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과 크레테
1. 개요
독일의 판타지 소설가인 발터 뫼르스의 소설이자 '캡틴 블루베어와 13과 1/2 인생'의 뒤를 이어 나온 차모니아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
2. 상세
차모니아 대륙의 인기 베스트셀러 작가인 공룡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가 고전 동요 '엔젤과 크레테'를 자기 방식대로 다시 써내려간다는 설정으로 전작인 캡틴 블루베어와 13과 1/2 인생에서 나왔던 '큰 숲'이 배경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차모니아 세계관의 사건이 아닌 차모니아의 인물인 힐데군스트가 창작해낸 이야기이나 일단 시간대 배경은 정황상 전작보다 뒤이며 몰록 호에서 탈출했던 알록곰 종족이 숲거미마녀가 없어진[1] '큰 숲'에 다시 자리를 잡고 바우밍이라는 휴양관광지를 건설했다는 설정.
작품의 큰 줄기는 이 바우밍으로 휴가를 온 페른하헨 난쟁이족 남매인 '엔젤과 크레테'가 관광지에서 늘상 하는 일이 지루하다고 생각하여 '큰 숲'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가 길을 잃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이 작품의 특징이라 하면 내용이 전개되다가도 중간중간 작가가 느닷없이 개입해서 내용 전개에 대한 해설이나 등장인물 및 상황에 대한 평가, 아니면 아예 자기 자랑을 해댄다거나 작품 내용과 관련된 차모니아의 사건, 이도저도 아니면 뻘소리[2] 등을 해댄다는 점인데 설정상 작가인 힐데군스트는 이를 '미텐메츠식 여담'이라고 명명해서 줄거리에 수시로 끼어든다. 어쩔땐 갑자기 자신의 정적인 문학비평가[3] 를 공격하는데에만 한페이지를 소모할 정도.
그리고 드문드문 전체주의나 사회 비판, 특정계층에 대한 풍자적인 내용 또한 들어가는게 특징. 다만 이런 요소는 나름 호불호가 갈리는데 중간중간 차모니아 세계관이나 작가의 찰진 필력 겸 사회 비판적인 풍자요소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즐거움을 주나 계속 전개를 끊어먹고 들어와서 몰입을 흐려놓는다는 지적도 있어서 다음 작품부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3. 주요 설정
- 큰 숲 : 작품의 주 배경. 이름 그대로 차모니아 중부 지역을 뒤덮을 정도로 넓은 숲. 전작에서도 블루베어가 중간에 한번 지나온 길이자 몰록호에서 탈출한 알록곰들과 마지막으로 정착한 곳도 여기였으며 '엔젤과 크레테' 시점에서는 이 알록곰들이 바우밍을 중심으로 개척하여 관광 사업을 하고 있다. 근데 숲거미마녀가 사라진 시점에서도 미개척지역은 상당히 위험한 듯 하다.
- 바우밍 : 큰 숲 내부의 개척지이자 관광지. 알록곰들이 운영중이며 여러 마을이 나뭇가지처럼 연결되어있는 구조이다. 매해 차모니아의 여러 종족들이 관광을 오는듯.
- 삼림 소방대원 : 말그대로 산불방지를 위해 이리저리 노래를 부르며 순찰을 도는 알록곰 소방대원들, 작중 묘사를 보면 치안 유지 및 경비 등도 맡고 있는 듯 하다.
- 숲의 경계 : 큰 숲의 깊숙한 안쪽 부분. 이성적인 생명체라면 절대 넘어가지 않을 영역이라 하며[4] 묘사만 보면 무슨 마계의 숲 뺨친다.
- 마녀모자버섯 : 큰 숲 안쪽 곳곳에서 자라나는 수상쩍은 검은색의 뾰족한 버섯. 전작에서 숲거미마녀를 화장하고 묻은 지역을 시작으로 자라나기 시작했으며 근접한 생명체에게 악취 및 환각 증세를 일으킨다고 한다. 섭취하면 말그대로 환각으로 미쳐버린다고 하며 작가인 힐데군스트도 인체에 해가 없는 형태로 한번 극소량 먹어봤는데 무시무시한 환각과 함께 6개월동안 정신이 나간상태로 살았다는 등 꽤나 흠좀무한 독성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의외로 다른 작품들에서도 언급이 많이 되는데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에서 지하세계에 자라는 걸로 묘사되고 꿈꾸는 책들의 도시의 지하묘지 깊숙한 동굴 안에서도 자라는걸로 묘사된다.
