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선
1. 개요
- 슬프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천하창생에 닥칠 위해(危害)를 막지 못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다. 주인을 잘못 만난 자부신소(紫府神簫)여, 이번에야 말로 그대의 화음(和音)이 천하를 평온케 하길 바라니······.
풍종호의 무협소설 『지존록(至尊錄)』에 등장하는 단심칠우(丹心七友)는 대부분이 밝혀진 것이 적은 비밀 투성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비에 가려져 있는 인물이 다름 아닌 '''소선(蕭仙)'''이다. 성명, 출신, 무공 등 내력이 명확한 것이 하나도 없다.[1] 유가(儒家)의 전형적인 선비와 같은 성품으로 무슨 이유에선가 안민(安民)과 평화에 목을 매고 있어서 부족한 실력에 항상 처연하며 서글퍼 하염없이 울듯한 눈을 하고 있다.- 천하에 평온함을 주려 했다. 실패했다. 스스로의 능력에 회의를 품었다. 되는 일 아무것도 없었다. 슬퍼 어찌할 바를 모르는 와중에 친구들을 만나 일말의 희망을 얻었으니, 아아, 이 어리석음을 어찌할 것인가? 부탁하노라 부디 이 자부신소의 영묘한 힘으로 천하창생을 위협할 자를 감화하여······.
- 『지존록』에서 소선이 경영전서(鏡影傳書)에 남긴 말이다.
그나마 소선이 생사회혼대법(生死廻魂大法)이라는 아주 특이한 기학(奇學)을 익혀서 다른 자의 손에 죽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절대천마(絶代天魔)가 그를 다 태워서 재를 만들어 사방 800리[2] 밖으로 뿌려 놓았어도 사흘 뒤면 멀쩡히 걸어 돌아온다. 그 비결이 궁금했던 절대천마는 약 3년 동안 소선을 가두고 고문을 가하며 연구까지 했으나, 알아낼 수가 없었다.[3]
안 그래도 복수만을 우선시하는 풍현은 전혀 공감을 못하는 대의(大義)에 질질 짜는 듯한 인상까지, 여기에 남긴 유학도 난해하기 짝이 없어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 한 번 살펴보고는 다시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 그래도 소선은 묵연동(默然洞)에서 다른 칠성과 같이 실재하여 풍현에게 여러 조언을 한다.
2. 무공
- 생사회혼대법(生死廻魂大法): 천수(天壽)가 다해 죽는 것이 아니라면 불에 타서 재가 되어도 다시 멀쩡히 살아나는 등 적의 손에는 절대 죽지 않는다는 불사(不死)의 대법이다. 후대에는 두 번째 녹림왕(綠林王)인 녹림무제(綠林武帝)의 부하에게 우연히 전해져 녹림육무상(綠林六武相)만의 비전이 된다. 그런데 제대로 된 이름은 전해지지 않아서 『검신무(劍神舞)』에는 금강혈기(金剛血氣)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 묘음심해(妙音心解): 주인이었던 소선의 비밀을 간직한 자부신소로 연주할 수 있는 음공이다. 이 중 하나인 평온함과 화평을 노래한다는 천심화음(天心和音)은 마성(魔性) 자체를 지우는 아주 지독한 파사(破邪)의 절기로, 풍현이 쉬지 않고 전개하던 천마호심진기(天魔護心眞氣)는 느려지며 더욱 깊게 숨게 만든 대신에 단심보천력(丹心普天力)은 한층 더 강화한다.
[1] 심지어 외양에 관한 묘사도 자부신소를 허리춤에 차고 있다는 정도일 뿐이다.[2] 1리가 약 393m이므로, 800리는 약 314km이다.[3] 소선은 고문을 당하면서도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아 절대천마는 그의 숨겨진 강함을 모르는 듯하다. 풍현은 소선의 눈빛을 마주해 그 눈 속에 담긴 강대한 힘을 눈치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