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나니노미야

 


1. 개요
2. 정편 후반의 온나니노미야
3. 속편의 온나니노미야


1. 개요


女二宮
겐지모노가타리의 등장인물. 둘째 공주라는 뜻으로 정편에 한 명, 속편에 한 명 등장한다.

2. 정편 후반의 온나니노미야


작중에서 오치바노미야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멸칭이다. 작중에서 온갖 비참한 신세는 다 당하는 불쌍한 인물이다.
스자쿠인의 차녀. 생모 이치조미야스도코로(一條御息所)의 신분이 갱의(更衣)라서 내친왕(內親王)이지만 좀 낮은 취급을 받고 부왕에게서도 관심을 못 받은 채 태정대신의 아들 가시와기와 결혼하게 된다. 모친은 딸이 내친왕임에 상당한 부심이 있으나, 가시와기는 온나산노미야를 사모한지라 셋째 대신 얻은 이 아내를 대놓고 약간 무시하면서 뒹구는 낙엽 같다고 해 오치바노미야(落葉の宮)라는 굴욕 호칭으로 불리고 만다. 가시와기가 죽게 되자 태정대신 쪽에서 데려가 말로도 지켜보지 못한 채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야 한다.
가시와기는 죽기 직전 온나니노미야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오랜 친구이자 겐지의 아들 유기리 미나모토씨에게 온나니노미야를 부탁한다. 처음 유기리는 카시와기의 미망인을 보살펴주고자 이치조노미야(一條の宮)에 거처하던 이치조미야스도코로와 온나니노미야 모녀를 만나 위로해주고 생활 지원을 해 주는 수준이었는데, 막상 몇 번 만나본 뒤 유기리가 온나니노미야에게 반해버린다. 유기리는 자신을 보살펴준 하나치루사토와 우연히 본 온나산노미야의 모습에 사로잡혀 파멸한 카시와기의 일 때문에 외모보다는 성격 좋은 여자가 취향이었는데, 온나니노미야는 설정상 그렇게 아름답지 않은 여자였지만 남편이 박대했음에도 남편을 그리워하며 슬퍼하는 그 마음씨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작중에서 온나산노미야를 겐지는 푸른 버드나무에 비유하고, 온나산노미야의 모습에 반한 카시와기는 벚꽃으로 비유하면서 왜 겐지가 안 아끼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한다. 유기리는 온나산노미야의 태도가 경솔했다면서 왜 아버지가 안 아끼는 건지 알겠다고 평하는데, 여기서 유기리는 와카에 카시와기가 낙엽으로 폄하한 온나니노미야를 벚꽃으로 비유한다. 이 시점에서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암시하는 셈.
어느 날 온나니노미야를 찾아간 유기리는 온나니노미야에게 육현금 연주를 들려달라고 요청한다. 온나니노미야는 무시하지만 줄지어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보고 감상적이게 되어 가볍게 현을 퉁기자 유기리는 이 모습이 매력적이라며 비파로 상부련이라는 곡을 연주한다. 상부련은 본래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곡이지만 헤이안 시대에는 남녀관계에서 연가로 사용되는 곡이다.
유기리는 온나니노미야에게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부탁하지만 온나니노미야는 묵묵부답이었다. 이에 유기리는 와카를 읊으며 연주를 재촉하고, 온나니노미야는 와카를 읊은 뒤 상부련의 뒷부분을 연주한다. 유기리는 온나니노미야의 이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평하지만, 실제로 온나니노미야는 유기리에게 경계심을 품으면서도 호의가 있었기 때문에 소극적인 태도로 자기 의사를 표현한 것이었다.
이 일을 유기리가 겐지에게 말하는데, 겐지는 그 말을 듣자마자 유기리의 속내를 파악하고는 유기리에게 남녀관계를 맺지 말라고 경고한다. 이 때 겐지는 남자 마음은 쉽게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이기 때문에 온나니노미야가 경솔한 짓을 했다고 평하는데, 겐지는 온나니노미야의 앞에 벌어질 비극을 예상했기 때문에 한 소리였지만 그 말을 근처에서 들은 무라사키노우에는 여자만큼 처신하기 어렵고 안쓰러운 존재는 없다고 한탄한다.
병에 걸린 이치조미야스도코로가 병 치료를 위해 오노에 있는 산장으로 올라가고 온나니노미야가 따라가자 몰래 방에 잠입해서 고백하지만 온나니노미야는 그냥 경악하고 돌아가라고 반응해서 결국 돌아간다. 그런데 그 모습을 어머니의 치료를 도와준 승려가 보고 하룻밤 자고 간 걸로 착각해 이치조미야스도코로에게 전하고, 이 말을 들은 이치조미야스도코로는 온나니노미야에게 물어보고자 하지만 결국 물어보지 못한다.