- 마녀 : 큰 숲 안쪽에서 산다고 묘사되는 정체불명의 존재. 작중 등장인물들에게 끊임없이 언급되지만 실존하는지는 모르고 그냥 무언가가 있다는 식으로만 두루뭉실하게 묘사된다.
4. 등장인물
- 엔젤 : 큰 숲 휴양지에 온 일가족 오누이중 1명. 남성 페른하헨족 난쟁이로 휴양지에서 어린애처럼 노는 것에 질려 크레테를 꼬드겨서 큰 숲 안쪽으로 들어간 어찌보면 사건의 시발점으로 나무에 올라가고 싶어한다거나 비밀 삼림보호대를 멋지다고 생각하거나 우주선이나 외계인에 흥미를 보이는 등 전형적인 반항기 있는 남자아이의 성격.
- 크레테 : 엔젤의 오누이, 엔젤과는 달리 모범적이고 소심한 성격인지라 큰 숲 안쪽으로 들어가보자는 엔젤의 제안을 거부하다가도 엔젤이 간청하자 결국 같이 큰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평상시에는 엔젤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 같지만 동굴트롤이나 별감탄이에게 대하는 태도를 봐서는 불합리한 상황에서는 의외로 한성깔하는듯.
- 동굴 트롤 : 번역이 달라져서 헷갈릴 수 있지만 전작에서 독자들의 어그로를 끌었던 그 갱도 도깨비. 전작에 나왔던 로드 넬로즈와는 다른 녀석이겠지만 이번에도 길을 잃은 엔젤과 크레테 앞에 나타나서 숲꼬마 도깨비인양 연기를 해서 잘못된 길로 유인하는 등 이번작에서도 어김없이 어그로 담당.
- 별 감탄이 : 큰 숲 안쪽 경계 너머에서 엔젤과 크레테가 마주친 존재들, 바위에 눈깔이 더덕더덕 붙어있는 흉측한 인상이지만 의외로 점잖고 차분한 성격으로 큰 숲에 대한 설명과 마녀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설정상 차모니아에서 수명이 가장 긴 존재로 아직까지 자연사한 놈이 없어서 불멸의 존재라는 소문도 있다고 한다.
- 보리스 보리스 : 작품 초반에 마녀모자버섯을 먹고 미쳐버린 뒤 큰 숲 안쪽으로 실종되었다고 알려진 금색의 알록곰. 아직까지도 행방이 묘연하다고 하며 주민들은 관광업 이미지를 망치던 그가 사라진걸 내심 다행으로 생각하는 듯.[스포일러]
5. 줄거리
5.1. 바우밍
배경은 전작 푸른곰 선장과 13과 1/2의 인생에서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로 푸른 곰의 활약으로 몰록 호에서 해방되었던 알록곰들이 큰 숲에서 살게 된 시점부터 시작한다.
알록곰들은 큰 숲에서 관광업을 시작하여 개척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바우밍에 모여서 거주하고 있었고 매해마다 상당한 수의 관광객들이 바우밍으로 휴가나 여행 등을 온다. 하지만 여전히 큰 숲은 위험한 지역이었고 개척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출입이 절대적으로 엄금되어 있다.
큰 숲으로 휴가를 온 페른하헨 난쟁이족인 '엔젤'은 누이 동생인 '크레테'에게 나무딸기 따는 일은 애들이나 하는거라고 큰 숲 깊숙한 곳으로 한번 어른들 몰래 들어가보자며 꼬드겨본다.
