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제가치국평천하
1. 개요
먼저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여 집안을 안정시킨 후에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한다. 줄여서 수신제가(修身齊家)라고도 한다.
2. 출전
대학의 8조목에 등장한다.
'''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 則近道矣 (물유본말 사유종시 지소선후 즉근도의)'''
만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으니, 선후를 알면 도에 가깝다.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先治其國 (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 선치기국)'''
자고로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나라를 잘 다스려야 하고
'''欲治其國者 先齊其家 (욕치기국자 선제기가)'''
그 나라를 잘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집안을 잘 다스려야 하고
'''欲齊其家者 先修其身(욕제기가자 선수기신)'''
그 집안을 잘 다스리고자 하는 자는, 먼저 자기지신의 수양을 해야 하고
'''欲修其身者 先正其心(욕수기신자 선정기심)'''
자기지신의 수양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마음을 바로 해야 하고
'''欲正其心者 先誠其意(욕정기심자 선성기의)'''
그 마음을 바로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뜻을 성실히 해야 하고
'''欲誠其意者 先致其知(욕성기의자 선치기지)'''
그 뜻을 성실히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지식에 힘써야 하고
'''致知在格物(치지재격물)'''
지식에 힘쓰고자 하는 것은 만물의 이치를 철저히 연구함에 있다.
'''格物而后 知至(격물이후 지지)'''
만물의 이치를 철저히 연구한 이후에 지식이 지극히 되고
'''知至而后 意誠(지지이후 의성)'''
지식이 지극히 된 이후에 뜻이 성실히 되고
'''意誠而后 心正(의성이후 심정)'''
뜻이 성실히 된 이후에 마음이 바르게 되며
'''心正而后 身修(심정이후 신수)'''
마음이 바르게 된 이후에 자신의 몸이 수양이 된다.
'''身修而后 家齊(신수이후 가제)'''
자신이 수양된 이후에 집안이 잘 다스려지고
'''家齊而后 國治(가제이후 국치)'''
집안이 잘 다스려진 이후에 나라가 잘 다스려진다.
'''國治而后 平天下(국치이후 평천하)'''
나라가 잘 다스려진 이후에 천하가 평화롭게 된다.
3. 해석
천하를 평정하려는 자는 우선 자신부터 갈고 닦아야 한다. 즉 자신의 심기체를 갈고 닦아야 가정을 정갈히 할 수 있고, 나아가 나라를 다스릴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평정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단계가 있고 순서가 있으며, 큰 일은 작은 일을 돌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문구는 대개 국정감사나 청문회에서 피심사자의 결격사유, 그 중에서도 가정이나 친인척의 문제가 드러날 경우 "수신제가도 못하는데 이 직책에 앉혀야 하겠는가?"라는 식으로 인용한다. 이때 수신제가의 함의를 직설적으로 해석하면 '''"집안일이나 정리하고 나서 임용을 대기하든 말든 해라!"'''라는, 다소 인신공격적인 뉘앙스가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문장의 협의에 지나치게 집중한 것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는 '''수신(修身)'''의 중요성을 역설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구다. 수신은 개인의 능력뿐만 아니라 심성, 즉 인성까지도 수양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사례는 오히려 제가(齊家)에 집중한 나머지, 피심사자의 수신 여부는 등한시한다. 물론 "제가부터 글렀으니 수신도 글렀을 것이다"라는 논리일 수 있으나, 수신은 제가하기 위한 충분조건이지 필요조건이 아니다.[1]
이는 요컨대 제가와 수신을 엮어서 보기에 생기는 오류다. 그러나 이 문구를 해석하려면 순서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로 이어지는 논리와 권한의 발전 과정을 염두에 두고 해석한다면, 수신은 기초이다. 기초가 탄탄해야 상위 과정에서 흔들림이 적어진다. 그리고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사소한 것을 먼저 챙기며 수행해야 큰 진보를 이룰 수 있다. 그래서 얼핏 보기에는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수신이 가장 중요한 가치인 것이다.
4. 패러디
- 네이버 웹툰 호랭총각에서 다음과 같이 패러디 되었다. 해당회차
- 수신 - 일단 내 것부터 챙기고,
- 제가 - 가족이랑 친인척 등 지인을 챙기고
- 치국 - 그러고 나서 남은 걸로 나라를 챙겨야
- 평천하 - 그래야 국격이 상승한다.
- 라이트 노벨 나와 호랑이님에서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문구로 강성훈이 요괴의 왕이 된 이후로 그저 본인의 모토로 삼고 있다고 한다. 여담으로 원래 이 말의 뜻을 몰랐을 때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로 읽어서 수신제라는 황제가 뭐를 한다 라고 해석하는 개그를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