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를 보는 남자
아파시 -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1995년 특별판 추가디스크에 수록된 이야기. 해금 조건은 호소다 토모하루를 홀수 번째로 골라 기를 보는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선택지에서 '초능력', '있다고 생각합니다'를 순서대로 고르는 것이다.
호소다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이야기에서 언급되었던 울고 있는 것처럼 보이던 사마귀나 호소다가 느꼈다던 한기가 사카가미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정신이 팔린 사카가미에게 호소다가 말을 걸었고 사카가미는 계속해서 7대 불가사의 모임을 진행하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등 뒤에서 누군가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돌아보니 그곳에는 7명째 이야기꾼으로 추정되는 남학생이 서 있었다. 그 사람은 방금까지 호소다의 이야기에 등장했던 오코우치였다. 하지만 이야기에서처럼 목에 얼굴 모양의 사마귀는 보이지 않는다. 오코우치는 7명째 이야기꾼을 위해 준비된 의자에 앉아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한다. 호소다가 어째서 오코우치가 여기에 있냐고 묻자 오코우치는 여기에 참석하라고 초대받은 건 아니지만 모처럼 마련된 기회이니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답한다. 호소다를 제외한 다른 이야기꾼들은 호소다의 이야기 속에서 등장한 인물이 어떤 이야기를 해준다는 것에 호기심을 느껴서 아무도 그의 제안에 부정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으나 유일하게 호소다만이 고개를 숙인 채 몸을 떤다.
오코우치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절호의 기회를 볼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얻게 된 시기였다. 분명히 호소다의 이야기에서의 오코우치는 그걸 몰랐다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오코우치는 그때는 몰랐지만 갑자기 알게 되었거나, 알고 있었는데 호소다에게는 이야기를 안 했거나, 아니면 호소다가 스스로 이야기를 바꾸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한다. 그렇게 오코우치는 어떻게 그런 능력을 얻었을지 사카가미에게 묻는데...
1. 목에 사마귀가 생긴 뒤부터(전이)
오코우치는 상세한 이유는 모르지만 목에 사마귀가 생긴 뒤부터 신비한 능력을 얻었다며 그것은 오코우치가 8살 정도일 때의 일이라고 한다. 그날, 오코우치는 부모님과 함께 시골의 외할아버지 집에 놀러 갔었다. 그곳은 산 속의 작은 마을이었고, 계절이 한여름이라서 푹푹 찌는데다가 매미 소리도 여기저기 울려 퍼지는 곳이었다. 부모님이 외조부모와 이야기하던 사이 오코우치는 부모님에게 허락을 받고 가까운 숲에 탐험을 가기로 했다. 그런데 출발하기 전 오코우치의 외할아버지가 한 가지 주의를 주었다. 그것은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지거나 추위를 느끼게 되면 더 이상 가지 말고 곧바로 돌아오라는 것이었다. 오코우치는 보기 드물게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외할아버지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숲으로 향했다. 시원한 숲 속에서 곤충이나 식물을 관찰하며 1시간 정도 지났을 때, 오코우치는 갑자기 주위가 어두워지고 기온도 내려간 것을 느꼈다. 외할아버지가 주의를 준 바로 그 상황이라는 것을 안 오코우치는 온 길을 서둘러 되돌아갔다. 하지만 분명히 방향은 맞는데 아무리 걸어도 출구에 다다를 수가 없었고 같은 장소를 빙빙 도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잠깐 동안 지친 다리를 쉬게 한 오코우치가 문득 뒤를 돌아보자 조금 앞에 빛이 드는 공간이 보였다. 오코우치는 출구라고 생각하고 다가갔으나 그곳은 그저 숲 속에 뻥 뚫린 작은 공간이었다. 그 한 가운데에는 지장보살이 하나 놓여 있었는데, 오코우치가 무심코 지장보살의 머리에 손가락을 대자 지장보살은 눈을 까뒤집고 낄낄대며 웃었다. 그리고 그 웃음소리를 들은 오코우치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정신을 차린 오코우치는 외할아버지 집에 돌아와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코우치는 숲 바로 앞에 쓰러져 있었고 돌아오는 게 늦어서 걱정한 부모님이 발견해서 데려왔다고 한다. 열사병이라도 걸린 줄 알았는데 깨어나서 부모님과 외할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외할아버지만은 그렇지 않았다. 험악한 얼굴을 한 외할아버지는 무언가 이상한 곳이 없는지 물었다. 그러고 보니 오코우치의 목에 벌레라도 물렸는지 약간 가려움이 느껴졌는데, 그걸 들은 외할아버지는 목 주변을 살펴보고 조그만 신음 소리를 냈다. 억양이 없는 목소리로 외할아버지는 바로 돌아가라, 두 번 다시 이곳에는 오지 말라고 말했고, 하룻밤 자고 가려고 했던 부모님은 어쩔 수 없이 오코우치를 데리고 그곳을 떠나야 했다. 그 후로 오코우치 가족은 그 마을을 방문하지 않았고 오코우치가 가려움을 느꼈던 곳에 작은 사마귀가 생겼다. 이때 오코우치는 모든 일에 절호의 타이밍이 보이는 특수한 능력을 얻게 되었고 그 후는 호소다의 이야기대로 라고 한다.