크레테가 개척지를 벗어나는건 금지되어 있는데다 큰 숲 깊숙한 곳에는 '마녀'가 나온다며 엔젤의 제의를 거부하자 엔젤은 그건 마녀가 아니라 엄청 큰 거미였을 뿐이고 그건 이미 죽었다고 한 뒤 그냥 근처에 있는 나무만 한번 올라갔다와보자며, 가는 길에 나무딸기를 뿌리면서 가면 돌아오는 길도 잊어먹지 않을 수 있다며 크레테를 설득하자 결국 얼떨결에 엔젤과 크레테는 길에서 벗어나 몰래 큰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엔젤은 가는 길에 나무딸기를 뿌려놓으나... 땅속에서 나타난 땅꼬마도깨비가 횡재했다며 나무딸기를 몽땅 털어가버리게 되고 이를 모르는 엔젤과 크레테는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고 만다.
그리고 갑자기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가 자기 소개를 하면서 나타나는데 이 내용은 차모니아의 유명 동요인 '엔젤과 크레테'를 자신이 직접 현대적인 스타일의 원고로 작성했다고 하며 느닷없이 자신의 작업실에 대한 소개를 줄줄이 하고는 이렇게 작가가 내용 중간에 끼어들어서 자기 할 말 다 하는 미텐메츠식 여담이라는 새로운 표현 기법을 만들었다며 자기 자랑을 한 뒤 다음 막으로 넘어간다.
나무 딸기가 없어져서 졸지에 길을 잃게 된 엔젤과 크레테는 나름대로 온 길을 돌아가거나 나무에 표시를 해놓는등 여러 방법을 생각해보지만 계속 같은 길을 빙빙 돌게되면서 숲속 안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중간중간 소방대가 노래부르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막상 걸리면 혼날까봐 크게 소리쳐서 부를 엄두도 결국 못내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무작정 뛰어가는 짓을 무한 반복하다 결국 진전도 없이 숲 한복판에 주저앉는다.
그러던도중 한 동굴 트롤과 만나게되고 숲꼬마도깨비라는 동굴 트롤의 거짓말에 제대로 낚여서 그대로 정반대방향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엔젤과 크레테는 길을 헤매던 도중 소방대의 노랫소리가 들리는쪽으로 무작정 달리다가 이파리늑대와 마주치게 된다.
이파리 늑대가 잠에서 덜 깨어난 틈을 탄 엔젤과 크레테는 자신들이 읽은 칼트블루트 왕자 소설에서 이파리 늑대가 나타나자 주인공의 시종이 나무 위로 도망간걸 떠올리곤 근처에 있는 참나무위로 기어 올라가지만 정작 이파리 늑대는 소설과는 달리 나무를 기어오를 수 있었고 결국 그대로 잡아먹힐뻔하나 근처에 매복중이던 비밀 삼림경비대가 독화살을 쏴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게 된다.
비밀 삼림경비대는 엔젤과 크레테에게 자신들은 절대 외부에 드러나선 안되기 때문에 비밀로 해줄 것을 약속받고는 그들을 바우밍 시장에게 데려간다. 바우밍 시장은 곧바로 엔젤과 크레테를 발코니로 데려가서 알록곰 주민들에게 비록 얘네가 일탈로 바우밍 관광 산업에 대한 신뢰나 명예를 떨어뜨려놨지만 얘네덕에 큰 숲에 남아있던 유일한 이파리 늑대를 잡을 수 있었다며 큰 숲에 남아있었던 크나큰 걱정을 덜었다며 엔젤과 크레테를 영웅이라며 추켜세워준다.
큰 혼날 걱정을 하던 엔젤과 크레테는 크게 기뻐하다가도 환호하는 군중들 사이에서 나타난 칼트블루트 왕자를 보고 역시 현실은 꿈보다 유치하다며 조소하게 되면서 사건은 일단락 되는듯 했는데...
5.2. 큰 숲
근데 엔젤이 칼트블루트 왕자는 소설속 인물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자마자 칼트블루트 왕자가 투구를 벗는데 투구 안에는 검고 흉측한 버섯이 돋아나있었고 엔젤은 비명을 지르면서 큰 숲 한복판에서 께어나게 된다.
