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시걸
Erich Segal (1937-2010)
미국의 고전문헌학자이자 잘 알려진 대중소설 작가이다. 그리고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여러 번 완주했을 정도로 마라톤을 즐긴 아마추어 마라톤 선수였다. 영화 "러브 스토리"의 원작소설과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끈 "닥터스"의 작가로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작품성 같은 건 다 필요없고 흥행을 위한 작품만 쓰는 전형적인 미국식 소설가이다. 그러나 대중소설가가 되기 전에는 고전문헌학자로 고대문학에 대해 꽤 이름 날리는 전문가였다는 점도 흥미롭다.[1]
뉴욕 태생의 유대인이다. 아버지는 랍비였다고. 대중소설 작가지만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정통으로 문학을 공부한 사람이다.''' 이후 하버드에서 대학원까지 진학했고, 그리스-라틴어의 고전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때 경험이 후에 하버드 대학생들간의 캠퍼스 커플 이야기를 그린 "러브 스토리"를 쓰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이후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의 미국의 명문대에서 교수직이나 펠로직을 역임했다. 주된 연구분야는 고대 희곡. 연구업적도 꽤 되었고.. 이쪽으로 저서도 여러 권 펴냈다.
그러나 끼는 못말리는지 자기가 작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꽤 많았던 것 같다. 1967년부터 연구생활 중 조금씩 자기 작품을 쓰게 되었으며, 이때쯤 하버드 대학생들간의 연애담을 다룬 "러브 스토리"의 원형이 되는 희곡을 써냈으나, 무대에 올리는 것은 실패했다. 그런데 이 희곡을 본 한 출판사가 이걸 소설로 개작해서 펴내면 어떻겠냐고 했다. 시걸은 이를 받아들여 소설로 바꾸었고 이 소설은 1970년 제일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며 영화화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연구와 영화를 병행하며, 고전문학에 관한 연구업적서도 많이 내었고, 대중소설로 여러 베스트셀러 작품들을 펴냈다. 한국에서 제일 알려진 작품은 러브 스토리 외에 하버드 의대들의 연애담을 다룬 "닥터스". 1980년대 후반 이 소설이 나온 해에 대학입시 의대 커트라인이 갑자기 높아졌다는 카더라통신도 있다.
이분의 순수문학과 고전문헌에 관한 연구는 꽤 유명하고 학문적으로 가치가 높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분의 소설은 통속소설의 전형이다. 플롯이나 구조 모두 개연성이 없이 클리셰를 남발하며 독자의 흥미에만 영합하는 일종의 판타지물. ''' 미국의 한 문학 교수는 수업시간에 "쓰레기 같은 에릭 시걸의 작품을 읽는 건 시간낭비다." "라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한국 유학생이 에릭 시걸의 작품에 대해 에세이를 써오자 다른 작품으로 다시 써오라고 반려했을 정도. 시드니 셸던과 함께 70-80년대를 대표하는 대중작가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닥터스"를 고등학교 권장도서로 지정한 걸 알았으면 미국 문학선생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참 궁금하다.
작품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너무 전형적이라 모두 학벌이나 외모를 갖춘 엄친아들. 대부분 하버드대생에 미남미녀이다. 스토리는 뻔하지만, 이런저런 소재를 잘 버무리는 재능은 타고난 듯하다.
2010년 오랫동안 앓아오던 파킨슨씨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80년대 이후 작품활동이 뜸해진 것이 바로 이 파킨슨씨 병으로 30년 간이나 앓아왔기 때문이라고.
1. 주요작품
- 러브 스토리
- 올리버 스토리-러브 스토리의 속편격으로 홀아비가 된 전편 주인공 올리버의 이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 닥터스
- 클래스(the Class)
[1] 러브 스토리의 작가 에릭 시걸(Erich Segal)은 실제로 영화배우 토미 리 존스와 앨 고어를 보면서 남자 주인공 올리버를 구상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재미있는 사실은 토미 리 존스의 데뷔작도 영화 러브 스토리라는 것이다. 주인공의 룸메이트로 등장하는데 그의 20대 시절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