하지만 오코우치의 체험과 호소다의 이야기에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고 한다. 사마귀가 커지고 나서부터 가끔 기억이 날아가거나 애매하게 되는 일이 많아졌다는데, 호소다가 오코우치를 구해줘서 집으로 돌아간 그날도 다음 날 아침 사마귀가 없어진 것을 확인할 때까지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오코우치의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게 되었지만, 어째서인지 그 날 이후 호소다의 주위에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호소다는 가끔 만면에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는 것인지 오코우치는 의문스러워 한다. 이는 호소다가 이야기한 것과는 정반대의 사실이었다. 잠시 동안 침묵이 계속된 후에 호소다는 천천히 얼굴을 들고 충혈된 눈을 뜨며 만면에 미소를 짓는다. 갑자기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사카가미는 낄낄대는 웃음소리가 들린 기분이 들었다. 엔딩.
2. 모른다
여기서부터는 특정 선택지만을 골라야지 볼 수 있는 엔딩이 있으므로 그 선택지를 고르는 것을 전제로 해서 시나리오를 서술한다.
오코우치는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서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는지, 아니면 나중에 얻은 것인지 묻는다. 여기서 '나중에 얻었다'라고 대답하면 그 말대로 오코우치는 후천적으로 이 능력을 얻었다며, 정확히 얻은 이유를 알지는 못하지만 어떤 일이 발생한 후 갑작스럽게 타이밍을 보는 능력이 생겼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결국 억측에 불과해서 호소다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지금 여기서 그 일을 이야기하겠다고 말한다.
오코우치가 중학교 1학년일 때 코바야시 쇼타라는 친구가 있었다. 코바야시는 오코우치처럼 가냘프고 작아서 소위 말하는 괴롭힘 당하기 쉬운 몸을 가지고 있었다. 외견뿐만이 아니라 내성적인 성격까지 닮은 두 사람은 서로 친한 친구는 가지지 않은 채 항상 쉬는 시간에도 혼자 있었다. 오코우치는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그와 친근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의 세계에 타인이 들어오는 것이 싫었고 그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거리는 좁혀질 일이 없었지만 분명히 인연 같은 것은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그 평온은 위태롭게 무너져 내렸다. 코바야시가 괴롭힘의 대상이 된 것이다. 괴롭힘의 내용 자체는 그렇게까지 심각한 것은 아니었고 신발을 숨기거나 교과서를 화장실에 빠뜨리거나 하는 등 흔히 있을 법한 일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혼자만의 세계에 틀어박혀 있던 코바야시를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고, 본인도 어떻게 하면 괴롭힘에서 해방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기에 코바야시의 고독한 마음은 계속 닳아 해져만 갔다. 이걸 바라보고 있던 오코우치는 코바야시를 도와주었다가 역으로 괴롭힘의 대상이 되는 게 무서웠던 나머지 코바야시를 도와주지 못했다. 유일한 이해자인 자신이 배신해버렸으니 만약 눈앞에 코바야시가 있다면 살해당해도 불평하지 않겠다고 오코우치는 말한다. 그러나 코바야시가 오코우치의 눈앞에 나타날 리가 없다. 어째서일까?
'죽어 버렸다'를 고르면 그 말대로 똑같은 체격과 성격을 가졌는데도 괴롭힘 당하지 않은 오코우치를 원망하면서 코바야시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한다. 아침에 좀처럼 일어나지 않던 코바야시를 걱정한 부모님이 방에 가보니 방 한가운데에는 매달린 아들의 시체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코바야시의 죽음에 대한 소식을 들은 그 날, 오코우치는 자신이 가진 특수한 능력을 깨달았다. 어떤 사람에게 의식을 집중시키면 그 사람이 머릿속에 담아두고 있는 일을 실행하는 타이밍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코바야시의 자살과 능력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어려웠다. 오코우치는 이 능력이 코바야시가 언제까지나 자신에 대해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선물로 준 것이라고 여겼다. 만약 자기의 죄나 코바야시에 대한 걸 잊어버리고 능력을 멋대로 사용하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한다고 오코우치는 생각하는데, 사카가미의 생각은...