그리고 잠깐만 설명할게 있다며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가 미텐메츠 여담을 시작한다. 전작 푸른곰 선장과 13과 1/2의 인생 마지막에 몰록호에서 해방된 알록곰들이 큰 숲 깊숙한 곳에서 숲거미마녀의 시체를 발견하고 그 시체를 태워버렸는데 요상하게도 숲거미마녀의 마녀 모자처럼 생긴 뿔은 타지않고 계속 남아있었고 이 뿔에서 나오는 유독성 가스가 주변 생명체들에게 심각한 환각증세를 유발시켰기에 결국 바우밍에서는 이 뿔을 땅에 묻어버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뿔을 묻은 지점을 중심으로 큰 숲 곳곳에 이상한 검은 버섯이 자라기 시작했고 이 버섯 또한 강한 환각 증세를 일으키기 때문에 바우밍에서는 이 버섯에 마녀모자 버섯이라는 이름을 붙인뒤 제거하는 일을 삼림소방대에게 맡기고 있다.
엔젤과 크레테는 환각에 취해서 큰 숲에 일찍이 숲거미마녀를 불태운 지점으로 들어온거였고 둘은 멘붕상태에 빠져 큰 숲을 다시 헤매다가 일전에 본 적 있는 속이 빈 큰 나무를 발견하고는 또 빙빙 돌았다며 나무 안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한다.
밤이 되자 나무안에서 잠을 자던 엔젤과 크레테는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는 생명체가 자신들을 향해 오는 걸 감지하고는 그를 피해 달아나기 시작한다. 실루엣이 마녀 모자를 착용한듯 했기에 엔젤과 크레테는 그 생명체가 마녀라 짐작하고 어떤 구덩이 안에 숨은 채 하룻밤을 거기서 보낸다.
아침에 일어난 그들은 물소리에 이끌려 어떤 시커먼 호수를 발견하게 되는데 실망하여 돌아가자고 하는 크레테와는 달리 엔젤은 무의식적으로 호수에 들어갔다가 머릿속으로 어떤 운석이 차모니아에 떨어져 박히는 이미지 형태의 텔레파시를 받게되고 무언가가 말을 걸어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 무언가는 자신이 어떤 행성에서 이곳으로 날아오게 된 얼음 운석이며 현재는 호수의 모습으로 있다고 하며 엔젤을 요래저래 꼬드기면서 호수 안으로 데려가려고 하지만[5] 크레테가 동굴 트롤의 도움을 받아 엔젤을 호수밖으로 끄집어내는데 성공한다.
동굴 트롤은 이전에 자신이 잘못된 길로 인도해준 것에 대해 큰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고하며 이번엔 자신이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그를 믿지 않았던 크레테는 그 도움을 거부. 동굴 트롤은 그쪽 길로 가면 '숲의 경계'에 도달한다며 만약 생각이 있다면 아무도 그쪽으로 안간다며 제지하지만 동굴 트롤이 또 구라를 친다고 생각한 크레테는 가볍게 무시하고 덩굴 트롤이 가지말라고 한 장소로 당당히 들어간다.
그리고 그들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동굴 트롤은 역시 꼬맹이들은 하지말라하면 꼭 한다면서 그들을 비웃는다(...).
숲속 안으로 들어간 엔젤과 크레테는 갈수록 숲속의 광경이 이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기괴해지는걸 보면서 이번엔 자신들이 틀렸음을 깨닫지만 크레테는 자존심때문에 쉽게 인정하지못하고 계속 앞으로 전진한다. 갈수록 숲속에서 환각이나 이상한 냄새, 소리 등 별 해괴한 현상이 일어나는 와중에 둘은 오랜 굶주림으로 길에 나있는 버섯이라도 먹자고 하며 마녀모자버섯에 손을 갖다대려고 한다.
그러자 누군가 그 버섯을 먹으면 지독한 악몽을 꿀거라며 엔젤의 손을 낚아채서 제지하는데 곧바로 옆에 눈이 더덕더덕 달려있는 바위같은 생명체가 엔젤과 크레테에게 말을 걸어온다.