이치조미야스도코로는 유기리에게 내 딸을 어쩔 거냐는 편지를 보낸다. 정말로 하룻밤 보낸 게 맞다면 자주 방문하라고 하는데, 헤이안 시대에 남녀의 결혼은 식을 올린 게 아니면 남자가 여자 집을 사흘 방문해서 성립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기리는 아무 일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아무 일도 없었고 길일도 아니라서 못 가겠다는 무신경한 편지를 보내고, 이에 이치조미야스도코로는 내 딸이 두 남자에게 버림받았다며 고뇌하다 죽고 만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온나니노미야는 유기리를 피하는데, 유기리는 이치조미야스도코로의 뜻인 것마냥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이치조노미야(一條の宮)로 돌아가라고 요청한다. 온나니노미야는 산골에서 버티고 있었지만 결국 자기 사촌 형제인 야마토 수령이 "경제적으로 살아갈 수 없잖나."라고 설득하자 선택의 여지 없이 돌아가게 된다.
이후 온나니노미야는 자신을 찾아오는 유기리를 계속 거부하지만 세상에는 이미 부부라는 소문이 퍼져 있었고, 상중에는 안 된다고 거부하지만 유기리는 이치조노미야의 시녀들이 어찌 생각하겠냐면서 벽장 안에 숨어 있던 온나니노미야와 강제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 구모이노카리는 며칠 동안 안 돌아온 걸 알고 사건의 진상을 파악, 유기리의 성격상 한 번 여자에게 꽂히면 나는 쳐다보지도 않을 거라며 친정으로 돌아가 버린다. 전근대 시절에 동서를 안 가리고 친정 복귀는 이혼이라는 뜻이었다. 이 때문에 딸을 빼앗아갔다고 오해한 치사 대신(두중장)이 애먼 온나니노미야를 욕하는데, 온나니노미야는 휘둘리기만 하고 타인에게 욕먹으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자기 신세를 한탄한다.
겐지는 이 사건에 관여한 건 아니었지만 유기리의 계책으로 온나니노미야만 욕먹는 상황에서 진실을 빠르게 간파하고 저 나름대로 온나니노미야를 동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무라사키노우에는 말할 것도 없고...
한편 온나니노미야는 유기리에게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다. 초반에 유기리가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요청한 대신 유기리가 피리로 분 연가로 사용되던 음악 연주의 뒷부분을 들려주기도 하고, 겐지는 온나니노미야가 이치조노미야로 갔다는 소식을 듣고 "여자가 어찌 사랑하지 않겠느냐."라고 언급한다.
작중에서 온나니노미야가 유기리를 거부할 때도 거부하는 상황만 묘사할 뿐, 유기리를 혐오해서라는 묘사는 없다. 유기리와 첫날밤을 보낸 뒤 "남자의 모습은..."이라고 서술되는데, 작중에서 남자男와 여자女는 연인관계를 묘사할 때 나오는 서술이다. 유기리를 바라보면서 자기를 존대했지만 사랑하지는 않은 카시와기와 자신을 몰아넣었지만 사랑하는 유기리를 비교하고는, 자기 외모가 초라한데 지금은 더 초라한 상황에서 사랑하겠냐고 자조한다.
유기리와 온나니노미야의 일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아버지 겐지와 새어머니 무라사키노우에와 비슷하다. 유기리는 자기 나름의 잣대로 온나니노미야를 이상의 여자라고 생각하고 다소 강압적인 수단을 통해 결혼했지만, 정작 그 상대는 자신이 생각한 것과는 다소 다른 사람이었고 상대는 그것을 표현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모습을 보인다.
아무튼 유기리의 아내들 중 가장 출신이 높은 데다 정처인 구모이노카리와 이혼한다 만다 소동이 나고, 결국 구모이노카리가 온나니노미야를 받아들이며 이미 여러 아이를 둔 막강한 본처인 구모이노카리, 신분만 대빵 높으나 실속 없는 온나니노미야 모두 인정된다. 속편에서 하나치루사토는 전 거처인 니조히가시노인으로 돌아가면서 비게 된 육조원 여름 저택에 함께 거주하며 유기리는 아내 의 집과 육조원 한달 절반을 공평히 다닌 것으로 막장 드라마는 좀 조용해진다.
자식은 없어 유기리가 딸 로쿠노키미를 그녀에게 키우게 해 황자한테 시집보내는데 그가 다름아닌 니오노미야.

3. 속편의 온나니노미야


속편에 나온 금상의 딸이다. 어머니는 금상의 후궁 후지츠보 여어로, 본래 후지츠보 여어를 노리던 고바이 안찰사 대납언이 후지츠보 여어에게 차이자 대신 노리고 있었지만 금상은 뒷배가 더 강한 겐지의 아들 카오루에게 준다.
속편의 주인공 카오루는 온나니노미야와 혼인한다. 자신은 온나니노미야에게 별다른 관심은 없고 장녀인 온나이치노미야에게 더 흥미를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관심도 없으면서 황녀와 혼인한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등 가시와기의 아들다운 모습을 보인다.