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닉 헤지호그 단백질
1. 개요
헤지호그 유전자군에 속하는 세 개의 단백질 가운데 하나. 이름의 유래는 현재 세가 게임즈의 마스코트 캐릭터인 소닉 더 헤지혹으로 알려져 있다.
2. 상세
2.1. 이름 '소닉 헤지호그'의 유래
1978년에 헤지호그 유전자군이 발견되었고, 이 중 포유동물에게서 발견되는 세 개의 헤지호그 단백질 형태가 각각 인디언 헤지호그(Ihh), 데저트 헤지호그(Dhh), 그리고 '''소닉 헤지호그 (Shh)'''로 명명되었다. 앞의 두 '헤지호그'는 실존하는 고슴도치의 이름이다.[1] 참고로 헤지호그 유전자군의 원조인 초파리의 헤지호그 유전자는 돌연변이체 배아에 고슴도치처럼 털이 많이 나 있기에 붙인 이름이다. 그게 점점 비슷한 계열의 단백질이 더 발견되면서 저런 업그레이드를...
해외의 학술정보에 따르면 이 단백질에 소닉 헤지호그라는 이름을 붙인 첫 논문은 1993년, 잡지 CELL의 75권 7호에 게재되었다. 논문에는 "내가 유전자 하나 찾았고, 그거 이름은 소닉 헤지호그임."이라고 담담하게 써놨다. 문제의 첫 소닉 헤지호그 논문. 저자는 하버드 의대 유전학 교실 소속이었다. 이 논문의 제1저자인 로버트 리들(Robert Riddle) 박사가 딸이 보던 소닉 만화책에서 따왔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이 짓 때문에 에키드나 헤지호그, 티기윙클 헤지호그 등이 튀어나왔는데, 이 놈들은 유전자 정보가 확인된 이후 그냥 다른 헤지호그에 통합되어버렸다.
2.2. '헤지호그 유전자'란?
헤지호그 유전자는 세포의 신호전달 체계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다. 수정란으로부터의 발생 단계에서 분화[2] 와 대칭성, 형태 유지 등에 영향을 준다. 이 유전자는 손, 발가락의 분화에 참여한다. 손, 발가락은 아체라는 기관이 분화되어 생기는 것인데 이 아체의 생성, 발달에 관여한다. 이것에 이상이 생기면 다지증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태아의 중배엽에서 분비되는 소닉 헤지호그 단백질은 다른 세포들을 가장 농도가 높은 순서대로 신경교세포, 운동뉴런, 연합뉴런으로 각각 분화시킨다.
한국에 이 단백질이 알려진 계기로는 미국 뉴욕대학 의대 스커볼연구소의 안소현(安素賢) 박사의 연구 성과에 관한 기사가 꼽힌다. 안 박사는 뭉툭한 손에서 손가락이 자라나게 하는 단백질, 즉 소닉 헤지호그의 분포 형태가 태아의 성장 단계에 따라 손가락마다 달라져 다섯 손가락이 제각각 다른 모양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밝혔다. 안 박사의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셀(Cell) 2004년 8월 20일자에 게재됐다. 셀은 이 논문을 '주요 논문(feature article)'으로 소개했다.
헤지호그(hedgehog)는 고슴도치를 의미하는데, 이 이름은 초파리를 이용한 유전자 연구에서 이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초파리 유충의 등쪽에 가시같은 돌기들이 나와서 고슴도치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유래되었다. 초파리와 사람을 비교하면 유전자 단계에서는 매우 유사한 특징을 가진다. 사람이 갖는 차이점이라면 비슷한 유전자들이 좀 더 많은 세트로 이루어져 콤비네이션이 좀 더 다양하다는 차이뿐이라고 봐도 될 정도다.
참고로 소닉 헤지호그 유전자의 억제자(inhibitor)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 중 하나는 로보트니키닌(Robotnikini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발견하고 명명한 것은 하버드 연구진. 또한 사이클로파민이 이것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3. 관련 문서
[1] 유전학 연구자들은 유전자 이름에 상당히 센스 만발한 이름을 붙이곤 한다. 특히나 초파리 유전학계열이 그러하다. 기억력에 관련되어 보이는 유전자에 cabbage(양배추, '바보'라는 뜻도 있다.)라는 이름을 붙인다거나...2008년에는 '''피카츄린'''이 등장했다. 이쪽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2] 분화 : 특정 위치에서 특정 기능을 하는 세포로 특화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