크레테는 이들이 별감탄이라고 하는 희귀 생명체라는걸 알아보는데 별감탄이들은 나이를 많이 먹었다한들 똑똑한 것과는 거리가 멀 수 있다거나 이전 숲거미마녀가 나타나기 전 큰 숲은 그래도 꽤나 살기 좋았다는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다가도 숲 바깥으로 나갈 수 있냐는 크레테의 질문에는 부정적으로 답하면서 아무래도 큰 숲 안쪽에 오누이의 영혼을 원하는 어떤 사악한 존재가 있다고 경고를 해준다. 엔젤은 그 사악한 존재가 마녀인지 물어보지만 별 감탄이는 그게 마녀인지는 모르겠다는 식의 아리송한 답변을 하고 그들중에서도 대표자격으로 보이는 별 감탄이가 "너네 목숨을 걔한테 제물로 바치면 혹시나 모르지 이 숲이 예전처럼 돌아올지."식의 말을 하자 크레테는 화가 단단히 나서 별 감탄이들에게 실컷 따진 뒤, 다들 제정신이 아니라며 그 자리를 떠나버린다. 와중에 다른 동료들한테 욕 얻어먹는 그 별 감탄이는 덤.
숲속을 계속 전진하던 오누이는 괴상한 노랫소리에 이끌려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그곳에 있던건 동물의 얼굴이 붙어있는 식물들. 놀랄 틈도 없이 크레테가 풀로 가득찬 구덩이인 풀호수에 빠져버리게 되고 엔젤은 발을 동동 구르기만 하는데... 바로 옆에 있던 말하는 난초가 엔젤에게 말을 걸어오고 엔젤은 난초가 풀호수가 있는 이곳을 별로 안좋아한다는걸 알아채고 크레테를 구해주면 다른 곳으로 옮겨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난초가 이를 승낙하면서 난초가 밧줄처럼 긴 혀를 내밀어 크레테를 풀호수에서 꺼내준다.
약속대로 엔젤은 난초를 꺼내 다른 곳으로 운반하다가 밤이 되어 그대로 야영을 하는데 어디선가 섬뜩한 노랫소리가 들리고 난초는 이게 매일 밤마다 들린다며 진저리 친다. 결국 그대로 밤을 새버린 채 피로에 절어 오누이는 걷고 또 걷다가 어느 빈터에 들어서게 된다.
엔젤은 보나마나 아까처럼 쓰러진 나무가 있을거라며 비관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예상과는 달리 빈터에는 어떤 집이 한채 서있었다.
5.3. 집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의 미텐메츠식 여담으로 시작하며 숲 한복판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이 집이 삼림경비대의 집일지 마녀의 집일지 여러 관점에서의 감상을 남긴다.
막 난초를 집 근처에 심어준 엔젤과 크레테는 곧바로 집에 들어갈지 마녀의 집인게 뻔한데 들어가지말고 도망가야할지 의견 다툼이 일어나고 싸우는 와중에 동굴 트롤이 중간에 난입한다.
동굴트롤은 이 집이 삼림경비대의 집인지 마녀의 집인지 부동산 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지렁이의 집(...)인지는 모르나 이런 계통의 안좋은 이야기는 많지 않냐면서 그 집에 들어가지 않는 조건으로 자신이 알록곰들에게 데려다주겠다는 제안까지 하지만 엔젤과 크레테는 동굴트롤을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확신을 못한 상태에서 다시 다투다가 와중에 동굴 트롤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결국 그들은 자신들이 환각으로 드디어 미쳐버렸나보다는 감상을 남기고는 집에 들어가게 된다.
집에는 가구들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으며 누가 했었는지 경단 요리까지 주방에 있던 상황. 일단 굶주려있던 엔젤과 크레테는 냄비안에 들어있던 경단 4개를 먹어치우고 어째서인지 이 집에 집주인이 더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면서 이 집에 그대로 눌러앉아 살기로 결심한다.
엔젤은 냄비안에 남아있던 소스라도 핥아먹으려고 냄비를 연 순간 다시 경단 4개가 새로 들어있었고 이에 소름이 돋은 엔젤은 이 집이 마녀의 집이라며 크레테에게 어서 도망치자고 한다.
둘은 도망가기 위해 문을 열자마자 마녀와 마주치게 되는데 노파같은 인상의 마녀는 곧바로 엔젤과 크레테를 위협하기 시작하고 갑자기 저번 숲속에서 들었던 괴상한 울음 소리가 들리자 몸이 흡반처럼 쪼그라들어서 집 어딘가로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갑자기 벽과 바닥이 갈라지고 집 안이 위산으로 가득차기 시작하는데 알고보니 집 자체가 바로 마녀였고 오누이를 잡아먹기 시작했다는걸 깨달은 엔젤은 문을 열고 밖으로 도망치려하나 문은 열리지 않았고 창문을 보자 바로 반대편 숲속 자작나무 사이에 저번에 봤던 마녀모자를 쓴 형체가 집으로 접근하고 있는걸 발견한다.
