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시 부주키
1. 개요
아이리시 부주키(Irish Bouzouki)는 아일랜드 포크 음악에 주로 쓰이는 8현짜리 발현악기이다.
이름은 그리스의 전통 악기인 부주키(Μπουζούκι)에서 따 왔고 앞모습만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주키보다는 크게 만든 플랫 백 만돌린에 가깝다. 조율도 부주키보다는 만돌린에 가깝다.
2. 역사
1960년대에 새로 개발된 악기로서, 그리스의 부주키를 아일랜드 포크 음악 연주에 걸맞게 개량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원래 부주키는 6현짜리 악기로, 만돌린처럼 두 현이 한 쌍을 이루어 같은 음을 내는 구조이다. 그러나 현 한 쌍을 더 보태어 8현짜리로 늘린 8현 부주키가 20세기 중반에 개발이 되었는데, 이 8현 부주키를 포크 음악가이며 스위니스 멘(Sweeney's Men)의 멤버였던 조니 모이니한(Johnny Moynihan, 1946년생)이 다시 아일랜드 포크 음악 스타일에 걸맞게 개량하여 등장한 악기가 바로 아이리시 부주키이다. 이 과정에서 원래의 부주키와는 전혀 다른 악기로 개량되었다. 그 결과, 현재의 아이리시 부주키는 사실상 '''플랫 백 만돌린의 지판을 길게 늘려서 한 옥타브 가량 낮게 튜닝한 악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만돌린에 가까워졌다. 차이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그리스 부주키는 울림통 뒤쪽이 보울 백 만돌린처럼 튀어나와 있지만, 아이리시 부주키는 일반 기타나 플랫 백 만돌린처럼 평탄하게 되어 있다.
- 그리스 부주키는 대체로 낮은 음부터 CFAD로 튜닝하지만, 아이리시 부주키는 만돌린보다 한 옥타브 낮은 GDAE 또는 가장 높은 음을 2도 낮춘 GDAD로 튜닝한다.
이 아이리시 부주키는 조니 모이니한을 비롯하여 같은 그룹의 멤버였던 앤디 어빈(Andy Irvine, 1942년생)이나 테리 우즈(Terry Woods, 1947년생)[1] , 그리고 플랭스티(Planxty) 멤버였던 도날 루니(Donal Lunny, 1947년생)[2] 등등의 대표적인 연주가들을 통해서 널리 보급되었다. 아이리시 부주키의 튜닝이 GDAE에 비해서 GDAD가 많은 것도 조니 모이니한의 영향이다. (물론 아이리시 부주키라고 해 놓고 GDAE로 튜닝하는 경우도 많다)
3. 용어 정리
유사한 악기에 옥타브 만돌린(Octave Mandolin)과 시턴(Cittern)이 있다. 이 용어는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도 혼선을 빚는 듯. 실제로 테리 우즈의 경우에는 분명히 치고 있는 악기는 옥타브 만돌린 아니면 아이리시 부주키인데 이를 시턴으로 지칭한다. 아이리시 부주키 개발 초기에는 이 세 용어가 뒤섞여 사용되었는데, 이러한 용어를 깔끔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아이리시 부주키: 그리스 부주키와 만돌린의 영향을 모두 받음. 몸통에 비해 긴 지판에, 1번 줄[3] 을 D 또는 E 모두로 튜닝할 수 있다.
- 옥타브 만돌린: 단순히 만돌린을 크게 만들어 1옥타브 낮게 튜닝한 악기. 몸통과 지판을 모두 키워서 아이리시 부주키에 비해 몸통은 크고 지판은 짧다. 1번 줄은 거의 대부분 E로 튜닝.
- 시턴: 아이리시 부주키 또는 옥타브 만돌린에 줄을 한 쌍 더 붙여서 10현으로 만든 악기.
4. 용도
만돌린이 선율 연주와 코드 및 리듬 연주 모두에 사용되는 관계로, 옥타브 만돌린/아이리시 부주키/시턴의 세 악기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현을 한 쌍씩 뜯으며 솔로 연주를 할 수도 있고, 왼손을 빠르게 움직이며 속주를 할 수도 있으며, 기타를 치듯이 코드를 잡고 리듬을 맞춰 스트로크를 칠 수도 있다.
[1] 몇몇 음악 그룹을 거쳐 1986년부터 포그스에 몸 담고 있다.[2] 도날 루니는 왼손잡이이다. 아일랜드 포크 음악과 관련된 사진이나 영상에서 부주키를 거꾸로 들고 있는 사람은 도날 루니일 가능성이 높다.[3] 가장 높은 음을 내는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