2.1. 아니다(변신)
오코우치의 이야기가 끝나고 사카가미는 무언가 분명하지 않은 위화감을 느낀다. 어째서 코바야시가 죽은 것에 대해 자책하거나 갑자기 주어진 능력을 기분 나쁘다고 여기지 않고, 죽은 그의 인간성을 과다하게 높이 평가하여 죽어도 불평하지 않겠다는 식의 말을 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사카가미가 살펴보자 모두 지긋이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갑자기 쾅하는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졌다. 흥분한 호소다가 테이블을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선 것이었다. 호소다는 오코우치를 향해서 너는 누구냐고 외친다. 오코우치는 호소다의 친구인 오코우치 유다이라며 만면의 미소를 띠우며 이야기한다. 하지만 호소다는 물러서지 않고 오코우치의 얼굴의 절반 이상이 인면창으로 뒤덮인 것은 역시 꿈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코우치의 미소는 점점 진해지며 그대로 낄낄대는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사카가미는 서서히 자신의 의식이 멀어지는 것을 느끼고 눈을 감아 집중하는 것으로 버텼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눈을 뜨자 그곳에는 미소를 띠고 있는 오코우치와 그와 대치하는 호소다가 있었다. 오코우치는 그 녀석과 만나고 싶냐며 방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저음의 목소리로 말한다. 오코우치가 보여준 목에는 방금 전까지는 없었던, 마치 사람의 얼굴처럼 생긴 푸른 색 멍이 있었다. 그걸 본 호소다는 무너지듯이 주저앉았다. 오코우치는 비밀을 보여주었으니 이대로 돌려보내 줄 수 없다고 전원에게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사카가미는 곧바로 문 쪽으로 달려갔으나 오코우치의 낄낄대는 웃음소리가 들리면서 정신을 잃는다. 엔딩.
2.2. 그렇다(미소)
위의 '아니다'에서 사카가미가 정신을 잃고 난 뒤 추가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호소다가 눈을 뜨자 그곳은 익숙한 자신의 방이었다. 방금 전의 일은 악몽에 불과한 걸까? 엄청나게 땀을 흘린 것을 제외하고는 몸에 특별히 이상한 부분은 없었다. 아침밥을 먹고 집을 나갈 때 날짜를 확인해보니 오늘은 6월 9일... 7대 불가사의 모임 당일이었다. 호소다는 그때의 악몽이 뭔가 무서운 일이 일어날 징조라고 생각하고 점심시간에 히노에게 오늘 모임에 가지 않겠다고 말하기로 한다. 학교에 도착해 오코우치의 신발장을 살펴보니 오코우치는 아직 등교하지 않았다. 호소다는 그 날의 일이나 어제의 일도 꿈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서 용기를 내서 오코우치에게 오랜만에 이야기를 걸어보기로 한다. 복도를 걷던 호소다는 때마침 히노를 만나 모임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히노는 '''모임은 어제 잘 치러졌으며 덕분에 좋은 기사를 썼다고 말한다.''' 어제 모임을 했다면 예정을 착각한 호소다는 그것을 새까맣게 잊어버렸다는 소리가 된다. 혹시 사카가미가 잘 얼버무려 주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호소다는 사카가미에게 찾아갔는데, 사카가미는 어제 호소다가 해준 이야기 때문에 밤에 화장실도 못 갔다고 한다. 그렇게 호소다는 사카가미의 교실을 떠났고 그런 호소다를 보는 사카가미는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후 호소다는 다른 이야기꾼들에게도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모두 호소다가 모임에 참가했다는 사실만을 증언한다. 일단 모임 도중에 이상한 일이 있었는지도 물어보았지만 모두 고개를 가로젓는다. 호소다는 역시 그 일은 꿈이라고 생각한다. 호소다가 교실에 혼자 앉아 있을 때, 오코우치가 아침 인사를 건넨다. 호소다는 마지막으로 오코우치에게 어제 이상한 일이 있었는지 묻는다. 그리고 오코우치의 얼굴에 어제 꿈에서 꾼 것과 같은 부분이 멍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합해서 7명의 얼굴을 한 푸른 멍이 얼굴 전체에 있었다.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는 오코우치를 보고 호소다는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꺼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오코우치가 자기 자리에 앉은 후 다시 한 번 오코우치의 얼굴을 보았을 때는 푸른 멍이 보이지 않았다. 방금 전에 본 건 환각이고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 편이 좋을 거라며 호소다의 본능이 경고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 여기에 살아 있다는 것뿐이니까.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을 믿을 수 없어서 무심코 손으로 입을 가린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듯이 호소다를 쳐다본다. 호소다는 방금까지 교실에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신문부의 부실에 앉아 있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7대 불가사의 모임이라고 생각되지만 주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사회를 맡은 남학생은 사카가미가 아니었고 지금 이야기하는 여학생도 호소다가 알고 있는 두 사람 중 그 누구도 아니었다. 어디부터 꿈이고, 어디부터 현실인가. 그런 호소다를 이상하게 여겨서인지 이야기를 하고 있던 여학생이 어느 샌가 이야기를 멈추었고, 전원의 시선이 호소다에게 쏠린다. 그리고 전원이 오코우치처럼, 사카가미처럼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낄낄대고 웃기 시작한다. 그걸 본 호소다는 더 이상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엔딩."이걸로, 저의 이야기는 끝입니다. ...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