혼란스러운 상황속에 남매는 패닉에 빠져 어쩌지못하고 집에는 점차 위산이 차오르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미텐메츠는 '''대충 이게 엔젤과 크레테 설화의 마지막으로 얘네가 여기서 안죽었으면 어디서 잘 막고 잘 살고 있겠지. 하고 끝을 내버린다.'''
5.4. 결말
그러다가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면 미텐메츠식 여담으로 '''어 님들 아직도 읽고계시네?''' 차모니아 문학은 원래 비극으로 끝남. 위산에 녹아죽는건 그래도 양호한 편이며(...) 자기는 라프탄티델 라투다한테 욕 먹기 싫다면서 이러쿵저러쿵 뻘소리를 쏟아내다 아틀란티스의 거짓말 검투사가 한번 자기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끝내서 칭송받았다고 하는데[6] 자기도 한번 그래보겠다면서 이야기를 다시 전개하기 시작한다.
다시 소화되기 직전인 오누이 시점으로 돌아온다.
한창 발을 동동 구르던 엔젤과 크레테 앞에 갑자기 그 마녀모자 형체가 문을 부수고 집 안으로 들어오는데... 그 정체는 예전에 마녀모자버섯을 먹고 미쳐버린 채 사라졌다던 알록곰 보리스 보리스.
보리스는 오누이에게 자기소개를 하고는 이 집이 환각을 통해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거대한 버섯이며 자기는 이 마녀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계속 찾아다녔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고는 들고온 도끼로 집 내부를 내리찍으며 마녀에게 데미지를 주는데 영 신통치 않자 숲속에 있던 다른 동물들을 지원군으로 불러모아 마녀를 다굴놓기 시작한다.[7]
숲속의 여러 동물들이 몰려와 버섯마녀에게 총공격을 퍼붓지만 처음에는 좀 통하나 싶더니 갈수록 피해에 무감각해지고 이전 숲속 동물들의 영혼을 빼앗아간 노래를 부르면서 본인 몸안에 있던 남매의 영혼을 빼앗아가려고 시도한다.
계속 위산이 차오르며 마녀가 소화를 시도하려고 하자 보리스 보리스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집 천장에 메달려있던 어떤 주머니에 주목하는데[8] 곧바로 도끼로 그 주머니를 갈라버린다.
[1] 전작을 읽었다면 알겠지만 원래 '큰 숲'에 살던 알록곰들은 숲거미마녀가 나타나면서 바다쪽으로 밀려났는데 이후 숲거미마녀가 블루베어를 잡아먹지 못하고 굶어죽어버렸고 결말부에 이 숲거미마녀는 큰 숲 안쪽에서 시체로 발견되고 결국 화장된다.[2] 특히나 복선도 이유도 없이 전체주의에 대한 비합리성을 보여준다며 갑자기 두페이지 가량을 ''두둥!"이라는 글자로만 채워놓거나 자신은 독자들이 바라지 않아도 하고 싶은 말 다 써놓을거라며 선언한다거나 등.[3] 라프탄티델 라투다라는 이름의 문학비평가로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서도 한번 등장한 적이 있다.[4] 동굴 트롤의 말로는 다른 곳이 위험한 지역이라고 하면 경계 안쪽은 더 위험한 곳이라고 표현한다.[스포일러] 중반에 나왔던 마녀모습의 실루엣을 하고 엔젤과 크레테를 쫒아와서 마녀라고 오해받았던 그 형체. 자신을 미치게 한 마녀에게 복수하기 위해 큰 숲을 헤매고 있었다.[5] 정황상 숲거미 마녀가 여기서 태어난듯.[6] 전작을 봤다면 알겠지만 전작 주인공 블루베어의 이야기이다.[7] 마녀모자버섯의 부작용으로 동물들과 대화를 하게 된다고.[8] 본인이 환각으로 꾼 악몽속에서 계속 이 주머니를 열어보려고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비명을 지르며 깼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