와있는 상태.

[1] 스케치 위에 완성된 선을 입힌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작업이다. 이전 버젼에서는 이제 펜을 별로 안쓴다고 사장되는 분위기라고 했지만 여전히 펜터치는 많이 쓰이며 사장될 확률도 낮다. 클립 스튜디오등 그림 툴에 괜히 '펜'이라는 이름 달고 브러시가 나오는게 아니다![2] 특히 서양화나 정물화에서 선을 따면 아마추어 취급을 당할 수 있다.[3] 그러니까 일러스트의 경우 유화나 수채화 처럼 무테로 그리는.[4] 디지털보다 아날로그에 익숙한 사람의 경우 디지털 작업을 병행하더라도 '밑그림을 디지털로, 선따기를 아날로그로' 하는 케이스도 종종 있다(…). 사실 대충대충 하면 괜찮은 러프와 달리 선은 아날로그로 할때도 고도의 힘을 집중해서 하는 작업인데, 종이에 선 긋는 것과 패드 위에 선 긋는 작업의 느낌이 또 제법 차이가 있기 때문. 패드에 선 긋는 것에 적응 못하는 사람들은 결국 아날로그 방식을 택한다.[5] 패인트 툴을 좀 조작해서 이를 최소화할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선과 선 사이에 정확하게 맞닿지 못하고 틈이 생길 경우 망했어요. 일일히 뒤져가면서 어디가 비었는지 또 찾아야한다.[6] 머리카락 작업이나 복잡한 문양, 덩쿨 작업 등을 할 때 등[7] 짧은 선을 여러 개 이어붙이면 거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어쨌든 (의도적으로 거친 느낌을 주는 일러가 아닌 한) 선이 지저분해진다. 다만, 러프 같은 경우 작업 속도 향상을 위해 일부러 거친 선을 쓰는 경우도 있다. 물론 선 딸 때는 실수 없이 한 번에 이어지거나 그어져야 한다.[8] 재능도 재능이지만 노력도 중요하다. 그림 잘 그리는 사람들도 좀 안 그리다 보면 감각이 죽는다는 말을 괜히 하는게 아니기에 평소에 선 따기 정도는 기본기를 쌓아둬야 한다.[9] 직선자, 곡선자 등[10] 사실 미술작업의 대부분이 안정된 그림체를 잡기까지 시간과 노력을 왕창 잡아먹는다(...) 내로라하는 천재 화가들, 원화가들, 만화가들도 그 이면엔 꽤 노력을 많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